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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과 백대명산

마눌과 추는 춤 - 운장산(100대 명산 제 5산)

 

 

 

 

2007 7 8일 일요일

     : 맑고 무더움

산 행 로 : 진보산장 -독자동계곡-동봉8부능선-동봉-운장산-서봉-활목재-독자동계곡-진보산장

               - 내처사동 주차장

산행시간 : 4시잔 30 

 

조금 살만 해지면 좀이 쑤시니 천상 역마살을 타고 났다.

허리는 여전히 개운하지는 않은 채 기분 나쁜 뻐근함이 따라 다닌다. 

지난 토요일 마눌과 가볍게 식장산을 산보하고 우울한 장마비가 내리는 일주일을 보냈다.

코위에 뾰루지가 떴고 한 일년 잠잠하던 다래끼가 찾아왔다.

허리 때문에 주말과 주중에 거의 운동을 하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분출되는 모양이다.

 

사실 걷기를 중단한 요즘에사 걷는 것이 가져오는 유익을 절감한다.

걷는 것이란 이완된 느슨함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고 바라보는 좋은 방법이 된다.

거기엔 따뜻한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

느리게 때론 빠르게 걸으며 시야를 스쳐지나는 군상과 물상들의 일상의 흐름에 합류한다.

익숙한 길을 채우는 작은 변화가 즐겁기도 하고 이도 저도 싫어지면 밖으로 무감각한 시선을 던진 채

내면의 생각에 빠져들 수 있는 자유로움과 온전한 평화를 보장 받는다.

복잡한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쌓아가는 스트레스 즉 화기라는 것은 통상 머리 위에서 맴도는데

걷는 것이 그 화기를 아래로 내려오게 한다.

멀쩡히 걷지를 못하니 화기는 몸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위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마눌과 함께 가는 백대 명산 여행길 5번째

무리가 따를지 모르지만 잠시 중단했던 그 여행길의 문을 다시 열어 보기로 했다

 

2년 전인가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의 지붕이라 일컫는 걸출한 고원의 마루금을 밟은 적이 있다.

1000고지를 흘러가는 연석산-운장산-구봉산을 연결하는 장쾌하고 멋진 여행길이었다.

가까이에서 누렸던 그 감동의 여운이 아직 전해 온다.

 

 

 

 

 

 

 

 

 

 

대진고속도로 따라 금산 가는 길

 

금산에서 남일면을 거쳐  진안방향으로 연결되는 55번 국도로 길을 잡으면 된다.

운일암 반일암은 주천면에 있고 멋진 계곡을 지나 55번 국도를 따라 계속 가면 외처사동 삼거리를 만난다.

삼거리에서 곧장 가면 피암목재로 연결되고 좌회전하면 내처사동 주차장으로 진입하게된다.

 

 

 

 

 

 

 

운일암 반일암 인공폭포

 

 

운일암 반일암을 다녀 간지는 20년쯤 되었을 게다.

태현이 태어나기 전 마눌과 은비와 함께 가족여행길에서 텐트치고 하루 머물렀던 곳이다.

 

먼지 풀풀나던 비포장 도로의 아련한 추억은 낯선 풍광에 방황하고 있다.

무수한 인파와 거친 오지의 자연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도로며 주차장이며 계곡의 제방은 잘 정돈되어 있지만 너무 자연 깊숙이 들어선  인공의 모습이 어쩐지

낯설고 부담스럽다.

우리의 산하는 어디나 저렇게 변해갈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늘 자연은 그대로 이고자 하는데

잠시 왔다 떠나는 사람들이 스스로 변하고 자연의 모습을 바꾸어 버린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이란 심산의 깊은 가슴 속에 숨어 있다.

더 열심히 떠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자연과 우리의 젊음이 더 황폐해지기 전에.

 

 

 

 

 

 

 

운일암반일암 계곡 풍경

 

 

 

 

내처사동 주차장 입구의 소나무

 

 

요즘의 컨디션으로 보아  피암목재에서 올라 서봉과 운장산 그리고 동봉을 아우르고 내처사동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원점회귀가 안되니 문제다.

웬만하면 진보산장 쪽에서 연결되는 독자동 계곡을 따라 피암목재 위 활목재로 올라서는 방법이 좋을 듯 싶은데

산세가 가파르고 산행거리가 더 길다.

뜨거운 날에 허리가 시원찮은 사람이 초보 마눌을 대동하려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진보산장 입구에서 대전에서 온 두 산님을 만났다.

나에게 피암목재 가는 길을 묻는다.

삼거리에서 곧장 길을 따라 가야 했는데 내처사동으로 좌회전 해서 들어 온 것이다.

피암목재에서 원점회귀를 하려 한다고 했다.

이동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음에 내심 잘되었다 싶어서

한대는 내처사동 주차장에 놓고 또 한대로 함께 피암목재로 움직이자고 제안했는데 아무래도 서로의

산행시간이 맞지 않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 독자동 계곡쪽으로 올라갔다가 내처사동 쪽으로 원점회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 결정으로 염천의 고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차를 내처사동 주차장에 파킹하고 함께 길을 따라 내려와 진보산장 을 따라 포장 길을 올라간다.

 

 

 

 

 

 

 

진보산장 입석 옆 마을 표지석

 

 

 

 

 

진보산장 입구 옆에 있는 등산개념도

 

 

 

 

 

진보산장을 지나 독자동 계곡 가는 길

 

 

 

진보산장을 지나 비포장 수레길을  따라  산님들이 먼저 가다가 길한 가운데 또아리를 튼 독사를 발견하고

스틱으로 멀리 걷어내는 실갱이를 하느라 오른 쪽으로 꺾어지는 독자동 계곡 들머리를 놓치고 말았다.

우리는 전혀 잘못된 길임을 느끼지 못한 채 수레길을 따라 계속 직진했고 오지의 산간마을은 그렇게

멀어져 갔다.

우측 편으로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고 점점 수림이 울창해 지는 그런 길이었다.

그 길이 처음에는 그렇지 않더니 올라갈수록 길의 흔적이 점점 희미해 진다.

 

항상 나쁜 일은 겹치는 법이라 애써 가져 온 지도도 차 트렁크에 그냥 남겨두고 왔다.

리본도 드물지만 달려 있고 앞선 대전 산님들이 가고 있으니 오래도록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다만 험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라 길의 흔적이 희미하단 정도의 생각만 들었다.

뜨거운 태양은 울창한 수림에 차단 되고 사람이 별로 지나지 않는 푹신한 숲길은 비옥한 토양과 숲의

내음을 강하게 코 속으로 밀어 올린다. 

 

 

바람이 불지 않는 가파른 골짜기 산비탈 길에는 인적이 없다.

앞서가던 두분 산님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바람기 한 점 없는 찌는 날씨에 굵은 땀방울만 쏟아져 내린다.

 

허리에 자극적인 신호가 오고 걱정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등로가 피암목재 쪽 보다 더 긴 것은 차치하고라도 경사가 너무 급하니 나나 마눌에게 모두 힘겨운 여정이

되어 버렸다.

 

잠시 길의 흔적이 사라졌다.

아마도 약초꾼이나 심마니들의 길이었을 희미한 길마저 사라지고 이 드넓은 산에 둘이 남았다.

무더운 날씨에 거친 등로 그리고 인적 없는 적막강산의 고요함

동네 뒷산에서 단련한 마눌에게는 체력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위축되는 불안한 고행 길 일 텐데

힘을 보태 줄 별 다른 방도가 없다.

되돌리기에는 늦었고 비탈을 치고 올라가 능선을 지나는 정규 등산로를 만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한 굽이 능선을 올라 쳐서 휴식하는데 위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난다.

먼저 간 산님들이었다.

한참을 앞서 갔는데 앞에서 많이 헷갈린 모양이다.

별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험한 산중에서 다시 만나니 반가움이 따라온다.

잠시 휴식하고 함께 출발하는데 희미했던 길의 흔적이 제법 또렷해져서 길을 찾은 걸로 생각했지만

형극의 길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산죽 군락지를 휘돌아 가는 길을 따라 가는데 그 길이 아니라고 전갈이 온다.

길이 없어진다고 아래로 돌아 오르란다.

가는 길이 더 또렷하고 군락 아래 쪽은 길의 자취도 없는데 무언가에 홀린 기분이다.

 

가파른 산죽 군락지를 올라 바로 위가 피암목재에서 연결된 활목재 일 걸로 생각한 능선을 차고 오르자

좌측으로 봉우리 하나가 더 나타나고 우측으로 장성처럼 산릉이 막아선다..

아뿔사!  여긴 여전히 오리무중의 산 속이다.

지도도 없으니 도저히 감을 못 잡겠다.

 

어쨌든 더 치고 오르면  능선 어딘가에서  정규 등산로와 연결될 게다.

 

오래지 않아 경운기가 지나갈 만 한 큰 길을 만났다.

좀더 산속을 헤멨더라면 내허리에도 많은 무리가 갔을 거고 마눌도 많이 힘들었을 게다.

 

등로는 능선을 따라 더 높은 곳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내처사동에서 동봉오르는 길 같은데  그렇다면 우린 원래 가고자하던 독자동

계곡에서 엄청나게 벗어난 셈이다.

힘겹게 산을 오르는 산님이 한 분 있어 길을 물으니 우리가 예상한 대로 하산하려던 내처사동 산길이 맞다.

염천에 길도 없는 산비탈을 치고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동봉 아래 8부 능선 쯤의 등산로에 올라선 셈이다.

 

물을 마시며 충분히 휴식하고 나서 동봉으로 길을 잡는다.

머리를 가리웠던 숲은 사라지고 완전히 구름 밖으로 드러난 뜨거운 태양아래 사막처럼 지열이 올라오는 그

길을 따라 갔다.

 

 

 

 

 

 

 

 

 

 

 

동봉 아래 능선 안부 - 운장산을 700미터 앞에다 두고

 

 

 

 

동봉

 

 

 

 

 

 

동봉에서 바라본  운장산과 서봉

 

 

 

 

 

동봉에서 운장능선 조망

 

 

 

 

운장능선 조망

 

 

 

 

 

뒤돌아본 동봉

 

 

 

동봉에서 운장산 가는 길 조망

 

 

 

 

운장산 이정표

 

 

 

 

운장산 삼각점

 

 

 

 

 

운장산에서 서봉 가는 길 바위지대에서

 

 

 

 

 

올려다본 서봉

 

 

 

 

 

 

서봉에서 계곡 조망

 

 

 

 

 

멀리 오성대에 산님이 둘

 

 

 

 

 

바위에서 식사하는 산님

 

 

 

 

서봉에서 계곡조망

 

 

 

 

서봉의 이정표

 

 

 

 

 

멋진 호남의 지붕 위에 마눌과 나는 그렇게 걸터앉았다.

가끔 고원의 산바람이 찾아 주었고 무수한 잠자리 떼가 환영의 춤을 추었다.

운장산 서봉을 가는 길은 걸출한 산세와 먼 산하의 풍경이 잘 어우러진 장쾌한 길이었다.

마눌과 함께 다시 찾아 왔음을 산신령님게 고하고 1000고지의 벤치에 잠시 걸터 앉아 지난 시간의 상념에

젖어본다.

높은 곳에서 푸른 하늘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살아가는 날의 기쁨이 가슴을 부풀게 한다.

산 위에서는 언제나 한 마리 새가 된 기분이 든다.

훌쩍 떠나서 돌아 오는 길에  작은 배낭에  담아온 추억과 소박한 행복이 우릴 미소 짓게 하고 두고두고 가슴을

듯하게 한다.

 

 

 

 

 

 

 

 

서봉에서 바라본 연석산 가는 능선길

 

 

 

 

 

오성대

 

 

 

 

 

 

 

 

서봉에서 바라본 우측 운장산과 좌측 동봉

 

 

 

 

 

오성대

 

 

 

 

서봉에서 바라 본 수려한 계곡

 

 

올라오려고 했던 길이 내려가는 길이 되어 버렸다.

가끔 우리 인생이 뜻한 바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처럼 산길도 그렇게 인생길을 닮았다.

반듯한 산길에서 우린 길을 잃기도 하고 가끔 엉뚱한 길을 걷기도 한다..

욕심과 집착이 응어리를 털어 버리고 허허롭게 바람과 함께 떠나야 할 시간들인데  세상사란 늘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과 핑계들이 떠나는 발길을 잡아 챈다.  

 

날은 항상 떠나기 너무 춥거나 덥고

별것 아닌 일로 엄청나게 바쁜 체 하기 일쑤고

자신이 빠지면 모임이 안 돌아 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어쩌면 좀더 방만한 편안함 속으로 도피할 구실을 애써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다가 길을 잃더라도 언제나 떠나는 것이 훨씬 유익하고 즐거웠다.

 

단순하게 살 일이다.

산에 가고 싶으면 산으로 가고 바다로 가고 싶으면 바다로 가는 거다.

살다 보면 떠나고자 하는데 정말 떠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때서야 떠나는 시간의 기쁨과 건강한 신체의 축복을 실감하게 된다.

 

고원에 남겨둔 추억이 너무 많고 계절 따라 나를 부르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너무 많으니 마음대로

세상을 떠돌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한 요즘이 답답하고 견디기 어려운 날들이다.

 

그래도 세상만사 다 새옹지마라 했거늘 이 시간이 더 큰 행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또 우리는 알

수가 없다.

거친 산길을 잠시 떠나 함께 늙어 가는 마눌과 이렇게 1000고지 산상에서 불어가는 시원한 바람을 함께

맞을 수  있으니 이 또한 무언가를 잃고서 얻은 소중함이 아닐까?

 

 



 

 

 

마눌과

 

 

 

 

활목재에서 독자동 계곡 하산길

 

 

 

 

 

독자동계곡 푸른소

 

 

운장산에 추억을 남기고 활목재에서 독자동 계곡으로 흘러 내렸다.

가파른 길은 우리가 올라온 길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넓었고 그래도 제법 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탕탕한 계곡물을 만났다.

먼저 내린 내려 갔던 산님들이 차가워 발조차 못 담그는 시퍼런 소에 몸을 담그니 이빨이 부다닥거리는

차가움이 거칠게 내 몸을 달구었던 태양과 대지의 열기를 한 순간에 거두어 갔다.

거친 등반 후 계곡에 몸을 담구던 여느 여름처럼 나는 차가운 물속에서 지나간 전설을 떠올리며 뻐근한

허리를 통증마저 잊어 버렸다.

어쩌면 그건 다시 찾을 수 있는 시간의 암시일 것 만 같았다..

 

 

 

 

 

 

 

 

 

 

산행을 마치고 내처사동 주차장으로

 

 

 

 

 

 

 

 

 

 

 

 

 

내처사동 주차장 가는 길 소나무

 

 

 

 

 

 

다시 운일암 반일암을 지나며

 

 

 

 

마눌이 찍은 운일암 반일암 계곡 풍경 

 

마눌을 옆에 태우고 운일암반일암 계곡미를 감상하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엔 콧노래가 절로난다.

허리가 뻐근해도 잠시 잊었던  감동에 가슴이 뿌듯했다.

돌아 오는 길에 추부에 들러 추어탕 한 그릇을 비우고도 해는 아직 중천에 있다.

뜨겁게 달아오를 칠월의 어느 무더운 날 마눌과 함께한 백대 명산 다섯번 째 길은 그렇게 오래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았다.

 

 

운장산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암목재에서 할목재를 지나 서봉-운장산-동봉-내처사동 하산로를

 따르는 방법이나 그 반대로 산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원점회귀가 되지 않고 대중 교통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운장산 원점회귀 산행로는 독자동 계곡길로 올라 서봉과 운장산을 거쳐 동봉으로 내처사동으로내려오는

 길이 있고 반대로 내처사동 주차장에서 동봉으로 올라 운장산과 서봉을 둘러보고 피암목재 쪽 내림길을

 따라 할목재에서 독자동계곡으로 내려서는 방법이 있다.

둘다 별 무리 없는 길이나 진보산장 쪽에서 독자동 계곡 들머리를 놓치기 쉬우니 내처사동에서 동봉을 올라

독자동 계곡쪽 하산로로 잡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독자동 계곡으로 하산로를 정하면 서봉에서 피암목재 쪽으로 30분분 쯤 내려서서 만나는  활목재에서 우측

등산로를 따라 내려서면 된다.

이 길은 계곡 아래쪽에서 차가운 계곡물이 가득한 소를 만나게 되는데 인적이 드물어 하산길에 몸을 씻을

 있으니 두루 두루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개천에서 제대로 자리잡고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

 

 

 

 

금산 가는 길 어느 마을 정자나무

 

 

진안 운장산(1,125.9m)

육산의 듬직함과 바위산의 화려함 공존

 

   운장산은 금남정맥 최고봉답게 조망이 뛰어난 산이다. 진안고원의 크고 낮은 산봉들 뿐 아니라 날씨가맑으면 남으로

지리산 주능선과, 동으로 덕유산 주능선, 그리고 서로는 서해 바닷가 일원의 산들까지도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다.

게다가 전형적인 육산이면서도 정상부를 이루고 있는 세 개의 봉우리 가운데 서봉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 지고, 주봉과

동봉도 한쪽 사면이 벼랑으로 이루어져 있는 등, 바위산의 기운차고도 험난한 산세를 함게 지니고 있어 산수미 또한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행기점의 높이가 개대 400~500m대에 이르러, 실제 산행표고차가 600~700m밖에 되지않고, 그와

함께 동봉과 서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잘 나 있어 초심자도 큰 어려움 없이 정상을 오를 수 있다.

운장산은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와 부귀면 궁항리와 황금리, 그리고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검태 마을 등지에서오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불리나 궁항리 기점 코스만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대불리 코스]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기점 코스는 진안군과 완주군 경계인 피암목재에서 금남정맥을 타고 활목재를 거쳐 서봉 정상

에 올라선 다음, 주봉과 동봉을 거쳐 동봉 북릉을 따르다 내처사동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거의 정석으로 굳어져 있다.

동봉 북릉과 사봉 북릉 사이의 골짜기인 독자동계곡을 따르다 활목재로 오를 수도 있으나 피암목재 기점 코스에 비하면

찾는 이가 많지 않다.

732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고개인 피암목재는 노선버스가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외처사동에서 도로를 따라 2km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피암목제 주차장 끄트머리에 있는 비포장 길을 따라 100m 올라서면 곧 산길이 시작된다.

조릿대 군락이 펼쳐지면서 경사가 점점 가팔라지는 산길을 따라 20여 분 오르면 완만한 무명봉에 올라서고 이어 능선이

완만해지면서 조망이 좋은 바위지대를 두세 군데 지나친다.

마지막 바위지대에서 산길은 내리막길로 변했다가 널찍한 안부에 이른다. 피암목재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 안부가

활목재로, 안부에는 '함평 노공 원상지묘' 라는 비석과 무덤이 있다. 활목재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길은 독자동계곡을 거쳐

외처사동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독자동계곡을 따라 활목재로 오를 경우 외처사동에서 내처사동으로 향하다 운장산송어장을 지나 오른쪽 계곡 으로 내려

서는 농로를 따른다. 농로를 따라 1km 정도 들어가면 오솔길이 시작된다. 이어 낙엽송 숲을 거쳐 송림지대와 활엽수림

지대를 지나면 계류를 건너게 된다(애발 약 630m 지점, 산행 시작 후 약 50).계류를 건너 커다란 바윗돌이 널린 너덜지대

를 지나 한동안 계곡을 따라 이어지던 산길은 능선 위로 불어대는 바람소리가 들릴 즈음 가팔라지기 시작, 활목재로 올라

선다.

활목재에서 서봉 정상까지는 40여 분 거리로, 조릿대가 우거진 급경사 능선길이다. 활목재를 출발, 30분쯤 땀을 빼며 오르

다 보면 오성대에 이른다. 서봉 서쪽 사면에 있는 오성대는 조선 선조 때 율곡과 함께 8대 문장가로 꼽힌 구봉 송익필이

유배생활 중 공부하던 곳이라 전해지고 있다.

 

오성대 샘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급경사 바윗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서봉 정상이다.

독제봉으로도 불리는 서봉은 정상을 이룬 세 개의 봉 가운데 풍광이 가장 빼어나다. 특히 서쪽에 솟아 있는 연석산정상

에서 바라보면 만항치로 뚝 떨어졌다 다시 솟구쳐 오른 모습은 웅대하기 그지없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서봉 정상에 서면 조망 또한 일품이다. 동으로 주봉과 동봉이 봉긋 솟아 있고, 그 너머로 구봉산

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남북으로 뻗은 지능선과 한데 어우러져 거대한 산군을 형성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또한

남으로는 만덕산(761.8m), 부귀산(806.4m), 성주산(1,059.7m) 등 수많은 산봉들과 그 안에 귀를 쫑긋거리고 있는 마이산

(678m)이 다정스럽게 눈에 든다. 게다가 날이 맑은 날에는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거쳐 천황봉으로 힘차게 뻗은 지리

주능선도 바라보이는 곳이 운장산 정상 일원이다.

서봉에서 주봉인 중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지지만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선 다음 상여바위를 지나 초원지대를

거쳐 중봉에 올라서려면 20분 이상 걸린다. 10여 평 넓이의 평평한 공터가 형성된 중봉 정상에는 '주줄산(운장산)

 1,125.9m, 연석산 2.5km, 내처사동 3.3km' 라 적힌 등산로 안내판과 무선전화중계탑이 서 있다.

중봉에서 20여 분 거리인 동봉을 거쳐 내처사동으로 내려서려면 동봉을 지나자마자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른다.

 이 길은 능선을 따르다 오른쪽 골짜기로 내려선 다음 골 입구의 운장산산장을 거쳐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조망이

터지는 곳은 거의 없지만 숲 분위기가 뛰어난 산길이다. 대불리 기점 운장산 산행은 4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및 숙박

 진안~대불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 7(07:50, 09:00, 11:30, 13:40, 14:50, 17:15, 18:20) 출발하는 주천 경유 대불리행

무진장여객 완행버스 이용. 요금 2,600. 무진장여객 전화 063-433-5282~3.

 숙박은 내처사동에 위치한 운장산산장(063-432-5458)이나 운장산송어장(432-7272) 이용. 민박과 음식점을 같이 하고

있다.

 

 [궁항리 원점회귀 코스]

 운장산 남쪽에 위치한 궁항리는 전주 ~진안간 26번 국도가 97년 새롭게 뚫리면서 접근이 쉬워져 등산인이 많이 몰리

는 마을이다. 궁항리 기점 코스는 상궁항 버스종점에서 시작한다. 버스종점에서 신궁저수지 왼쪽으로 난 비포정도로를

따라 1.5km 걸어들면 오른쪽 계곡 건너편에 정수암 마을이 보인다. 마을을 기준으로 서봉을 오르는 길은 두 가닥이다.

마을에서 시작하는 산길은 서봉 남릉을 따르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마지막 민가 쪽으로 가다 민가 못미처 계곡으로

나 있는 산길을 따르면 서봉 서릉 상의 안부에 올라선다. 마을 쪽에서 시작하는 산길은 남릉에 올라서기만 하면 서봉

정상 바로 아래까지 완경사의 능선길로 이어져 등로로 이용하고, 급경사의 서릉 길을 하산로로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

이다.

계곡을 건너 초입의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면 콘크리트 길이 세 갈래로 나뉜다. 여기서 맨 오른쪽 콘크리트

길을 따르면 곧 가파른 사면길로 접어든다. 특별한 경관이 없고, 막판에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팔라 진을 뺀다.

하지만 사면길만 올라서면 이후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도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산길이 서봉 못미처 헬기장까지

이어진다.

널찍한 소나무 숲길과 감촉 좋은 주릿대 숲이 번갈아 나타나는 길로, 도중에 만나는 임도는 능선 너머 계곡을 따라 봉곡

마을로 이어진다.

숲에 가려 터지지 않던 조망은 마지막 조릿대 군락을 빠져나가 헬기장에 이르면서 터진다. 이 지점에서 보이는 서봉은

육산에 바위 하나 얹어놓은 듯 왜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윗길을 따라 10분 이상 올라야 한다.

서봉 서릉으로 내려서려면 일단 피암목재 길을 따라야 한다. 서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가면 피암목재 갈림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피암목재 방향(북쪽)으로 능선길을 따라 200m 정도 내려가면 갈림지점에 이른다. 곧장 벋은 능선 길을

따르면 활목재를 거쳐 피암목재나 독자동으로 내려선다. 만항치 방향으로 가려면 갈림지점에서 왼쪽 길을 따른다.

왼쪽 급경사 사면 길을 따라 10분 가까이 내려서노라면 검태 마을로 내려서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북쪽 방향

으로 내려선다. 그런 생각이 들 즈음 산길은 왼쪽 지능선을 넘어서면서 서봉 서릉으로 접어든다. 급경사길은 이 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이어 능선을 따라 15분 정도 내려서면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그리 위험한 구간은 아니지만 약 5m 길이의 안전로프가

걸려 있다. 안전로프 아래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오른쪽 길은 능선 등날을 따르고, 왼쪽 길은 능선 왼쪽으로

이어지다가 곧 다시 만난다.

로프가 끝나는 지점에서 15분 정도 내려가면 안부가 나타난다. 요기서 계속 능선길을 따르면 만항치를 거쳐 연석산으로

올라서고, 왼쪽 길을 따르면 정수암 마을로 내려선다. 안부에서 10분 정도 내려선 다음 마른 계곡을 따라 30여 분 내려서면

정수암 마을 맨 윗 농가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와 만난다. 이 도로를 따라 10여 분 내려서면 정수암 마을 입구에 이른다.

정수암 마을 기점 원점회귀산행은 서봉만 올랐다가 내려올 경우 3시간 정도 걸린다. 서봉에서 주봉인 중봉을 다녀오려면

1시간 정도 더 잡아야 한다.

 

 *교통 및 숙박

 부귀면 궁항리까지는 진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 3(08:00, 11:30, 18:40) 운행하는 무진장여객 완행버스 이용. 요금

 1,650. 무진장여객 전화 063-433-5282~3.

 궁항리 일원에는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마이산 부근이나 진안읍, 전주시 일원의 숙박업소를 이용해야 한다.

 

참고: 월간<> 2001 11월호

 

금남정맥 제일의 전망대

 

   명산은 그 모습과 경관이 좋고 고스락에서 조망이 훌륭하며 아름다운 계곡을 품고 있다.

운장산은 품안에 운일암 반일암이라는 아름다운 계곡을 계곡을 가지고 있으며 남이나 북에서 볼 때 거대한 기와집

모양의 그 우람한 모습은멀리에서도 눈에 잘 띈다.

또 운장산은 금남정맥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산이다. 운장산의 서쪽 완주, 익산, 김제, 정읍일대는 넓디넓은 평야지대며

평균 해발고도가 292m인 남쪽의 진안고원에는 높은 산이 없으며 북쪽 가까이에도 높은산이 없기 때문에 운장산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훌륭하다. 그래서 운장산은 금남정맥 제일의 조망대라 일컫는다. 운장산은 조망이 좋고 계곡이 좋으며

그 모습이 좋을 뿐만 아니라 숲도 무성하고 암릉도 재미있다. 특히 서봉, 상여바위, 상봉, 동봉을 잇는 주릉은 암릉을

오르내리는 짜릿한 맛도 있으며 가을에는 억새 길의 정취도 맛볼 수 있다.

높이 1,126m의 운장산은 결코 낮은 산이 아니며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산이 아니다. 그래서 운장산은 고년의 나이에 버겁

다고 미리 겁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북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외처사동과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검태 사이의 피암

목재에 좋은 찻길이 뚫리면서 운장산의 산행이 한결 쉬워졌다.

  

 피암목재는 해발 580m에 가까운 고개이기 때문에 숫자로 따지면 550m만 정도만 오르면 운장산의 고스락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피암목재 고갯마루에 널찍한 주차장과 휴게소까지 생겨 산행기점과 종점으로 이용하기에도 아주 좋다. 피암목재휴게소의

 넓은 주차장에서 차를 내려 짐을 챙긴 뒤 다음 건물의 왼편에 있는 수도꼭지의 물로 수통을 채우고 검은 통나무계단을

오르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계단 위의 임도에 올라서면 바로 임도 건너편에 숲 속으로 들어가는 산길이 보인다.

   비탈로 치오르는 이 길은 처음부터 가파르다. 5분 남짓 오르면 산등에 오르게 되고 여기서 또 10분 남짓 오르면 운장산

서봉에서 피암목재를 거쳐 대둔산(878m)까지 뻗치는 산줄기에 다다르게 된다. 이 산줄기는 진안군과 완주군의 경계를

이루며 서봉까지 이어진다. 산등을 따라 나 있는 길이어서 오르내리기를 되풀이 하지만 좌우 비탈로 내려서지만 않으면

길이 어긋날 걱정은 없다.

산등성이에는 숲이 우거져 하늘을 보기가 어렵다. 이 산등성이 길은 꾸준히 올라챈다. 작은 봉우리도 두어 개 넘게 되는데

이 봉우리에서는 남쪽의 대둔산 일대와 서쪽 완주군의 연석산(925m), 원등산(713m), 위봉산(524m), 운암산(597m) 등이 잘

조망된다.

꽤 높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 조금 내려서면 바로 활목재다. 활목재는 작은 잘록이로 무덤도 있다. 이 재는 운장산 북편의

큰 골짜기에 있는 독자동을 거친 길이 산등성이로 올라와 만나는 곳으로 옛날 운장산을 대불리에서 오를 때의 유일한

길이었다.

피암목재에서 활목재까지의 길이 생기기 전에는 골짜기로 들어와 활목재로 올라와서 산등을 타고 서봉으로 올랐던 것이다.

피암목재에서 활목재까지는 40분이 넘게 걸린다.

활목재에서부터 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활목재에서 서봉까지의 산등은 우뚝 솟은 험한 바위로 되어 있어 길은 산등을 피해

왼편 비탈 숲속으로 뚫려 있다. 길은 넓고 사람들의 발길로 닦여 있지만 원체 가팔라서 힘이 든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미끄러워 더욱 어렵다.

활목재에서 10여 분을 오르면 잠시 쉬기에 좋은 바위턱에 이른다. 이 바위턱에서 오른편 비탈로 비스듬히 나아가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서봉의 거대한 암봉 아래를 돌아가는 길로 운장산과 서쪽 연석산 사이의 만항재로 돌아갈 수 있는 길로 조금만 가면 샘도

 있다.

옛날에 주천면 대불리에서 부귀면 궁항리로 넘어 다니던 길이다.

이 턱에서 다시 왼편 비탈로 나와서 위로 뻗친 길은 막바지 석문과 같은 곳을 지나 서봉의 동편 잘록이로 올라간다.

거대한 암봉으로 되어 있고 서쪽이 까마득한 낭떠러지로 되어 있는 서봉의 고스락까지는 위의 바위턱에서 15분 가량

걸린다. 따라서 피암목재에서 서봉까지는 1시간30분쯤 걸린다.

,북에서 볼 때 거대한 기와지붕처럼 우람하게 보이는 운장산의 주릉에는 동, 서와 가운데에 세 봉우리가 있다.

가장 높지만 세 봉우리가 그만그만해서 어느 한 봉우리를 주봉으로 내세우기가 어렵다.

그러나 세 봉우리 중에서 암봉으로 우뚝하게 남쪽 가까이에 깎아지른 낭떠러지의 벼랑을 이룬 오성대가 있는 서봉이

운장산 제일의 명소라 할 수 있으며 운장산이 금남정맥 제일의 조망대라 함은 이 서봉에서의 조망을 말한다.

덕유의 장대한 줄기가 보이고 장수의 팔공산(1,151m), 성수산(876m), 덕태산(1,113m) 등이 보이며 만덕산(762m)과 전주

시가를 넘어 모악산(794m), 동쪽으로 가까이에 있는 연석산과 그 너머로 원등산, 위봉산, 그 오른편으로 운암산이 보인다.

북편으로는 대둔산은 물론 계룡산(845m)이 보이며 진악산(732m), 서대산(904m)은 가까이에 볼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오성대에서 수도를 했던 송익필은 매일 서봉에서 임금이 있는 북쪽을 향해 절을 올렸다 하며, 오성대

낭떠러지 중간의 굴에 책을 넣어 두었는데 도통한 송익필이 아니고는 그 책을 꺼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오성대는 동쪽과

남쪽, 서쪽 3면이 깎아지른 낭떠러지인 우뚝한 바위봉우리여서 그 위에 서면 시원하고 조망이 아주 좋다. 서봉이 거대한

암봉이기 때문에 서봉에서 동쪽의 상봉과 동봉으로 가려면 암벽을 내려서야 한다.

암벽이지만 발디딜 곳이 있어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암봉에서 내려서면 억새초원이 한동안 계속되어 산행객들을 즐겁게

만든다. 어깨가 넘는 풀을 헤치고 가는 재미도 좋지만 풀 위를 색색의 모자만 둥둥 떠가는 산행객 행렬을 서봉에서 내려

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초원을 지나 암릉을 타고 오르면 상여바위다. 운장산 북쪽의 대불리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상여처럼 생겨서 상여바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보면 그저 거대한 바위일 뿐 어떤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상여바위로 오르지

않고 오른편으로 상여바위를 비껴가게 된다. 상여바위 아래를 지나면 길은 또 다시 숲속으로 이어지고 큼직한 바위를 돌아

내렸다가 오르기도 한다.

1,126m의 운장산 상봉은 갑자기 나타난다. 상봉은 서, , 3면이 키를 넘는 잔잔한 나무로 둘러싸인 20여 평의 평지로

삼각점이 여기 있다. 3면의 조망은 좋지 않지만 남동면은 깊은 바위 낭떠러지며 남쪽과 남서쪽에 장애물이 없어 남동,

, 남서의 조망은 좋다. 덕유산 줄기가 거침없이 보이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진안 마이산(685m)의 두 귀도 보인다.

서봉에서 상봉까지는 25분쯤 걸린다. 상봉에서 동봉까지는 20분쯤 걸린다. 동봉도 좁기는 하지만 남쪽이 천길 바위벼랑

으로 되어 있어 날이 맑으면 여기서 조망을 즐기며 쉬기에 좋다.

동봉에서 북쪽으로 뻗어내린 안()처사동까지의 산등성이 하산길은 편안하다. 두어 곳 가파른 곳이 있기는 하나 바위가

없는 흙길에 비교적 비탈지지 않은 산등이어서 날만 좋으면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길이다. 산등성이의 거의 끝부분

에서 그대로 산등을 타고 내려서면 독자동과 안처사동이 갈라지는 송어양식장으로 내려서고 오른편 비탈로 내려서면

안처사동으로 내려가게 된다.

안처사동에는 잘 지은 식당과 매점이 있으며 길도 잘 포장되어 있고 너른 주차장도 있어서 하산지점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곳이다. 유난히 감나무가 많은 이 마을은 예전에는 아주 궁벽한 곳이었는데 놀랍게 변해 있다.

산등성이가 좀 길어서 동봉에서 안처사동까지 내려가는 데 1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피암목재에서 시작하여 안처사동으로

내려선는 총 산행시간은 4시간에서 4시간30분 가량이 된다.

 

   *교통과 접근

운장산 산행의 기점과 종점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처사동에 가려면 전라남,북도 지역에서는

완주군 동상면을 거쳐 732번 지방도로로 피암목재를 넘으면 되고, 대전 이북지역과 충청도, 경상도 지역 및 전북 진안,

무주, 장수 지역에서는 진안군 주천면을 거쳐 732번 지방도로로 운일암 반일암을 지나 처사동에 이르면 된다.

금산에서 주천에 이르는 정기 차편은 07:45~19:40까지 하루 10회 있으며 진안에서 주천까지는 07:00~21:40까지 하루

18회 있어 편하다. 주천에서 처사동까지는 하루 7차례의 차편이 있다. 처사동에서 되돌아 나오는 차편의 시간은 주천에서

들어가는 시간의 30분 후로 보면 된다.

   

참고: 월간<> 2001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