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새벽에 공명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젊은 날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벌써 4월이 지나고 5월의 주말은 이미 자물쇠가 채워졌다.
매 주말 1박 2일 여행이 4 주 연속이다.
아무리 봄이고 모두 내가 잡은 일정이라지만 이렇게 한량처럼 살면 도대체 나는 어디 가서 찾는다는 말인가?
바래봉을 위해 비워 둔 셋째주 마저 대부도 회동으로 내어준 건 뼈아픈 나의 실수였다.
4월 말일은 마눌과 함께 옥순봉과 구담봉에 가려했는데 어제 고창 여행의 피로와 새벽에 떠나는 여정
이라 혼자 떠나기로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간단히 여장을 꾸리고 출발이다.
가지고 가는 것 이라고는 빵 두개와 사과 2개 그리고 돼지감자 우린 물 한통
어두운 휴게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우유한개와 군게란 세개를 샀다.
혼자만의 여행이니 옥순봉과 구담봉에 제비봉 까지 돌아 볼 에정인데 아침식사를 할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
오늘은 내 마음 속에 오래된 풍경을 찾아 길을 나서는 날이다.
9년전 12월 겨울 혼자 여행길에 만난 옥순봉과 구담봉
신록이 번져가는 4월에 꼭 다시 오리라 했는데 벌써 8번의 봄이 지났다.
세상일이 다 그렇다.
지금 하지 못하면 내일도 하기 어려운 법이다.
올 봄엔 꼭 한번 가야지 하면서 나는 늘 새로운 풍경을 찾아 떠나기 바쁘고 봄은 언제나 날 떠나기 바빴다..
고속도로로 증평까지 가서 괴산을 거쳐 충주 단양으로 간다.
차 안에는 조용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난 지난날의 상념을 떠올리며 인적 없는 국도를 달린다.
어둠 속에서 새벽이 깨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늘 신비롭고 경이로운 경험이다.
세상에서 가장 죽이 잘 맞는 나만 데리고 떠나는 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의 버릇은 내가 일생 동안 만났던 그 시린 아침풍경의 감동을 잊지 못해서 인지도 모른다.
새벽의 고요와 평화가 좋다.
오늘도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길가에 몇 번이나 차를 세웠다.
조용히 떠오르는 아침 해를 카메라에 담았고 묵상하는 호수의 신비한 아름다움에 이끌려 선계를 방황했다.
알 수 없는 길에서 올해는 보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할미꽃을 만나고 가슴 시린 고요와 호수 위에서 조용히
빛나던 붉은 축복과 마음의 평화를 만났다.
난 옥순봉과 구담봉도 잊은 채 홀로 호숫가를 오래 거닐었다.
마음의 번잡함이 안스러웠는지 섬 같은 호수는 고요와 평화를 한 바구니 내 가슴에 실어 주었다.
징크스는 깨어지지 않는다.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길에서 예기치 않는 아름다운 감동을 먹는 징크스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혼탁한 가슴이 맑은 물에 씻기는 느낌
그리고 가슴에서 말없이 솟구치는 희열이 있었다.
그 때처럼 …..
2017년 4월 30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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