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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유유자적 거류산

 

 

 

 

     

수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있지만 가끔은 외롭지 않은가?
저마다 많은 얘기를 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 속에서...

오늘도 떠나지 못하는 오만가지 이유를 주절거리다 보면 

내일은 회색도시에서 지치고 무기력해질 것이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산의 기를 받아 다시 비 맞은 풀처럼 싱싱해지고

세상에서 메마른 가슴을 다시 축축히 젖어들게 하는 거

 

그 곳에서는 잠자던 야성이 다시 깨어나고 차가운 가슴의 피가 뜨거워진다네.

딱히 뭐 특별히 하는 건 없어

그냥 높아 있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보고 숲의 향기를 맡으면서 산길을 걷는 거야

그러면 복잡한 마음이 단순하게 정리되고

무언가 가슴에서 비워지고 또 채워지지.

 

높은 곳에서 넓은 세상을 내려다 보면 살아감이 한 뼘 더 가벼워 지지.

오래 산 길을 걷다 보면   

산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고

바람이 전하는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다네.

물끄러미 자기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 볼 수도 있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같은 주파수 대에서 소통할 수도 있지   

 

어느 날 산 길에서 들어보지 않았는가?

내 영혼의 구성진 노랫소리.

 

 

 

남도로 갔어.

거류산 !

산길에서 도 닦은지 수십년
세월에도 듣도 보도 못한 산.

 

인기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별로 급할 거 없다고 생각하고

까페에는 천천히 들어 갔는데.

오잉?
순식간에 쇄도하고 폭주한 댓글들 !

어거 실화여 ?
오늘 혜련 대장이 아니라 엄홍길 대장이 가이드 하는가?

놀라 정신이 없이 빈 좌석을 찾는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닐시.

버벅대다가 기양 문 닫히는 거여 !

하여간 눈에 쥐나게 16번 찾아 간신히 예약.

그렇게   힘들게 따리 온 거류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네.

 

사람들은 다 아는 모양이여 !

겨울에 따뜻한 곳

조금만 고도를 높이면 그림같은 바다가 둥실 떠오르고

시원한 해풍이 도시에서 답답한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곳.

 

버스에서  내리면서 견적이 딱 나왔지.

예상대로 가을 쉐터에 잠자리 날개 바람막이 하나 걸쳐도 춥지 않았어.

오늘도 봄날이었네.

겨울이 깊어지기도 전에 봄이 점점 가까워 지고 있음을 거류산이 알려 주었지.

 

수십년 산 길을 빠댔는데

아직 가지 못 한 산길의 아름다운 풍경이 많이 남아 있고.

손바닥 만한 금수강산 거친 길을 내려와도  

편히 걸을 수 있는 산과 들이 많이 있으니 걱정 붙들어 메시게.

 

 

꽉찬 하루 였어요
좋은 산에 좋은 사람들.

그리고 산꾼들이 누리기 과분한 진수성찬 뒤풀이 까지..
남도의 봄을 미리 만난 것처럼 따뜻하고 훈훈한 산행이었습니다.

 

혜련 산행대장님 수고 많으셨고 동절기 만선 위업 축하드립니다.

낭만과 풍류가 담긴 한토유람선의 행복한 여행길을 위해  갑판 아래서 열심히 노를 저어

주시는 많은 분들 

그리고 아침 간식과 풍성한 뒤풀이를 마련해주신 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온누리님 산상 어묵과 라면 맛 최고였습니다.

무거운 등짐의 수고로움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퍼주는 그 마음 고마윘습니다

                                                                       20231125 토요일

 

 

  • 23.12.04 08:49

    첫댓글 말씀도 재미나요 무릉객님
    문닫는거여~~!! ㅋㅋ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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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2.04 10:17

    무릉객님..좋은 글과 사진 감사드립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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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2.04 10:20

    사진♡글 모두 멋집니다~~^^
    즐감합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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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2.04 13:59

    읽기 쉽고 편안한 글이 최고의 문장이라고 생각하는 1인 입니다. 자주 읽어 볼 수 있는 기회 주세요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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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2.05 07:46

    그니까요. 제 마음이 이거라니까요~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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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2.05 12:56

    봄날 같던 날.. 남도의 낯선 산에서 하루 꽉 차게 지내셨다니 감사합니다..ㅎ
    함께 동행하신 분들과 주파수가 많이 맞았던가 봐여..
    크게 웃어주는 님들에 덩달아 더욱 즐겁지 않으셨을까 싶네요..ㅎㅎ

    사진도 좋고 글도 좋고..
    오랜 시간 '산이 좋아 사노라네'.. 했을 거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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