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사진첩
제주도 3일차 -2
수월봉
기분 좋은 차귀도의 여운을 간직한 채 선착장으로 돌아와 승민수산에 들러 오징어를
사서 수월봉으로 갔다.
우리가 갔던 차귀도가 푸른 바다와 함께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
원래는 지질해얀 트레킹을 해야 제주도 해안에 퇴적된 바다의 영혼과 태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데 파도가 철썩이는 그 길은 꽤 긴 길이다.
신도2구
친구들을 몰고 신도2구 해안으로 갔다.
돌고래가 자주 출몰 하는 곳
그리고 현무암 해변의 풍경이 살풍경하고 솟구치며 부서지는 파도가 장엄한 곳
그 곳에는 바닷물이 고인 꽤나 넓은 현무암 호수가 있다.
내가 오래 전에 성산 가는 길에 발견 했던 그 곳은 저승을 오가는 구천 새의 둥지인
듯 암울한 비장미가 흐르는 인적이 드문 해변이었다.
난 그 매력에 푹 빠졌었고 제주도에 올 때면 한 번씩 들렸던 곳이다.
어제 우도처럼 바다가 울부짖는 날이면 바다가 연주하는 처절한 바다의 광시곡을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소스라친 파도의 표효를 들으며 해안을 거닐고 기념 촬영을 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찰리아저씨 맛집으로 갔다.
찰리 아저씨 성게국수는 15000원이다.
우린 6그릇의 국수와 2통의 우도 땅콩 막걸리를 주문했다.
아~근데 찰리 아저씨 너무 불친절하다.
쥐똥 만큼 성게알을 고명으로 올리고 15,000원 씩 받는데 손님들은 그 비싼 음식
값을내고 찡그린 찰리아저씨의 얼굴과 퉁명스런 응대를 감수하여야만 했다.
:찰리 아자씨 얼굴에 힘 봄 빼세요~`”
ㅎㅎ 이 아자씨 아즉 상황 파악 못하는 모양이다..
제주도가 옛날 제주도가 아니라는 걸
만들어 놓으면 팔아주던 중국 사람들도 이젠 다 떠나고
국내 사람들도 값싸고 친절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린 다는 걸
외국인 알바 마음껏 쓰면서 흥청 망청 하던 옛날 제주도가 아니여 !
아침 식사를 했던 우리집 할배 할미는 인건비 때문에 늙은 부부 둘이 북치고 장구치고 …
늙은 찰리아저씨는 혼자 북치구 장구치구 꽹가리 까지 치는 데
자기가 정신이 없다고 그렇게 손님들을 함부로 하고 홀대하면 앞으로도 괜찮으까?
찰리 아저씨는 훗날 핵분열도 가능한 6명의 파워 고객을 오늘 잃어 버렸다.
신창 풍차 해안
해안의 그림 같은 클랭브블루 까페로 이동했다.
그리고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창 밖으로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을 내다 보았다.
여유롭고 좋긴한데 제주 여행의 까페는 영 낯설다.
산 친구들과 같이 오면 까페란 사치고 마눌과 같이 오면 한 군데라도 더 돌아 볼
시간이 아까워 제주에서는 까폐에 들른 적이 없다. .
오늘은 제주도의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여유롭게 힐링하는 느슨한 시간 여행이다.
나와 둘이 갈 적에 한 번 들르자고 그렇게 졸랐던 까페를 매일 들려서 마눌은 좋겠다.
커피는 차원사가 쏘았다.
신창 풍차 해변은 작년에도 들렀던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방식이 해안 드라이브를 하면서 해안이 절경 포인트에 차를 대고
그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다 보니 작년에도 애월의 멋진 해얀과 곽지해수욕장 그리고
금릉해수욕장의 시리도록 맑고 푸른 바다 6월의 바다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역사가 거슬러 이어진 곳이 풍차 해변이라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풍경 이었다.
신창 풍차해안은 푸른 바다와 하얀 풍차가 어우러진 해변의 풍경이 이국적인 곳이다.
한 바퀴를 돌고자 했는데 올해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등대 아래 있는 바닷 쪽 산책로
입구 문에 는 굳게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작년에도 왔을 때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그 때는 잠시 막아 놓은 것이려니 생각을 했다.
그 날 마눌은 너무 걸어 힘들다고 정자에서 휴식하고 난 월담을 해서 그 길을 혼자
걸었다.
이제 보니 이 풍경구 관리자는 아주 전형적인 공무원의 표상이다.
바다로 난 데크 길이다 보니 파도가 거센 어느 날 사고가 났거나 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도 하겠지만 오늘 같은 날까지 개방을 하지 않는 다는 건 너무 무성의 한 처사였다..
사고가 나서 책임을 지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아도 되고, 열었다 닫았다 하는 번거로
움도 없애자는 취지였겠다.
이제 보니 작년과 같은 녹슨 자물쇠를 계속 채워 두겠다는 심산이다.
한심한 사람들!
이러고도 점점 인기가 떨어지는 관광 제주의 위상를 바로 세울 수가 있다는 말인가?
겁먹은 일행들은 다들 돌아가자고 한다.
엄상사는 CCTV를 찍고 있다고도 헸다.
정말 이기자 출신 마져?
그렇다고 내가 보눈 눈이 많은 백주대낮에 대 놓고 친구들의 규정 위반을 선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늘 그렇듯이 무릉객 혼자 슬그머니 월담을 하는 게 상책이여!
고기도 먹어본 넘이 먹고 월담도 해 본 넘이 천연덕스럽게 하는 거다.
어쩻든 삐주리라도 훔친 사과가 훨~ 더 맛 있는 법이다.
사람이 없으니 더 호젓하고 감동적인 풍경이고 더 시원한 바람이었다.
누군가 쫓아 와서 난리를 피면 제대로 한 번 맞설 생각이었는데 제법 먼 그 길을 홀로
결어 가는데도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려 난 무릉객이라네 …
세상의 무릉도원을 제집 드나들 듯 주유하는 남자
감동없이 흘려보내는 세월이 너무 아쉬워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움과 감동을 찾아
바람처럼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 !..
내가 가는 길이 내 길이고 가고자 하는 곳의 허가 따윈 필요 없다네 ....
통제 덕분에 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나는 일행을 한림공원으로 인도했다.
그 엣날 은비 중딩시절 장인 어른이 모든 비용을 다 대고 우린 몸만 가지고 건너가서
비용에 구애 없이 제주도의 풍경과 산해진미를 마음껏 누리던 때 들렸던 곳.
여미지 식물원 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제주도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공헌을
하는 거대한 규모의 식물원이다,.
엣날 생각을 하며 그 길을 걸었는데 사람의 기억이란 가는 세월 따라 쉽게 희미해지는
법이라 분재원 말고는 별로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공원의 더 넓어지고 볼거리는 훨씬
더 많아 졌다.
인상적이었던 건 말하는 앵무새와 300년 수령을 가진 모과나무 분재
그리고 공원을 자유롭게 거닐 던 공작새들의 모습 이었다.
덕분에 애월의 해넘이는 놓쳐 버렸다.
우리는 한림공원을 끝으로 즐거웠던 3일간의 제주여행을 마무리했다.
렌터카 반납시간이 오후 7시이고 비행기 표가 9시 25분이라 차가 밀리는 제주시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아침에 식사했던 한림읍 우리집 식당에 갈치구이와 조림을
주문해 놓고 가는 길에 들려 저녁을 먹었다.
나는 먹을 게 별로 없어서 갈치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제주에 오면 한 번은
먹어야 할 음식이라 먹기는 하는데 정말 너무 비싸다.
갈치 두토막 구이가 25,000원
갈치 두토막 조림도 25,000원
그랴도 졸임에는 고춧가루와 무우라도 들어가지….
반납은 20분 초과 되었고 항공편은 55분 늦어져 10시 15분에 탑승이라고 연락이 왔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내가 비즈니스 맨도 아니고
일정에 쫒기는 정치인도 아닌데……
ㅎㅎ 우야튼 맛있고 즐겁고 행복한 제주 여행이었다.
젊었을 때는 1년에 한 번 씩 꼭 갔던 제주도
어느 가을날 여행길에서는 성판악에서 관음사로 넘어가고 그 다음날에는 어리목에서
영실로 넘어가 두 등산로를 섭렵한 날도 있었다.
세상의 가장 멋진 설경을 만나 더 이상 겨울 제주는 없다고 공언 하기도 했고
작년 봄에는 최고의 철쭉을 만나 이제 더 이상 제주에는 미련이 없다고 했던 내 생애
각별한 제주였다.
그 제주도를 각별한 인연의 이기자 전우들과 함께 갔으니 이래 저래 제주는 나와는 뗄
수 없는 운명으로 이어져 있는 모양이다.
이젠 중국으로 갈 거다.
이제 그만 가도 되는 데 또 갈 일이 생기겠지?
2024년 10월 26일 토요일 제주 마지막 날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8ENG 가을 여행 - 인생의 가을과 가을바다 (0) | 2024.11.05 |
---|---|
이기자 제주도여행 3일차- 1 (0) | 2024.10.30 |
이기자 제주도여행 2일차 (0) | 2024.10.30 |
이기자 제주도 여행 1일차 (0) | 2024.10.30 |
가을 날 서해 바다 (0) | 2024.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