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란 용광로는 설설 끓었지…
이럴 때 피서하기 제일 좋은 곳은 지리산 계곡이 아녀…
은행이나 쇼핑센터는 옛날 야그고
가장 좋은 곳은 울창한 숲…
이름하여 웨스트 포리스트 … kalma library 라구
그 숲에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고
시원한 바람을 타고 문학의 향기마저 바람에 솔솔 날리지….
나는 그 숲 길을 걸으며 가마솥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의 낭만을 노래했네…
너무 무더워서 이번 여름 모임은 남자들 끼리만 천안에서 만나 션한 맥주 한 잔 치고 헤어지자 했는데
고부기 오이프와 우리 와이프가 뽀이코트한거여.
부부모임인데 여자들도 같이 만나야쥐 왜 남자들만 만나냐구?
일이 좀 복잡해졌어…
이 어마무시한 엄하폭서에 천안에서 쌍으로 만나 어딜가서 무얼 하냐고?
앞뒤 안 재보고 말만 툭 던져 놓으면 다 끝나게 세상일은 읍는 법이여…
첨엔 내가 농담조로 워디 션한 동시상영 성인전용관 읍냐고 톡질을 했지
근데 황찬 왈 “허리 아플 텐데….”
입 무거운 황찬이가 에둘레 문제를 제기하믄 그것으로 끝이여…
다음엔 강당골 물가에 발 담그고 백숙이나 고아 먹자고 했지…
무식하믄 용감하다고 모처럼 만남이니 맹송맹송 보내지 말고 비록 무더운 날이지만 추억도 남기고
염천에 흐르는 낭만도 좀 챙겨보자는 기특한 생각으로…
근데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술 한 잔 먹을라믄 차를 놓구 와야잖여…
고부기 차 한 대로 내자들은 실어 나른다 해도 남자들 택시타믄 40분 소요에 편도 25,000원
5만원이면 4인용 오리백숙 한 냄비 값이여…
거기다 시내버스는 겁나게 시원하긴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움직이면 한 번 갈아타고 2시간 이나 걸려….
더운데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시간 다 보내고 손바닥 만한 계곡에서 더위 먹으면 약값이 더 나가.
내가 야그 해 놓고도 당최 시나리오가 엉성하고 현실성이 없어서 다시 나가리…
다음 안은 단체로 천안 종합체육관 수영장 표 끊어서 물놀이나 하면 어떠냐고…?
“꿋꿋이 안을 제시하는 무릉객 … 그리고 뾰족한 안이 없는 HIOF 친구들….”
톡을 올리자 마자 “ 수영복 빌려서?’라고 곧바로 황찬의 순박한 질문이 들어 왔고 곧이어 고부기의
은근 성님 비하성 태클이 들어왔어
“이런 질문이 나왔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거이다” 라는…
그래서 그것도 나가리…
“ 헐 ~~나는 샤모니 에서 트렁크 팬티 입고 호텔 수영장을 누볐는데….”
만나서 점심을 먹고 놀다가 저녁까지 먹고 헤어지자는 일정은 확정이 되얐는데
몇일 있다가 다시 메뉴 까정 확정 했는데
무얼하고 놀 것인지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몇 일이 더 흘렀지
암도 야그를 하는 사람이 읍써서 또 내가 나섰어
점심 먹고 션한데서 영화나 한 편 때리면서 피서하고 남은 시간에 커피숍에 들러서 단체 수다 좀
떨다가 저녁 먹으면서 술 한잔 치고 헤어지지고……
근데 생뚱 맞은 고부기 왈
“어른들이 그러셨지 이 나이에 무신영화를 보겠다고?”
헐~~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고 내가 당최 먼 영화를 볼라고 자꾸 영화를 들먹이다 깨구락지되는겨?
그랴서 내가 물었지 “그람 고부기 넌 시방 영화보는거 반대냐?”하고 톡으로 크게 소리칭게
고부기가 금방 꽁지내리고 깨갱깨갱 한 거여
“우리가 이 나이에 큰 영화는 못 봐도 그날에는 영화를 보자고. “
우야튼 갖은 우여곡절과 절치부심 그리고 파란만장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12시에 천안역에서 만나
밥먹구 영화보구 커피숍에 들렀다가 또 밤 먹구 술 먹자는 거창한 HIOF 하계 회동계획이 수립된 것이여.
하늘이 분기탱천한 가마솥 찜통 더위에 뭔 뾰족한 묘수가 있것어?
길에서 타 죽기 싫으면 이 시대의 문화인에 걸맞게 적나라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 션한 도시에서
하루를 개뭉개며 보내는 거지
회동일….
고부기는 그렇다 치고 12시가 다 되얏는디 시간개념이 투철한 황찬이도 천안역에 나타나지 않았어.
고부기 무스탕은 넓어서 6명이 충분히 구겨탈 수 있는데 유선비는 또 다른 사람들이 불편 할까 봐 벌써
택시를 잡아타고 서둘러 식당으로 가벼린겨….
봉대장은 일찍 와서도 일찍 터미날에 도착하구두 데릴러 올 때 까지 꼼짝안쿠 기다리구. 있었어
하얀 눈썹을 휘날리며 식당으로 가기엔 날이 너무 덥다구….
고부기를 우리를 실어다 놓고 또 백화점으로 차바퀴 탄내 나도록 달려가서 봉규 부부를 태우고 온거지
그것 뿐이 아니었어.
친구들이 천안 온다고 음식점을 죄 답사해보고 예약해 놓은 거야
“ 헐 대박~~ 찬찬히 뜯어봉께 사실 고부기가 엄청 빠릿빠릿한 거 있지?”
어쨌든 고부기부부 덕분에 천안맛집 송화두부 집에서 만나 두부버섯전골과 두부해물전골을 하나씩
시켜서 오랫 만에 즐겁게 야그들을 나누며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어.
근데 밥만 먹었것어? 맑은 솔잎 동동주도 두 항아리나 먹었지…
한 항아리 시켰는데 한 항아리 더 주는 바람에 낯 술 반주를 넘어서 기분좋을 만큼 한 잔 걸친거지~
그 바람에 알딸딸한 눈으로 올려다 본 서슬 푸른 폭염의 하늘이 그래도 낭만적이었던 건지도 몰러
그리고 그 모든 점심 비용은 봉규가 쐈어……
날이 더워서 인수한 산악회가 팍팍 흑자가 나는 건 아닐텐디….
“잘 먹었다 봉대장!”.
우야튼 친구들 덕분에 간만에 즐거운 점심 이었지
밤먹구 맘마미아2를 보았어 …
남자들한테는 별루 재미없는 영화지만 모처럼 마눌들을 위해서 희생하기로 한 거여
마른 낙엽이면서 젖은 낙엽 행세를 하는 갸륵한 친구들….
그래도 그 옛날 맘마미아1은 재미있게 보았지…
감동적인 뮤지칼 영화
메릴스트립과 콜린퍼스 피어스브로스난등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지중해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
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선률의 음악과 역동적인 춤
원래 원보다 나은 투는 없는 거여
그랴도 맘마미아2도 볼만 했어
영화란 원래 엄청난 돈을 내고 만드는 건데 우린 단돈 9천원 내고 션한 영화관에서 시아시된 채 아름
다운 풍경을 만나고 멋진 사람들도 만나고 또 이렇게 친구들도 만날 수 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싸고
좋은 게 을마나 있것어?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인주씨가 (고부기 안사람이면서 제수씨) 강추한 미술관 커피숍에 갔어.
분위기도 괜찮드만 전망좋은 자리가 없고 커피 맛이 너무 없다고 고부기가 부득부득 우겨서 우린
분위기가 더 좋은 말벌 까페로 자리를 옮겼지
다 친구덜을 위해 그러는 건 알지만 고부기는 땡깡을 너무 많이 부려 탈이여…
그랴서 말 벌 한테 쏘이고 댕기고 그런 거 가터....
거기서 우리 멋진 경치를 내려다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우아한 힐링의 시간을
보냈던 거야…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오리 진흑구이
우린 탤런트 현석이 하는 레스또랑에 가서 전망이 제일 좋은 큰 홀을 하나 전세내구 진흑구이를 안주로
죠니워카 대짜배기를 소주처럼 마셔 댔지
나는 패트 병에 따라서 몰래 마시자고 했는데 고부기가 주인 허락까지 받고 얼음까지 얻어와서 아주
제대로된 전원 까페 분위기를 만끽하믄서….
참 뻔뻔한 고부기
근데 그것이 끝이었것어?
들깨 수제비와 닭죽 코스요리로 마무리 까지 제대로 한 거지.
창 밖으로 밀려오는 땅거미를 바라보구 나서도 꽤 오랜 시간 뒤까지 여유롭게 만찬을 즐기고 커피까지
마셨던 거야..
예약도 고부기가 하구 고급진 술도 고부기가 하와이에서 가져오구 돈도 다 고부기가 냈어 ….
아들도 딸도 다 장가 보내고 수 많은 식솔들이 기거하는 대 저택(?)도 소유하고 있긴 하지만 고부기는
가진 것 보다 마음이 더 부자여…
땅거미가 몰려 올 때쯤 우리는 알딸달 하게 기분 좋게 취했고 우린 다시 가을을 기약하며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고했어…
사랑과 우정이 우연히 길 가운데서 만났어
사랑이 물었지
돈이 있고 내가 있는데 네가 왜 필요하지?
우정이 말했어..
너는 눈물을 흘리게 하지만 나는 그 눈물을 닦아 주지
우리의 만남은 참 오래 되었지
우린 정의된 우정의 의미조차 모른 채 세월에 그렇게 닳아 갔고,,,,
세월은 그렇게 말없이 흘러갔네
세상의 먼지와 풀어 놓은 세월의 안개가 걷히면 비로소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이 보이지…
잃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그 가치를 알게 되는 많은 것들
세월의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간다네
세월 따라 흐르다 보면 강둑의 풍경도 많이 달라지게 되는 거
많은 것들이 그 강물에 떠내려 가고
또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지
친구도 동료도….가족 까지도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
남아 있는 그 사람들이 우리 인생에 참으로 소중한 사람들이야
.
유붕자원방래 불역열호라고 고부기가 자원봉사자처럼 이리저리 뛰면서 동분서주한 탓에 도시에서의
회동도 기억에 남을 만큼 즐거운 시간 이었네
함께 만나 육체노동을 안 하고서도 즐거울 수 있다는 새 이정표를 세웠으니 다양한 스펙트럼과
더 넓은 운신의 폭으로 더 좋은 우리 만남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방가웠다 친구들 건강하게 잘지내고 션한 가을에 다시 만나자...
2018년 8월 13일 엄청 뜨거운 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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