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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펌)

이탈리아 멋진마을

경탄이 절로 나왔던 이탈리아의 멋진 마을
  2006/06/13 22:12
이동진      조회 4855  추천 12

작품 속 공간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이탈리아 관광청에서 할리우드에 돈을 투자해 만든

홍보영화라고 해도 믿을 법한

투스카니의 태양을 처음 보았을 때,

언젠가 영화의 흔적을 좇아

이탈리아 곳곳을 누비리라 결심했다.

토스카나(투스카니는 영어 이름) 지방의

피렌체와 코르토나에서

남부의 포시타노까지.

 

로마와 베네치아만 방문한 뒤

이탈리아를 알게 됐다고 여겼던 이전 경험은

경솔한 착각이었다.

 

 

◆피렌체의 햇살

 

피렌체 두오모(대성당)를 나설 때 비가 쏟아졌다.

파스텔 톤의 다양한 색상이 섞인 외벽에

붉은 돔을 지닌 이 성당은

웅장하면서 예쁘기도 해

흔치 않은 매력을 지녔다.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고

삶의 바닥에서 이탈리아로 도망치듯 떠났던

미국 여성 프랜시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

피렌체 두오모는 그녀의 첫 여행지인 동시에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연인들이

10년 후 재회하기로 약속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갑작스런 비에 당황할 때

아랍계 우산 장수들이 경쟁적으로 몰려들었다.

5 유로(6000원)를 치른 뒤

곧바로 붉은색을 집어들었다.

투어 버스에서 내리며

프랜시스가 펴든 것도 붉은색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것은 우산이 아니라 양산이었다.

 

색깔은 흉내낼 수 있어도

용도까지 맞출 순 없는 것.

환상과 현실은 의지로 간신히 만나

우연으로 쉽사리 헤어졌다.

 

베키오 다리와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

갖가지 조각상들로 공간 전체가 야외 미술관 같은

시뇨리아 광장에 이르는 사이

하늘이 맑게 개었다.

비가 올 땐 시 전체가 텅 비고 우울한 느낌이었지만

어느새 광장엔 햇볕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부채살처럼 퍼져서 광장에 쏟아지는 빛 속에서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날씨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상상의 낙원 속에서 환희에 젖기도 하고

관계의 지옥 안에서 몸부림칠 때도 있지만,

사실 인간의 내면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프랜시스라면 어땠을까.

수십년 믿어오던 삶으로부터 배신당한 뒤

처음 발디딘 이 피렌체의 눈부신 햇살 속에서,

그녀는 무엇을 떠올렸을까.

 

 

◆코르토나의 지붕

 

코르토나는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길을 묻고 또 물어 한 밤에 도착한

산 꼭대기의 소도시 코르토나는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성채였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작은 성문을 지나

급경사의 골목길로 차를 몰다보니

요새 같은 구조에 자연스레 위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호텔 방의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볼 때부터

느낌이 완전히 바뀌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집들의 붉은 기와였다.

저 멀리 탁트인 평원과

정감 어린 농촌 마을로 이뤄진 원경이,

세월의 더께를 이고서

자연을 닮아가는 기와의 근경과 어울리면서

잊지 못할 그림 하나를 그려줬다.

프랜시스가 피렌체에 이어 들른 코르토나에 반해

충동적으로 집을 구입할 만 했다.

이 영화의 영향인지,

내가 묵었던 호텔 로비엔

코르토나의 부동산 매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담장 틈 사이 탐스럽게 피어난 들꽃에 경탄하며

프랜시스가 구입했던 성 밖 전원주택 브라마솔레로 갔다.

크게 흥행한 영화가 아니었지만,

코르토나 주민들은 그곳에서 촬영한

투스카니의 태양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브라마솔레로 가는

4㎞ 남짓 산길이 쉽지 않아 몇차례 물었을 때,

이탈리아 사람들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로 안내를 해줬다.

5분 가까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게 길을 가르쳐주다가

더 빠른 길이 어딘지

서로 언쟁을 벌이는 커플도 있었다.

 

때마침 차안에 틀어놓았던

굼베이 댄스 밴드의 히트곡 모음집 씨디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노래 Sun Of Jamaica를 듣다가

문득 자메이카의 태양을 상상했다.

이런, 투스카니의 태양을 보러와서

이젠 또다시 자메이카의 태양을 상상하다니.

어처구니 없게도 환상은

언제나 원심력으로 작동했다.

 

가까스로 찾은 브라마솔레는

주황색 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고택이었다.

그러나 산 중턱의 탁월한 전망을 가진,

잘 단장된 정원 위에 부드럽게 얹힌 2층집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이 집을 산 프랜시스는

인부를 고용해 대대적으로 손을 본다.

어차피 여행이란 삶을 수리하는 기간이니까.

 

 

◆포시타노의 바다

 

소렌토에서 시작하는

40㎞의 코스티에라 아말피타나(아말피 해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해안 절벽을 끼고 굽이굽이 돌며

감겼다 풀리는 해안 도로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멋진 풍광을 내내 선사했다.

 

코스티에라 아말피타나에서도 가장 예쁜 풍경은

투스카니의 태양에 등장했던

작은 마을 포시타노가 빚어냈다.

색색으로 아름답게 박힌 절벽의 집들은

강렬한 햇살을 조명 삼아 뽀얗게 빛났고,

미로 같은 골목은 천장까지

4면을 둘러싼 꽃 장식과 개성 넘치는 가게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변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온통 하얀 산타 마리아 아순타 성당을 지날 때

때마침 예식을 끝낸 하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때마침 오후 4시가 되자 맑은 종소리가

마을 전체로 푸르게 울려퍼졌다.

포시타노만큼 결혼식에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이다.

 

프랜시스 역시 이곳에서 만난 멋진 이탈리아 남자

마르첼로와의 낭만적인 결혼을 꿈꾸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찾아온 사랑에

중년 여인은 가슴 설레며 달콤한 기대에 젖었다.

이곳으로 프랜시스를 데려온 마르첼로는

그녀에게 지역 특산주인 리몬첼로를 맛보게 하며

감미롭게 유혹했다.

 

음료수와 술을 파는 곳에 들어가

첼로 모양의 유리병에 담긴

리몬첼로 한 병을 샀다.

한 모금 맛보니

먼저 리몬향이 입천장으로 퍼져 휘발된 뒤

돗수 높은 알콜이 혀를 골고루 찌르며 가라앉았다.

단맛은 짧게 머물렀고

쓴맛은 길게 남았다.

 

마르첼로는 프랜시스에게 리몬첼로가

25%의 설탕과 75%의 알콜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삶의 맛도 혹시 그런 게 아닐까.

25%의 단맛과 75%의 쓴맛.

출산을 앞둔 친구 때문에

마르첼로와의 약속을 몇차례 미룰 수 밖에 없었던 프랜시스는

사랑을 찾아 다시 포시타노에 오지만

그 사이에 마르첼로가 다른 여자와 결혼해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그녀는 그 모든 좌절을 이겨낸다.

거듭 사랑을 잃고서야

그는 이국의 마을에서 새로운 인생행로를 발견한다.

투스카니의 태양은 프랜시스의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뜻밖의 일은 항상 생긴다.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조차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놀랍다.

 

그리스의 섬 카스텔로리조에서

뉴질랜드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각지를 다니다보면

여행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아

새 삶을 사는 사람들과 종종 마주쳤다.

그런데, 마음만 고쳐 먹으면

정말 달라질 수 있는 걸까.

훌훌 털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면

진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

 

리몬첼로 값을 치르려 가방을 뒤지다가

비행기표가 손에 걸려 나왔다.

다음날 오후 2시30분.

내가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그곳에 적혀 있었다.

저 멀리 바다의 실존이

홀로 시퍼렇게 빛났다.

 

 

-----

 

 

피렌체의 자랑인 우피치 미술관의 회랑 풍경입니다. 이제 막 비가 그쳐 바닥이 젖어 있어요.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이예요. 갑자기 날이 맑아지니 정말 광장 자체가 반짝반짝 빛나더군요.

 

 

 

피렌체 중심을 가로지르는 아르노강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는 베키오 다리지요. 다리 위에 보석 가게 등이 들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데, 예전엔 푸줏간들이 이 다리 위에 늘어서 있었다고 하네요.

 

 

 

제가 투숙했던 코르토나의 호텔 방 창문을 열고 찍은 사진입니다. 광각으로 찍고 싶었지만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에 그런 기능이 있을리 만무하죠. -.- 참, 코르토나에서는 사전에 예약을 못했던 탓에, 눈에 띄는대로 이 호텔에 밤 11시 이후에 들어가 가격을 물었더니 원래 방값에서 3분의 1이나 깎아주더군요.

 

 

 

코르토나나의 시뇨렐리 극장입니다. 영화 속에서 프랜시스가 젊은 두 남녀의 사랑을 연결해주는 곳이지요.

 

 

브라마솔레라는 이름엔 태양을 그리워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지요. 날이 맑았으면 참 좋았겠지만, 제가 이 브라마솔레를 찾은 오후엔 날씨가 좋지 않아서 좀 아쉬웠어요.

 

 

 

 

이건 폼페이의 거리 풍경입니다. 유적지 앞의 도로였는데 정말 색깔이 예뻐서 여러장 사진을 찍었지요.

 

 

 

폼페이에서 소렌토로 가는 길에 잠시 멈춰서서 이 집에서 점심으로 마르게리타 피자를 먹었어요. 워낙 유명한 피자 전문점이라는데, 사진에서 보시는 것은 1미터짜리 피자입니다. 손님이 주문하는 크기대로 이렇게 만들어온답니다. ^^

 

 

포시타노는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더군요. 포시타노의 골목은 전부 이렇게 예쁘더라구요.

 

 

 

이건 포시타노의 해변이예요. 집들이 정말 색색이죠? 이 사진 오른쪽에는 일광욕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댓글 (20)
이동진 혹시 가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영화 내용과 여행 관련 정보를 살짝 붙입니다. 이탈리아에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다른 곳은 몰라도 포시타노는 꼭 들러보세요. 교통편이 좋지 않지만 시간을 적잖이 투자해서라도 충분히 가볼 만한 아름다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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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웰스가 감독하고 다이안 레인이 주연한 ‘투스카니의 태양’은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성장영화.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괴로워하던 프랜시스는 친구들의 강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소도시 코르토나에 들렀다가 매물로 나온 집에 끌려 덜컥 구입한 그녀는 폴란드 인부들을 고용해 대대적으로 집 수리에 나서는 한편 이탈리아 남자 마르첼로와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여행수첩=이탈리아 토스카나는 예술 역사 자연이 멋지게 어우러진 지방이다. 중심도시 피렌체는 장엄한 두오모(대성당),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소장하고 있는 우피치 미술관, 활기로 가득한 시뇨리아 광장, 보석과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선 베키오 다리, 시가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중세 성곽 풍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르토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보석 산업으로 유명한 아레초 등도 토스카나에서 들를만한 도시다. ‘투스칸 선 페스티벌’이 8월5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포시타노는 자동차로 로마 남쪽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빼어난 경관에 예쁜 집들이 어울려 마을 전체가 아름답다. 포시타노로 가는 길에 폼페이의 고대 유적과 소렌토의 탁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06/13 22:57 17  
오블리 아직 경기의 흥분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오랜만에 보는 기사와 이태리 예쁜 마을 이야기에 더블로 들뜨게 되네요.
찾아보니 2004년에 개봉했던 영화라고 하는데 저는 아직 못봤어요,
동네 가게에서 빌려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영화 꼭 보고 싶네요. 무엇보다 풍광이 넘 좋을 것 같아요..

묘사해주신 것만으로도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져요, 피렌체 베키오 다리 근처에 즐비한 보석가게가 저는 많이 기억에 남았어요.. 거기서 기념으로 목걸이 하나 샀었는데.
포시타노, 가보고 싶은데 언제 가보나 .. 일단 이름이라도 익혀둬야겠어요.^^

저는 살펴 보면 날씨따라 받는 영향이 무척 큰 것 같아요.
사실 굳이 영향 받지 않으려고 할 이유도 없는 것 같구요..
변덕스럽게 여겨질 때도 있지만 또 그게 자연스런 호흡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제 내면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고저 날씨나 배고픔이나 기타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인가보다 생각 많이 해요.^^;

좋아하는 영단어가 bittersweet 인데 20대 때는 씁쓸한 느낌이 정말 지배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타인의 삶만 지켜봐도 모든게 씁쓸해 보였어요.
지금은 그 비율이 어떨까.. 나이들수록 단맛나는 음식은 싫어지던데, 삶의 느낌은 얼마나 단맛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잘 돌아오셔서 다행, 오랜만에 기사보고 반가웠어요. (축구는 보셨을까나..^^)  06/14 00:40 46  
정은영 영화도 영화지만 사진 올려주신것보고 너무 이태리가 가고 싶어지네요.
못 본 영화인데 영화도 궁금하군요.
출장때 잠깐 여행하는건 계절적으로도 안 맞아서 감흥이 많이 안 살아요.
여행하기 딱 좋은 5월의 출장...너무 부럽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울때 가봐야지, 다짐(? ㅎㅎ) 해봅니다.
술한잔 마셨더니..한 말 또 하고...ㅋㅋ 이만 자야겠습니다. 06/14 00:49 10  
김현정 아.. "냉정과 열정 사이"도 "투스카니의 태양"도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던 영화들이었어요.
그래서 피렌체라는 도시에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덕분에 잘 봤습니다.
참, "투스카니의 태양"에서 다이안레인의 친구로 산드라오가 나와서 더 반가웠어요.
TV에서 해주길래 슬쩍 봤던 영화였는데, 이 글을 읽으니 다시 보고싶어지는데요? ^^
 06/14 01:03 06  
이경인 ‘색깔’은 흉내낼 수 있어도 / ‘용도’까지 맞출 순 없는 것.
환상과 현실은 의지로 간신히 만나 / 우연으로 쉽사리 헤어졌다.
아주 작은 사실에서 어쩌면 이다지도 멋진 문장이 나올수 있죠? 너무 멋져서 꺼이꺼이 감동의 눈물까지. T.T

더이상 뭐라 말 할 필요도 없어요.
너무 멋지고 예뻐요, 기자님.

깔끔하게, 긴여행의 마침표를 찍으시는 것 같네요...
이영화. 꼭 봐야 겠어요.  06/14 04:28 33  
파이 모두들 기다리셨겟지만, 저도 한참을 기다린 거 같아요.
동진님의 글을 읽으면서 온기를 채워 둔 다고 할까?
다행히 온기가 완전히 바닥나기 전에 돌아오셔서,
이렇게 충전시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9번째 사진을 보면서 꽃지붕이 예쁘다 생각했었는데,
곧바로 추천해 주시네요^^
포시타노 포시타노 이름도 예쁘네요~

 06/14 09:28 35  
플란제 정말 아름다운 곳에 다녀오셨네요...... 06/14 10:07 26  
곽군 와우~~예전에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06/14 12:24 48  
달래 사진보니 참 아름다운 곳이네요^^ 영화속에서 두번의 아픔(?)을 거치고도 새로운 희망을 품을 맘이 들 정도로요...
그런의미에서.. 아직 보지못한 영화인데 보고싶어집니다^^ 영화본다음에 다시한번 이 글과 사진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쁜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06/14 12:33 47  
이희순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 합니다.
 06/14 12:41 40  
포토그래퍼 사진들과 글만 봐도 경탄이 절로 나오네요,,여행'은 가는 곳곳마다 그 느낌이 다 다르니,,영화'랑도 비슷하네요..영화를 따라 여행하는 기분은 ,,정말 환상적일것 같아요*.*..기자님을 통해서 간접경험하는것 만으로도 황홀하다는....이탈리아의 난폭운전체험까지도요~~^^ 06/14 14:39 04  
최유진 저희 어머니도 어제 바로 이탈리아갔다 오셨는데...어쩜 동진님이랑 같은곳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직도 저희엄마는 그곳이 너무 좋다고 ..벌써 그리워 하시는거 같아요
저녁때, 나가서 스파게티와 피자 또 먹고싶다하셔서, 저와같이 저녁을먹었는데요....
이탈리아 여행기를 얘기하며 스파게티 피자를 드시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애뜻했던
암튼, 세상은 넓고,인생은 아름다워..입니다~ 06/14 15:09 34  
earth 투스카니의 태양! 어 그 영화까지 알다니. 이동진님 정말 영화 좋아하시는군요^^ 이 내용 스크랩해도 되요? 너무 아름다운 포스팅이여요.  06/14 16:37 18  
정기웅 나폴리를 비롯한 이태리 남부의 기억은 정말 끔찍합니다. 작년 6월, 이태리를 3주쯤 여행했었는데 나폴리에 머무는 8일동안 등에 매고 다녔던 배낭이 열린 것만 7번, 거리에서 날치기 시도 당한게 두 번, 심지어 한번은 목에 건 목걸이를 채가려다가 제 긴머리만 잡아 채는 바람에 거리에서 뒤로 끌려간 기억까지 있네요. --;;;

북부와 남부가 어쩌면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피렌체와 포시타노, 아말피는 멋진 곳이었지만, 덩달아 나쁜 기억이 함께. 소렌토에서 스쿠터를 빌려 타고 포시타노와 아말피를 다녀왔었는데, 처음 빌릴 때 함께 빌렸던 한국 여성분들이 키 건네받고 시동걸자마자 넘어져서 앞 흙받이에 약간의 기스가 났거든요. 돌려주고 임대를 포기하겠다고 하자, 흙받이 기스난걸 고쳐야 한다면서 150유로를 내놓으라더군요. 제가 옆에서 그냥 안빌리고 임대료 안돌려받는걸로 하자고 거들었지만, 기어코 100유로를 뜯어 내고서는, 돌아서는 그 여성들 등 뒤에서 낄낄대는 꼴이란... 소렌토 역 앞의 그 스쿠터 가게... 아아... 정말 얄미웠습니다.

나폴리는 어떻게 세계 3대 미항 소리를 듣는지 의아할만큼 더럽고 지저분했고... 후유... 아무튼 로마를 비롯한 이태리 남부에는 안좋은 기억 뿐이네요. 소렌토와 포시타노, 아말피를 다녀오셨으면서, 카프리는 안가셨어요? 아무튼 동네마다 사람도 분위기도 너무 틀렸던 이태리, 떠날 때는 "이놈의 나라, 내 다신 오나 봐라" 하고 떠났는데, 막상 이기자님 글 읽고 있으려니, 그 조그맣고 아름다웠던 마을들은 조금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

항상 글 잘 읽고 있습니다. 06/14 23:27 54  
새벽별 '투스카니의 태양' 참 보고싶었는데 도무지 찾아지질 않아 못보고 있네요. 우리동네 비디오샵엔 가게 앞 유리창엔 이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정작 비됴는 없더군요.쩝!

여행은 분명히 환상이죠. 일상을 벗어난.. 더구나 이렇게 환상적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저역시 일상과 환상의 경계가 이 글의 주제처럼 그렇게 끊임없이 오락가락할 것 같습니다.

힘겨운 의지의 산물인 '환상'은 쉼없이 끼어드는 현실과 일상으로 순식간에 깨지거나 옅어지고. 그렇게 허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의 내면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삶의 무게감은 지독히도 가벼워져 오히려 그런 삶이 무서워지기까지 하는 느낌에 빠져들곤 합니다. 다 털어내고 주저앉는 사람들은 환상을 잡는걸까, 오히려 현실을 받아안는걸까? 아리송하기만 한데.. 후자일 것 같아요. 환상속에 살고자 하는 사람은 아마 결코 털어내고 주저앉진 못할 거 같아요. 끊임없이 부대끼는 삶속에서 '환상'은 역설적으로 가능한 거 아닐까. 세상이 오묘함은 이런 묘한 불일치의 동력을 통해 삶이 굴러간다는 사실, 그자체인 것만 같습니다. 요런 느낌이셨던 거 맞나요?^^ 여행 하나 못해도 글만으로도 이런 느낌이 전해지니 늘 감사~ 06/14 23:41 59  
눈사슴

올려주신 마지막 사진을 보니까...
영화의 이 장면이 생각나네요.^^
어디 가셨을까....궁금했었는데...유럽으로 긴 출장을
다녀오셨군요. ^^
다이안 레인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던 영화였어요.
자연광을 잘 살려내기 위해 정말 힘든 촬영을 했다고 하죠.
워낙 변덕스런 그곳의 날씨때문에 스텝들 모두 많은 고생을 하면서
찍은 영화라고 하던데......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지만....
감독의 참신한 연출력과 매력적인 배우들....풍광의 아름다움으로
오래도록 인상에 남는 영화가 되었지요.^^
시간내서 영화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
영화 스틸 몇장을 붙여놓습니다.

audrey_wells8.jpg
<투스카니의 태양>의 감독,작가,제작자인 오브리 웰즈와 함께한
다이안 레인.

diane_lane7.jpg

diane_lane5.jpg

언제나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기자님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06/15 01:29 55  
아카시아향 다이안 레인과 토스카나.

둘 중에 하나만이어도 좋은데
둘이 함께 만나는 영화였으니... 어떻게 피해갈 수가 있었겠어요!

가보지 못한 곳 중에 토스카나만큼 맘 속에 아끼고 있는 곳이 없어요. 정말 정말 꼭
가보고 싶긴한데... 막상 갈 기회가 생기면 자꾸 뒤로 미루고 있고요.
아마 너무 아끼고 있나봐요.
제 머리 속에 들은 토스카나는 항상 가을이예요. 언젠가 제가 그 곳을 간다해도
가을이 되지 싶어요. 항상 멀게만 생각했는데, 오늘 기자님 글을 읽고 나니
올해는 정말로 한 번 가볼까?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

전 피자 중에 마가리타를 제일 좋아해요. 치즈와 토마토만의 단순함 때문에 오히려
지겨워지지 않아서요.^^
 06/15 06:20 46  
김아영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부럽습니다.. 06/15 09:05 57  
클라라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피렌체의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라는 나레이션이 기억에 남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의 이태리 해안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으로 만드셨어요. ^^
'투스카니의 태양!' 저도 배경에 이끌려 꼭 한번 보고 싶네요. 06/15 14:45 13  
최현실 아름다움이 실제보다도 더 멋있을것만 같은 사진 !! 탄타스틱 !!!!
기자님은 무슨 카메라를 사용하실까? 알고 싶어요.
답장 주실꺼죠?...... 06/15 21:49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