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을 기원하는 테마산행 2006/11/06 1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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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인접 4km 신탄리역
아마도 신탄진 때문에 낯설지 않은 느낌일테지만 신탄리역은 사실 아주 생소한 역입니다. 신탄리역에 대한 철도청 소개를 잠시 소개해 볼까요. "1913년7월10일 신호장으로 영업을 개시하였으며 1945년8월15일 8.15 해방과 동시에 이북에 배속되었다가 1951년9월28일 서울 수복으로 탈환, 1954년7월1일 보통역으로 승격되었다. 지금의 역사는 1961년 12월30일 완공되었으며 1971년11월3일 철도 중단점 표지판을 설치하여 경원선 최북단역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휴전선으로부터 약4km 위치해 있어 실향민과 안보관광객, 고대산 등산객이 주로 찾고 있는 애환 깊은 역이다."
(신탄리역에 있는 철도 중단점 표지판)
저 또한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바쁜 제 자신의 일상에 끌려 가는 미시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어김없이 구속 당하는 생활이지만 가끔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나라를 걱정하기도 하지요. 부모님과 제가 태어난 나라, 자식들이 살고 있고 아마도 그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갈 나라이기 때문이겠지요.
2010년을 전후한 시대는 이 땅에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예감... 그 중심에 북한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있기에 남북한의 대립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주변 강국들의 이해와 맞물리면서 발톱 세우는 북한과 그 앞에 엎드려 절하는 남한이지요. 더구나 최근의 북핵 때문에 우리들의 자유를 위협을 받았다는 느낌이...저를 경원선 열차에 오르게 하였습니다. 수그러들지 않는 사악한 氣運에 맞서고자 의정부에서 신탄리행 열차를 타고 북으로 향하였지요.
(경원선 열차가 멈추는 신탄리역. ‘어느 멋진 날’이 오면 열차를 타고 원산으로 향하고 싶습니다.)
의정부에서 신탄리행 첫열차는 06:20경에 있으며, 1시간 간격으로 매시간 20분경에 출발합니다. 반대로 신탄리에서 06:00경 부터 22:00경까지 1시간 간격으로 의정부행이 있으며, 단선 철로이기에 중간역에서 두 차례 서로 비켜가는 시간을 갖습니다. 의정부 북부의 동두천, 전곡, 연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통근열차이기에 요금이 아주 싸더군요. 의정부에서 신탄리까지 1시간20분 소요되는데 요금은 1500원이니 철도청 수지가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열차에 오르면 마치 70, 80년대 완행열차 풍경을 기억나게 하더군요. 열차 내부는 깨끗한 편이지만 탑승하는대로 좌석을 차지하는 자유석이기에 의정부역 출발시부터 입석 승객이 많은 편입니다. 주말인지라 승객의 반은 소요산 등지를 찾는 등산객이기에 북으로 향할수록 점차 승객들이 내리고, 신탄리역이 가까워지자 열차 내부가 한산해졌습니다.
(신탄리역을 남겨 놓은 한산한 열차내부 광경. 막상 신탄리역에 내리니 다른 객차에서 등산객들이 쏟아지더군요.) 신탄리역을 나서면 역 바로 앞에 3번 국도를 끼고서 작은 마을(신탄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3번 국도와 신탄리역 사이 우측으로 작은 길이 나 있는데, 이 길 따라서 철로를 횡단하여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고대산 매표소와 주차장을 만날 수 있더군요. 물론 매표소에서 원점회귀형 산행이 이루어지기에 주차장 주변과 매표소 가는 길에는 산행객 반기는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지요. 매표소에서 우측으로 향하는 길은 1번 코스와 2번 코스로 이어지며, 왼편 길은 3번 코스로 연결되기에 대부분 산행객처럼 2번코스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고대산 매표소. 쓰레기 회수비 목적으로 입장료 성인 1000원, 청소년 500원을 받습니다.) 매표소에서 2~3분 정도 우측 시멘트길을 오르면 2번코스와 1번코스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시멘트길을 탈출하여 좌측 숲길로 들어서면 2번코스가 시작되는데, 완만하거나 약간 경사있는 오르막 산행로가 계속 이어지는 편입니다. 육산인지라 흙과 낙엽으로 미끄러운 오르막이기에 속도 내기가 만만치 않더군요. 드디어 칼바위에 이르니 좌우 풍경이 트이지만 바람 불고 흐린 날씨 때문에 시야는 멀리 가지 못합니다. 이름처럼 위험하지 않은 칼바위를 지나면 대광봉, 삼각봉,
산이 주는 풍광을 찾을 목적이라면 실망감이 남을 고대산 산행입니다. 하지만 고대산에서는 다른 산에 없는 분단과 통일에 대한 느낌을 물씬 담을 수 있습니다. 모노레일을 병참선으로 삼아 참호와 재래식 방어진지을 구축하여 북녁을 대응하는 고대산… 미사일, 핵무기, 화학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에 맞서는 순진한 모습인가요. 전쟁의 논리에는 평화로 대응할 순 없지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역사가 방법을 일러 주고 있지요. 모노레일 따라 군초소로 향하다 초소 바로 아랫쪽 왼편 사면에 파놓은 참호를 따라 3번코스로 향합니다. 군초소를 등뒤에 두고 냅다 내리막길 내려가면 드디어 가을이 남기고 간 낙엽길이 산행을 보상해 주는군요. 이번 가을 들어 가장 자연스럽고 풍성한 낙엽길을 고대산에서 만난 셈입니다. 가을이 남기고 간 낙엽길...
'어느 멋진 그 날'을 소망하면서... 내 편과 네 편으로 구분하면서 내 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신임하고 관대한 정권입니다. 혼란을 야기하는 미숙한 정부가 안타까운 4년을 이미 소모하였지만, 국민들은 도리없이 남은 1년 마저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고 지켜보아야 하는지요? 비록 지금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어느 멋진 날'을 기다려 봅니다. 헌신과 희생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는 정권... 소수의 이름으로 다수의 이익을 배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 북한 정권의 변혁으로 이 땅의 대립이 끝나고 평화통일로 시작하는 새로운 시대... '어느 멋진 그 날'이 오면 경원선 열차를 타고서 금강산 산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멋진 그 날이 머지않아 꼭 올테지요...
[산행코스 안내] 산행시간 총3시간35분
고대산매표소-2코스(칼바위-대광봉-삼각봉)- * 고대산매표소-2코스- * 의정부역...(1시간20분)...신탄리역...(10분)...고대산매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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