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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행사장이 꽃지해수욕장이라 겸사겸사 노동절 기념 여행은 서해안으로 결정했다.
당초에는 행사장에 들렸다가 백사장항에서 쭈꾸미와 회한사라 하려 했는데 출발이 좀 늦었고
남당리를 지나면서부터 도로정체가 심해서 차를 돌려 남당리에서 좀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남당항는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다.
서해안 여행의 교두보로 가까이에 거북이 마을과 홍성타워가 있고 노을전망대며 한국의 나폴리
죽도항이 코 앞에 있다,
그 외에도 위쪽으로는 신두리사구와 천리포 수목원 ,파도리 해식동굴과 낭만의 학암포 해변 등
둘러 볼 곳이 즐비하고 아래로는 꽃지해수욕장 인근 안면휴양림과 수목원울 위시한 걸출한 풍광
을 자랑하는 노을길이 있어 가히 서해안의 가장 출중한 관광명소에 속한다.
“언젠가는 가리라 !”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서해랑길은 뜬구름 같은 세월에도 아직 미완으로
남은 버킷리스트에 속한다.
퇴직하면 할 게 너무 많다.
자전거와 도보로 아우르는 서해랑길과 남파랑길 그리고 백패킹 섬여행에다 중국 명산 주유 까
지…..
건강만 따라주면 내 삶의 지평은 계속 넓어질 것이다.
오랜만의 여정에서 심하게 오른 물가가 실감이 난다.
리터당 2000원이 넘나드는 기름값에
두 사람이 먹는 새조개 차림은 14만원 , 쭈꾸미는 10만원 이다.
그러니 연금에 의존하는 은퇴자들의 삶의 질은 점점 떨어지고 제한된 수입으로 맘편히 살 수 없
어 손에서 일을 놓을 수도 없다.
준비 없는 젊음의 상실이란 얼마나 뼈아픈가?
일이 있건 없건 공식 노인으로 지정되고 나서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큰 걱정 없이
살아 갈 수 있다면 잘 살아 온거다.
늘 감사할 일이다.
이 나에에도 옛 직장에서 존중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젊은 날과 같은 삶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으
니…
아니 오히려 모든 책임에서 면제된 상태로 누리는 홀가분한 인생 2막의 자유와 행복 아닌가?
맛 있는 점심을 마무리하고 출발하려는데 마눌이 서산 목장 웰빙산책로 애가를 한다,.
오래 전의 젊은 날 사전 확인도 안하고 서산 목장 벚꽃 구경을 갔다가 구제역 통제로 인해 아쉽게
회군한 곳인데 남당리에서 그리 멀지 않아 들렸다 가기로 했다.
만중 횟집
푸짐한 인심이 좋아서 친구들과도 이쪽에 올 때면 자주 들리는 곳이다.
지난 주 장염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너무 과식을 했다..
마눌의 식사량이 많지 않은 터라 서빙된 갖은 해물을 남기기 아까워 무리한 탓이었다..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의 오버 로딩이 나아가는 장은 다시 뒤흔들었는지 목장에 도착
하자 갑자기 배가 아프고 멎었던 설사가 재발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설사한 번 하고 나니 속이 편해져서 별다른 문제 없이 멋진 오월의 하늘아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초원의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아 내렸다.
평화와 여유가 느껴지는 5월의 힐링 산책로였다.
가축 질병으로 인해 잦은 통제와 폐쇄를 하다 보니 목장측에서 일반인을 위해 별도의 상설 산책로를
개설한 모양이다.
4월의 봄날 서산 목장의 벚꽃길과 연계되어 걔방된다면 국내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멋진 봄나들이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잦아지는 가축질병의 창궐로 인해 날로 악화되는 국내 사육 환경을 고려하면 종자우를
생산하는 서산목장 측이 벚꽃시즌에 목장을 대중에게 개방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겨울 한탄강 물윗길을 비롯한 철원 대표관광지들이 조류독감으로 갑자기 폐쇄되었던 것처럼... .
웰빙 산책로를 걷고 내친 김에 겹벚꽃으로 유명한 문수사 사찰투어에 나섰다.
겹벚꽃은 좀 늦게 피어나니 절정기는 지났어도 아직은 볼 게 남아 있을 것이란 예상 때문 이었다.
문수사는 산자락에 있는 조용한 절인데 차량이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도열한 벛꽃들이 반가운
인사를 한다. .
낙화의 시름이 머무는 꽃 길은 아직은 화창한 봄날의 후원으로 쓸쓸하지 않은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하늘은 눈부시고 산과 들은 푸르다.
벚꽃은 지고 있지만 봄날의 서정은 바야흐로 절정을 치닫고 있다.
봄의 활기가 넘쳐나는 절은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머니를 보내 드린 지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떠나시고 나니 시간과 부모는 날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 비로소 실감이 난다
부처님 오신 날에 젊은 날의 어머니 모시고 바닷가 절구경하고 회도 한사라 먹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때늦은 후회가 인다.…
가족의 평안과 행복을 비는 표찰을 걸고 삼배를 올렸다..
거창한 소원이 아니라 어머니를 기억하고 이제 점점 더 소중해지는 작은 행복과 마음의 평화에
대한 부처님의 가피를 소망할 뿐이었다.
문수사 마음의 순례를 마치고 출발하려니 4시가 다 되어 간다..
오후 6시 까지가 입장 마감인데 여기서 다시 꽃지 행사장까지 갔다가 행사장 구경을 마치고 해
넘이를 보고 귀로에 오르고 싶지만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마눌에게 무리가 될 것 같아 인근
의 개심사와 그 엣날 추억이 깃든 해미읍성을 돌아 보고 귀가하기로 했다.
개심사는 충남 4대 사찰중 하나로 백제 의자왕 때 헤감국사가 창건하고 고려 충정왕 때 처능대사
에 의해 중수된 절이다.
개심사는 자주 갔던 곳이지만 벚꽃이 필 무렵에는 한번도 와보지 못했다.
지난 주말 정도면 청벚꽃이 만개해서 보기 좋았을 것이다.
워낙 유명한 절이다 보니 많은 탐방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숲길을 따라 올라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리고 아직은 꽃 잎을 떨구지 않고 있
는 청벚꽃을 만났다.
드디어 만났네…..!
청벚꽃이란 푸른 벚꽃으로 인해 붙여진 이름은 아니었다.
태양 빛의 미세한 변화와 일조 각도에 따라 꽃 잎의 색깔은 조금씩 달라 보인다
찬찬히 들여다 보면 꽃 잎이 은은한 푸른 빛을 머금고 있긴 하지만,
누군가는 이게 무슨 청벚꽃이냐고 반발할 만도 하다.
청벚꽃의 종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지역의 토양이 만들어낸 빛깔일 뿐이라….
우리는 한잔의 차를 마시고 경내를 구경한 다음 남아 있는 여생의 봄날에 절정기에 맞추어 개심
사 청벚꽃을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해미읍성
양표의 주선으로 대학 친구들과 개고기를 맛 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퇴직하고 마눌과 같이 왔던 추억이 아직 남아 있으니 해미읍성을 찾은 지도 어언 10년이 가까운
듯 하다.
우리 삶이란게 그렇지 않은가?
마르지 않는 샘처럼 창창히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어느 날 뒤돌아 보면 지나온 길의 흔적은 희미
하고 이제 마르고 있는 샘물이 실감이 된다.
퇴직하고 10년의 세월이 도도히 흘러 갔고 또 10년의 세월이 더 흘러가면 다시 많은 게 바뀌
어 있을 것이다.
변함없는 내 삶의 패턴을 유지하고 영혼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이제 10년쯤 남았을까?.
그 이후의 나의 삶 또한 많은 부분이 내가 닦은 삶의 도와 마음의 평화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큰
틀은 하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읍성 안을 산책하고 마눌은 벤치에서 쉬고 나는 성곽을 한바퀴 돌아 보렸더니 문화재를 보호한다
명분으로 성곽길은 걷지 못하게 폐쇄해 놓았다.
관리 편의 주의 아닌가?
허물어 지거나 손상되면 고치면 될 일이고 이 또한 지역 일자리 창출일텐데….
비바람에 풍화되고 침식되는 게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밝고 지나다닌다고 하루아침에 성벽이 허물어지면 공사자체가 날림이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는 꼴이 아닌가?
읍성 길을 밝고 걸을 수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또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란 생
각과 사람들의 발길 아래서 더 단단해 질거라는 생각들이 모처럼 찾은 해미읍성 길의 추억에 아쉬움
을 보탠다.
사원한 바람이 불어 주는 성안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연을 날리고 있었다.
연 하나도 15,000원 씩이니 격세지감이다.
개천에서 집에서 만든 연을 날리던 어린시절도 언제인지 아득하고 그 추억도 이제 아련해진다.
우리는 옛추억을 더듬으며 성안의 이곳 저곳을 돌아 보고 해미읍에서 추어탕 한 그릇 씩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
2026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마눌과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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