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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귀연 2020 송년회

 

 

 

 

 

정말 쎈 놈을 만났지요?

살아가면서 이만한 넘 본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하나의 역사와 문화가 붕괴하는 세기말처럼

세상이 요동치고 뒤집히는 느낌 입니다.

 

그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가 풀풀 날리고

우리에게 넘치는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던 수려한 자연은 까마귀 똥 파헤치듯 여기저기

파헤쳐지고….

사계절이 뚜렸하다던 한반도에 장장 50일 가까이 비가 퍼부어대며 우기와 건기로 이분화

할 태세 입니다. (앞으로의 최상의 부동산 투자처는 모스크바 땅 입니다)

눈에 뵈지도 않았던 것들이 신의 사자를 자처하며 인류를 말살하기라도 하려는 듯 눈에

쌍심지 치켜 세우고 바락바락 인간에게 대들고 있습니다.

 

이넘들이 나타나면서 세상이 갑자기 난리 부루스 입니다.

고조선 이래로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던 정치판은 정말 개판 오분전이고 경제는 완전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문닫고 소리없이 무너져가고 , 200만원 일자리를 잃고 눈물을 흘리는데  

누군가는 한 달새 2억을 벌고 수도권의 콘크리트 박스 1개가 10억이 다 넘어 갑니다.

개당 50억이 넘는 박스도 있다지요?

절절 끓는 기름에 튀겨진 부동산 자금이 여기저기 돌아 다니며 돈의 가치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계산이 나오나요?

일찍 은퇴하신 아버지 코도 석자라서 기댈 데 없는 아들이 정말 운 좋게 취직해서

열심히 일하면서 한 달에 100만원 씩 저축하면 언제 집을 살 수 있나요?

 

생계지원금도 지원금이지만 이쯤되면 노아의 방주 하난 만들어 놔야 할 듯 합니다.

허기사 그거 세금으로 만들면 세금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세금 걷는 사람들이 다 타게

되겠지만….

 

 

 

ㅎㅎ

또 한 해가 흘렀습니다.

코로나란 녀석들이 이렇게 설쳐대니 보고 싶은 사람 보기도 참 힘드네요

 

한 두 해도 아니고 정치판 경제판이 아수라장인 건 늘 그렇다 해도 가슴 아픈 건

하고 싶은 것 하지 못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정말 뼈아픈 건 우리가슴에서 낭만과 그리움이 사라지는 게 아닐련지…?

 

또 한 해가 무너지는 슬픔을 견딜 수 없어서 맨 정신으로 보내지 못했던 12

매일 아침 푸석푸석한 얼굴과 게슴추레한 눈을 들어 바라보던 12월의 달력이 올해는

이렇게 뚜렷하고 선명합니다.

속쓰리고 불평하면서, 그 큰 쩍쩍 벌리며 돼지 멱따는 소리로 목청 껏 노래 부르며

보내던 망년이 오늘 따라 그리워 집니다.

얼어붙은 산천을 주유하고 내려와 산 친구가 끓여 놓은 뜨거운 김치찌개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던 던 그 때가 정말 못 견디게 그리워 집니다..

 

개인적으로도, 귀연 전체로도 많이 적조했지요?

다 코로나 때문입니다.

 

귀연 아직 쌀아 있습니다.

여전히 시푸루둥둥 한 채 한 해의 아쉬움과 분루를 삼키며 다시 돌아 올 멋진 새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좀 아깝기는 하지요

정말 쎈 놈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서해안길을 마무리하고 울릉도와 제주도 접수하고 그

여세를 몰아 중국 넘어 네팔 까지 겁나게 빠대고 다녔을 텐데….

 

귀연 2020 송년회는 코로나의 창궐과 기승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신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혹자는 걱정과 우려를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우리의 20년 역사마저

코로나에게 내어 주고 싶지 않아서 시간과 마음이 허락되시는 분들만이라도 함께

모였습니다.

여러 사정 때문에 함께 하시지 못한 사람들도 귀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또한

함께 함을 알기에 그 자리는 조촐하고도 성대한 자리였습니다..

 

집행부는 여전히 지친 기색이 없습니다.

너무 놀아서 살이 뛰룩뛰룩 찌고 술기운이 빠져서 좀 창백해 진 것 빼고

이바구 못 틀어서 산 입에 곰팡이 피고 거미줄 친 것 말고는 다 쌩쌩합니다.

체온도 높지 않고 건강과 열정 모두 짱짱 합니다.

 

당근 귀연 13기 집핸부는 자의건 타의건 만장 일치로 12기 집행부의 유임이 결정되었습니다.

2021 13기 귀연호는 백범, 한라산 집행부가 장기집권의 초석을 다지는 중흥의 한 해가

될 것 입니다.

 

귀연 13기 집행부의 야심찬 공약입니다.

귀연이 살아날 때 까지 갈 때 까지 끝 까지 가겠다.

신청자 4명 이상이면 무조건 출발하겠다.

남파랑길 원정대를 꾸리고 성공적으로 리딩하겠다.

일단 나오시라 안전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장하겠다.

 

12기 집행부 한 해 동안 수고 하셨고 마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13기 재 집행부는 두루마리 화장지 풀리듯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더 많은 산친구들이

귀연의 이름 아래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새 해에도 애써 주시기 바랍니다.

 

조촐한 송년회였지만 다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하신님 변함없이 건강하신 모습과 멋진 색스폰 연주 고맙습니다.

혼자 송년회 치다꺼리 다 하느라 단비 전 총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까페 AB가 더욱 번창하는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 할배가 와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도피처는 콘크리트 숲이 아니라 광활한 대자연 속 이어야 하고

그 넘들 그리고 앞으로 나 올 더 쎈 놈들과의 전쟁은 좁고 답답한 콘크리크 박스

속에서가 아니라 광대한 수림 속에서 치뤄져야 승리의 확률이 더 높아 질 것입니다..

 

귀연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돌아오는 새해에도 귀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날의 기쁨과 즐거움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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