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통신 트랜드

iptv , 와이브로 날개를 편다

 IPTV와 와이브로.

 올 초 KT가 승부를 내겠다고 한 2대 사업이다. 이 가운데 그동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IPTV 부문은 최근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정보통신부 장관과 방송위원장이 공동시범사업에 합의하는 등에 힘입어 KT 내부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반면에 지난 6월 말 상용화에 나섰던 와이브로는 2개월여 서비스 결과를 토대로 방향 수정을 모색하고 있다.

  

 ◇IPTV, 상용화 박차=KT가 IPTV 상용 서비스에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정통부와 방송위가 연내에 하기로 한 IPTV 공동 시범사업을 내년 초 상용 서비스로 이어지게 한다는 목표다. 당장 이 시범사업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KT 관계자는 “일반인 대상의 시범사업을 일정 규모로 추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일단 정부의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지켜본 후 참여 정도를 조정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방송 진영과 컨소시엄 구성에서 KT는 망 제공만이 아닌,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사업자로서 분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제공되는 ‘낮은 수준’의 TV포털(홈엔)을 IPTV로 통합하고,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포함해 더욱 강화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KT는 ADSL 가입자망을 댁내광가입자망(FTTH)으로 전환하고 VDSL 가입자망도 50Mbps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망고도화작업을 진행중이다. 셋톱박스 기능도 공급회사인 삼성전자와 휴맥스에서 업그레이드중이다. 여의도 미디어센터에 들어갈 미디어운용시스템(MOC)·수신제한시스템(CAS)·인코더 등 IPTV용 플랫폼 장비 구축도 조만간 완료된다. 이달 말부터는 전국 9개(서울 8곳, 경기 1곳) 전화국에 VOD 서버를 구축한다.

 전사 차원의 IPTV 상용화 준비 움직임도 읽힌다. IPTV 사업을 책임지는 미디어사업본부는 사업개발 부문에서 맡고 있지만, 상용 서비스를 고려할 때 마케팅 부문의 홈엔사업팀·콘텐츠팀 등의 공조가 필수다. 이와 관련, KT 콘텐츠사업팀은 이미 IPTV용 콘텐츠 개발 및 PP 발굴로 업무를 집중하고 있다. 미디어사업본부와 콘텐츠팀 인력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도 구성됐다. 마케팅 부문에서 수행하고 있는 홈엔 사업도 마케팅을 강화해 IPTV 서비스에 대비한 사전 영업 성격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홈엔 서비스를 콘텐츠 및 영업적으로 보강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IPTV 서비스와 합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하나의 변수는 있다. KT의 IPTV전략은 여전히 ‘정부가 정하는 합법적인 틀 내에서’라는 단서를 붙는다. 법 제정 향배에 따라서는 ‘채널(방송법상) 기반의 실시간 방송’을 포함하는 IPTV 서비스가 여전히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보완 불가피=KT 고위 관계자는 23일 “사용자의 와이브로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기대치를 조사한 결과 사용자 반응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방향이나 전략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조정이 사업포기나 투자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KT는 보완 방향으로 크게 △일반인 대상의 수평적 서비스 △특화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기업(기관) 비즈니스 모델 등의 방안을 두고 고민중이다.

 이 가운데 일반인 대상의 수평적 서비스는 현 이동통신 수준의 커버리지 구축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KT는 당초 와이브로를 ‘이동하면서 인터넷과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는 개념’으로 정의, 네트워크 구축을 주요 도시로 국한시킬 계획이었다. 즉 전국 어디서나 터지는 휴대폰과 달리, 주요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의도로 이동통신대비 40% 정도의 기지국만 갖추겠다는 것. 그러나 지금까지 확인된 사용자 반응은 의외로 ‘와이브로=이동통신’으로 나왔다. 이는 현재 계획중인 투자 계획을 몇 배 더 늘려야 한다는 의미로 여기에 KT의 고민이 있다.

 기업 비즈니스 모델은 말 그대로 특화된 업종별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방안. 의료·공공·u시티 등에 적용하려는 게 단적인 사례다. 일반인 대상의 수평적 서비스보다 커버리지는 대폭 줄게 되지만, 제공되는 서비스 질과 수준은 훨씬 더 높다.

 KT 관계자는 “와이브로 사업의 성공 정도는 아직도 여러 변수가 있어 유동적”이라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전략을 좀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는 가급적 내달 사업 방향 조정을 마무리하고 투자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한편 올해 와이브로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KT는 상반기에 2000억원 정도를 집행했으나 6월 말 상용화 이후 커버리지 확대를 잠시 중단한 상태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