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거침없이 흘렀다.
그리 쉽게 오겠냐던 인생 2막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래도 다행이다.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마킹된 생산성 유효기간이 지나고도 용도페기 되니 않았으니…
인생의 가을날에는 지나간 추억으로 살아야 한다지만 나의 삶의 방식은 아직 변화되지 않았으니
떠나라!
누릴 수 자유와 시간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아름다운 세상은 문 밖에 있나니….
어디로 떠나는가?
누구와 떠나는가?
아니 그대는 진정 떠나는 기뿜을 아는가?
자연 속에 혼자 남겨진 황홀한 고독의 향기를 아는가?
잠잠한 내 가슴이 울리는 어느 날
혼자만의 고독 속에 버려지고 싶은 어느 날
나는 다시 새벽 길을 떠난다.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어느 맑은 풍경 하나 찾아서….
어디라도 좋지만 내 머릿속의 보물지도가 아름다운 추억과 감동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을 인도할
것이다.
친구도 좋고 자연을 사랑하는 누구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떠나고 싶다.
나는 세상에 익어 갔을까? 아니면 낡아 갔을까?
체력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아직 그대로 이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눈은 더 높아졌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지고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졌다..
그 세상 가운데 서면 나를 잊는다.
물심일여와 물아일체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곧 내가 되는 그런 시간과 공간
어쩌면 나의 존재와 생각이 사라진 그 시간이 궁극의 도와, 최고의 선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장자가 꾸었던 호접춘몽처럼….
감미로운 음악의 선률과 아름다운 지난 상념에서 부시시 깨어나 바라본 동편 하늘에는 붉은 해가
떠 올랐다.
미동도 하지 않는 고요로 깨어나는 투명하게 맑은 아침
호수에 잠긴 붉은 해의 잔영에 이끌려 목적지도 잊은 채 그림 같은 호숫가를 거닐었다.
초록은 벌써 그렇게 짙어 갔다.
9년의 세월을 휘돌아 난 그 길을 다시 걸었다.
길은 살아온 인생처럼 그 길과 풍경이 더러는 기억나고 더러는 새로웠다.
“다시 오길 잘했어!”
호수의 물은 어디론가 흘러갔다 다시 돌아오겠지만 흘러간 내 삶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내 삶에 그런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
“거기를 꼭 다시 가보았어야 했는데..”
세상이 자연의 푸른 캔버스에 덧칠을 하고 맑은 물 빛이 다소 흐려진 걸 빼면 내 마음의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그 길을 함께 걸은 건 자유로운 나와 아침의 고요
그 길에서 도심의 골목에서 잃어버린 사색과 명상이 따라오고 지나간 추억이 말을 걸어왔다.
아무도 없는 옥순봉에서 흘러간 세월을 되돌아 보고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연을 다시 바라 보았고.
구담봉 정수리에 서서 내가 바람이고 내가 구름이 돠었다.
입구에서 삼거리 까지 1.4km 삼거리에서 옥순봉 까지 0.9km 삼거리에서 구담봉 까지 0.6km
약 4,4km 거리의 아름다운 비경을 돌아 보는 추억여행은 단 세시간이었지만 생각과 사랑은 10년의
세월을 넘나들었다..
태양이 여름처럼 뜨거워 졌다.
난 새벽에 만나지 못한 제비봉을 아쉬워하며 태양이 열기가 다소 부드러워 지고 집나 간 바람이 다시
돌아올 때 까지 잠시 청풍호 물과 함께 말없이 흘러갔다.
2017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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