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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휴대폰, 손 대면 통한다

<애플이 지난 2004년 특허를 신청한 손가락 입력방식. 유사한 손동작은 특허에 걸릴 수 있다> <멀티터치를 이용한 사용자 환경> 시냅틱스가 특허를 가진 손가락 신호 인식SW, 회오리 문양을 그리면 이미지가 커진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버튼을 누르는 대신 쓰다듬고 토닥거리면서 기계와 대화하는 모습이 머지않아 보편화될 전망이다.

장윤정 한국시냅틱스 지사장은 13일 “멀티터치 입력기술을 국내 휴대폰업계에 점용하기 위해 활발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면서 손가락 신호를 인식하는 차세대 터치폰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에 두 손가락으로 제어하는 멀티터치기술을 채택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도 내년초 출시할 터치폰에 이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고용 DID와 전자칠판 제조업계도 멀티터치를 채택한 국산제품을 연말부터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일반 터치스크린은 한 곳의 압력만 위치좌표로 인식하는 반면 멀티터치는 두 곳 이상의 압력신호를 동시에 받아들인다. 따라서 멀티터치는 손가락 두 개를 대면 전자메일, 손가락 세 개로 긁으면 진동모드로 바뀌는 등 온갖 손가락 동작을 입력정보로 세팅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포수가 손짓으로 투수에게 신호하듯이 손가락 동작(Finger Gesture)으로 컴퓨터, 휴대폰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여러 손가락으로 터치스크린을 누르고, 벌리고, 긁는 모든 동작들이 기계와 소통하는 바디랭귀지가 되는 셈이다.

터치스크린에서 하나가 아닌 두 곳 이상의 터치를 인식할수 있는 하드웨어는 이미 국내 터치스크린 업체들이 정전용량방식으로 상당수 개발했다(본지 8월 3일자 22면). 문제는 멀티터치를 일정한 명령어로 바꾸어주는 알고리즘인데 이 부분에서도 상당한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다.

멀티터치 인식 알고리즘과 관련해서는 미국 시냅틱스, 애플 등이 가장 앞서고 있다. 시냅틱스의 경우 손가락으로 가능한 100여종의 입력동작에 대해 특허출원을 해둔 상황이다. 애플도 2004년에 멀티터치를 이용한 손가락 동작 처리알고리즘을 무더기로 특허출원했다. 애플은 또 아이팟에 장착된 휠터치 인터페이스의 독점사용권을 갖기 위해 이 특허권을 소유한 시냅틱스측에 거액의 로얄티를 지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멀티터치 입력방식이 IT기기의 사용자 환경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잡한 사용자 메뉴를 누구나 이해하는 ‘손가락 신호’로 대체할 경우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 만족도는 대단히 높아진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