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8년 12월 16일 (일)
날 씨 : 흐리고 눈 온 뒤 갬 (-6~-3 도)
코 스 : 석탄리고인돌공원 - 안터마을-지양리갈림길-가리내공원갈림길-피실갈림길(생명강전원마을)
-탐산 갈림길 - 지양리 갈림길- 청마초등학교(아자학교)-청마교
거 리 : 11km
소 요 : 4시간
동 행 : 귀연 14명
날씨는 흐리고 스산했다.
꼭 어딘가를 가고 싶은 날은 아니었다.
대청호 출정 일에는 유난히 일정이 많이 잡혔다.
산 친구들이 10번 떠날 때 난 4번쯤 함께했나?
결코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있었다면 다른 약속들에게 그리 쉽게 양보하지는
않았을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은 내가 70이 넘어도 걸을 수 있는 길이었고
내 사는 가까이에 있는 길이었다.
굳이 황량하고 쓸쓸한 이 겨울에 떠나지 않더라도 생명이 피어나거나
계절이 그 원숙한 아름다움을 시새우는 날에 콧노래를 부르며 갈 수 있는 길이었다.
마음 먹으면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그 길
생각보다 빨리 주중의 자유가 박탈되었다.
역시 자유가 제한 되어야 자유의 기쁨과 소중함을 안다.
인생의 늦가을에도 여전히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를 본다.
적당한 자유와 적당한 구속의 사잇길에 서서 방황하고 잇는….
내게 자유가 아니면 유흥비를 달라!
집에서 쉬면서 책을 한 권 읽고도 싶고
더 소중해 진 일요일 자연 속으로 훌훌 떠나고도 싶고…
어쨌든 그 절충점에 대청호 500리 길이 있었다.
멀리 가지 않은 길을 떠나고 싶지만 다소 황량한 겨울
혼자만의 고독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외로워질지도 모른다.
모처럼 김선배님도 만나고 싶어서 통발을 넣어 함께 떠나기로 했다.
빠삐용은 오지 않았다.
아무리 술을 먹었기로서니 천하에 무도한 넘
그날 나한테 멱살을 잡혀 끌려나가고 나서 호기롭게 꼬릿말을 단다 했더니 슬며시 꼬리를 잘랐다.
나오면 엄중경고를 하고 다음 번에 한 번 더 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책임지고 축출시키겠노라고
말하려 했는데 …
연말이라 다들 바쁜모양이다.
함께 추억 마차를 탄 사람은 15명
청산님, 나선생님, 정암님, 더퍼리님, 태산님, 로그인2 학교선생팀 4, 고어텍스군복의 사나이와 아
줌마1 또 2 사람
석탄리 안터마을에서 엣 생각이 오롯이 살아 왔다.
추억으로 가는 여행이다.
그 길을 걸으면서 시간이 많을 때 다 돌아보지 못했던 500리길의 후회가 스멀거렸다.
혼자 그 길을 걸었으면 멋진 추억과 명상의 길이었을 게다.
바람처럼 세월은 흘러간다.
퇴직을 하고 나서 벌써 3년
내가 기꺼이 포기한 자유로 인해 나의 새로운 영토는 넓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세상을 더 많이 누리려는 열망 속에서 난 넘치는 자유를 또한 두려워했다.
자유에 젊음에 관한 확고한 사상과 신념의 부족이었다.
난 교각 같은 기둥을 이상의 벌판에 세우고 현실의 바람에 무수히 나부끼는 깃발 이었다.
어쩌면 난 스스로 더 넓어지고 깊어지기를 거부 했는지도 모른다..
지나고 나면 갈망했던 자유의 시간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바람은 없는데 기온이 차다.
눈이 채 녹지 않았다.’
첩첩산중 임도에서 모처럼 밟아 보는 눈이다.
잎을 다 떨군 나목들의 황량한 풍경이지만 눈 덮인 호젓한 임도가 낭만적이다.
눈 발이 하나 둘 날리는가 싶더니 펑펑 눈이 내린다.
얼마만 인가 ?
산중에서 만나는 눈은?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눈은 설레임을 데려오고 추억과 동심을 불러다 준다.
마음이 동한 건 자연과 나와의 말없는 교감일터
그 길을 따라 가면 늘 감동과 기쁨이 있었다.
피실나루 갈림길 생명의강 전원마을서 피실 나루는 오늘도 가지 못했다.
피실나루에서 산길로 마티 고개 가까이로 연결되는 산길이 있다고 공달님이 선답자의 지도를 올렸는데
시간에 될 때 훌쩍 혼자 걸어 보아야 겠다.
차량 왕래가 없는 임도 한 가운데서 함께 어울려 점심을 먹고 산길을 넘어 가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태양이 푸른 하늘 가운데서 웃고 있다.
내 사는 가까운 곳의 자연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오가며 마치 커튼을 걷듯 우수의 창가에 쉽게 햇빛과
웃음을 드리우는 계절의 익살
오늘도 떠나서 참으로 즐거운 날이다.
2시 30분 경에 청마리 아자학교에 도착했다.
마눌과 걸었던 그 모습 그대로의 길
6년의 세월이 흘러서 많은 것들이 변했어도 그 곳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세월 속에서도 변함 없이 날 맞이 해 준 풍경들에 코끝이 찡해 왔다.
돌아오는 길에 시청에 내려서 막걸리 한 잔을 쳤다.
귀연의 인생선배들과… 학교 선생들과
이 또한 다 살아가는 날의 기쁨이려니….
동행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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