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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이기자 제주도여행 3일차- 1

 

 

 

 

동행사진첩 

 

 

 

 

제주도 3일차  - 1

 

제주의 마지막 날

오늘의 행선지는 차귀도 와 수월봉 그리고 신창 풍차해안 둘레길이다.

 

아침에 면도를 하는데 일회용 면도기를 사용하다 보니 날이 무뎌서 내 복점을 서걱

베어 버렸다.

거기다 턱에도 상처가 나서 계속 피가 흘렀다.

피보는 아침이네…!

할 수 없어서 연고를 바르고 일회용 반창고를 붙였는데 그 모습이 참 가관이다.

ㅎㅎ 그래도 좋은 아침일세

 

인터넷을 검색하여 차귀도 가는 길 한림읍 인근 우리집이라는 식당에 들렀다.

맛집이라 소문난 집도 아니고 단지 가는 길목에서  아침 해장으로 좋은 해물 뚝배기와

성게미역국을 메뉴에 올려 놓았다는 단순한 이유 만으로

우리부부와 차원사는 해물뚝배기

엄상사 부부와 차원사부인은 성게 미역국

 

 

그리고 우리는 차귀도로 갔다.

타임밍이 기막히다.

930분에 배표를 끊자마자 첫 배가 들어 간다고 빨리 서두르란다.

화장실에 간 인사들 숏커트 치고 나오라고 전갈을 보내고

아침 모닝 커피를 사러 간 아줌씨들 빨랑 오라고 통발을 넣어 가며 난리 법석을 떨었다.

 

승무원 아자씨 스픠커로 계속 방송을 해대고 우린 뿔나게 선착장으로 달려 갔다.…

매표소 아가씨가 6명이 가니 기다리라고 무전을 쳐 놓으니 애가 탄 선장님 배 고물에

나와서 우리가 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는 중

 

그렇게 우리는 그 한가로운 아침에 후라이팬에서 볶은 콩 튀듯 놀라 날뛰며 차귀도로 간다.

그래도 꿋꿋이  커피를 사 온 박여사와 윤여사 덕분에 시원한 아침공기를 가르는

배 위에서 후련한 바다를 바라보며 우아하게 모닝 커피를 때렸다.

 

어제 비자림에 이어 오늘 차귀도는 내 인생 길에서  처음 발도장을 찍는 곳이다.

감개가 무량하다.

첫 배를 타고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미지의 섬으로 가는 기분 ….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이 누렸던 청명한 새벽공기를 다시 대하니 가슴이 벅차 오른다.

 

차귀도의 아침은 방금 길어 올리 물로 머리를 감는 듯 신선하고 상쾌하다.

억새가 하늘 거리고 산 비탈 위로 하얀 등대가 보인다.

아침 배라 많은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외롭고 호젓한 섬이 혼곤히 가슴으로 들어오고

부드러운 해풍은 메말라가는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

 

 

섬에서 체류시간은 1시간 이다,

둘레 길은 눈길이 닿은 데서 벗어 나지 않는다.

섬의 고요와 외로움이 좋아서 시간에 구애 받지 싶지 않은 가을 길이다.

다음에 들어 오는 배를 타지 않으면 매표소 아가씨한테 전화 한통 때리고 그 다음 배를

타면 될 일이다..

여유롭게 섬을 한 바퀴 돌되 발길이 밀리면 쉬어가면서 섬의 평화와 여유를 마음껏

누리자고 했디.

차원사는 그래도 한시간이면 충분히 돌 수 있다고 하는데

 

친구야 그걸 누가 모르나 ?

차귀도의 바다가 우릴 취하게 하니

내 말은 생각과 시간에 맞추지 말고 우리의 가슴과 느낌을 따라 가자는 거라네..”

 

우리는 치귀도의 시린 가을 풍경과 푸른 바다를 찬찬히 음미하면서 혹은 즐겁게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귀로에는 섬을 한 바퀴 돌며 유람까지 시켜 준다.

선장님 차귀도의 전설과 섬에 풍광에 대해 구성지고 재미 있게 설명하는데

이런 벽지 도서에서 가이드 하기는 참 아까운 인물이네…..

오디션 함 받아서 경기공화국 중앙무대라도 진출해 보소…”.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했을께……..

 

내 인생에 아직 미답으로 남아 있는 제주도와 주변 섬으로는

추자도와 가파도 그리고 독도가 남았다.

그 섬을 돌아볼 때까지 몸도 마음도 쉽사리 늙어가지 않겠지?

 

아니 난 그렇게 호락 호락 늙어 갈 수가 없다.

섬 말고도 아직 가야할 산이 너무 많아서….

조사장은 목을 빼고 나의 쾌유를 기다리고 있고

매직은 짧은 연륜에 한토의 산행대장으로 등극 했다.

 

무릉객의 무릉도원은 내부 수리 중이다,

내 발은 아직 평지를 걷는 것에도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고 산 길은 아직 멀어 보이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이 다시 내 삶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내가 그 동안 걸었던 무수한 길이 천상의 화원으로 이어진 길이었다.

제주도의 파도가 말했다.

조급해 하지 말라고…..

세상은 넓고 내게는 아직 사간은 많이 남아 있다고….

내가 이 아름다운 풍경을 잃지 않는 것처럼 세상의 바다에는 아직 누려야 할 기쁨과
감동이 끊임없이 파도치고 있다고 …….

 

 

넓고 넓은 바다여 !

아름다운 산이여 !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들이여 기다려라 !.

무릉객이 간다 !

 

                                         20241026일 토요일  차귀도 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