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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2018 귀연 시산제 - 서대산











































































































듣는가?

“시간이 날개 달린 전차처럼 네 등뒤에서 달려오는 소리?”

 

벌써 15년이야...

2003년 백두대간을 종주한 산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귀연산우회

15년이 바람처럼 흘러 갔네

백두대간에 정맥에 ~`해외산행에 한국의 감추어진 오지비경 까지 죄 빠대다 보니 강산이 한 번

반이나 훌쩍 바뀌어 버린거야

 

변화무쌍한 세월이지….

그 동안 대통령 한 분은 먼 길 떠나 셨고

또 한 분은 꽁밥 먹구 계시고

또 한 분은 꽁밥 먹을라 하구

(귀연 회장은 8번 바뀌어도 아무도 안드갔어- 귀연엔 먹을게 별로 없어서 )

그것 뿐인가?

세상의 사람들을 죄 고개 숙이게 했던 잡스도 떠나고

알파고가 드디어 사람을 잡았고

오래 살다 보니 대한민국이 스켈레톤과 컬링에서 메달을 다 따고…(대한민국 만세!)

 

이렇게 세상이 바뀌어도 산과 귀연은 변함없이 거기 있었네

마부가 바뀌어도 귀연 마차는 거저 방울소리 울리며 자연 속으로 떠났어

우린 그렇게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곰삭아 갔지

 

오랜 산친구들은 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자율주행차가 나오고, 인공지능 로봇이 나와서 손 하나 까딱 안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고,

드론을 타고 편안하게 산 정상 까지 올라 갈 수 있는 세상이 와도

장단지에 뻐근한 힘이 실리고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코김 팍팍 내 품으며 산에 올라야 세상사는 맛이

난다는 걸

땀 한 번 쭉 내고 목젖이 얼얼한 쏘맥한 잔 들이켜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알고, 세상이 어떻게 가슴

으로 뛰어드는지 알게되는 거지

나들이 산 맛과 삶 맛을 알어?”

 

그리고 또 안다.

하늘에는 하느님이 있고, 극락에는 부처님이 있고, 산에는 산신령이 있다는 걸  

시산제는 산과 통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영혼의 교감이란 걸

그건 미신과 무속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경의이고 우릴 돌아보는 겸손함이며 산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스러운 의식이란 걸

종교와 무속을 초월하여 대자연 속 하나의 피조물인 인간이 불멸의 신에게 드리는 경배라는 걸.

가끔은 산길에서 나를 보호하는 신과의 동행을 느끼지 않는가?

 

시산제 참석을 알리는 산우들의 댓글이 늘어 나지 않았다.

서대산이라서 그런가?

충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100대 명산에 속하지만 산행로가 험하고 등로의 풍경이 별 특징적인 게

없는 산이라

하지만 다른 날과 같은 날이 아니지….

팔도 산신령님들께  금수강산 에뉴얼 프리패스 여권을 재발급 받는 날!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래도 까페가 술렁이기 시작했어

고삿상에 올릴 제물들을 을 가져오겠다는 산우

참여는 못하지만 떡을 해서 보내겠다는 산우

참석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고삿돈만 보내는 산우

그래 요거이 15년 한밭 산악회 명가 귀연의 저력이여….

 

오늘은 또 한 해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날

건강하게 드넓은 대자연의 감동과 기쁨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또 한 해의 무사산행과 아름다운

여정을 기원하는 경건한 날이다.

산정으로 가는 길에 눈이 아직 녹지 않았지만 날씨는 드맑고 화창했다.

서대산 신령님은 밝은 태양과 포근한 날씨로 귀연을 환영해 주셨다.

 

우리는 정상 옆 양지바른 헬기장에 정성스럽게 제단을 마련했다.

산우들은 각자 가져온 밤을 내어, 놓고 대추를 내어 놓고 , 사과와 밤을 내어 놓았다.

누군가는 밤새 정성스레 붙인 전을 내고, 수육을 내고 떡을 올렀다.

압력밥솥으로 금방 지은 밥을 올리고 손수 빚은 술을 내었다.

오랜 귀연의 전통이고 미풍양속이 되어 버린  한밭벌 독보적인 시산제.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으로 차린 소박한 고삿상에는 모시는 사람들의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옆드려 빌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세월에 먼저 늙어가지 않는 마음과 지치지 않는 체력

우린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봄날 같은 서대산 정상에서 각자 삼배를 올리며 팔도 신령님들께 한 해의

무탈한 산행과 소망을 빌고 즐겁게 음식과 술을 나누었다.

염소도 두 마리가 와서 제물을 맛있게 먹었는데 서대 산신령님의 전령인가?

 

가는 게 있으면 또 오는 게 있는 게지

이러니 산신령님들이 예의범절 깎듯한 귀연을 소홀히 하실 수 있것어?

15년 귀연이 큰 사고 없이 시푸르둥둥한 것도 다 신령님들 보살핌 덕분이여 !

그로벌 시댄디 귀연 냇데르 달고 해외 여행 팍팍가도 갠찮아

톡을 하던 메신저를 하던 팔도 신령님들이 미리미리 알아서 해외 산신령님들과도 긴밀히 공조하실

테구만.”

 

 

서대산 신령님은 우리의 드린 새해 세배에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화답해 주셨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장쾌한 능선미와 멋진 조망은 서대산신령님으로부터 받은 세배돈 이었다.

산상에서 정갈한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제대로 필 받은 우리는 서대산 주차장에서 이웃산악회 육개장을

안주로 술 몇 병을 더 비우고 그것도 모자라 3차 횟집으로 자리를 옮겨 허리띠 풀고 뜻 깊은 날의

만찬을 제대로 즐겼던 것이다.

아흐~디롱디리~~~

이만하면 멋진 봄날이고 멋진 서대산이지

 

준비를 위해 수고하신 집행부와 정성을 함께 해주신 많은 산우들께 감사의 말씀 전한다.



산 행   : 2018225

산 행   : 서 대 산

산행 코스  : 서대사(구원흥사)- 서대산 정상-장군바위-신선바위-707드림리조트

산행 소요  : 6시간 (고사 포함)




동행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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