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과 추는 백대 명산 춤 그 세번째
2007년 5월 12일
전인회 가족여행이다. 총 30명
일정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내가 목소리를 높여 일정을 잡았다.
순전히 내 스케쥴을 고려해서...
행선지도 4가지 안을 제시했었다.
1안 - 고창 청보리밭을 거쳐 변산반도 산행 후 격포에서 회 한사라씩
2안 - 제암산과 보성 녹차밭 그리고 율포에서 회 한사라
3안 - 남해 설흘산 산행 후 삼천포에서 회 한사라
4안 - 통영 미륵산 산행 후 회한사라 그리고 한산도 뱃놀이
4안으로 낙착되었다.
변산은 입산통제고 제암산은 가족들간의 이동거리가 너무 멀단다.
통영이 제일 만만 하다는 거다.
통영에서 제일 좋은 횟집을 안다.
작년 직원들과 거제도 다녀올 때 인터넷 확인하여 예약하고 식사했는데 만족도가 꽤 높았다.
그래서 횟집 예약도 내가 했다.
사실 지난해 전인회 5명과 통영 갔다가 잘 놀고 왔는데 비가오는 바람에 미륵산은 보지 못했다.
미륵산은 100대 명산에 속하고 마눌과 함께갈 수 있는 기회라 이번 추천에 포함시켰는데
낙점이 되었으니 잘된 일이다.
은비와 태현이 까지 모두 데리고가서 거하게 외식한 번 하려 했더니 은비는 충대병원으로
실습이 예정되어 있고 태현이는 음악회 다녀와서 감상문 제출이 숙제라 무산된 모처럼의
가족여행이 아깝다.
택일이 잘못되었지만 어쨋든 내가 한가한 날은 둘째주 밖에 없으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국적인 비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통영에서 비를 맞게 생겼다.
잘못하면 미륵산 산행도 유보 될지 모른다.
미륵산은 통영을 대표하는 산이다. 등산코스로는 봉평동 용화사 광장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와 산양읍
미래사 입구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있으며 봉우리까지 40분이면 충분하다.
산의 높이는 해발 461m이며 일명 용화산이라고 부른다. 산봉우리에 오르면 한려수도 중심부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맑은날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자맥질하며 바다를 캐는 듯하고 어찌보면 연잎처럼 너울
거리는 듯 하다.
멀리 대마도가 보이며 섬위에 바다가 있고 바다 위에 또 섬이 떠 있다. 거기에서 쏟아지는 햇빛은 마치
사파이어 보석을 휘뿌려 놓은 듯 하고 섬 그늘에 내비치는 솔빛 같은 물빛은 황홀하게 한다. 특히 일출과
일몰의 경관이 빼어나다.(한국의산하)
통영시 남쪽, 미륵도 중앙에 우뚝 솟은 위풍당당한 산이 미륵산(461m)이다.
미륵산을 용화 산(龍華山)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산에 고찰 용화사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고, 또
이 산은 미륵존불(彌勒尊佛)이 당래(當來)에 강림하실 용화회상(龍華會上)이라 해서 미륵산과 용화산을
함께 쓴다고도 한다.
미륵산 자락에는 고찰 용화사와 산내 암자 관음암, 도솔암이있고 효봉문중(曉峰門中)의 발상지 미래사
(彌來寺)가 있다.
미륵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명산으로서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어 울창한 수림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갖가지 모양의 기암 괴석과 바위굴이 있다. 고찰과약수, 봄 진달래와 가을 단풍이
빼어나고 산정에 오르면 한려해상의 다도해 조망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보이며, 청명한 날에는
일본 대마도가 바라다 보인다. (한국 관광공사)
등산코스 : 용화사 광장→ 관음사→ 도솔암→ 미륵재→ 정상→ 미래사→ 띠밭등→ 용화사 광장
(2시간 정도 소요)
가는 길 내내 비가 추실거리는데 진주를 지나면서 비가 잦아들더니 통영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이런일도 있구나하고 모두들 좋아라 했는데....
용화사 주차장에 차를대고 기념촬영을 한 다음 산을 오르는 초입 도솔암 근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
는가 싶더니 정상으로 갈수록 점점 더 빗줄기가 굵어지고 바람이 거세졌다.
비안개가 자욱하여 한치 앞도 잘 보이지 않아 기대했던 수려한 바다 풍광은 다음으로 마루어야 했다.
미륵산 신령님은 정상아래 바위에서 바람을 풀어 시계를 잠깐 열어주시고는 이내 닫아 버렸다.
아무 것도 보이진 않는 정상에서 사진한 장 찍고 우리는 미끄러운 바위와 진창 길을 조심조심하면서
우산을 쓰고도 바람이 흩어 놓은 많은 비를 맞고서 내려왔다.
김사장과 안과장 가족은 정상부근에서 우리가 예정한 등로를 잘못들어 미래사로 내려 갔다.
추실거리는 빗속에 핸드폰이 왔는 콜택시를 불러서 오라고 했다.
오마이 갓!
나중에 보니 미래사에서 용사화로 오는 길이 얼마나 좋고 가까운지....
(아직도 김사장과 안과장은 모르는데 비밀이다)
아쉬움이 남는 3번째 명산순례 길이지만 지난 울릉도 선인봉처럼 다시오라는 신령님의 당부였다.
세찬 비바람 속에 아무도 없는 미륵산 표석과 비내리는 쓸쓸한 용화사 경내도 호젓한 추억이었다.
아마 다시 미륵산에 오는 어느날이면 마눌과 함께한 빗속의 미륵산 안개가 생각나고 빗물이 떨어지는
용화사 툇마루에 걸터앉아 바나나 먹는 마눌을 떠올리게 되리라
산행코스
용화사주차장-관음사-도솔암-정상-정상바로아래서 도솔암쪽 하산-띠밭등약수터 -용화사 -
용화사주차장 (약 3시간 30분 소요)
나중에 부산일보의 개념도를 보니 산양읍사무소에서 영운리 군부대 까지 산행로가 연결되어 있다.
언젠가 그 길을 따라갈 날이 있을 게다.
용화사 주차장에서도솔암과 관음사를 거쳐 용화사 원점회귀가 된다는 말만 듣고 사전에 충분한 조사
없이 출발한데다가 비바람과 안개가 자욱하여 제대로된 미륵산을 돌아보지 못했다.
미래사는 반대편에 있기에 당연히 원점회귀가 안되는 줄 알았기 때문에 김사장이 미래사로 넘어갔다고
전화를 했을 때 콜택시를 불러서 오라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백두대간과 호남정맥을 주유하며 무릉객을 자처함이 한심스럽다.
나중에 보니 미래사에서 띠밭등 약수터를 거쳐 용화사로 오는 좋은 길이 있다.
원점회귀를 안할 요량이면 위 개념도의 등로를 따라가면 좋를 것 같고 원점회귀를 해야 한다면 용화사
주차장에서 관음사와 도솔암을 천천히 둘러보고 정상에 올라서 미래사로 내려가는게 좋겠다.
미래사에서 잠시 머무르다 띠밭등 약수터를 거쳐 용화사 경내를 돌아보고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여행길을 마무리한다면 미륵산의 아름다움과 조용한 한려수도의 평화가 가슴을 가득 채우리라.
두시간 쯤 걸린다는데 네시간 정도로 천천히 즐겨야할 산이다.
가능하면 철쭉이 피는 사월의 새벽이나 저녁이면 더욱 좋겠다.
다도해의 풍광에 기댄 아름다운 철쭉 화원에 떨어지는 여명의 빛이나 낙조란 황홀하지 않을까?
정수근작 : 미륵산
마음이 답답하고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나를 몰라주고
내가 세상을 몰랐을 때 …
갑자기 눈이 보고 싶어집니다.
고원에서 표효하며 춤추는 칼바람을 맞으며 말없이 흘러가는 유장한 능선들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세상의 부질없는 미망에서 잠시 놓여나고 싶습니다.
흰 눈을 이고 푸른하늘 아래 당당한 나무들
눈 닿는 어디라도 머무는 순백의 순수와
그 설원의 장엄함이 가슴을 흔들고
우리의 영혼을 다시 춤추게 합니다.
고독한 설산 너머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찾는다면
우린 세상을 향해 다시 소리칠 수 있을 겁니다.
난 탈색된 도시의 한 모퉁이에서 바보처럼 세월을 고뇌했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눈조차 잠시 담아둘 여유가 없이 뒤엉키고 소란해야하는
그 도심 속에서 누군가는 조금씩 지쳐갑니다.
어느 산상에는 하늘 가득 춤추며 눈이 내리고
누군가는 그 길 위에 내린 기쁨을 밟으며 감동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겨울과 눈이 불러내는 주술과 마법으로부터 깨어 나야 한다는 슬픔과
돌아오지 못할 시간이 도시의 벽을 넘지 못한 아쉬움으로 가슴에
쾡한 바람구멍이 듭니다.
아름다운 계절의 길목에서
감동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것은 삶의 배반입니다.
눈밭의 황홀한 고독을 뒤덮는 삶의 고뇌는 자학입니다.
눈 소식을 들은 어느 날 쯤엔
불현듯 잃어 버린 많은 것들이 생각 납니다.
나
살아가는 날의 기쁨
낭만
꿈
회색도시를 떠났습니다.
덕유의 장쾌한 설국에 섰습니다.
후련한 바람을 맞으며 그 눈밭을 걸어가면
목마른 서러움과 그리움의 앙금이 조용히 가라앉고
고요한 고원의 평화가 찾아 옵니다.
답답한 마음도 눈처럼 정갈하고 순수해 집니다.
대자연과 합일된 나를 만나고
눈부신 고원의 기쁨이 가슴에 아름다운 감동의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간 눈을 잊었습니다.
잿빛 도시에는 다시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가는 어느 날
다시 떠나고 싶어 집니다.
그 황홀한 눈밭의 기억이 망령처럼 떠돌았습니다.
산 행 일 : 1월 10일
산 행 지 : 통영미륵산
산행코스 : 산양읍사무소-현금산-미륵산-미래사-미래고개
날 씨 : 흐림
산행시간 : 4시간 45분
경유지별 시간
10: 44 : 신양읍 출발
11: 06 : 현금산
12:00~12:30 : 식사
12:40 : 돌탑 봉우리
12:50 : 여우치
13:15 : 돌탑 암봉
13:21 : 소나무 봉
13:30 : 미륵산
14:09 : 미래사
14:16 : 편백나무 오솔길
14:46 : 띠밭등
15:00 : 영인 군부대 전 보망바위
15:28 : 미래고개
1월의 미륵산은 좀 생뚱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원과 서해안에 그래도 제법 큰눈이 내렸으니
이미 겨울다운 겨울을 바라본 가슴은 다시 지난 감동을 충동하고 추억을 되새김합니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다시 무릎까지 빠지는 큰 눈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입니다.
사람이 그리웠는지도 모릅니다.
구태여 어디라는 장소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설원이던
통통배가 그리운 그림을 그리는 쓸쓸한 겨울이던 포구이던
우리가 서 있던 그 곳은 회색도시의 황량한 숲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 남도로 떠나는 어정쩡한 여행도 괜찮았습니다.
통영가는 길
나처럼 겨울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서
단골손님이 빠진 귀연마차이지만 어디에도 입추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나뒹구는 도시의 눈길을 차창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요람처럼 흔들리는 버스의 편안함이 불러내는 나른한 평화에 혼미해지다 깨어보니
오래도록 따라오던 들판의 눈은 남도의 들녘에서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어디에도 비장한 겨울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늦가을, 아니 어쩌면 다가올 봄의 길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통영
안개가 자욱합니다.
통탄스러운 그림자(慟影)
그 이름처럼 통영에 오는 날엔 한번도 푸른하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10번 쯤은 흐린 통영에 있었습니다.
잠시 머무르거나 지나치거나….
하늘 맑은 날 잠시 머물다 지나친 어느 항구에 다시 돌아가 추억에 젖기엔 이젠 세월이 너무
빠르고 가야 할 길은 너무 멀어 보입니다.
힘께하는 즐거움이란 동류의 의식에서 발현되는 듯 합니다.
산이 좋고
어울림이 좋고 더불어 사는 정이 좋은 사람들
먼 이향의 설레임과 비릿한 포구에 남아 있을 어느 기꺼운 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우린 함께 떠났습니다.
거기 바다가 있습니다.
어느 다다를 수 없는 언덕 너머에 남아 있는 피안의 꿈처럼
어느 고원의 설국에 남겨진 잃어버린 소중한 진실처럼
우린 늘 바다의 그리움을 가슴에 담고 있는지 모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합니다.
장쾌한 설국의 풍경에 취하면서 그 잃어버렸던 감동에 흔들리던 가슴을 애써 진정한 것이
엊그제 인데 오늘은 눈 없는 남도의 조용한 산 길을 걸어 내리며 그 길에 내려설 봄을 그리워 합니다.
가득한 눈과 심설이 바람에 솟구치는 모습으로 후련했던 가슴이 작은 산 길에서 다시 평화와
기쁨을 느낍니다.
편안하고 고요한 길 입니다.
겨울
우린 그 길 위에서 깊어가는 계절의 상념을 잊었습니다.
엊그제 가득한 설원에서 황홀하게 피어나던 그 계절의 감동이 마치 꿈인 듯 몽롱해지는
남도의 산길이었습니다. .
함께 추던 홀로 추던 대자연 속에서 추는 춤이야 다 신명나는 한마당이지만
오늘은 함께하는 기쁨과 웃음으로 채웠습니다.
동색(色)과 동향(香)의 사람들
그 화음의 감미로운 어울림의 음악을 만드는 통영의 따뜻한 겨울 이야기였습니다.
원통형으로 휘어지는 산 길에서
갈색의 아름다운 계단식 들판과 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마음은 벌써 그 갈색의 들판에 푸른 봄을 채색하고
들길에 진달래와 산 벚꽃을 피워 냅니다.
이 길이 남도로 가는 길입니다.
남도로 가는 그 길 위에서 흰 눈과 설원의 낭만은 사라졌지만.
봄의 기대와 등을 맞댄 어울림의 기쁨은 남았습니다.
케이블카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자연훼손과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인이 공유해야 한다는 명분은 늘
재정에 허덕이는 지방자치의 논리를 넘어설 순 없지만 자연은 보존되어야 하고 아름다운
대자연의 풍광은 땀흘린 자들의 혜택이어야 한다는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개발과 훼손은 쉽지만 복원과 보존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自然) 그 말처럼 그냥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의미가 있는 게 아닐지…
다른 생명들처럼 하나의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들이 개발과 변화의 명분아래 자행하는 대자연의
파괴와 유린이 점점 더 걱정스러워 집니다.
달라진 미륵산 정상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미래사
대구 산악회가 시산제를 지내는데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막걸리 한 잔 얻어 마셨습니다.
마치 우리산악회 시산제를 지낸 것처럼 거리낌 없이 음식과 떡과 과일을 함께 나누며 즐거
웠습니다.
산 사람들의 정과 더불어 살아가는 맛 입니다.
그 정과 통영 부두의 취흥에 겨워서 좋아서 휴게소에서 다시 만난 그들과 잠시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공공장소 아무데서나 음주와 가무를 하는 사람들을 늘 못마땅해오던 내가 취했던 모양입니다.
남도의 겨울 낭만에 ….
사람에
....
그리고 한잔 술에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통행세들
도시에서 나도 모르게 가슴에 쌓인 것들을 하나씩 내려 놓을 수 있었습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편안한 길을 걷고 절에서 부처님께 다시 응석을 부렸습니다.
해탈교를 건너 산 비탈 편백나무 숲의 오솔길을 걸어가면서 코를 간지르던 차가운 공기와
숲의 향기가 좋았습니다.
그 길을 걸으며 가슴을 조용히 채우던 느낌과 그 길의 끝에서 만난 미륵불상과 함께 바라본
바다가 좋았습니다.
그림으로 그리고 붓으로 쓴 특이한 미래사 안내판의 글귀가 가슴에 들어 옵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 부딪혀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슬픔없이 티끌없이 안온한 것이야 말로
더 없는 행복이네”
마치 내게 부처님이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한 세상 살아가다 보면 이러저러한 많은 것들이 심기를 어지럽힙니다.
모두 사람과 뒤엉키는 도시가 주는 상처입니다.
필요한 건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일 것입니다.
세상의 행불행이 작은 가슴에 모두 들어 있지요
어느 산길을 걸으면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채워야 할 지가 명징해 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아야 느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사람과 도시의 상처는 산과 자연이 치유할 수 있음은 오래 전에 알아버린 삶의 비밀입니다.
내가 세상과 뒤섞이면서도
내가 가진 소박한 즐거움에 만족하며,
하찮은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을
멀리하며 살아왔다면,
그것은 그대 덕분이다.............. ,
그대 바람과 요란한 폭포 ..... 그대 덕이다.
그대 산이여, 그대 덕이다, 오, 자연이여!
- 워즈워스 시 중
“세상 뭐 별거있수?”
“오늘 여행 길이 즐거웠으면 족한 거지”
“내일 혹시 힘들거나 아님 더 즐겁고 싶을 때라도 산이나 가자구요…”
이게 무슨나무인지 모르겠고 대구 산악회 사람들 열심히 캐가더구요
원래 어느 곳을 가든 빼 놓지 않고 돌아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미래사와 편백나무 숲길 까지
돌아 보느라 또 후미로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이야기한 하산 시간을 의식하며 속도 조절을 했고 많은 사람과 함께 움직였는데 공력
이 출중한 고수들이 많아서 일찍 내려와 많이 기다렸던 모양이라 조금은 미안해 집니다.
한 번 지각을 하면 습관이 된다더니 이젠 느림보 산행이 몸에 배는 듯 싶습니다.
그래도 5명 이상이 떼로 늦어야 벌을 안서니 분위기 파악을 잘 해야 합니다.
오늘은 모르는 분들의 얼굴이 많이 보입니다..
산길을 걷다 보면 아님 내려와 술잔 한번 부딪히다보면 자주 보았던 반가운 사람 같으니 이 또한
산의 마술 아닌가 싶습니다.
통영의 저녁
세상 살아감이 이러합니다.
누군가는 오늘도 도시에 머물고
또 누군가는 산길을 걸어와 한잔의 술을 앞에 놓고 살아가는 이야길 풀어냅니다..
한 잔 순배를 따라 사람 사는 정이 돌고
조용히 저물어 가는 통영항에는 도시를 떠난 사람들의 풍류와 낭만이 가득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향기가 좋습니다.
제각기 부르는 그들이 노래와 어울린 화음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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