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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과 백대명산

마눌과 추는 춤 - 덕유산 (100대 명산 제 14산)

 

 

 

 

 

 

세상을 살다 보면 실용적이지 못하여 버려둔 꿈이 있다.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들

 

세상을 살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밀려 밀쳐 두었던 것들이 있다.

한지만 끊임 없이 내 가슴을 흔드는 것들

조용한 가슴으로 뜨거운 피가 흐르게 하고

고동소리 다시 거칠게 하는 것들

 

 

난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은퇴하고 세계 일주 할거다.

 

그러면 누군가는 말한다.

돈이 얼마쯤 드는데 ?

 

또 누군가는 말한다.

지금이야 그렇지만 나이 든 그때도 그런 생각이 날까?

 

 

 

난 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1억쯤 이면 될까?

그건 단지 내가 세운 기준일 뿐이다.

정말로 중요한 건 마음이다.

내가 간절히 원할 수 있다면 여행비 1억을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고 설령 1억을 모으지 못할 지라도

나는 즐겁게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내 열정이 오래도록 내 가슴 속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람의 일을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

나이듦에 따라 내 열정이 사라지는 건 불행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떠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난 추호도 나의 꿈을 의심해 보지 않았다.

산속에서 팔을 다치고 허리 뼈가 뿌러지는 고통속에서도  깊은 산속으로 돌아갈 날을 의심 없이 기다리고 다시

먼 훗날 떠날 여행의 꿈을 꾼다.

오랫동안 꾸어 온 꿈은 언젠가는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단지 내가 간절히 원한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는 the Secret 란 프로그램과 책은 이미 오래 전 산 속에서 알아버린 비밀이었다.

 

당신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자석이다.

당신 안에는 그 무엇보다 강한 자기력이 깃들어 있고 그 헤아릴 수 없는 자기력은 바로 당신을 통해서 방사된다.

마음으로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 생각이 마음에 가득차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인생에서 나타날 것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지리산의 꿈을 꾸었고 가을이면 늘 설악산과 덕유산이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난 언제나 그리움 속에서 지리산과 설악산과 덕유산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원했기 때문에 그곳에 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는 항상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만났다.

난 많은 것을 비워내고 또 채우고 돌아올 수 있는 그 길을 알고 있다.

그건 갈망이고 그리움이고 나의 소박한 꿈과도 같은 것이었다.

누군가 나이든 때에도 떠날 수 있을까 말할 수 있겠지만 그들에겐 지금 이렇게 떠나는 나의 길도 이해되지 못할

것이다.

혼자 칠흑의 어둠을 올라 산상의 해돋이를 만나고 그 끝이 보이지 하는 먼 길을 돌아 내려야 비로소 채워지는 나의

가슴을.

 

 

날씨가 쌀쌀해지고 먼 산의 단풍소식이 전해오면 덕유의 유장한 세상과 온화한 갈색 빛에 쌓여 부드럽게 흘러가는

부드러운 능선이 떠오른다.

 

올해는 가지 않으리라 했지만

탐욕과 분노가 난무하는 삶의 한 복판에서 만나는 물처럼 맑은 가을하늘이라

먼 길이 아니라도 그 능선 위에서 바람을 맞고 싶었다.

다갈색의 편안함 속에  가을을 노래할 덕유 능선을 걸어보고  계절 속에 잠들고 싶었다.

 

 

그 겨울 덕유로 떠난 여행길에서  나의 작은 꿈들을 유보한 채 그렇게 심산에서 멀어져 갔다.

살아가는 소박한 기쁨을 너무 큰 소리로 노래하던 불경함으로 신의 경고를 받았다.

 

 

 

 

 

 

 

마눌과 추는 춤 덕유산 (100대 명산 제 14산)

 

  행 지 : 덕유산

  행 일 : 2007년 10월 13일

     스 :  무주리조트-향적봉-중봉-동엽령-칠연폭포

     행 : 마눌과 두리

     씨 : 맑고 오후에 구름

 

경유지별 시간

09:54   주차장

10:17   설천봉

10:37   향적봉

11:18   중봉

11:42   송계 삼거리

         송계삼거리 아래에서 식사 (30분)

13:18   동엽령

14:05   동엽령 1.5km지점

14:52   칠연폭포 300미터 지점 갈림길

15:10~20 칠연폭포 탐방

15:43   안성매표소

16:10   통안마을

16;30   16시 30분 버스타고 안성에서 나가서 무주행  버스

         시골 버스라 20분 연착

 

 

 

타협과 절충이 필요한 때임을 안다.

오늘 마눌과 내가 가는 길은 종착역으로 난 길이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산 속 능선의 그늘에서 올라 그냥 아쉬움과 미련이 서성이는 간이역에서 내려서야 한다.

 

곤도라에 걸터 앉아  파헤쳐진  덕유의 상처를 바라본다.

 

세상을 살아 오면서 느끼는 아쉬움 들이 있다.

덕유산에 스키장이 만들어 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무주리조트가 생기지 않고 곤도라가 높은 곳까지 사람을 실어 나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늘 인간의 발길과 손길 아래 황폐한 자연을 바라보면 가슴에 휑한 바람이 인다.

 

청정의 물길을 따라 덕유산을 거슬러 올라 갈 때

고립된 산중 깊은 곳에 위치한 백련사에 들러 

잠시 속세의 허망과 근심을 내려 놓고

천년의 세월을 보내며 늙어간 주목 아래서

심원한 대자연의 깊은 숨결을 느끼고 싶다.

 

변하며 스스로 창대해지는 대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인간이라

한갖 찰라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라

심산의 기와 흐름을 바꾸고

기대어 살아가는 숱한 생명들을 내모는 건 인간 이더라

낙인처럼 지워버릴 수 없는 문명의 흔적들

그 심대한 대자연의 한 가운데서 우리가 만나야 하는 그 흉물스런 인간의 잔해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폐허가 안타깝고 땀 없이 오르는 산정에서 맞는 바람은 언제나 진한 감동이

빠져 있었다.

 

 

 

 

 

 

 

 

 

 

 

 

 

 

 

 

 

 

 

 

 

 

 

 

 

 

 

 

 

 

 

 

 

 

 

 

물들어 가는 단풍의 빛깔로 깊어가는 가을을 본다.

부드러운 허리와의 곡선으로 흘러가는 덕유평전에서 잊혀진 그리움이 다시 떠올랐다.

칠흑의 어둠길을 올라 새벽을 깨우고 향적봉의 태양을 맞을 수 있을까?

지치지 않는 열정과 강인한 체력으로 야생마처럼 고원의 산릉을 바람처럼 달려 영각사로 내려서고 싶다.

큰 산의 기운으로 온몸을 가득 채우고 기분은 나른함으로 차창밖에 밀려가는 풍경을 다시 바라보고 싶다.

내년에는 아쉬운 그 길을 꼭 다시 걷고 싶다.

 

요즘은 타고르의 시가 좋아 졌다.

나는 여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며 조용히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나는 꿈꿀 수 있고 못다한 많은 꿈들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내가 부를 노래  - 타고르

 

내 진정 부르고자 했던 노래는

아직까지 부르지 못했습니다.

악기만 이리전리 켜보다

세월만 흘러갔습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고

말도 다 고르지 못했습니다.

준비된 것은 오직 바라는 마음 뿐 입니다.

 

꽃은 피지 않고

바람만이 한숨쉬듯 지나갔습니다.

나는 당신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당신의 목소리 또한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내 집 앞을 지나는

당신의 가벼운 발걸음 소리 뿐입니다.

 

내 집에 당신의 자리를 마련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등불을 켜지 못했으니

당신을 내 집으로 청할 수 없습니다.

나는 늘 당신을 만날

희망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당신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수수한 빛으로 물들어 가는 덕유의 산릉을 걸으며 그 여름의 무성한 전설을 남기고 계절속에 침잠해 가는

초목들의 속삭임을 듣는다

 

역시 가을이라 화창한 날이다.

태풍이 지나던 천관산 바람만은 못하지만

감미로운 고원의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양떼 구름이 피어 오르고 구름 밖으로 드리운 하늘이 푸르다.

 

그 부드러운 신의 정원을 마눌과 둘이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날이어서 행복했다.

가을산

덕유의 그리움을 해갈하고 물길 따라 조용히 계곡으로 흘러내릴 수 있었던 여유로운 여행길이었다.

숱하게 그 길을 지나 다니면서도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던 칠연폭포

인적의 그림자도 없이 홀로 수행하는 수도승 같은 폭포들을 만났다.

 

산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

떠나고 보내는 그 자연스러움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세상사에 둥글어지게 한다.

 

세상에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다.

그리고 사람이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우린 잠시 지구별을 여행하는 여행자이며 언젠가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믿으려 하지 않는다.

늘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수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들만 부러워 한다.

 

 

푸른 하늘과 덕유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가슴에 담을 수 있었던 오늘은 행복한 하루였다.

여전히 자연과 더불어 이만큼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심에 감사한다.

 

 

 

 

 

 

 

 

 

 

 

 

 

 

 

 

 

 

 

 

 

 

 

 

 

 

 

 

 

 

 

 

 

 

 

 

 

 

 

 

 

 

 

 

 

 

 

 

 

 

 

 

 

 

 

 

 

 

 

 

 

 

 

 

 

 

 

 

 

 

 

 

 

 

 

 

 

 

 

 

참고사항)

무주구천동 삼공리에서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장 좋음

시간의 제약이나 체력의 걱정될 경우 리조트에서 슬루프를 다라 오르면 1시간

정도 소요

그것도 힘들면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까지오를 수 있음 (편도 7000원/1인)

당초 무주에다 승용차를 두고 이동하려 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리조트 까지 택시를 탔는데  20000원 소요.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리조트행 셔틀버스를 타면 경비절약이 가능하나 차가 자주 없음

안성쪽 매표소에서 무주에 나오는 버스편이 불편함

안성매표소에서 걸어서 통안마을 버스 정류장 까지 15분 정도 소요됨

마을버스는 안성가지 운행하며 안성에서 무주행을 갈아 타야함.

 

  

 

 

아래는 2005년 10월 8일의  같은 여정의 덕유산 여행길 사진임

올해보다 훨씬 단풍이 빨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