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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DRM프리' 정착 가능성 높다

음악 서비스 업체들이 판매하는 음원에 불법복제 방지용 디지털저작관리(DRM)를 적용하지 않은 이른바 ‘DRM프리’ 음원판매의 한국내 정착가능성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종량제 음원판매자와 사용자들로부터 예상외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

 최근 EMI, 유니버설 등 세계굴지의 음반사들이 애플·월마트 등과 함께 시도하면서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DRM프리 음원판매가 월정액제 주도의 한국의 음원판매시장에서도 나름대로 정착되고 있다는 얘기다.  �

 당초 우려는 저작권 보호가 어렵고, 무한 복제의 위험성이 있어 음원 저작권자들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권리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고, 소비자는 합법적으로 구매한 음원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DRM프리 음원 판매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에서 DRM프리 음원을 판매하는 주요 음악 서비스 사이트는 엠넷닷컴, 벅스, 쥬크온 등 3사. 이들은 일부 종량제로 공급하는 음원에 대해 음원 권리자와의 협의를 거쳐 곡당 500원씩 받는 종량제 음원 중 일부에 적용하고 있다. �

 세 업체 중 DRM프리 음원을 가장 먼저 공급한 쥬크온의 경우 종량제로 다운할 수 있는 음원 중 60%가 DRM프리 음원이다. 엠넷닷컴은 30%, 벅스는 10∼20%의 음원을 DRM을 씌우지 않고 서비스 중이다. �

 DRM프리 음원은 PC에 저장 후 MP3플레이어, PMP는 물론이고 컨버팅을 통해 휴대폰에서도 재생이 가능해 소비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엠넷닷컴에서 DRM프리 음원 곡수는 전체 곡수의 30%이지만 DRM프리 음원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벅스 측은 “동일한 곡을 놓고 본다면 DRM프리 음원의 매출이 1.5배에서 2배 정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직장인 김성진(28)씨는 “기왕에 돈을 냈으면 내가 가진 기기에서는 자유롭게 듣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권리자 보호만큼 중요한 게 소비자 편의”라고 말했다. �

 음원 권리자들도 DRM프리 음원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양민석 대표는 “각 사이트와 기기별로 다른 DRM을 사용하는 현실에서 (DRM음원은)합법적으로 음원을 구입한 소비자를 오히려 불편하게 한다”며 “합법적으로 음원을 구입한 소비자가 더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DRM프리 정책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DRM 장착 여부가 불법 음원 유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물론 DRM프리 음원 유통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음악 서비스 업체가 실시하고 있는 무제한 월 정액제 요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해외에서 DRM프리 음원을 판매하는 EMI, 유니버설의 한국 지사 관계자들은 “DRM프리 음원 판매는 기본적으로 곡별로 과금하는 종량제 모델에 적용된다”며 “월정액제 서비스는 본사 정책과 맞지 않아 DRM프리 음원 공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