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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2021년 (신축년) 아쉬운 한 해를 보내며

 

 

또 한 해가 흘러갑니다. ···

작은 기쁨과 슬픔들이 모인 날들이 한 해를 만들고 그 한해는 이리도 쉽게 흘러 갑니다.

깨달음의 길은 멀어 한 해가 지날 적 참선하는 도인들은 굳어진 두 다리를 뻗고 운다는데….

우린 또 아깝고도 소중한 한 해와 속인의 행복을 속절없이 흘려 보내고 또 이렇게 어이없이

인생의 나이테 한 줄을 더 긋습니다.

 

이젠 조금씩 지쳐갑니다.                                                                                      

2년을 넘기며 지속되는 전쟁으로 내 삶의 카테고리는 점점 줄어 들고 그렇지 않아도

낡아가는 내 몸과 영혼은 전쟁의 포연이 가득한 세상에서 숨을 참으며 비들비들 말라 갑니다.  

 

정말 어이가 없네요
벌써 64
그 많던· 세월은 어디로 가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어버렸는지 ··
그렇지 않아도 갈 길이 바쁜 판에 
벌써 몇년 째  바지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이넘들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
더 좋은 날을 꿈꾸며  자숙과 칩거의 시간을 견뎌왔지만

하릴없이 노년의 세월은 맥없이 흐르고
더불어 함께 즐거워야 할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우리 기쁜 지난날을 되 찾는다는 게
이렇게도 힘에 부치네요   

 

그렇지 않아도 타협하고 또 싸워야 할 것이 많은 나이든 세상에서 눈에 뵈지도 않는 코로나란

녀석의 눈치까지 보구 비위를 맞추고 살려니 비위를 맞추려니 속이 뒤틀리고 벨이 꼬입니다 ·

참 맥빠지는 말년 이지요?.
한 세상 태어나 줄창나게 공부하고
뼈빠지게 일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허리띠 졸라메고
나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그렇게  열씸히 살았는데
이제 좀 한가 해져서  자유롭게 세상  구경하면서 ·친구들 만나면서  그렇게 유유자적 하면서

이젠 날 위해 살아보려는데
족보도 없는 이 녀석이 내일에 사사껀껀   참견하고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안다리를 

후리고 태끌을 걸어 옵니다.··

고마해라 !
마이 무것다 아이가 ?”
점잖게 타일러서  말을 들어먹을 녀석도 아니고

미쿡 넘들은 이녀서글 등에 업고 세상의  돈을  긁어대기 바쁘고
세금 꼬박꼬박 걷어가는 울 나라는  앵무새처럼 미쿡 약장사가 하는말을  따라하면서  약이나

계속 사먹고   나댕기지 말고 집에 깝치고 있으라 합니다 ··
하루 확진 300~400명도 무섭다고 집안에 잔뜩 웅크리고 부모형제와 가족들도 만나지 않고

살던 사람들은  7000명이 넘어가는 요즘에는 별 거리낌 없이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전쟁의 피로감 때문이지요   

여전히 두려움에 휩싸여 있지만 몇 년을 계속 참호속에서 머리를 쳐박고 있다가는 먼저 말라

죽거나 돌아 버릴지도 모릅니다.

 

방역의 나라 미쿡과 유럽은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 기록을 갱신하고

수치와 통계가 전부 이약 짜가라고 이야기 하는데

우린 짜가라고 큰 소리로 말할 수도, 약을 안 먹을 수도 없습니다.

 

그 약 안 맞으면 어디 나 댕길 수도 없고 우린 이미 그 장부상 약효에 세뇌되어

그 약 없이는 마음의 안정도 찾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당최  이리송  합니다·
주사 세 방을 맞았는데도  걸리구
백신을 들이붓는 만큼 요원의 불길처럼 더 빠르고 더 넓게 그들의 영토를 넓혀가는

코로나 종족들….
이거 이넘들과 싸울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무기가 맞긴 맞아요?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좋아지리라 생각했는데
세윌은 이렇게 악보에 도돌이표를 찍으며 다시 어깃장을 놓습니다.

이젠 내년이 올해보다 더 좋아질 거란 생각보다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무게가 더 실리고

어쩌면 더 재빠르고 더 쎈넘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마저 더 커져 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하나 둘 내려 놓을 것을 헤이면서

세상의 파도에서 조금씩 밀려나 더 멀리 밀려 나는데
코로나는 더 멀찍이 우리를 세상에서 밀어내려고 안달 입니다.

인생 선배들은 세상에 늘어뜨린 수 많은 부질없는 인연과 허망한 인생을 한탄하며

가족들의 따뜻함마저 아픔이 되는 인적이 끊어진 노인병동에서 쓸쓸히 즉어 갔습니다.

 

우린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그냥 코로나의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서 코로나 보다 먼저 스스로를 질식시키면서

그렇게 서둘러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픔과 눈물도 유전이;라고 했나요?

한 때 세상과 우리들의 무지가 우리의 귀여운 아기들을 죽음으로 내 몰았던 것처럼

또 그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식약청도 기업도 그 독약을 까맣게 몰랐고

아이에 대한 사랑만 넘치던 우리의 순박하고 무지한 부모는 아이들의 감기와 건강을

보살핀다고 가습기에 독약을 풀었지요?

그 때 환기되지 않은 공기 중에는 맹 독이 떠돌아 다녔고 지금은 코로나가 떠돌아

다닙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식당과 헬스장에서는 훨훨 마스크를 벗고

땡 빛 아래 밭을 매면서나, 혹은 인적 없는 산길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우린 지금 현명하게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건가요?

 

페스트를 물러가게 해달라고 교회에 모여서 빌던 어리석음

우리의 아이들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가습기에 독약을 탔던 우리의 무지를

되풀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연장시키는 것이 마치 잘 사는 것처럼 웅크리고 엎드리고

주저 앉아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닐 듯 합니다.

 

삶은 늘 그랫듯이 또 우리의 선택을 묻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좀더 지혜로워질 것을 요구합니다.


목욕을 싫어하던 4살 손자가 어느 날부터인가 목욕을 한다고

매일 떼를 쓴다고 합니다.

저녁이 되면 졸음이 와서 헤롱거리다가 왜 갑자기 목욕을 한다고 난리를 피우는지

하도 이상해서 몇 일 관찰을 하고 애둘러 물어보며 파악을 해보니 제 딴에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그러합니다.

 

졸음이 와서 그냥 잠들어 버렸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재미 있게 놀 수 있는

아까운 저녁시간이 다 지나가고 다음날 또 어린이 집을 가야 하는 게 싫어서

그렇게 땡깡을 피우는 거랍니다.

잠으로 잃어버릴 자유와 기쁨이 아까워서…..

 

아이도 자유와 허무의 의미를 아는 겁니다.

내가 참 한심합니다.

앞으로 놀 날이 무궁무진하고 살아갈 날이 창창한 이 어린 녀석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가뭄에 웅덩이 바닥드러나 듯 이제 피 같이 소중한 건강한 날이 남아 있는

나는 내 무수한 기쁨의 날들을 도둑 맞고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코로나 할애비가 와도

변종에 더 쎈 돌연변이가 와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60을 넘긴 우리의 삶

건강이 우리와 함께 머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는 단지 전쟁에서

살아 남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쟁에서도 우리의 삶의 꽃을 활짝 피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

여전히 전쟁중이지만 우리의 겨울이 머지 않았으므로….

 

60 넘게  잘 살았는데
이제 무얼 더 걱정해야 하는지·?

코로나는 신을 자처하는 안하무인의 인간에게 끊임없이 경고합니다.

이곳은 너희만의 세상의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위한 세상이라고……

그리고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을 간파하고 집요하게 파고 듭니다.

 

이 녀석이 살아가는 방식과 이 녀석이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 걸

잘 들어 보면 나름 일리 있는 구석도 있습니다.

우린 그 속에서 우리 삶을 반성하고 우릴 삶의 해답을 찾아가야 하겠지요.

 

단순히 외로움을 잊기 위해 쓸데 없는 무리 짓지 말아라  

도시의 오염된 더러운 공기를 버리고 틈나는 대로 환기하라

함부로 입을 벌리지 말아라

살아가면서 아무리 내어주고 포기하는 데 익숙하더라도 마지막 너와 너의 영혼은

절대 내어 주지 말아라

 

어쩌면 코로나가 신의 사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하면 코로나로 많은 걸 잃어버린 분노한 자영업자의 돌에 쳐 맞을 줄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우리를 깊어지게 합니다.

 

세상에 늘어뜨린 불필요한 인연에서 자유롭게 합니다.

오래 내 곁을 지키는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가 그 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던 평범한 일상이 정말 소중한 날이고

남아 있는 내 건강한 날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날임을 깨닫게 해 줍니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고 내가 없는 세상이 세상의 종말임을   

내 건강과 마음이 떠난 후 세상에 내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애기해 주었습니다.

묵묵히 내 옆을 지키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알게 해주었습니다.

건강. 가족, 오랜 친구들 ….

 

그리고 통절했습니다.

마르지 않은 샘물처럼 넘치던 수 많은 시간

아직 모래시계에 많이 남아 있는 시간은

내가 쓰지 않아도 어느 날 갑자기 메말라 버리고

내가 열심히 벌어 곳간에 쌓아 둔 재물도 내가 쓰지 않거나

쓸 수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

 

 

엄살을 떨고 있지만 나름 신의 축 복으로 행복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어쨌든 아직까지 코로나는 날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지금 불편하고 아쉬운 거라고는 내 소중한 건강한 날에 세상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는 여행을 계속할 수 없다는 거

단지 그거 하나 뿐입니다.

 

어짜피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 때 혼자 있으면서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내 삶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지만 이젠 내 삶의 독립성도 강화했습니다.

혼자 살면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고독력을 증진하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더 키웠습니다.

어쩔 수 없이 먼 나라의 꿈을 잠시 유보할 수 밖에 없었지만  틈 나는 대로 자연으로

돌아가면서 내 나라 아름다운 세상의 감동과 기쁨에 젖었습니다.

늙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훗날의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의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 갑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아

코로나와의 전쟁터는 더 넓은 곳이어야 하고 쓸데 없는 두려움은 금물입니다.

 

새해에는 보이는 것과 확인되고 검증된 가치를 기반으로 현명하게 처신 해 나가겠습니다..

백신 맞았다고 안정성이 확보된 건 절대 아니니 방심하지 않고 어리석은 사람들의

말은 무시하고 내 방식 때로 코로나와 싸워가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움츠러 들거나 더 이상 내 가장 소중한 날의 기쁨과 감동을 잃어 버리지

않겠습니다.

늙는만큼 더 현명해지고  앓어 버린 만큼 더 좋은 것으로 채우면서 조급씩 더 나아지는

내가 되겠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겠습니다.

대신 살아서 꿈틀거리겠습니다.

아이의 호기심과 젊은이의 열정을 잃지 않겠습니다.

가고 싶은 곳은 가고 보고 싶은 것은 보겠습니다.

행복을 찾아 더 멀리 갈 수 없으면 가까이 있는 행복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더 넓어질 수 없으면 깊어 지겠습니다.

어줍잖은 인연에 목을 멜 바에는 차리리 혼자 있겠습니다.

떠들썩하고 위험한 연회보다는 기꺼이 황홀한 고독을 택하겠습니다.

적어도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잃어 버리는 데는 관대하고 작은 것을 잃어버림에

아파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마스크를 쓸 망정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겠습니다.

웅크리거나 주저 앉아 있지 않고 내가 전면에 나서겠습니다.

박수치는 사람이 없고 제대로 된 반주가 없어도

다시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고 내가 추고 싶은 춤을 추겠습니다.

 

브리보 마이 라이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과 기쁨 입니다.

내가 먼저 웃고 내 마음이 춤춰야 내 주변이 밝아지고 세상도 따라서 춤을 춥니다.

 

 

 

2021년 마지막 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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