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은 물개가 얼음 구멍으로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리다 번개처럼 사냥한다.
그 우아하고 당당한 포스에 넘치는 북극곰의 굴욕
육상 최상의 포식자인 북극곰은 굶주림에 지쳐 죽어가고 있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북극곰 개체수는 급속히 줄고 있는 실정이다.
왜? 지금 북극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기?
북금곰을 죽음으로 내모는 건 불쌍하게도 인간이 저지른 지구 온난화 현상이다.
범죄 사건 뒤에는 늘 여자가 있듯이
생태계에서 멀어지는 모든 사건 뒤에는 이젠 인간이 있다.
절대 지존 그리고 지구의 포식자
그리고 그들은 이제 신을 흉내 내고 있다.
바다 빙하가 빠르게 녹아가면서 북극곰은 육지에 고립됨으로써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사냥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북극곰은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바닷새의 알도 주요 먹이로 삼으면서 식단을 다변화
시키고 있지만 그 육중하고 거대한 배를 채우는 데는 너무 역부족이다..
알프스 설산의 빙하도 해마다 조금씩 녹아 내리고 있다.
대표관광지의 하나인 보쏭 빙하에는 수십 년 간에 걸쳐 매년 찍은 빙하사진 입간판이 서 있다.
킬리만자로 꼭대기 빙하처럼 알프스의 빙하의 해빙도 뚜렷한 추세를 보이고 그 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
샤모니의 여름날에 쾌청하고 시원한 가을을 즐기며 탱자탱자 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밀납 인형처럼
녹아내리는 줄 알았다.
정말 굉장한 코리아의 여름.
평균 낮기온 37도~40도
저녁에도 식지않는 뜨거운 대지와 콘크리트 빌딩
낮에 나온 혓바닥은 밤에도 기어들어가지 않았다.
과거의 경험과 오랜 기록 그리고 빛나는 전통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가마솥 대구를 제치고 갑자기 급부상한 대전….
대전은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는 중
세상에 없는 것이 공짜고 비밀이고 정답이라더니
바람도 비도 길을 잃고 태풍도 먼 바다의 전설이 되어 버린 이 땅에서
‘그래도’ 라는 이 작은 섬에 아직 남아 있다고 믿고 싶은 진실 하나
“그래도 절기는 못 속인다 !.”
우린 이 어마무시한 무더위를 피해 지리산 깊은 곳으로 떠나기로 했는데
이게 도대체 먼 일 이래?
말복 날 시원한 바람이 마구 불어 오더니 거짓말처럼 열대야가 사라지고 난 모처럼 이불을 끌어 댕긴
채 깊은 수면에 빠져 들었다.
18일 아침 터미날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그 서슬 푸르던 대전의 여름 하늘 위로 난데없이 소슬한 가을 바람이…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휴가를 낸 지호가 새벽 같이 KTX 끌고 대전으로 내려와 친구들과
합류해서 물놀이 가는 날에 …
이건 지리산 계곡 피서가 아니라 그냥 가을 단풍놀이 가는 분위기다.
덕유산 휴게소에서 태성과 아침 잘 먹고 졸지에 함양 분기점을 놓치고 생초IC로 나가는 한바탕 생쑈를
하고 나서 우린 한적한 국도를 따라 뱀사골 입구에 도착했다.
올 들어 두 번째 찾은 지리산
나이 탓인가? 안보면 멀어진다고 이젠 지리산과도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다,
조금씩 기온이 올라가기는 해도 불어주는 바람이 시원한 날
알탕 보다는 산행이 더 어울리는 날에 우리는 약속의 땅을 찾아 연어처럼 뱀사골 물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난 이런 전설로 알고 있는데
목소리 큰 오송 김옹 왈 뱀사골은 뱀이 죽은 것 하고는 아무 상관 없다고…
“그 옛날 뱀사골에 백암사인가 뭐시긴가 절이 하나 있었는데 혀가 짧은 사람들 탓에 구개음화인지
연음법칙 인지 하여간 음운 변화 현상을 겪다 보니 뱀사골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런게 모시가 중요하것어?
시방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고 우리가 다시 여기에 왔다는 거
그리고 여름엔 여기 필적할 만한 계곡이 별루 없다는 거
“무릉객 더위 먹었나?”
이니면 지리산 신령님이 계속되는 가뭄에 당최 심기가 불편 하셔서 입국비자를 거부하시는 건지.?
무엇엔가 홀린듯 우린 샴발라로 가는 길도 잃어 버렸고 엉뚱한 짝퉁 샴발라에 홀연히 불시착 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여기도 지리산이고 뱀사골아닌가?.
신령님의 심기도 헤아리고 친구들의 상태도 감안해서 우린 그 곳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일단 자리를 잡자 마자 부어라 마셔라.
순식간에 벼메뚜기들처럼 달려들어 막걸리 4통과 맥주 대짜배기 한 통을 준비한 족발과 과일을 안주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버린 것 까지는 좋았는데….
엄청난 갈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푸른 빛으로 넘실거리는 깊은 계곡물에 훌훌 벗고 풍덩 뛰어 들어
자맥질 한 것 까지도 좋았는데..
한 번씩 물에 들어 갔다 나온 친구들은 더 이상 물 속에 뛰어들려 하지 않는다.
“흐미~~ 물이 너무 차가워!
분기탱천하여 조막만한 코리아 다 태워버리기라도 할 듯 살기등등하게 설치던 그 폭염이란 넘은 도대체
워디로 도망간거여?
“장마다 꼴뚜기가 아닌데….
뜨거운 용광로 앞에서 멍석깔고 놀다가 찌릿찌릿 전기오는 알탕 한 번 하고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니
속이 다 후련하고 좋긴 헌데 올 여름 지리산 야유회 타이밍은 최악이여….”
우리는 햇빛이 내리쬐는 바위에 물개처럼 모여 앉아 우리의 지나간 추억과 뜨거운 여름의 전설을 이야기
하면서 모처럼 서늘하고 한가로운 여름을 보냈다.
한 잔의 술을 들고 알딸딸해진 눈으로 바라보는 친구들의 얼굴은 아직 그리 늙지 않았고 수려한 계곡의
풍광은 알프스 절경을 무색하게 만든다..
아흐디롱디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화~
뱀사골 계곡 물이 쉬지 않고 흘러 강으로 가듯
수 많은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갔다.
많은 것들이 세월의 물길에 휩쓸려 내려 갔고
또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다.
정말 소중 한 건 지금이고 흘러 가지 않고 네 곁에 남아 있는 것들이다.
또 많은 것들이 다시 네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
넌 세월의 물길에 조금싹 둥글어 가고 있는가?.
누가 너의 젊은 날의 이야기를 들어 줄까?
순수하고 뜨거웠던 그 시절에 관하여….
누가 고개를 끄덕여 줄까?
잃어버린 너의 꿈과 바람에 흘러간 아쉬운 시간에 대하여 …
산 입에 거미줄 친다는 건
이젠 어쩌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그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너의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이 삭막한 세상의 한 가운데서
너의 역사를 알고 세상에 때묻지 않은 따뜻함을 알고 있는 너의 옛 친구 말고
넌 도대체 누구에게 너의 메마른 가슴을 내 보이려 하는가?
지리산에서는 뜨거운 여름조차 늘 즐겁고 아름다웠다...
우린 일정보다 좀더 일찍 행장을 수습하고 뱀사골 물길 따라 물처럼 여유롭게 흘러 내렸다.
막걸리가 부르는 나른한 식곤증에 빠져 잠시 폭포골 계곡 평반에 누워 잠깐의 오수까지 즐기면서…
지리산의 여름은 더 빨리 지나가고 있었다.
광천에 내리 퍼붓는 뜨거운 햇살이 또 그리워질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지리산 뱀사골에서 그렇게 뜨거웠던 2018년 여름과 아쉬운 작별을 고했던 것이다.
추억과 함께 나누는 막걸리가 맛 있는 법이지…
인생 뭐 별거 있어?
기쁨은 죽죽 늘리고 좍좍 댕겨서 잘근 잘근 씹어 먹는 거구
슬픔은 냅싸 팽개쳐 두고 개무시하면서 살아가면 되는 거지
나는 지금 그날의 추억을 다시 불러내고 그 즐거움을 곱씹고 있는 거라네...
2018년 8월 18일 뱀사골에서
지출내역
왕족발 : 35,000원
생막걸리 : 7,840원
편육 : 10,000원
아침식사 : 37,000원
주차료 : 5,000원
휴게소커피 : 28,200원
대전뒷풀이 : 6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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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비출 : 191,040원
분담금 : 대전팀 38,000원 /외지팀 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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