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언제나 거기 있다.
산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걷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난 곳에서 진심으로 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배낭을 메고 훌훌 새벽 길을 나서면 그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의 기대가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
언제나 찾을 수 있어 산이 가까이 있어 내 삶은 언제나 행복하다.
아침에 차 대장이 맣랬다.
모든 산에는 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계시고 산을 오르는 우리는 언제나 항상 경건함과
무한한 경외의 마음으로 산을 대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산은 언제나 우리의 사고와 관념을 넘어선 신의 영역을 간직하고 있고 우린 심산의
작은 자락을 기웃거린 추억만으로도 인생의 의미와 심오한 깊이에 다가간다.
동물들은 흔적 없이 자연에 동화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연에 흔적과 상처를 남긴다.
흰 눈으로 뒤덮어도 지워지지 않는 인간의 길을 보며 산신령님은 얼마나 또 심사가 뒤틀
리실까?
그 중에서도 백두대간 하는 놈들이 제일 못마땅 하실 게다.
“ 하지만 신령님 누구보다도 우리는 산과 자연을 사랑합니다.
우린 가급적이면 이렇게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길들을 따라 가고 산을 더럽히지도 않습니
다.”
눈이 흩날리는 계곡을 따라 은자처럼 조용히 흘러 내리는 길엔 겨울 낭만이 눈처럼 날리고
긴 사색은 마치 작은 깨달음이라도 이끌어 낸 듯 우리의 얼굴을 경건하게 만든다.
백두대간을 통해 배운 것 중의 하나는 우리 인생의 소중함은 결과 보다는 그걸 이루어 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목적지에 안달하지도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
멋진 풍광에 넋을 놓고 가끔은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과의 깊은 대화
나 사색에 잠기다 보면 가장 편안한 시간은 시나브로 흐르고 우리는 어느덧 목적지에 도달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는 우리에게 언제나 가슴 가득한 충만함으로 다가온다.
귀한 인연으로 만나 함께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다시 모였으니 이 모임이 우리 삶의 작은
기쁨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 인생 길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의 건승과 행운을 빈다
2004년 1월 26 도마령- 각호산-민주지산 –석기봉=삼도봉 14km 6시간 30분 귀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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