본문 바로가기

올레길

김천 모티길 1코스 -고교 친구들과































































































세월이 흐르면 더 자주 만날 줄 알았는데

우린 그렇게 만나기가 더 힘들어 졌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살기 힘든 나라여…!”

유럽은 은퇴하면 두루두루 세상 구경 떠난다는데

대한민국 실버는 어뜨케 된 거이 어디 가나 찬밥이고 인생은 자꾸 고달퍼 진다냐?…

우린 아즉 시푸르둥둥한 나이에 놀자니 여기저기 눈치 보이고 일 하자니 도처에 휘날려야 할 자유가

유린되고….

 

하여간 여전히 현역인 고부기 빼고는 모다 예비역이라 그렇지 않아도 늘어난 변수에 그노무 약속잡기가

그리도 힘든데 발정난 고부기가 토요일마다 천방지축 나대면서 전국 산을 다 빠대고 댕기는 바람에

아예 하늘에 별따기가 되야 버렸다.

ㅉㅉ 늦게 배운 도둑질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고부가 모시가 중헌디?”

 

해가 바뀌고 오랜 세월이 흘러 계속되는 태클과 핀잔에 고부기가 할 수 없이 출정을 포기한 2 18일에야

우린 비로소 어부인을 대동하고 견우직녀처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국화와 친구

                          

                      무릉객

 

   한 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우린 그렇게 많은 세월을 보냈는 갑다.

   단지 한 송이 국화를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리 울고

   우리는 날바람 부는 세상의 벌판에서 그렇게 눈물을 삼켰는 갑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나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친구처럼 시드는 꽃이여

 

   간밤에 바람불고 무서리 내리던 닐

   꽃 잎은 하나 둘 바람에 날리고

   나는 그렇게 잠도 오지 않았나 갑다.

 

  어렵게 핀 꽃이 지는건 잠깐이고 

  서산 넘은 붉은 해가 떨어지는 건 또 잠깐이지만

  짧아서 또한  서럽고 아름다운 세상인 것을...    


  머리 히끗하고 주름살이 하나 둘 늘어도

  오랜 세월에도 늘 변함없는 오래된 친구처럼

  네가 시들어도 그 향기의 여운이 남아

  깊어가는 가을과 빈 가슴에 우리 젊은 날의 추억과 사랑을 전하여 다오.

 


각자 집에서 출발하여 같은 열차를 타고 10 30분 김천역 집결.

우린 김천역에서 내려서 역 앞 대로를 건너지 않고 직지사가는 11번 버스를 탔지

김천 시골도 인자 살만한 곳이여

여긴 편의시설이 없는 어중간한 도회진 줄 알았더만 전광판에 버스도착 안내도 뜨고 신용카드도 다

되네….

다만 인터넷에 대중교통으로 직지사 가는 게 50분 걸린다드니 달랑 20분 밖에 안 걸려서 순간 약간

당황했지만

직지사가 두 갠가?”.

현재 시방타임 오전 11

직지공원을 가로질러 넓은 직지사 경내를 둘러보고 되돌아 나오니 12밥 때가 다 되얐다.

 

야단스런 넘들 아무 식당이나 들어갈 것이지

괜히 박근혜가 말아먹은 경제에 가뜩이나 인심까지 흉흉한데

식당 아줌마들 싸움 시키는 거여 뭐여?

왜 거들먹 거리면서 식당 번화가를 남 북으로 종횡하며 개폼 잡구 댕기냐구….?


황찬의 난색과 봉규의 불평불만도 아랑곳 없이 직지 식당가를 주름잡던 고부기

들어가던 친구들도 다시 끄집어 내어 원래 최초의 식당가로 되돌아간 의리의 고부기

 

거기 까지는 대 성공 이었지

감동한 아줌마가 한 접시 15,000원 한다는 더덕 구이를 두 접시나 서비스로 주었으니..

정말 낯두꺼운 고부기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더덕구이에 녹두전에 버섯전골을 막걸리와 동동주 곁들여 폭풍흡입하고 나서

뒤늦게 내용물이 적다고 두부와 버섯 리필 좀 더해 달라고

고부기 쟈는 집에서 굶고 댕긴다냐?”

아줌마 흔쾌히 두 냄비에 버섯과 두부 한 접시씩 넣어 주었는데

한참을 잠자코 먹던 고부기 왈

아줌마 국물이 너무 없으니 인자 육수 좀 더 넣어 주세요 !”

고부가 여긔 무한리필 아이다.

고부가 너 애들한테 요즘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댕기냐?

흐미 등가죽뿐아니라  낮 가죽 까지 두꺼운 거부기  

 

그리고 연달아 멀티 어이없음

더 엄청난 봉규 샤키 !

말 시키는 시간도 아까워 아무말 없이 계속 묵어대기만 하다가..

느닷없이 소리치는디

아줌마 인자 건데기가 너무 없으니 버섯 좀 더 넣어 주세요

 

나 정말 얼굴 화끈거리고 남사시러워서

니들하고 같이 못댕기 것다.

니덜 같이 먹으면 일 인분 시켜서 여덟 명 다 먹것다.

대한 민국 식당 다 거덜 나것다.

대한민국은 있는 넘들이 정말 더해요!”

 

근데 여긔가 직지사 모퉁이라 식당 아줌마가 부처님 반토막인 개벼

또 군말 없이 리필을 해주더랑께

식혜까정 한통 다 챙겨주면서

똥묻은 개가 겨뭍은 개 나무랜다고

봉규 흉보던 고부기 녀석 그 와중에 또 먹기 시작

고부기는 흉노족이여? 아귀족이여?

암튼 고부기 위는 자루 보다 더 클것이여

 

내가 명함하나 가져왔어

다음에 직지사 가믄 다시 그 집 갈라고

 

직지공원 바로 앞 식당가 끄트머리 구미식당

Tel: 054-436-6047

HP: 010-2450-6047, 010-2510-6047

HP: 010-2450-6047/ 010-2510-6047

 

우린 배가 남산 만해서 다시 직지공원을 둘러보고 모티길을 걸었다..

날씨는 제법 쌀쌀했지만 햇빛은 따뜻하고 하늘은 맑고 청명한데 오랜 친구들과 적당히 알딸딸해져서

걷는 길은 즐겁고 나름 낭만적이었지

살벌한 대한민국 실버 세상에서 사는게 이만 하믄 됐지 더 뭘 바래나?

한잔의 술이 있고 함께 나눌 친구가 있고

화창한 푸른 하늘에 소박한 풍경의 자연이 있으니

 

우린 세시간 쯤 길을 걷고 나서 버스를 타고 김천역으로 돌아 왔고.

김천 평화시장 내에 있는 이도 회센타에서 아구찜과 해물찜을 먹고  7 50분 새마을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온 거지.

황당한 녀석들 !

난 두눈 부름뜨고 대전으로 내려가는데 버섯전골 리필하라고 난리치던 녀석들은 무궁화도 아닌 비싼

새마을호 타고서는 다 병든 닭처럼 졸면서 가냐?

그라믄 무궁화와 새마을호가 무슨 차이냐? 이넘들아!

세상을 손바닥 안에 들여 놓은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날 때 그랬지

세상의 많은 돈을 벌었어도 내가 떠날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가득한 기억 하나 뿐이라고…”

남은 인생에서 우리가 쌓아가야할 거이 무엇인데 ?

아까운 인생 눈도 깜빡이지 마라

우리에게 남아 있는 가장 젊은 우리 날이 이렇게 아깝게 흘러 가거늘

 

2017년  2월 18일 토요일  봉규랑 고부기랑 황찬이랑  ...마님들과,... 

 

 

'올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도 접도 남망산 둘레길  (0) 2017.03.25
현충원둘레길  (0) 2017.02.27
산막이 옛길  (0) 2016.06.16
오대산 옛길 - 선재길  (0) 2016.05.02
비 온 날의 수채화 (공주 산림박물관, 공산성)  (0) 201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