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평지를 걸을 때가 아녀…!.
티격태격 말다툼 하다 커피와 컵도 챙기지 못했다.
수 차례 얘기한 곳인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또 막연히 힘들거라고 걱정하는 마눌
100대 명산도 주유했고
뒷 동산도 꾸준히 다니면서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은지…?
영리 산악회처럼 시간 내에 똥줄 타게 내려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힘들면 쉬엄쉬엄 가믄 되고 정 힘들면 중도에 적당히 내려 가믄되지
내가 마눌 체력을 아는데 어련히 알아서 코스를 잡을까?
앞으로도 함께 좋은 곳 많이 다니려고 하면
가보지 않은 주변의 가까운 작은 산들을 하나씩 가야지…
벌써부터 팔순노인처럼 관광이나 하고 매 번 가본 뒷동산이나 둘레 길만 걸을 것인가?
하여간 우린 계획대로 천반산으로 떠났다.
오늘로써 진안의 4대 명산은 모두 올라 보는 거다.
대표산 마이산
내동산
부귀산
그리고 천반산
사실 큰 기대를 안하고 떠난 길이었다.
마눌은 동의 하지 않지만 지난번에 올랐던 부귀산보다 더 멋진 산이다.
부귀산이 멀리 마이산을 바라보며 걷는 부드럽고 편안한 산 길이라면
천반산은 몇 군데 전망대에서만 멀리 마이산의 모습을 허락하는 거칠고 다이나믹한 산길이다.
대부분 벼랑 난간과 가파른 능선 길을 따라 가는 길이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위험한 구간에는 여지없이 밧줄과 펜스 그리고 계단과 데크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사실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겠다.
완전히 상반된 특징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산들이다.
운장산과 구봉산이 큰 지붕으로 흘러가고
내동산과 마이산, 부귀산과 천반산이 탁월한 남성미와 여성미의 조화를 이루어
음양이 잘 어우러져 진안 고원을 안정과 평화가 넘치는 땅으로 만들고 있다.
부드러운 산길을 가족이나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맘 편히 걷기에 좋은 산이
부귀산이고 .좀더 산타는 재미를 느끼면서 변화와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산이 천반산이다
그래서 진안이 음양의 조화가 잘 아루어진 풍수지리상의 길지로 아직도 때묻지 않은 곳이
많이 남아 있는 그 곳에 들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진안을 제대로 만나려면 다섯 번은 놀라야 한다.
무진장의 지붕 운장과 구봉을 잇는 기골이 장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길에서 ,.
화창한 봄날 강정리에서 광대봉과 나봉암을 거쳐 마이산에 올랐다가 남부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그 길의 아름다움에….
어느 겨울날 웃통을 벗어 제치고 불끈 솟은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바람 길에 당당하던
내동 산에
그리고 따사로운 겨울햇살아래 시종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반기던 진안 여인의 부드러운
미소와 그 여인이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세상에
세련되지 않지만 거칠고 투박하지만 인정 넘치는 진안 청년 천반이 보여준 때묻지 않은
진안의 비경에
산은 사계절이 다 그 나름의 매력으로 넘친다.
하지만 몸에 더 좋은 건 단연 겨울 산행이다.
무릇 만 병의 근원은 체온 저하에서 비롯된다.
내 안의 잠자는 거인을 깨우고 잠자는 몸을 동면에서 깨워라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건강의 두려움을 떨치려면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찬 바람
부는 문밖으로 나서야 한다.
자체 발열이야 말로 겨울건강의 으뜸 비결이다.
겨울등산 만한 것이 어디 있는가
가성비 좋다.
다른 어떤 취미보다 비용이 헐하고
몸을 뎁히는데 난방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열심히 걷고 숨을 헐떡거리며 정상에[ 오르면 그냥 뜨거워 지는 거다.
몸이 뜨거워야 가슴도 뜨거워 진다.
몸에 후끈 후끈 열이 올라야 몸이 깨어나고 가슴도 뜨거워 지는 법이다.
몸이 뜨거워야 건강이 좋아지고 건강이 좋아져야 마음이 동하는 거다.
살맛이 난다.
늘 하는 말이지만
등산은 몸보다 마음에 더 좋다.
넓은 곳을 바라보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걱정이 달아난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니 마음이 즐거워진다.
자연과 즐거운 마음이 매파를 놓으니 함께 걷는 누구라도 좋은 친구가 된다.
세상의 쓸데 없는 걱정에서 놓여나고, 마음이 즐거워지고 사람 사이 관계가 좋아지니
살 맛이 나는 거다.
입맛이 산다.
살맛만 나는가?
몸을 움직이니 배가 고파지고 매가 고파지니 입맛도 살아 난다.
건강과 컨디션이 좋으니 술도 입에 쩍쩍 붙고 상 위의 모든 음식이 산해진미가 된다..
우리가 마음 하나로 지상의 천국을 누릴 수 있듯이
등가죽이 뱃가죽에 붙을 때 먹으면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황제의 성찬을 맛볼 수 있다.
도로에서 다리를 건너 천반산 휴양림에 파킹했다.
근데 여긴 사설 휴양림인가?
주차장은 넓은데 간이 건물 말고는 휴양림 시설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무진장이 대한민국의 오지라 했고
그 오지의 땅 길이 많이도 열리긴 했지만 여긴 아직 무진장의 오지로 남아 있는 듯
오랜만에 들어보는 쇳소리 나는 바람소리다.
날은 차갑고 손과 귀 얼굴까지 시리지만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겨울 맛이 난다..
깃대봉 가는 길
깃대봉 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
능선 쉼터에서 부터는 절벽 난간을 따라 가는 길
전위봉에서 비로소 멀리 머이산의 조망이 터지고 빈 가지의 나무 사이로 아찔한 고도감과 함께
발아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전위봉을 내려서서 능선 안부 바위 뒤에서 바람을 피해 간단히 요기를 했다.
깃대봉에는 멋드러진 벤취가 있고 주변의 멋진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커피가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우리는 뜨거운 물로 움직임이 멎은 산중 휴식을 냉기를
다스리고 천천히 여유로운 능선 주유 길에 올랐다.
능선 주유
보기 와는 다르게 그래도 굴곡과 낙차가 있다.
성터 까지의 1.2km는 암릉길이긴 해도 후련한 사위의 출중한 조망 속을 걷는 기쁨이
펄펄 날리는 가히 천반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거칠 것 없는 바람이 함께 하는 길
봄날은 누리기에 더없이 좋은 멋드러진 전망대를 만나고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마을을
휘돌아 가는 물길이 주변의 산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성터 바로 아래에서는 말 안장 바위를 만난다..
그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잠시 후 성터에 도착
여기에도 표석과 멋들어진 벤치가 있다.
성터에서 잠시 휴식하며 뜨거운 물 한잔을 마신다.
사실 겨울산에서는 많은 게 필요 없다.
삶은 계란과 빵과 뜨거운 물 한 통과 커피 한잔이면 족하다.
멋진 풍경을 내려다 보며 마시는 뜨거운 인스턴트 커피 한 잔
어느 스카이라운지의 억셔리한 까페에서 마시는 고급커피가 그 맛과 향을 따라갈 수 있을까?
그래도 구름 속을 들락 날락 하던 해가 나와 주고 뜨거운 물 한 잔이 덥혀진 몸의 보온을 유지
해주니 산상 벤치에서도 잠시 추위를 잊을 수 있다.
성터에서 죽도가는 하산 길
성터에서 송판서 갈림길을 지나고부터 죽도까지의 하산길은 스릴과 서스펜스 넘치는 멋진 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 만으로도 예상을 뛰어 넘는 멋진 길이었는데
2km 남은 하산길 송판서굴과 죽도 갈림길에서부터는 마치 지금까지는 마치 예고편이였다는
듯이 천반산의 남성미 넘치는 매력과 카리스마가 시푸루 둥둥 살아난다.
이제 산행은 다 끝났다고 생각되는 바로 그 지점부터 등로는 보란 듯이 거칠어지고 풍경은
점입가경이 된다.
이런 것이 산 맛이고 살맛 아닌가?
가볍게 나선 길에서 만난 묵직하고 깊은 산의 울림과 여운
오랜만에 입맛을 돋구는 한국인의 밥상의 별미이고 후련한 겨울 맛아여
하산이 마무리되면 산자수명의 죽도와 병풍바위를 만난다.
여기도 눈이 번쩍 뜨일 아름다운 비경이다.
구량천을 따라 휘돌던 물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장수군 장게천에서 발원한 천천과 무주군 안성면에서 발원한 구량천의 합수점으로
기암 절벽과 백사장 모래톱이 물길과 어우러 천헤의 쉼터를 만드는 곳이다,
아는 사람들만 찾는 오토 캠핑의 성지인 듯 벌써 벌써 몇 대의 차가 백사장에 주차하여 날개를
펼치듯 텐트를 치고 있다.
지금 이 정도면 성수기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는 얘기
봄날에는 형제들과 차박 한 번 하면서 산길을 타면 좋겠다.
들머리는 하천을 따라 요철이 심한 길을 한참을 진행해야 비로소 도로를 만난다.
그러니 아는 사람만 오는 거지
차량 회수를 위한 평지길도 낭만적이고 목가적이다.
그 길이 있어 다소 짧은 거리의 부족한 워킹을 채워 준다.
멋드러진 구량천의 풍치를 즐기며 하천 길을 따라 가다가 도로로 올라서서 1km 남짓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놀멍 쉬엉 40분 정도 소요된다.
산 행 일 : 2020년 12월 25일 메리 구리스마스
산 행 지 : 천반산
산행코스 : 천반산휴양림 – 깃대봉-말바위-뜀바위 -성터 – 송판서굴 갈림길-죽도
천반산 휴양림 – 깃대봉 1.7km
깃대봉 – 성터 1.2km
성터 - 죽도 2.1km 총 5km
죽도 – 천반산 휴양림 약 3km
산행소요 : 3시간 10분(차량회수 까지 총 4시간 20분)
동 행 : 마눌
날 씨 : 바람 마이 불고 차다. 햇빛은 구름 속을 들락 날락
총 산행 소요시간 3시간 이면 족하다.
성터에서 200미터 내려오면 갈림길에서 300미터 아래 송판서굴이 있는데 그 굴을 다녀오면
30분 정도 추가되고 죽도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탁족을 하면 20분 정도 추가
죽도에서 휴양림 까지 도보로 차량회수를 하는데 40분 가량 소요된다.
총 4시간 30분 정도면 기억에 남을 멋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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