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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lay Station) - 게임기

최초의 워크스테이션(Work Station: WS) 제품은 1959년 나온 IBM 1620기종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크 스테이션’은 말 그대로 ‘일하는 곳’이다. 복잡한 수학계산, 기계·공학 설계, 영상회의 등을 지원하는 데 이용되는 이 ‘일하는 데 쓰는’ 중형컴퓨터는 요즘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IBM의 RS6000 같은 기종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디자인용 HW로 가장 많이 공급된 기종 중 하나다. 지금은 개인용컴퓨터(PC)도 한 세대 전 WS만큼 성능이 좋아졌거나 그 이상일 정도로 향상됐다. 멀티태스킹 기능의 이 하드웨어 운용체계(OS)로는 주로 유닉스가 사용된다.

 ‘일하는 곳’의 반대편에는 ‘노는 곳’도 있는 법이다. 지난 1994년 12월 출시돼 전 세계에 게임기 선풍을 몰고 온 ‘플레이스테이션(Play Station: PS)’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당시 2D게임에 만족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실리콘그래픽스 WS로 구현한 듯한 PS의 3D 그래픽게임 화면은 충격적인 즐거움을 주었다.

 91년 당시 구타라기 겐 과장은 “천하의 소니가 아이들 장난감을 만든단 말인가?”라는 중역들의 비난 속에서도 결국 오가 노리오 사장의 게임기 개발 결심을 얻어낸다. 94년 12월 3일 PS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PS는 소니에게 1년에 7000만엔이나 벌어다 주는 대박상품이 됐다.

 하지만 엊그제 발표된 PS3의 출시계획 연기는 소니의 회생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이고 10년 앞을 내다보며 일한다는 ‘PS의 아버지’ 구타라기 겐의 명성에 타격을 입혔다. 구타라기 사장에게도 그보다 더 치욕적인 일이 없을 것이다.

 ‘기술의 소니’가의 붕괴하는 모습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필립스나 지멘스 같은 회사도 더는 세계 전기전자 IT산업의 앞줄에 있지 않다. 방심하다 AMD에 덜미잡힌 인텔을 누구도 동정하지 않는다. 최근 몇년간 열린 세계적 전자·IT전시회에서 우리 업체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말 그대로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으면 언제 경쟁자들이 들어올지 모른다.

 엊그제 구타라기 사장은 “불량 레이저 다이오드로 인해 PS3 출시를 연기한다”고 말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