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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부귀빈천이 다 마음먹기 달렸다 - 진안 전망대 부귀산

 

 

무진장 전망대 부귀산

 

 

마이산 2km 전방에 있는 사루고개에서 부귀산 까지 10.3 km

그 길을 걷는 데 5시간 20분 걸리고

내 오랜 산친구들과 부귀산 찍고 질마재 거쳐 오룡동 고개 까지는8시간 10분 걸렸다.

 

그 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가던 길을 계속 따라오던 마이산 ….

그리고 부귀산에 올랐을 때 펼쳐지던 진안벌의 후련한 풍경과

북극성처럼 그 중심에서 길잡이가 되어 주던 말의 귀

 

그 천혜의 전망대에 서서

또 다른 세상의 아름다움에 가슴 부풀고 흔들리지 않는 평화와 살아가는 날의 기쁨에 젖었다.

 

언젠가 꼭 마눌과 다시 찾아보리라 생각했는데

어느 12월의 토요일

느닺없이 동생과 매재가 부귀산 전망대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사진을 올리는 통에 잊었던

기억이 스믈거리며 살아 났다.

 

마이산을 너머 이어지던 부드럽고 순했던 산길

가히 무진장의 또 하나의 실크로드로

참 좋은 느낌과 따뜻하고 편안한 감상이 함께하던 길이었는데…..

 

마눌과 당초 금강수목원과 고미마루를 산책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부귀산으로 떠났다

약간 찬 듯한 바람이 불었지만 햇살이 너무나도 따뜻했고

시종 남쪽 해를 바라보며 진행하는 등로는 고요하고 편안 했다.

진안 성당에서 부귀산 4.8km를 왕복하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산행거리 11.8 km 이동 걸음 17,000 4시간 소요….

 

 

201612월에 산친구들과 그 길을 걸었는데 4년 만에 산은 너무 많이 변했다.

전망대의 풍경은 그대로 이건만 산 전체를 또아리 틀며 감아 오르는 임도는 커다란

곰의 목을 죄는 이무기의 형상이었다.

 

참 가슴아픈 산이다.

멋진 풍경을 굽어 보면서 산 아래로 쓸데 없이 너무 많은 임도를 내느라 파헤친 산이

가슴이 아팠었는데 이젠 아얘 부귀산 정상 까지 임도를 연결하고 시멘트를

포장해 버렸다.

 

우린 마치 이세상의 주인인 듯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을 훼손하고 참다 못한 신과

산들은 미세먼이상기온과 미세먼지와 코로나로 인간들의 폭주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20년 12월 12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