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궐산
견우직녀처럼 일주일 만에 만나
집에만 코박고 있다가 손자만 하루 뵈주고 올라 올 수는 없는 일
나도 코에 바람을 넣고 마눌도 운동을 좀 할 수 있는 곳을 나들이를 해야 하는데
바야흐로 아상 난동의 폭염시즌에
장마와 게리라성 폭우 까지 가세해서 당최 날씨 에측이 어렵다.
열돔현상으로 미국과 캐나다 기온이 섭씨 50도 육박
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지내는 캐나다 태평양연안 지역이 50도에 육박하는 유래없는 폭염의 급습
자연 발화된 산불이 번져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일주일에 719명 돌연사하는 전례없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53도까지 기온이 올라가 노인들의 사망이 급증하는가 하면 동토의 러시아가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때아닌 무더위로 피서지로 변신하는 중이다.
그것 뿐인가?
뜨거운 열기로 지구가 온통 달아오르는 와중에 예측불허의 폭우로 마을이 송두리 채
휩쓸려 떠내려가고 백신과 함께 이제 조용히 사그러질것이라 예측했던 코로나까지 전열을
가다듬어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도 코로나 델타 바이러스 감염자 사망 속출 !
돌파감염이니 부스터 샷이니 이게 다 먼말이여?
생태계의 반란과 협공의 양상이다.
인간을 겨냥한 대자연의 역습
신을 영역을 넘보는 인간에 벨이 뒤틀린 신들은 생태계에 가한 인간의 무자비한 테러에
이번에는 작심한 듯 신들의 용병 전사들을 급파하고 물벼락에 불벼락 까지 동원하여
생태계의 탕자 인간들의 응징에 나서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 시즌 2 임박!
아랫배가 서늘한 이 느낌과 전조들은 뭐지?
지금까지 잘 놀면서 잘 살았지만 좋은 시절 다 간거 가터…..
삼천리 금수강산의 봄과 가을은 머지않아 사라질 것 같고
세상이 온통 불구덩이로 변하는데
내 생애 그 멋진 제주도 설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내가 환상의 날씨에 몽믈랑 다녀오고 나서 알프스는 해마다 더워져서
트레킹이 아주 힘들었다는데
몇 년 후 코로나를 감기처럼 끼고 살아야할 때쯤
내가 아직 돌아 보지 못한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여전히 안녕하고
내 체력은 짱짱할 수 있을 것인지?
어느 때보다 험난한 세월이지만 어쨋든 꿋꿋이 버터야 한다.
코로나와 불벼락을 피해 열심히 한국산에서 체력을 단련하며 기다리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
인생 후반부의 마지막 황금기를 앉은자리에서 배배 말라 비틀어가면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여름날에는 가까운 근교 산행을 하던지 큰 계곡 산행을 해야 하는데
에보상으로는 날이 멜랑꼴리하다.
전국 대부분이 오전에 흐리고 오후에는 비
흐리고 비가 온다면 좀 멀리도 갈 수 있다.
마눌과 갈만한 적당한 산들 중에 요즘 핫한 순창의 체계산과 용궐산이 가시권에 드는데
책여산은 원점회귀를 안하면 제법 빡센 코스에다 시간소요도 많으니 여름에는 어려울 것
같고 날씨만 도와 준다면 용궐산은 갈만한 거 아닌가?
바위산이라 그늘도 없어서 땡빛 여름에는 최악의 산이겠지만 흐리고 비가 조금 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폭우라도 쏟아지면 산세를 가늠할 수 없는 하산 길이 좀 걱정스러울 수도 있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심조심 천천히 내려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이름조차 들어 본 적이 없으니 그리 큰 산은 아닐거구
여행삼아 순창으로 가서 동네 뒷산에 올라 코에 바람 한 번 넣고 지역 맛집 들려서
깔깔해진 입맛 한 번 살리고 돌아오는 거지 뭐 ,,,,,
어머니 댁에서 1박하고 어머니와 함께 아침을 먹고 집에 들러 마눌을 태우고 출발하다.
섬진강 둑을 따라 용궐산 주차장을 진입하는 도로는 너무 좁다.
다른 방향에서 접근로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유명세를 탄다해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교통인프라 구축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
교행이 힘든 길이라 날씨가 좋은 가을 날에 차가 몰리면 교통 혼잡은 불보듯 뻔할 듯
날씨 예보도 좋지 않아 사람들이 많지 않는 걸루 예상했는데 주차장은 꽉차서 입추의 여지가
없다.
겉으로 보면 지금 한참 개업빨 영향도 있어 험한 날씨에도 제법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듯
보이지만 사실 상대적으로 방문객 수도 많지 않은 오늘 같은 날에 상황이 이 정도면
주차시설 자체가 너무 협소하고 빈약한 것 같다,
그래도 어디 가면 꼭 주차운이 잘 따라주는 편이라 오늘도 힘들지 않게 휴양관 앞에 마지막
한자리 확보하고 10시 30분부터 산행 시작하다.
산 행 일 : 2021년 7월 10일 토요일
산 행 지 : 순창 용궐산
산행코스 : 치유의숲 주차장 – 느진목-된목 - 용굴 – 용궐산 정상 – 삼형제바위 – 이정표
- 돌길 계곡하산 –귀룡정 –임도 –치유의 숲 주차장
산행소요 : 5시간
날 씨 : 비온다더니 무지 덥다.
동 행 : 마눌
추천코스 : 내룡마을 주차장 – 장군목재 – 삼형제바위 – 용궐산 정상 –된목-느즌목-하늘길
-치유의 숲 – 임도 –귀룡정 – 요강바위 – 내룡마을 주차장
시원한 여름날에 천천히 4시간 정도 소요 에상한 길이었다.
날씨 부터, 산행코스 소요시간에 이르기 까지 모든 예상이 빗나간 날이다.
용궐산 가는 중에 날씨가 흐려지기라도 하면 혹시나 비가 일찍 내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웬걸 구름 안팎을 들락거리던 태양이 구름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더니 산행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땡볕 작렬이다.
등로는 돌길로 벌떡 일어나 앉아서 초반부터 계속 치고 올라야 하는데 30여분 오름길을
오르면 하늘길 데크가 열린다.
음 !
하늘 잔도 길
순창군의 야심찬 투자와 안목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험준한 거대한 암괴에 잔도를 휘둘러 500미터 데크를 조성했는데 중국처럼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섬진강 물길과 어우러진 조망과 풍경이 압권이다.
사람이 오를 수 없는 바위 절벽에 잔도 길을 내었는데 출중한 섬진강 조망의 가치를 알아차린
누군가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이 관광순창 비전을 열고 성공의 가능성에 한발짝 다가섰다.
후련한 풍경도 풍경이지만 삼면이 트인 바위를 향해 불어 주는 바람도 경승에 한 몫을 보탠다.
문경 수리봉의 대슬랩이나 괴산 인근의 수려한 바위산들에도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되겠다.
앞으로 괴산과 문경에 이런 잔도길이 많이 생길껴..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주어서 다행이었다..
완전 예상이 빗나간 염천산행을 위로해주는 한줄기 바람으로 인해 주변의 걸출한 풍경을
음미할 여유를 누리니 그래도 날씨가 도와주는 셈이다.
우린 아직 완공되지 않은 벤치의 전망좋은 그늘에 앉아 누군가의 아이디어와 숨은 노력으로
구체화된 또 하나 아름다운 자연을 여유롭게 내려다 보았다.
여기는 여름만 빼면 3계절 어느 때고 오를만한 산이다.
굳이 여름에 올 거라면 섬진강과 주변 산의 녹음진 숲으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마구 부는 날의
새벽이면 좋겠다.
이제 막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한 용궐산은 섬진강의 멋진 절경을 품고 있는 데다가 고추장을
넘어 강천산과 체계산으로 이어지는 순창관광 트라이 앵글의 한 축으로 향후 그 역할과 위상이
꾸준히 업그레드 될 것이다. .
머지 않아 산악회 버스가 드나들 수 있게 길만 조성되면 전국구로 급부상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남도의 잠룡 용궐산!
데크가 끝이 나는 곳에서 등로는 숲길로 이어진다.
대머리 바위산 위에 머리털이 달린 형상인데 등로는 암산의 돌길과 흙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정상을 향한 끊임 없는 오르막을 형성하고 있다.
햇빛은 차단된 숲길이라 해도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바람까지 잦아드니 거친등로의
기세가 자못 등등하다.
별로 땀이 없는 내 얼굴에서도 땀이 많이 나는데 예상을 벗어난 날씨와 거친 등로 탓인지
아니면 독거노인의 체력 저하 때문인지 당최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치리 갈림길을 지나 느진목이와 된목까지 치고 올라 갔는데 정상은 아즉 700미터 남았다..
나중에 올라 보니 이정표가 잘못된 거다 거리는 대략 (300~400미터 정도)
여기 된목에서 용굴이 분기된다.
300미터 아래 지점인데 산세를 보아하니 거의 수직으로 하강했다가 다시 올라오는 길이다.
마눌 보고 거기서 쉬고 있으랬더니 어짜피 갈길이라고 먼저 정상으로 올라 간덴다.
언제와도 다시 돌아보기는 힘들 듯 해서 300미터를 내려 갔다가 다시 치고 올라 왔는데
용굴 쪽에서 귀룡정을 거쳐 치유의 숲으로 내려가는 길이 최단거리 하산로 였다.
그 길로 내려서려면 정상을 찍고 다시 된목으로 되돌아와서 내려가야 하는데 경사가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길이라 하산 길로는 별로 좋지 않다.
용굴을 둘러보고 드디어 용궐산 정상에 도착하다.
작은 강아지도 주인을 따라 올라 왔다.
발 없는 세월이 빠르긴 빠르다.
어린 아이들과 같이 정상에 오르고 싶어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던 젊은 날은 이미 아득한
옛날이 되었고 산이라면 도통 흥미가 없었던 마눌과 100대 명산 주유에 이어 발길 닿는 대로
우리 산하를 돌아 보고 있으니….
그래도 아직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떠날 수 있는 체력이 있어 즐거운 날들이다….
반쪽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마눌과 합류하여 표석 아래 그늘 좋고 바람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요기를 했다.
우리가 그동안 다니던 산들과 달리 사람들이 많아서 인증삿도 문제가 없었다.
천안에서 왔다던 부부는 다시 거친 길을 되돌아 하늘 길로 간다고 했다.
리바이벌은 의미가 없다고 항상 주장해왔지만 내려와서 생각하니 하늘길은 좀 달랐다.
용궐산을 넘어 가는 길은 너무 낙차가 커서 힘들기도 하고 무릎관절에도 좋지 않은데다
조망도 별로 이니 후련한 경승을 되돌아 보며 되돌아 가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어쨌든 가장 빼어난 용궐의 자태는 신록이 번져가는 봄날이나 다소 위험하긴 해도 눈 덮힌
겨울의 모습이 되겠다.
우야튼 훗날 용궐산 정상의 새벽 일출과 섬진강 아침 풍경을 보기 위해 꼭 다시 와야할 듯
홀로 떠나는 감성 여행길로도 손색이 없다.
꽃향기 날리는 홀로 봄날의 새벽을 열고 떠오르는 태양 아래서 내려다 보고 싶은 풍경...
작년의 어깨산
그리고 올해의 오봉산처럼....
우린 예정대로 반대편 넘어가는 하산로를 따랐고 내촌마을 까지 계속 가지 않고 중간에 새로
조성된 계곡 길을 따라 내려 왔다.
1.5km 정도 단축되는 지름길로 내려 왔어도 산행시간은 5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대략 4시간 정도 산행길이라 날씨만 도와주면 마눌도 그리 힘들 것 같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떠난 길이지만 점점 더 뜨거워진 태양과 후반부에 코빼기도 안보인 바람으로 인해 시간
소요가 많았다..
하늘길 빼고는 엉겹결에 여름에 걸을 일 없는 최악의 산행을 한 셈인데 그래도 땀흘리고
나면 또 후련해지는게 여름산행이라 보약한 첩 먹은셈 치는거지....
우리는 삼형제 바위를 지나 장군목 가는 중에 새로 조성된 내림길을 선택해서 내려 갔는데
당초 진행한 코스 보다 1km 이상 거리는 단축할 수 있었지만 시종 돌길로 조성된 내리 꽂는
길인 데다 바람도 조망도 없어서 하산길로는 좋지 않은 길이었다.
원안대로 내촌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하산로로는 더 나을 것 같은데 시간은 1시간쯤 더 소요
되었을 것이다.
돌아 내리고 나니 동네산으로 폄하할 만한 산은 아니었다.
조심해야하고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하고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할 거친 산이다.
산행구성원에 따라 산행코스도 잘 구성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다시 간다면 신록이 피어나는 봄날에 가고 싶다.
등로는 오늘 코스의 역방향으로 구성하는 게 최적일 것 같다.
내룡마을 주차장에 차를 파킹 하고 요강바위를 구경한 다음 장군목과 삼형제 바위를 거쳐
정상에 오르고 그곳에서 하늘 길을 따라 치유의 숲으로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내룡 마을로
되돌아 가는 루트를 택하겠다.
그것이 가파른 산길을 오름길로 하여 정상에 오르고 내림 길의 거친 구간을 최소화하면서
하늘길 조망을 즐기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산행이 될 것이다.
산을 싫어하는 관광파들과 가면 500미터 하늘길만 집중적으로 돌아오고 원점회귀하던지
느진목 까지만 가서 어치계곡으로 돌아내려오면 좋을 것이다.
용궐산 등산로
치유의숲 주차장 – 하늘길 – 용궐산 정상 – 삼형제 바위 – 내룡임도-장군목-요강바위 –주차장
약 8km 약 4시간 30분
치유의숲주차장 –하늘길 – 용궐산 정상 –삼형제 바위 –이정표(귀룡정 1.5km) - 치유의숲
약 7km (우리가 하산 한 길) 약 3시간 30분 ~ 4시간
치유의숲 주차장 – 하늘길 – 용궐산 정상 –용굴- 용알-치유의 숲 주차장 6km 약 3시간
치유의숲 주차장 –하늘길 –용궐산 정상 –어치계곡삼거리(느진목) –어치계곡 –주차장 약 2.6km
치유의 숲주차장 –하늘길 – 용궐산 치유의 숲 주차장 1.7km
임도로 내려 왔을 때는 숲으로 가렸던 태양이 완전 노출되고 정점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였다.
차를 가지고 섬진강 아래 요강바위도 둘러 보고 갈까 했지만 다음을 위해 그냥 남겨두기로 했다.
예상을 벗어난 날씨였지만 그래도 흠뻑 땀을 흘리고 산행을 무사히 마쳤으니 나름 즐거운 여정이었다.
용궐산은 자칫 지루하고 무료할 수 있는 더운 여름 날의 일상에 내린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 였다.
유래없는 폭염이나 코로나 할애비가 기승을 부려도 별로 영향 받을 것도 없다.
야외가 더 안전한 거구
움추렸다 뛰는 개구리 더 멀리 나가는 것이다.
때가 무르익을 때 까지 금수강산 가경 두루 섭렵하면서 세월을 낚는 거지
순창 남원집 백반이나 먹고 올끼 했는데 미리 예약이 되지 않아 어렵다 해서 대전에서 먹기로 하다.
대전으로 돌아와 태현이도 불러내어 가오동 아구찜 식당에서 뒤풀이겸 저녁식사를 하다.
45,000원 짜리 소짜인데 아구 양도 어마무시하고 맛도 괜찮은데 해물탕 까지 딸려나와
하산주 까지 한 잔 걸치고 제대로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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