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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78ENG 가을 여행 - 인생의 가을과 가을바다

 

 

 

 

세월은 잘도 흘러 갔다.

파도는 끊임 없이 밀려와 해변의 돌을 깎아내고 또 모래로 만들고

세월의 파도는 우리 삶을 다듬고 모났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었다.

 

큰 바위 얼굴을 조각한 건 뜨거운 태양과 모진 비바람이었다.

세상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 우린 좀더 너그러운 얼굴로 평화와 안식의 세상으로 돌아 왔다.

 

정치는 늘 시끄럽고

경제는 항상 순탄치 않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또 다른 여행 중이다.

 

일을 하는 친구도 있고

밭을 가는 친구도 있고

경개 좋은 곳에 자리 펴고 음풍농월 하는 친구도 있다.

 

저마다의 색깔로 자신의 가을을 채색하고 자신의 목청으로 삶을 노래한다.

가끔 삑사리가 나도 문제될 건 없다..

박자와 장단이 맞지 않고 스텝이 좀 엉기면 어떤가?

 

무대 위에서 남들과 세상을 위해 노래하던 시간은 지나 갔다.

이젠 나를 위한 노래를 부를 시간이다.

 

머리 일곱개 달린 세상의 괴물들과의 전쟁에서 당당히 승리를 쟁취한 전사들이다.

그 여름 수액을  빨아 올려 나뭇잎을 무성하게 했고

그 그늘 어래서 많은 사람들이 평화와 휴식을 누리게 했던 불굴의 노장들

우린 이 가을의 빛나는 자유와 삶의 기쁨을 누릴 충분한 자격이 있다.

 

하늘이 드맑고 바람이 소슬한 날

오랜 역사와 세월을 간직한 친구들과 함께

모래와 거품이 이는 바다로 떠났다.

학창시절 저마다의 추억이 있는 서해 바닷가 !

 

우린 소분점도 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우리의 가을날처럼 호젓하고 한적한

해변길을 함께 걸었고

태고적부터 불었던 해풍이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사구와 모진 생명이 이루어 낸

그 언저리의 솔숲을 걸었다.

 

파도리 해변의 조약돌처럼 그렇게 세월에 둥글어간 친구들이다.

그 바닷가에 유물처럼 떠 돌고 있는 젊은 날의 추억을 만나고 그 시절의 친구들과

술 한잔 치는 것 또한 늙음이 주는 행복 아닐련가?

 

바람이 실어 낸 그 시절의 향기를 맡고 파도에 실려 온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적한 서해의 바닷가에서 우리의 빛나는 가을을 노래한 즐거운 날이었다....

 

 

PS)

변함없이 친구들을 위해 차량과 기름값 주차비까지 일괄 지원하고 탱탱한 족발로

막걸리 맛을  돋구어 준 전환 고마웠고

수면부족도 아랑곳 없이 파닭과 돌사과를  싸들고 함께한 종경

그리고 깨 타작도 미루면서 달려와준 부농 양표,  마눌표 군계란, 찐토종밤 한자루에

혼자먹으라는 말벌주 한 병까지 바리바리 지고 먼 길 함께한 동윤

청주 럭셔리 김밥과 션한 막걸리 등짐지고 와서 그 시절 자신의 아사꼬(송자) 이야기를

들려준 항식 모두 반갑고 즐거웠네

 

78ENG 모임에서 밥값 품빠이 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군

뒤풀이 횟값과 술값 나누어 부담해 준 양표와 종경 고맙네

맛 있게 잘 먹었네

 

 

바쁜 일로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 내년 따뜻한 봄날 여행을 기약하세 

친구들 모두 아프지 말고 이 멋진 세상 많이 누리며 다시 만날 때 까지 건강하기 바라네

 

 

 

 

                                      2024112일  토요일 78ENG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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