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 제 1 구간 진 부령 ~ 미시령
도상거리 : 15km
일 자 : 2002년 5월 25일(토 11시 20분 )~ 5월 26일 (일 21시 20분)
참여인원 : 약 50명
소요시간 : 약 7시간
토 23:40 : 시민회관 출발
일 01:35 : 문막 휴게소
04:16 : 진부령
05:05 : 알프스 스키장 옆 언덕으로 대간산행로 진입
05: 30 : 대간 능선 위
05:50 : 마산
06:15 : 병풍바위
06:50 ~ 06:55 : 너덜바위 지대
07:00 : 바다 전망이 보이는 능선
07:10 : 대간령(새이령)
08:00 ~ 08:30 : 아침식사
08:55 : 선녀봉 (내가 붙인 이름)
09:10 : 신선봉 (1204m)
09:05 : 오르막 너덜 바위지대 쉼터
10:20 : 상봉(1239m)
11:20 : 미시령 (1구간 종주산행 종료)
13:50 : 미시령 출발
17:40 : 문막휴게소
20:00 : 대전도착
그 옛날 동생이 육사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해 있었던 간성에 들렸다 넘어 본 적이 있는
진부령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
이제 백두대간의 시작점에 섰다.
새벽 4시 10분 어둠에 쌓인 도로를 따라 오르려니 날이 밝아 오고 두엄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알프스 리조트 까지 포장국도를 따라 올라간 후 진입로 찾기가 다소 어려웠지만 리조트 옆 밭둑길로 대간로에 오르는 길목으로 어렵사리 진입할 수 있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며 새벽 숲의 향기가 진해 지는가 싶더니 고개를 들어보니 봉우리가 온통 황금색이다.
능선 위에서 맞으리라 생각했던 태양은 벌써 떠올라 있었던 것이다.
시간은 5시 20분
마산에서는 바다가 보인다 멀리 초록의 언저리에 연한 하늘색을 띠고 마치 하늘인양 침묵하고 있는 바다
그 바다는 초록이 짙어간 첩첩산하의 여백이었다.
처음 사방 시야가 트인 봉우리를 되돌아 내려서서 좌측으로 조금 지나자 병풍바위를 만난
다.
뒤로 마산 봉우리를 이고 갈데없는 병풍절벽으로 바람과 초록의 대 자연을 대면하는 곳
시원한 아침공기와 바람은 등줄기의 땀을 식혀 내리고 아침 태양에 빛나는 초록의 산주름
과 낮은 구릉지의 경작된 황토색 밭은 그림처럼 평화롭다.
아침태양이 이렇듯 눈부시니 오늘 오후는 무척 무더우리라
군인들이 울창한 수목을 베어내어 땔감으로 모두 끌어다 썼는지 대간로는 키 높이의 참나무와 잡목으로 들어차 있었고 경운기 보이지 않는다.
밋밋한 형상의 산세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 백두대간 종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의발길은 없었을 텐데 제법 등산로의 틀이 잡힌 것으로 보아 종주객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너덜바위 지대는 길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리본을 먼저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최선의 방책이다.
7시쯤 바다가 보이는 전망을 다시 만났다.
너무 백두대간을 의식하고 준비한 탓인지 발이 무겁고 물이 많이 먹힌다.
예전 계룡산 종주 때 7시간 30분 산행에 완전히 지쳐서 고통스러워 했던 조부장은 오늘 오히려 최상의 컨디션이다.
오르막에서도 끊임 없이 주절주절 떠드는 걸 보면 그 동안 수영과 산행으로 상당한 체력보강을 한 것 같다.
처음의 의미로 새로 신은 등산화도 길이 안 나서 인지 무겁게 발을 조이면서 장정을 도와 주지 않는다.
대간령을 지나 신성봉을 약 40분쯤 남긴 7부 능선 쯤에서 조부장과 아침 식사를 했다.
어느덧 사방은 온통 짙은 안개에 쌓여 지척을 분간하기 어렵고 식사를 하고 나자 온몸에 한기가 느껴져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다.
거친 산행에 시장할 까봐 마누라가 싼 도시락 량이 많아서인지 식사후에 가파른 능선을 오르는데 여전히 발길이 가볍지 않다.
선녀봉(내가 붙인 이름)과 신선봉은 진한 안개에 쌓여 있었고 솟구쳐 오르는 안개와 바람은 선계에 인간의 발길을 경고하는 듯 기암의 주위를 휘감아 내리고 언뜻 언뜻 보이는 암봉들과 초록의 계곡은 예사롭지 않은 산세를 섣불리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신선봉에서 상봉으로 가는 구간에는 4~5 곳의 너덜 바위 지대가 있었다.
한참을 내려오다 다시 오르는 지점에서 쉼터를 만났다.
경사진 곳에 있는 너덜 바위 지대인데 시원한 바람이 목을 휘감는다.
먼산 봉우리들은 햇빛에 쌓여 있고 이곳은 산 안개가 자욱한데 그 무쌍한 변화가 심산을
짐작케 한다.
돌탑의 위용에 드러난 상봉의 바람은 잊을 수 없다.
절벽으로 일어선 봉우리를 올라 갑작스레 마주한 돌탑
그 가파른 계곡의 바람 길을 따라 불어 오르던 비안개는 터질 것 같은 가슴으로 솟구치던 그 뜨거운 몸의 열기를 그렇게 쉽게도 식혀줄 수 있었다.
심산의 깊은 골에 솟구쳐 오르는 가슴까지 시원케 하는 물먹은 비안개와 바람 자연과 기꺼이 교감하며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산이 보내는 축복의 선물이었다.
내려가는 길엔 샘터가 있었다
물이 귀한 설악의 능선에서 만난 그 시원한 물 맛은 물빛처럼 그저 무색 무언이었다.
한발 한발 걸음이 벌써 7시간이 될 때쯤 우리는 사막 같은 등산로 아래로 갑작스레 차와 사람들로 북적대는 미시령 휴게소를 만났다.
아직 4~5시간 체력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홀연히 사라져 버린 목표가 성취감보다 더 많은 아쉬움과 서운함을 남긴다.
갈증에 막걸리를 두사발 거푸 마시고 세면까지 하고 나서 시장기마저 해결하니 나는 미시
령의 신선이었다.
동해바다로 정면으로 연결된 계곡의 바람길
멀리 미시령의 낯익은 콘도들이 보인다
미시령 휴게소 난간의 바람은 반소매를 걸치고 서서 마주하기에 너무 시리고 차가 왔다.
대전으로 오는길 두어시간 비몽사몽을 헤메다 축구 중계 라디오 소리가 커지자 잠이 훌쩍
달아 났다.
대 프랑스 평가전 3:2 패
무사히 1구간 대간 종주를 도와 주신 부처님 그리고 설악 산신령님께 감사 드리고 그리고 첫장정의 기쁨을 백두대간의 가장 충실한 후견자인 마누라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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