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장과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산행이다.
올해도 황산벌 종주를 시작으로 봄의 월출산과 가을의 강천산등 기억에 남을 만한
좋은 산들을 많이 다녀왔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새벽에 함께 떠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속리산을 가기로 했다.
조강쇠 외에도 내가 조사장에게 붙여준 별명이 또 하나 있다.
속리산 지킴이
문의 양성산 자락 아래 은거하니 속리산에 접근하기에 용이한 탓도 있지만
스스로 속리산과 사랑에 빠져 밀회를 즐기면서 심신의 수행도량으로 삼고 있다.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니면서 통행세를 5000원 씩이나 받는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시간만 나면 속리에 드는 조사장이다.
땡초들이 마치 산적처럼 돈 욕심이 많아 절에도 들르지 않는데 모든 산객에게
돈을 뜯어 낸다고 ...
가까운 곳을 다녀와야 그래도 조촐하게 둘만의 망년회를 할 수 있고
나는 이 해가 가기 전에 쇳소리로 우는 문장대의 칼 바람을 맞고 싶었다.
그래야 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가올 새해를 마주할 수 있는 거지
그래서 우리는 망설임 없이 속리의 세벽길을 열었다.
날씨는 흐렸고 속리산 깔딱 고개에서 싸락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씨락눈을 맍으면 부자가 된다는데?
이 나에에 부자는 무신 부자겠느냐만
어쩌면 내 년에는 더 마음이 더 넉넉해지고 너그러워지는 부자가 될 모양이다.
모든 생명이 잠든 황량한 속리가 그려내는 한 폭의 잿빛 수채화는 아름다웠고
바람이 불고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은 오히려 따뜻했다.
흩날리는 바람과 눈 발 그리고 그 대자연의 화폭에 걸린 한 폭의 그림과 산이 쓰는
한 편의 장대한 서정시가 산길 내내 기분을 즐겁게 해 주었다.
누군가 신의 책상 위에는 이런 게 쓰여 있다고 했다.
“네가 정말 행복하지 않다고 떠들고 다닌 다면 정말 불행이 무엇인지 보여 주겠다.”
네가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닌다면 정말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 주겠다.”
행복하려면 혼잣말리라도 긍정적인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면 그 사용하는 언어들이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네 삶의 색깔을 바꿀 것이다.
시크리트라는 불후의 명저의 이론은 간단하다.
행복과 불행은 서로 다른 주파수 대를 갖고 있다.
그 주파수는 서로 교신하며 행복한 생각은 행복을 끌어 모으고
불행한 생각은 불행을 끌어 모은다,
그래서 사람들도 같은 주파수대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그 집단에서 소외된다.
놀라운 것은 내 생각 하나에도 우주가 공명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들이 쌓여서 나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그것이
우주를 설득하고 긍정적인 반향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작은 기쁨을 하나 하나가 쌍여 행복의 산을 만든다.
사람들이 불행한 건 잘 못된 습관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구조적으로 행복한 일은 금새 잊어 버리고 불행은 두고두고
곱씹는다.
옛말에 “자신의 사소한 고통은 남의 염병보다 더 아프다.”고 했다.
우린 쉽게 비교의 함정에 빠진다.’
눈은 위에 있어서 늘 위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자신의 떡이 작고
자신의 짐이 무겁다고 한탄한다.
이 잘못된 뇌구조와 습관을 바꾸면 행복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슬픔은 개무시하고 기쁨은 죽죽 잡아 늘리고
늘 배 아프지도 말자 .
남의 눈에 비치는 아름다운 세상이 도대체 내게 무슨 상관이야?
내가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 내 마음을 흔드는 거지.
행복은 남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거
행복은 남들이 좋아하는 걸 많이 갖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많이 누리는 거
일체유심조라고 들어봤나?
다 마음이 하는 일이다.
우울도 , 낙담도… 행복도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었다.
단지 생각 하나 차이였다.
단지 내 마음 하나에 달려 있을 뿐이었다.
세상살이 순리대로 바르게 살아 마음의 거리낌이 없게 하고
매사 치우치지 않고 균형과 중용을 유지하며 내 삶의 중심을 잡고
가끔 자연 속을 오가면서 마음을 고요하고 정갈하게 한다.
삶이 수양이고 미망과 집착을 벗어난 탈속이 마음 공부다.
그러면 마음이 바로 서게 되고
마음이 바로 서게 되면 비로소 내가 보이고 세상이 보인다.
그 것이 범인이 도에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다.
성자의 득도가 아니라 현자의 지혜를 깨우치는 것 만으로도 세상살이가 가벼워 진다.
세상의 파동에 흔들리는 내가 아니라 나의 좋은 생각과 에너지로 세상의 나쁜 기류와
혼탁한 공기를 조금이나마 정화할 수 있다
법정스님이 그랬지
행복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작고 있느냐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요즘 그걸 뼈저리게 느낀다.
TV가 깨어지니 혼곤한 저녁의 자유가 주어졌다.
뉴스는 꼭 보아야 하고 가끔은 재미 있는 영화도 보아야 당연한 생각을
벗어나니 여유로운 시간이 들어 앉아 책과 잠을 늘린다.
아침은 반드시 뜨거운 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리니 아침의 자유도
주어졌다.
아침운동을 나가거나 글을 쓰거나 ...
내 생각이 다이어트 되면서 내 몸도 다이어트 되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난 전성기의 체력과 기량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으니..
더 많이 젊은 날의 추억과 공명하며 다시 더 넓은 세상의 희망과 꿈에 부풀고 있다.
따지고 보면 내 행복은 참 단순한 것이었다.
나름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 훌쩍 배낭을 메고 떠난다.
언제 부터인가 혼자이 건 둘이 건 여럿이건 개의치 않는다.
떠남은 바람이 불고 구름이 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가 되고
내 삶의 행복을 불러내는 주술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것은 내게 구도의 여정이었고
그 수행이 쌓이니 나는 나의 방식으로 자연과 세상과 소통하면서 도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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