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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봄마중 - 설흘산

 

 

정신 없이 분주하게 사느라 봄을 잊어도

봄은 빙그레 웃으며 우리 곁을 지나 간다.

훌쩍 가버린 봄을 느끼는 어느 날

가슴 한 켠에는 휑한 바람 구멍이 난다.

 

아무런 근심 없이 가슴 벅찬 기쁨을 느끼며 보낼 수 있는 봄은 몇 해나 될까?

세상을 살아 가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들은 잊어 버리고

별 시덥지 않은 일로 가슴을 태우기도 한다.

산다는 건 때론 웃고 때론 흐느껴야 하는 것

 

친구

봄이란

어느날 문득 가까이 다가와서야 겨우 알아차리고

스치고 훌쩍 지나는 뒤 태에 늘 아쉬워 해야 하는 거라지

봄이 오는 길목에서는 늘 바쁘거나

수 많은 고민들이 구름처럼 몰려와서 봄일랑 안중에도 없다고 하지

하지만 세월이 훌쩍 지나고 나면

바쁘거나 경황이 없었던 흔적은 아무 곳에도 남아 있지 않다네

봄은 잃어 버리고 세월만 저만치 가네…..

 

얼마나 많은 우리 인생의 봄날을 잃어 버렸나?

우리 젊은 날에는 봄볕보다 더 따사로운 햇살이 있다고 믿었고

좀더 세상을 살아 보고는

한가하게 봄의 향기에 취할 만큼 인생은 그렇게 목가적이지 않다고

늘 이듬해 봄을 약속하곤 했지

 

세월은 늘 화살 같이 빠르고

그렇게 수 많은 봄이 내 곁을 지나가고 난 후에야

봄은 그렇게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러 주지 않으리란 걸 알게 되더군

우리가 늘 소중하다고 고뇌하는 많은 것들 보다

잊지 않고 찾아와 준 봄이 더 반갑고 소중할 수 있음을

세월이 한참 지난 다음에야 알았네

 

친구!

내가 기다리는 건

갈색의 대지 위에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티우는 연록의 희망일세

차디찬 계곡의 얼음장을 깨고 울리는 감미로운 봄의 노래고

어느 초록 섬에서 넘실거리는 흥겨운 바다의 춤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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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아직 겨울 빛이다.

어디에도 봄의 흔적은 없고

유가인상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다하여  우리 사는 도시는 늘 우울한 낯빛이다.

 

도심의 숲 사이로 떠오르는 평화로운 아침 해를 바라보며 남도로 떠난다.

황량하고 메마른 도시에 태극기가 걸린 오늘은 삼일절이다.

오래 전 이 날 민초들의 함성이 산천을 흔들고

그 성스런 피가 한반도를 붉게 물들였다.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혼으로 되찾은 이 땅에서

그들의 비탄과 분노 그리고 절망을 나는 겪지 않아도 된다.

그날의 함성으로 이루어낸 태평성대에 내가 살고 있음으로

모든 아픔과 슬픔 위로 묵묵한 세월이 지나갔고

사람들은 한 장의 태극기를 내걸고는 서둘러 도심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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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어느 시인의 역설적인 절규처럼

애닯던 그 시대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 왔었다.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호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이상화의 착잡하고 안스러운 계절의 감흥도 아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삶의 고뇌들도

이젠 무수한 세월의 내공으로

잿빛 도시의 어느 교차로 신호등 위에 훌쩍 걸어 놓고

이렇게 흔쾌히 마눌과 함께 떠나는 春行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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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세월이 내게 말했다.

봄이 오면 들판을 걸어야 하고

바다가 보이는 산에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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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대지가 다시 수런거릴 것이다.

나무는 물을 빨아 올려 수액이 흐르게 하고

내가 가는 길 저쪽에서 봄은 경쾌한 걸음으로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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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봄은 너무 짧은 거라고 했지만

더 이상 봄을 잃지 않기로 하고 나서는

나의 봄은 아주 길었다.

겨울 끝에서 난 늘 기다림을 참지 못한다.

휘적이며 오는 봄을 먼저 마중해야 하고

춘정에 달뜨는 봄의 교태를 의뭉스럽게 바라보아야 한다.

 

삼월이 오면 남도로 떠난다.

어느 산모퉁이를 돌면 문득 반가운 봄을 만날지 모른다.

어쩌면 갈매기 나르는 어는 땅끝마을 포구에서

먼 남국에서 뱃길을 따라와 뭍으로 오르던 봄을 만날 수도 있다.

조용히 뭍으로 올라 아우성처럼 피어나는 봄을 따라가는

여행길은 살아가는 날의 기쁨이었다.

봄 꼬리를 잡고 북으로 가다 보면 나의 봄은 그렇게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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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무언가 느끼기에 좋은 계절이고

봄은 답답함을 털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기 좋은 계절이다.

동행이 있어도 좋고 아님 혼자라도 좋다.

훌쩍 배낭을 메고 떠나면 봄 빛이 가득한 바다와 산을 만날 수 있다.

늘 거긴 내 세상이다.

그 여행 끝에서 행복한 아이의 웃음과 좀더 넉넉해진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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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봄을 찾아 떠난다.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만나기 위해서

더 자유롭기 위해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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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는 봄을 잃었다.

�빛이 화사한 어느 휴일

그늘진 도서관의 모퉁이에서 진리의 숲을 거니는 것 만으로는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이 있었다.

초목이 나날이 푸르러 가고 수 많은 야생화가 흐드러지는 봄의 화원은

환영처럼 눈 앞에 어른거렸다.

들개처럼 산하를 떠 돌 수 있는 자유가 사라질 수 있음에 통절하고  

제주도에서 설악까지 늘 내 곁에 오래 머물렀던 봄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살아 가면서 정말 소중한 것들이 명징해졌다.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것, 아무렇지 않게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무한의 축복이었다.

세상의 행복이란 나의 작은 가슴 속에 모두 들어 있었음을 알고 나서 봄 빛은

그렇게 눈부시고 메마른 가지에 피어나는 봄은 그렇게 장엄했다.

가고 싶은 날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자유와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계절의 변화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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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지나 간다.

내게 고통과 번민을 가져다 주었던 그 시간도

내게 슬픔을 몰고 왔던 그 사연들도

관자놀이에 굵게 솟아 오른 핏줄과 충혈된 두눈을 부릅뜨고 소리치던

분노의 순간도….

 

비온 후 탕탕히 흐르던 흙탕물이 맑고 고요해지듯이

세월이 지나고 나면

있을 수 있는 일이었음에 고개를 끄덕이고 좀더 여유롭고 너그럽게 보내지 않았던

그 시간들을 아쉬워 한다. 

지나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월이 깨우쳐준 삶의 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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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좋고 하늘 맑은 삼월의 첫날

남쪽으로 난 들창을 활짝 열었다.

남도의 들녘을 지나 이제껏 가본 적이 없는 어느 낯선 산길을 걸어 올랐다.

바다가 둥둥 떠오르고

맑은 봄바람이 불어왔다.

섬에는 봄기운이 가득하고

그 바다의 풍경과 벌써 육지에 올라온 봄이

나를 들뜨게 하고 하루를 온통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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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에 갈 때는 가슴을 텅 비워야 한다.

빈 가슴에 담아와야 할 게 너무 많기에

봄의 햇살과 맑은 바람 ,그림 같은 포구 ,봄이 먼저 온 푸른 마늘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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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느낌으로 온다.

푸른 마늘 빛으로 오고 맑은 하늘과 비릿한 바다 바람으로 온다.

빈 마음으로 봄의 산하를 대하면

늘 넉넉하고 충만해진다.

대지의 활기가 삶의 활력으로 이전되어

우울한 기분은 사라지고 희망과 기쁨이 솟아난다.

무료함과 권태란 쪽문 밖으로 창백한 봄을 만나는 도시인의 푸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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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앞에 서면

삶이란 늘 아름다운 여정이다.

세상은 평화롭고 우주는 조화롭다.

침묵하는 대지가 갈색의 황량함 아래서 묵묵히 키워가는 생명을 알기에

봄의 들판에 서면 늘 즐거워지고 기운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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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었던 대지가 깨어나고

메마른 나무가 푸른 잎을 올릴 수 있음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늘 잊지 않고 살아나는 생명은 얼마나 신비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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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는 제주도의 봄을 만나러 간다.

맑은 하늘과 따뜻한 햇살로 내리는 계절의 축복을 받으며

봄의 들판에서 마눌과 함께 추었던 한바탕 춤이 가슴을 따뜻하게 했던

감미로운 여행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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