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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에게
도꼬비 ! 네겐 힘든 세월 이었겠지만 시간이 참 빠르구나. 네 인생의 참으로 중요한 시간이 벌써 내일로 다가왔다. 그건 네가 처음 맞이하는 너의 전쟁이었고 그 전쟁에서 아빠는 네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구나. 하지만 섭섭해 하지 않았을 줄 믿는다. 결국 엄마 아빠는 성인으로서의 네 인생에 후원자고 조력자일 뿐이란다. 우린 모두가 사랑하는 가족이고 너의 기쁨과 행복을 간절히 원하지만 세상에는 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단다. 이 수능처럼 너의 인생을 위해 네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은 앞으로도 너무나 많겠지… 엄마가 너의 졸음을 흔들고 또 새벽을 깨우는 거나 아빠가 전적으로 모든 걸 네 스스로의 판단에 맡기는 거나 거기엔 서로 다른 방식의 똑 같은 사랑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 주렴 은비야 ! 아빠는 한 가지만 이야기 하고 싶구나. 네가 너의 앞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 해왔으면 그것으로 족하단다. 설령 네가 실력발휘를 충분히 못해서 기대한 점수가 나오지 않건 열심히 노력했는데 역부족 이었건 넌 언제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아빠의 딸이란다. 이 수능이 중요하다 해도 네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만나는 여러가지 사건중에 좀 특별한 순간과 기회일 뿐이란다. 이번 기회에 운이 좀 나빴더라도 무수한 기회는 다시 네게 다가 올 것이다. 그리고 네가 지금처럼 성실하게 노력하고 준비한다면 그 많은 기회 중 멋진 기회를 반드시 잡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은비야 모든 건 네 가슴속에 있단다. 네가 자신감을 갖고 담대히 모든 일에 맞선다면 그것은 항상 기쁨과 좋은 결과를 네게 가져다 줄 것이다. 행운은 슬프고 찡그린 얼굴을 좋아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맑은 모습으로 자신감이 충만하다면 수능시험이라고 특별히 대수로울 게 있겠니? 평소처럼 담담하고 여유 있게 임하렴. 조급하고 걱정할 것 하나도 없단다. 네가 어떤 결과를 만들더라도 아빠는 그 동안의 너의 노력에 박수와 격려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 침착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해서 그 동안의 노력과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은비야 속으로 가만히 외쳐보아라 “이 까짓 시험 아무것도 아니다. 행운의 여신은 항상 나의 편이고 난 자신 있다. 난 도은비다.” 라고 파이팅 도은비 ! 사랑한다 은비야… 아빠가
내일은 딸래미 시헙 입니다. 벌써 인생의 첫도전의 관문에 서있음이 대견하기도하고 안스럽기도 합니다. 더 많이 야기를 나누고 더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한 채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습니다. 아빠는 항상 그런 존재인 모양 입니다. 평상시 가끔 한 번씩 등이나 두드려 주고 피곤한데 자고 내일 공부하라는 말이나 할 줄 알았지 이것저것 세심하게 산경 써주지 못했습니다. 그냥 수고했고 열심히 노력했고 또 건강하고 밝게 자라서 고맙다고만 말하고 싶습니다. 수능이란 거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생뚱맞은 말로 두서 없이 횡설수설 할 것 같아 한 통의 편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오늘 책상머리에 앉아 혼란스럽고 초조할 은비에게 줄 편지 입니다. 아빠가 딸에게 쓴 처음의 편지.... 무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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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만나보는 깜짝놀랄 인터넷의 위력이었습니다.
그냥 수능을 앞두고 너무 긴장할 딸아이가 걱정되어 보냈던 한통의 편지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지 몰랐습니다.
이땅에서 입시가 도대체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인지....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힘겨워하고 있는지....
빵점짜리 아빠는 그래서 백점짜리 아빠처럼 포장되었습니다.
이젠 정말 백점짜리 아빠가 되도록 노력해야 되겠다고 반성해 봅니다.
마치 수능이 인생의 모든것인 것처럼
꿈많고 낭만적인 우리아이들의 학창시절이 오직 입시 하나만을 위해 위해 황량해지고
피폐해지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우리나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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