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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반테러 기술의 득과 실 - 미 9.11테러 5주기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은 반테러 차원으로 신기술을 속속 도입, 적용했다. 화학 스캐너와 화학 기기가 공항에 등장했고 전자태그(RFID)가 미국 여권에 삽입되는 등 새로운 기술이 실생활에 파고들었다.

C넷은 이같은 반테러 신기술 10가지를 소개하면서 무선화, 개선된 검색기술, 화물 컨테이너 검사 강화 등 5개 기술분야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지나치게 많은 감시카메라와 여행자 정보 등록 기술 등이 사생활 침해의 소지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널리 사용되는 기술=

1.무선 기술 보급=미 연방수사국(FBI)는 지난달 워싱턴DC와 뉴욕시티에서 무선 기술을 이용한 훈련 프로그램 발표했다. 요원들이 용의자의 디지털 사진을 찍어 광대역 망을 통해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다른 요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다음 이를 RIM사의 블랙베리 기기를 통해 당일 착용한 복장과 헤어스타일이 포함된 용의자의 이미지를 공유한다는 내용이다.

FBI는 무선 기술을 이용한 수사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판단, 이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FBI 뉴욕 지부의 프레데릭 브링크는 “반응이 상당히 좋다. 요원들이 이 기능을 좋아한다”며 기술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2. 검색 기술 향상=인터넷 검색엔진은 1990년대 개발됐지만 FBI는 2004년에야 ‘IDW(Investigative Data Warehouse)’ 라는 초기형태의 웹 기반 검색툴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국토안보부 등 정부 기관 요원에 대한 6억5000만건의 기록을 검색했다. 이용자들은 광범위한 정보를 얻는 데 평균 3∼5초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IDW의 기록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3. 화물 컨테이너 조사=현재 매년 1100만대의 화물 컨테이너가 매년 미국 항구에 도착하지만 극히 일부만이 국토안보부 요원의 조사를 받는다. 국토안보부 산하 미국 커스텀앤 보더 프로텍션은 어느 컨테이너에 문제가 있는지 식별해 주는 컴퓨터화된 모델링 시스템(ATS, Automated Targeting System)을 보유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대량 살상용 무기 밀수 위험을 가진 화물 컨테이너를 목표물로 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적절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는다”라며 실패라고 보고 있지만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4. 똑똑해진 번역 SW=인공지능을 통해 아랍어 이용자 및 테러리스트 그룹과 관련된 다른 언어 사용자들의 통신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랭귀지 위버’라는 회사는 역동적으로 아랍어, 러시아, 중국어등 10개 언어를 영어로 번역해 주는 기계번역툴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제품 설명회에서 알자지라 방송 도중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5. 빠른 화학 탐지= 지난 1995년 사린 가스로 인한 도쿄 지하철 공격 사건으로 12명이 사망하고 5000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일반 거리에서는 화학 공포 위협히 비교적 심각하지 않지만 지하철이나 기차역, 공항 등에서는 문제가 다르다. 이 때문에 화학 공격에 대비한 탐지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이프 사이트 디텍터는 전자적으로 염소, 하이드로젠 청산가리 같은 유독가스들간의 차이점을 전자적으로 결정해 그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

◇사생활침해 우려 증가=

1.도처에 널린 카메라=911 테러 직후 감시 카메라 증가는 국토안보부 예산 확대 속도보다도 빨랐다. 뉴욕 맨하탄 차이나타운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1998년 13대에서 2004년에는 무려 40배가 넘는 600대나 설치됐다.경찰은 2005년 7월 런던 지하철 테러 당시 CCTV 시스템을 통해 용의자를 식별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내세워 이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24시간 감시카메라에 노출되는 것이 극도의 사생활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감시카메라가 범죄 방지에만 사용된다는 증거도 없다.

2.등록된 여행자=국내외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비행기 탑승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대부분 여행자들은 보안 검색대에서 지루하게 순서를 기다리지만 연간 80달러를 내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정부에 제출하면 공항 보안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다리는 지루함은 줄일 수 있지만 개인의 여행경로나 시기, 횟수 등이 정부 서버에 그대로 기록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7월부터 ‘베리파이드 아이덴티티 패스’라는 회사를 통해 운영돼 왔다.

3.백스캐터 엑스레이=백스캐터 엑스레이(후방 산란 방식)는 마치 엑스레이처럼 속옷 및 피부까지 투시하는 첨단장비로 짐이나 옷속에 숨겨진 액체폭탄을 포함한 무기를 찾아내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이는 공항 이용자들의 신체 주요 부위의 이미지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가상의 스트립 검색’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 방식이 싫은 사람들은 옷을 입은 채로 몸수색을 하는 ‘팻다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4.두뇌 지문=로렌스 패어웰이라는 사람이 발명한 ‘두뇌 지문’은 단어나 사진 같은 친숙한 자극을 인식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P300’이라는 전자신호가 자극을 인식한 후부터 10분의 3초내에 두뇌로부터 내보내져 범죄와 관련 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즉 희생자 얼굴이나 버죄 장면을 보여주면 살인자의 두뇌가 P300을 내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범죄자를 색출하기도 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

5.DNA 그물=몇년 전부터 DNA 테스팅 키트가 저렴해졌기 때문에 경찰은 범죄 용의자에 대한 광범위한 테스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제 5 순환 항소 법원 에 따르면 베이트 루즈의 경찰은 1200명의 남자에게 법원 명령 신청 없이 DNA 샘픔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DNA 검사를 통한 수사는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용의 대상에 올라 DNA샘플을 제공토록 요구받은 사람들의 내적인 정보가 정부 기관에 고스란히 저장될 수밖에 없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