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제 22구간 (우두령-화주봉-삼도봉-덕산재)
도상거리: 30km
일 자: 2003년 4월 13일(일)
날 씨: 맑음(약한 황사)
기 온: 7~19c
07 : 20 우두령 출발
08 : 00 석교산헬기장(1062m)
08 : 25 화주봉(1207m)
08 : 55 화주봉앞 바위고지(1175m봉)
10 : 40 밀목재(헬기장)
삼도봉0.9km ,석기봉2.3km | 황룡사 3.5km
10 : 55 삼도봉전 봉우리(구조: 삼도봉10번지점)
11 : 00 삼도봉
12 : 35 식사후 출발
12 : 40 새순의 언덕
13 : 30 1031m봉
14 : 00 960고지
14 : 25 부황령
14 : 53 853.1m봉
15 : 45 833.7m봉
16 : 20 덕산재
잊을 수 없는 그 멋진 능선의 연결
거기는 해발 1000고지가 넘는 고봉이었다.
내 곁을 스치고 벌써 저 만큼 가버린 봄이 안타까운데
날 수 없는 새의 아픔을 걸고 갈 수 없는 나라를 바라보는 나
회색건물의 그늘에서 그저 눈부신 태양 빛의 자지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봄은 그런거라고…
화사한 꽃의 모습으로 왔다가 속절없이 향기를 흩날리다.
바람 따라 그렇게 가는 거라고…..
뒷산에 진달래며 훌쩍 커버린 보리
양지 바른 언덕에서 발견한 할미 꽃 군락
훌쩍 떠날지도 모르는 봄 볕에 머무는 아쉬움처럼
그건 내가 일상에서 간직하려 노력했던 짧은 봄의 모습이었다.
그리곤 갑작스럽게 떠밀려 오던 봄
일요일 10시간의 대간 출정을 남겨 놓고
구봉산엘 간다.
“좋은 친구들” 부부동반 모임
김이사가 구봉산으로 일정을 잡았다.
이 화사한 봄의 한 가운데 도심을 내려다 보는 산행이라니…
산은 철저히 세속으로부터 차단 되어야 한다.
도시의 소음이 없어야 하고
도시의 탁한 공기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그리고 바라 보이는 것들은 인공에서 단절되고 고립되어야 한다.
회색도시를 잠시 떠나 있는 것이야 말로 산을 찾는 단순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감흥이 일지 않는 행선지에 내심 김이사의 결정이 못마땅한데…
또 어쩌랴
만남과 모임이 갖는 의미와 부부가 함께하는 산행의 의미도 있는 걸
가는 길에 가득한 진달래가 봄바람에 하늘거린다.
굽어보는 아래가 빌딩 숲이고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들의 소음이
큰 소리를 지르며 산을 타고 올라와도 능선 길을 따라 초록의 산록에 물감처럼 뿌려진 봄
그 편안한 봄날 오후가 금새 나를 즐겁게 한다.
김이사의 욕심으로 은아아파트에서 방동저수지 까지 구봉산자락이 인근도로와 만나는
구봉산 종주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흑석리 까지 들판을 가로지르는 들판 트래킹 까지
내일 10시간 대간 종주인데…
시골길이긴 해도 시멘트 포장 길을 걸으니 다리가 뻐근해 진다.
마누라도 기분이 좋은지 피곤한 강행군 중에도 잠시도 이야기를 쉬지 않는다.
친구 부부들이 모두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판 멀리 가고 있고 내일이 걱정되던
나는 묘수를 찾던 끝에 정류장에서 마을 버스를 잡아타고 2KM 정도는 절약할 수 있었다.
그래도 3시간 30분을 걸었다.
5~6시간 걸어야 만날 수 있었던 붉은 빛의 아름다운 태양이
어느 결에 하늘 높이 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작하는 어색한 아침산행
10시간 산행이 부담스럽기는 해도 바람 좋은 오늘은 기분 좋은 산행예감 이다.
햇빛이 쏟아지는 능선을 지나 봉우리를 간직한 가득한 철쭉의 숲을 걸어 만난 화주봉 !
깊어 가는 눈부신 봄 속에서 마주하는 고산준령은
시원한 봄바람아래 갈색으로 침묵하고 있다.
마치 다시 만난 설악의 웅혼함처럼 거기 버티고 있던 화주봉
그 웅장하고도 부드러운 능선의 연결
일망무제 시야 속에 발아래 웅크린 깊고도 대담한 산 주름들은 흡사 가을산행 인 듯
봄의 색감은 찾을 길 없고 온천지가 거대한 갈색의 능선을 따라 하나로 만나고 있다.
저 멀리 황악산과 가성산, 눌의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과 삼도봉, 대덕산, 덕유산으로
이어지는 장엄한 백두대간의 기골이 장대하다.
앞선 1175M 봉우리로 가는 길
고원을 스쳐 지나는 바람을 따라 가는 길.
혹시 힘이 든다 해도 그 멋진 풍광에 힘들어 할 겨를이 없을 듯 싶다.
암릉지대를 지나는데 절벽의 경사도 심하고 밧줄도 매달려 있다.
어렵사리 도착한 1175봉은 흡사 전망대인 듯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광대무변의 거칠 것 없는 산하
사월의 눈부신 태양이 저렇게 바람에 춤추는 듯 한데
고산 준령에는 아직 봄이 오르지 못하였구나…
화주봉과 1175봉에서 호쾌한 대간을 카메라의 기억에 담는다.
이젠 완만한 능선 길이다.
능선은 김천시 부항면을 아치형으로 돌면서 삼도봉을 향한다.
갑자기 잘 정돈된 헬기장과 널따란 안부전체가 억새밭을 이룬 평지에 도착한다.
일단의 무리들이 휴식하고 있는 이곳은 밀목재다.
심마골재란 이정표가 서 있는데 아래 물한계곡 3.5KM 지점에 황룡사가 위치하고
삼도봉 까지는 0.9KM 석기봉은 2.3KM 남아 있다.
재작년 우성메아리를 인솔했을 때 모두들 민주지산에서 하산했는데 3명만이 민주지산을 거쳐 석기봉 ,삼도봉을 연결해서 물한계곡으로 흘러 내린 적이 있다.
민주지산은 충청,경상,전라 3도 방어권은 물론 풍습과 음식 및 문화의 경계가 되기도 하는
데 신라와 백제가 격돌하면서 힘겨루기를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1천미터급 고봉에서 흘러드는 계류가 음주암골,쪽새골,무지막골,각호골을 통해 합수되는 물한계곡은 수량이 풍부하고 울창한 원시림과 수려한 계곡의 풍광을 유지하고 있는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청정 지역이다..
그 옛날 대야산의 수려한 계곡에 감탄해 마지 않았는데 대전에서 가까운 물한계곡이 간직하고 있던 청정한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경북, 충북, 전북의 경계인 삼도봉에 도착했다.
삼도 화합의 상징인 사자상은 눈부신 태양 빛 아래 외로운 고봉을 지키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목에 감기는데
왼쪽으로 석기봉(1200m), 민주지산(1242m),각호산(1176m)으로 흘러가는 능선의 흐름이 늠름하고 사방천지 거칠 것 없이 굽어보는 전망이 환상적이다.
푸른 하늘엔 뭉게구름이 흐르고 수 많은 산과 능선으로 에워 쌓인 삼도봉은 백두대간 제15경이다.
오늘에사 삼도봉만이 백두대간 능선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주지산은 당연히 대간상에 있는 줄 알았는데 3개의 도를 아우르는 삼도봉만이 홀로 대간을 지키고 있다.
농협 우지점장께서 동동주를 가져왔다.
동동주 큰 병에다 한 통 가득한 두부 그리고 볶은 김치까지…
50의 노구에 팀을 위해 바리바리 지고 1000고지를 올라온 정성이 갸륵하다.]
고원에서 한잔하는 동동주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남은 장도에 다리가 풀린다고 모두 자제하는 분위기인데 그 부드러운 맛 때문에 3잔을 거푸 들이키고 말았다.
어제 반 병의 소주와 3시간 30분 산행에도 아직까지 컨디션은 최상이다.
밀목재 계단을 올라 오는데 다소 힘들기는 했어도 발걸음은 다른 때보다도 훨씬 가볍다.
시원한 봄바람과 멋진 풍광의 조화 때문 이었으리라….
이제 겨우 3시간 10분의 산행
아직 7시간이 남은 셈이지만 동동주 3잔이 산행의 걸림돌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완만한 능선을 흘러내리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나야 휴게소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한 탓에 멋진 풍광에 정신을 빼앗기고 배고픈 줄 모르고 줄달음쳐 내려왔지만 집에서 일찍 식사를 하고 참가한 다른 사람들은 허기를 느낄 시간이 되었다.
대부분이 김밥인데 53세의 유천2동장님이 오늘 대간팀에 합류했고 모처럼 조부장이 참여했다.
조부장은 지난번 한 번 회사를 찾아왔었는데 두어달 새에 독립해서 회사를 차렸다.
그 동안 회사를 설립하고 공장을 세우느라 눈코뜰 새가 없어서 연락도 못하고 산행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했다.
40대 중반에도 대단한 패기와 배짱을 간직할 수 있는 그가 부럽다.
어쨌든 그 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산행에 한 번 합류한다고는 했는데 불쑥 오늘 나타난 것이다.
김대장에게 조부장이 온다는 전갈을 받고 옆 자리를 비워 놓고 고속도로 입구에서 옆 자리
에 앉히고 출발 했는데 정말 요즘 피곤한 지 그는 앉자마자 잠에 떨어졌었다.
오늘이 시간상으로 꽤 힘겨운 산행 코스라 내심 염려스러웠는데 아닌게 아니라 예전에 조부장 같지 않게 발길이 많이 밀리고 있다.
밀목재에서는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기가 민망해 나 혼자 오르막을 치고 올라 능선을
넘어 점심을 풀어 놓고 기다렸다.
오늘 대간 산행은 처음이라던 유천동장님은 희끗한 머리에도 별 어려움 없이 산행을 잘 해내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그 정도 체력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상당히 산에서 단련된 모습이다
둘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대간주유를 하다 보니 금새 오랜 동반자처럼 가까워졌다.
식사를 하는 중에 조부장이 도착했다.
최선생님이 맥주를 얼려왔는지 아직 차가운 맥주를 따라주어 한잔 마시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김밥 두 줄을 먹어버렸다.
비상식량 한 줄은 동장님 식사가 부족한 것 같아 주었다.
조부장은 체력소모가 심해 입안이 깔깔한지 식사를 전혀 못하고 있다.
식사 후 출발을 하니 시계는 12시 30분을 가르키고 있다
5분을 걸어 새순의 언덕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일대가 아직 겨울 산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데 시원한 바람과 일망무제의 시야를 만들어 주
는 작은 봉우리에는 초록의 새싹들이 여기저기 돋아나고 있었다.
봄 빛이 쏟아지는 능선을 한 시간쯤 가로질러 가노라니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난다.
비탈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있다.
따사로운 봄 빛을 받으면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려니 몸에서 열기가 솟구친다.
눈 속에 손을 집어 넣어 한웅큼 흰 눈을 움켜서 얼굴과 목에 문지르니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는 얼굴이 시원하다.
황악산 보다 경사가 더 급한 오르막이지만 그렇게 다리가 무겁거나 힘들지 않은 것으로 보면 오늘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보면 아이러니 하게 힘이 더 솟는다.
하여간 인상을 쓰면 주름살이 늘 테니 가급적이면 안정된 표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봄 여름엔 내적인 건강은 좋아져도 태양에 얼굴이 그을리고 얼굴 살이 빠지면 불쌍하고 초췌해보인다.
힘겨운 오름 뒤로 1031봉에 도착했다.
사방이 트인 조망에 가슴이 후련해지고 지나온 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웅자를 드러내고
있다.
힘겨움 뒤에 마주하는 장쾌한 풍광과 조망
고혹의 자태로 기다리고 있는 고봉은 지나온 여정의 웅혼함을 증거하면서 바람결에 침묵
하고 있다.
고산 준령의 기가 온 몸에 모아지는 듯 억제할 수 없는 흥분으로 마음에 들떠온다.
세상에 부러운 것이 무엇이 있을 소냐
온전한 정신과 건강으로 이 자리에 서 있음을 축복하자
한 번 왔다가 뜬 구름처럼 흩어지는 인생
부귀와 영화가 함께해도 결국은 가는 길이 정해진 우리의 인생길 아니더냐?
우리가 집착하는 모든 것들도 세월과 함께 사라져 가는 부질 없는 미망일 뿐 .
산의 충만한 정기를 받아 이 아름다운 화려강산 위로 오래도록 나의 발길이 지날 수 있기를....
이 눈부신 아름다움에 대한 탐욕이 언제나 내 안에 살아 있기를 ….
헬기장에서 조부장은 기진맥진이다.
몇 달의 공백이 체력을 이토록 상하게 한다.
결국 꾸준한 등반과 관리 없이는 몸은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다.
페이스를 맞추어 가던 최선생님이 속도를 낸다.
사실 자기 페이스를 줄이면 피곤함이 더 가중될 수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흡사 해발 제로로 떨어지는 듯한 부항령은 다행히 대간을 관통하는 터널
이었다
해발이 낮아 지면서 볼 수 없었던 진달래가 만개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최선생을 속도에 맞춰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 조부장이 따라오지 못할 것 같아 속도를 줄였
다.
부항령 위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자 바로 위에 헬기장과 묘가 나타난다.
능선길을 걸어 내리는데 어디선가 나비가 한 마리 나타나 가벼운 날개 짓으로 잊을 뻔
했던 봄을 기억케 한다.
나비의 율동과 초록의 풀잎이 돋아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조부장을 기다릴 적당한 장소를 찾느라 한참을 걸은 다음에 환상적인 장소를 물색했다.
발아래 펼쳐지는 대자연의 파노라마
고고한 자태로 가지를 드리운 노 송과 불어 내리는 시원한 바람
눈을 들어 우리가 온 길을 바라보니 까마득하게 이어진 능선이 몹시도 멀고 길다.
우두령에서 남서쪽으로 향하던 대간 길은 삼도봉을 지나 남쪽으로 기수를 돌리고, 부항면을 가운데에 두고 원호 모양으로 한바퀴 맴을 돈다.
이제 대간 길은 저편 마지막 고갯마루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전라도와 경상도를
사이에 두고 안부로 내려설 것이다.
대자연 속에서 생체의 자정기능이 회복된 듯 시간이 지날수록 산행의 피로감이 사라져 간다.
상당히 빨리 진행해 왔으니 동장님과 조부장이 많이 떨어졌을 게다
등산화를 벗고 그늘아래 누웠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산등성이의 나뭇가지를 흔들어 댄다.
길목이니 잠이 든다 해도 조부장이 지나다 깨울 것이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한 20분 정도는 기다려야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둘은 5분도 안되어 도착했다.
내가 속도를 올리는 걸 보고 둘도 속도를 내서 쫓아 왔단다.
하여간 조부장이 쉬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고 계속 가자는 통에 다시 주섬주섬 등산화를
신고 갈 길을 재촉한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는지 평상속도에도 좀처럼 따라 붙지 못하는데 특히 조부장은 애처울만큼 힘든 모습으로 힘겹게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제 얼마남지는 않은 것 같은데 조부장은 기다리는 내가 오히려 부담인 듯 아직 뒤에 많
은 사람들이 있으니 먼저 가라고 한다.
결국 도와줄 수도 없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기도 민망해서 동장님과 함께 먼저 움직이기
로 했다.
채석장인 듯 파헤쳐져서 흉물스럽게 방치된 절개지가 나타난다.
차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온통 시뻘건 토사가 드러나 있다.
상처 입은 대간의 아픔이었다.
5차 백두대간 팀에 참가하기로 결정해서 오늘 탐색차 참석했다는 동갑의 아줌마가 절개지
저편 능선에서 무언가 소리치고 있다.
아마도 진행방향이 맞는지 물어 보는 것 같은데 세찬 바람결에 소리는 전달되지 않는다
계속 진행하라는 제스쳐를 보내고 걷다 보니 절개지 아래 등산로가 분기되는 곳이 있다.
이 길 때문에 헷갈려서 다음 사람을 기다렸던 모양인데 지도상 그 길은 대간로가 아니다.
리본도 절개지 반대능선을 향하고 있다.
상당한 체중의 헬시한 아줌마인데 점심을 함께하고 여기 까지 도착한 것을 보면 나름대로
산행경험이 많은 것 같다.
같이 식사를 하고 먼저 떠난 팀들과 함께 출발했는데 아마 후반부에 체력이 밀려 낙오된
모양이다.
아닌게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을 너무 힘겹게 떼고 있다.
등산로와 일정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초,중반에 오버페이스하고 체력 안배에 실패한
전형적인 케이스다.
다 왔으니 힘내라고 한마디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능선을 한 굽이 돌아서니 덕산재
포장도로가 거기 버티고 있다.
웅대한 산맥을 구비 친 긴 여정치고 너무도 싱거운 산행의 마무리 였다
산비탈에는 진달래가 만개해 있고 폐쇄된 덕산재 주유소에는 덩그러니 우리의 버스만이 기다리고 있다.
폐쇄된 매점에는 먼저 하산한 사람 몇 명이 족발과 두부를 놓고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고 술을 안 드시는 동장님이 내어준 자리에 앉아 나는 막걸리 두 잔을 기분
좋게 받아 마시며 오늘의 긴 여정의 성공적이 마무리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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