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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변화와 혁신 - 빌게이츠와 그의 후계자 레이오지

박창신의 디지털세상 '사람이야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빌 게이츠의 후계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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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Bill Gates)가 자신과 동갑내기(1955년 생)인 레이 오지(Ray Ozzie)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사실은 지난 6월17일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아실 것입니다. 빌 게이츠가 2000년 1월부터 사용해왔던 '최고 소프트웨어 아키텍트'(CSA: Chief Software Architect)라는 직함은 현재 레이 오지가 사용 중입니다. 빌 게이츠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MS 회장(chairman)이겠지만, 그가 권력이양의 시점으로 제시한 2008년 7월 이후에는 명실상부하게 레이 오지가 MS의 연구개발의 방향을 결정하는 '제2의 빌 게이츠'가 될 것입니다.


제가 레이 오지를 알게 된 것은, 몇 해 전 그를 찬양하고 몹시 흠모하는 국내의 한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통해서입니다. 당시는 레이 오지가 그루브 네트웍스(Groove Networkds inc.)의 창업자 겸 CEO로 있던 때로 2005년 4월 MS에 인수되기 이전이니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레이 오지가 빌 게이츠의 후계자가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시절입니다.


오늘은 두 번째로 레이 오지에 관해 쓰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2005년 3월 블로그에 쓴 글(이탤릭체)을 아래에 다시 싣습니다. 그 이유는 레이 오지라는 인물을 먼저 소개하는 게 순서이기 때문으로, 작성 시점이 작년 3월임을 감안하여 읽어 주십시오.


레이 오지(Ray Ozzi, 사진)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요즘 화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0일(현지시각)  '그루브 네트웍스'(Groove Networks)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의 CEO인 레이 오지(49)를 MS의 CTO로 영입한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 오지는 빌 게이츠 MS회장이 "지구상에 있는 5대 프로그래머 중 한 명"이라고 극찬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레이 오지에 대한 빌 게이츠 회장의 각별한 '애정'이 이번 MS의 그루브 인수로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레이 오지가 그만큼 대단한 사람일까요.


그루브 네트웍스는 잘 알려진 대로 P2P(Peer To Peer) 기반의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인 '버추얼 오피스'로 유명한 회사이며, 버추얼 오피스는 레이 오지가 두 번째로 만들어낸 역작입니다. 사무실에 있든, 집에 있든, 혹은 비행기를 타고 있든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마치 한 사무실에 모여 있는 것처럼 공동작업을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사람과 사람의 협업(co-work)에 있어서 물리적 공간이라는 장벽을 없애버린 훌륭한 소프트웨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레이 오지의 업적은 이 뿐이 아닙니다.

올해 나이가 미국 기준으로 49세인데, 그는 24살의 나이였던 1980년 로터스사에 근무하면서 '로터스 노츠'라는 걸출한 그룹웨어를 개발했습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1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지는 로터스가 IBM에 인수되면서 IBM에서도 한 때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가 IBM을 그만두자 "오지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무조건 투자한다"고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빌 게이츠가 레이 오지를 탐낼 만도 합니다만, 요즘 세상 사람들은 MS의 CTO로 내정된 레이 오지가 내놓을 세 번째 역작을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MS는 자사의 오피스 제품에 레이 오지의 P2P 버추얼 오피스를 통합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MS의 오피스 제품은 더욱 막강해지겠지요. 오피스의 독점은 이렇게 계속 유지되고 강화될 전망입니다.  섣부른 감이 있지만, MS가 차세대 운영체제(OS)인 '롱혼'에 아예 P2P 기능을 집어넣을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레이 오지의 화려한 새 출발을 보면서, 저는 빌 게이츠의 탁월한 용인술을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명함에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라고 적어 다닌다고 하지만, 빌 게이츠는  인수 합병과 사람을 끌어 쓰는 용인술로 무장한 경영의 귀재로 보입니다.

 

지난 5년간 그루브 네트웍스와 꾸준하게 돈독한 협력관계를 맺어왔고, 급기야 그루브를 인수하면서 레이 오지를 기술책임자로 영입하기로 결정한 빌 게이츠가 꿈꾸면서 실현하고 있는 미래의 MS 왕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한번 관심 있게 지켜볼 일입니다.


다시 2006년 8월의 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빌 게이츠의 후계자 지명 및 은퇴 예고를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참으로 빌 게이츠의 혁신적인 마인드가 놀랍다"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의 혁신성은 자기보다 혁신적인 비저너리(visionary)를 척하니 알아보는 눈, 그리고 빌 게이츠 자신을 딛고 설 수 있도록 비저너리에게 과감하게 힘을 실어주는 결단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세습적 기업문화와는 다른 면모를 보게 됩니다.


빌 게이츠가 자신보다 혁신적이라고 판단한 레이 오지는 며칠 전 '무엄하게도' PC시대의 종말(the end of PC era)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6월29일 MS본사가 있는 레드몬드에서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연례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엄하다'는 제 표현은 PC야말로 빌 게이츠와 MS의 출발과 성장, 그리고 현재의 존재기반이기에, 제 아무리 레이 오지라고 해도 섣불리 'PC시대의 종말'을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빌 게이츠는 여전히 PC에 대해 무한한 애정과 집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PC에 대한 빌 게이츠의 끊임없는 열정은 제가 지난 5월 말 카페에 올린 '빌 게이츠, 제2의 PC혁명을 말하다'는 글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으로 지난 5월1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문을 실어 "PC 시대는 끝이 아닌 시작이며, 미래의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핵심 장비는 여전히 PC"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5월23일 시애틀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WinHEC(Windows hardware engineering conference)기조연설에서 64비트 프로세서 기반의 찬란한 미래의 PC 시장을 주창했습니다.

따라서 레이 오지가 MS의 존재기반(PC)을 부정하는 듯 주장한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빌 게이츠는 바로 이런 레이 오지의 진취적 정신자세(마인드 셋)을 높이 샀고, 그래서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최근 1년여 간 MS에 관한 몇몇 기사를 보면, MS 내부적으로 적잖은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레이 오지가 MS에 입사한 직후인 작년 9월 MS가 3개 사업부로 재편되면서,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으며, 윈도 비스타 출시가 늦어지면서 MS 내부가 뭔가 혼란스럽지 않느냐는 갖은 추측과 억측을 낳았습니다. 따라서 레이 오지의 부상은 MS 전체적으로 격변의 시기를 넘기고, 새로운 지향점을 찾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의미한다고 봅니다. 제가 빌 게이츠를 높이 사는 이유는 새로운 인물로 새로운 기업의 이정표를 제시토록 하고, 이를 통해 MS의 획기적인 변신을 꾀하는 용병술에 있습니다.

 

 

 

 

(1978년 12월 촬영한 당시 MS 직원들의 모습. 아랫줄 맨 왼쪽이 빌 게이츠이다. MS는 레이 오지의 영입으로 과거와의 단절과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잠시 옆으로 빠졌습니다만, ‘PC시대의 종언(終焉)’을 고한 레이 오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6월29일 레이오지 연설의 원문을 직접 보지는 않았고, 외신으로 전해진 레이 오지의 말입니다. 이날 레이 오지가 발언한 현장에는 빌 게이츠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PC가 정보기술(IT) 세상에서 핵심 성장 엔진 역할을 하던 시대는 이제 역사가 됐다."

"과거 MS는 항상 PC를 중심에 두고 생각했지만, 이제 우리는 인터넷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PC보다 휴대폰 같은 휴대용 기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날이 올 것이다."

"서비스로의 근본적인 변화는 기술 산업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Fundamental and transformational shift to services turn the technology industry on its head.)


빌 게이츠 시절의 MS와는 달리, 보다 집중적으로 인터넷과 (인터넷 기반의)서비스에 천착하려는 레이 오지의 철학은 그의 살아온 전 과정을 통해 차곡차곡 쌓여진 신념인 것 같습니다. 빌 게이츠와 PC시대를 동일시하듯, 레이 오지와 인터네트워크(네트워크와 네트워크의 연계)는 불가분입니다.


빌 게이츠가 MS를 창립했던 1975년을 전후해 1974년부터 79년까지, 레이 오지는 자신이 컴퓨터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일리노이스 대학에서 'PLATO'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시스템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플라토는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입니다.


플라토(Programmed Logic for Automatic Teaching Operations)는 그 말뜻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학교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개별적인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플라토 프로젝트는 흔히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얘기할 때 그 출발점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온라인 게임의 효시로 플라토를 삼는 것은 플라토의 이런 다양한 기능 중 다중접속게임의 진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봅니다. 네트워크 시스템으로서의 플라토는 발전을 거듭하여 1972년에는 1000명의 동시 접속자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즉, 플라토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능해진 것으로 이메일, 온라인 토론,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essaging), 채팅 룸, 다중 접속자들의 온라인 게임, 온라인 협업 등이 아이디어와 그 실행의 기술적 방법론이 플라토에서 도출되었습니다.


레이 오지가 1981~82년 소프트웨어 아츠(Software Arts)라는 회사에서 세계 최초의 전산 스프레드시트인 비지칼크(VisiCalc)를 개발했고, 1983년에 로터스 디벨롭먼트(Lotus Development)에서 '로터스 심포니'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일찌감치 '온라인'과 '네트워킹'에 대한 남다른 경험과 이해가 바탕이 되었을 것입니다. 로터스 심포니는 워드 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비즈니스 그래픽, 데이터 관리 및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결합시킨 통합 소프트웨어제품입니다.


1984년 레이 오지는 '아이리스 어소시에이츠(Iris Associates)'를 설립해 '그룹웨어의 명품'으로 아직까지도 그 명성을 유지하는 '로터스 노츠'를 개발했습니다. 현재 로터스 노츠는 IBM의 한 사업부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이리스는 1994년 로터스 디벨롭먼트에 인수되었다가 다시 1995년 IBM에 팔렸지만, ‘로터스’라는 명칭은 유지되었습니다. 사실 그룹웨어라는 것은 지금껏 MS가 개발했던 제품들과는 철학이 다릅니다. MS의 운영체제, 윈도, 오피스 등의 주력 제품은 이른바 PC 안에서만 돌아가는 ‘독립적(stand alone) SW’입니다만, 그룹웨어는 네트워크를 타고 여러 사람이 공유하며 사용하는 ‘네트워크화된(networked) SW'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결과 공유의 철학은 1997년 설립한 그루브 네트웍스에서 보다 분명해졌습니다. 레이 오지가 P2P(peer to peer) 기술에 천착한 것입니다. 레이 오지는 서버 기반의 아키텍처는 분산화된 비즈니스 환경에서 역동적인 협업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래서 개인과 기업이 중개자(서버)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서로 연결되어 함께 일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P2P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바로 ‘그루브 버추얼 오피스’입니다. P2P가 냅스터 같은 음악파일 공유 서비스에 쓰이면서 유명해졌지만,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세계에 응용된 것은 아마도 그루브가 처음일 것 같습니다. (그루브는 중앙서버 없이 개인 사용자들이 자신의 단말기로 가상 공간에서 서로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빠져나와 자기 PC로 작업을 한 다음 온라인으로 접속하면 자동적으로 변경사항이 공동의 작업 결과에 반영되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p2p 기반의 ‘버추얼 오피스’는 레이 오지가 온라인 게임에 열중하는 아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만, 그것은 레이 오지가 평생 계속해온 개발의 연속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협업 기능은 MS의 차기 오피스 제품인 ‘오피스 2007’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시간 협업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쉐어포인트 2007이 그것입니다.


다시 빌 게이츠와 레이 오지의 얘기로 돌아가서, 이 두 사람의 차별성은 분명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빌 게이츠와 지금까지의 MS는 PC와 스탠드얼론 SW로 성장했다면, 레이 오지와 앞으로의 MS는 인터넷(네트워킹)과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가 레이 오지에게 ‘최고 소프트웨어 아키텍트’(CSA)라는 자신의 타이틀을 넘겨주면서 MS의 미래를 맡긴 점은 바로 이렇게 MS가 지향하는 미래와 레이 오지가 걸어온 길이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레이 오지의 MS는 빌 게이츠의 MS와 어떻게 달라질까요. MS의 변신을 지켜보겠습니다. <끝>

 

 

 

무릉객 단상

P/C의  황제가  P/C시대의 종언을 고한 레이오지를 후계자로 선택했다.

얼마전 까지 P/C는 여전히 IT와 디지털 혁명의 중심에 남으리라 공언한 빌게이츠가!

우리는 금세기 최고의 브레인이자  탁월한 경영자인 빌게이츠를 본다.

섬뜩하고 착찹한 마음으로....

광속으로  발전하는  혁신과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IT 기업의 성공과 몰락을 지켜 보았다.

그리고 한 인간의 힘이라고 보기 어려운 위대한 업적을 이룩하고 명멸하는 별처럼

소리 없이 사라져간 수 많은 스타들을 기억한다.

한 인간으로 너무나도 부러운 천재적인  능력에다

시대를 앞서가는 예지력과 경영력 까지 겸비한 괴물

시대의 영웅

그가 있어 미국은 행복하고 황제의 제국 마이크로 소프트는 아주 오래도록  디지털

세계의 지배자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더 많은 돈을 황제의 제국에다 조공으로 바치고 제2의 빌게이츠를

꿈꾸는 세계의 수 많은 젊은이들은 좌절과 실의를 경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