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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두대간 제 23구간 (덕산재-대덕산-삼봉산-신풍령)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을 요약하면 자기를 비우라는 겁니다.

우리는 시장 갈 때 바구니를 비워서 가져가야 필요한 물건을 마음껏 담아 옵니다.

그런데 요증 사람들은 너무 많은 쓸데 없는 것으로 자기를 가득채워 놓고 있어요

우리는 매일 새로운 날을 맞이하듯이 사람도 계속 새로워져야 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이 우리가 늘 접하는 자연이 그대로 법문입니다.

자연 속의 나무들은 겨울에는 모두 옷을 벗고 봄이 되면 새 옷을 갈아 입습니다.

늙은 나무 젋은 나무의 구별이 없어요.

사람도 마찬가지로 나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늘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이번 등정을 다녀온 후엔 많은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다래끼며 콧잔등에 솟아오른 뾰루지는 내 몸이 무척 피곤하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였다

대덕산과 삼도봉 그리고 삼봉산의 거침 없는 풍광속을 질주한 대가는 무기력과 핏발선

눈의 서걱거리는 고통으로 다가 왔다.

월요일 진정창과 몇몇 업체 전산책임자들과 불가피한 술자리가 화근이었나 보다.

휴식이 필요한 시간의 과음이 결국은 신체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좋은 컨디션으로 출발한 대덕산 출정은 이동하는 동안의 잠깐의 졸음이  머리 속에서  무언가 뒤엉키게 만든 듯 갑자기 무거워진 머리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아야 했다.

설천면을 지나 당도한 덕산재 인근의 대덕산은 말 그대로 넉넉한 모습의 산이다.

산 자락에 기대어 있는 집들이 평화스럽고  우람한 육산의 굴곡은  주변과 잘 조화를 이루

고 있다.

햇빛이 쏟아지는 산비탈 위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아늑함이 떠돌고  범상치 않는 지기가 대덕산 허리를 감싸는 듯하다.

강원도를 넘어서 다시 살아 오르는 듯한  큰 산의 정기와  조화로운 산세에 내심 내가 나중

에 정착할 수 있는 후보지의 하나로 나는 대덕산을 낙점하고 있다. 

 

날씨는 화창하다.

그래도 1200고지가 넘는데 저렇게 봉우리가 빤히 보이니 덕산재의 해발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한 시간 정도 용을 쓰면 정상부에 닿을 수 있겠다.

저 번 주에도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으로 와룡산을 누비고 다니고 매일 충분한 걷기가

있었으니 체력은 그다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게다.

덕산재 고갯마루에서 등산 안내판을 보고 있는 사이 벌써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 등산로로

움직이고 있다.

오늘은 하도 날이 좋아서 인지 대간종주팀 이외에도 많은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산행 식구가 38명이나 되었다.

한 굽이 능선을 넘어 예비동작 없이 오르는 가파른 대덕산 능선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신체에 고르지 않은 거친 호흡과 갑작스런 뜨거운 열기를 가져온다.

내 뒤를 돌아 보니 내 뒤 후미에는 5~6명 정도가 올라오고 있다.

점차 힘들어 지는지 등산로 옆으로 비켜서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난다.

 

 

중턱 쯤에 샘물이 있다

열심히 사람들을 제치고 올라 왔는데 1진 몇 명이 샘터에 모여 물을 마시고 있다.

순간 이 넉넉한 대덕산에 가장 먼저 오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이제 초반전인데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컨디션이 허락된다면 속도를 늦추고 싶지가 않다.

선발대를 뒤로하고 오르는 길엔 화창한 봄 빛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턔양이 뜨거운 열기를 등산로에 쏟아내고 가끔 부는 시원한 능선의 산 바람이 길가에 무성

한 산죽을 흔들고 등에 흐르는 땀을 걷어낸다.

무심

부는 바람이 무심하 듯

힘든 고행 중에도 마음을 비울 수 있는 무심의 경계를 기웃거린다.

.

뒤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나지 않아 천천히 오르는데 10분쯤 되었을까 뒤에서 1진의 모습과 두런거림이 들린다.

오늘은 제일 먼저 멋진 이 대덕의 정상에 서고 싶다.

선두를 내어주기 싫어 더 빠른 속도로 능선의 비탈 길을 오른다.

이미 무심은 깨어져가고 거친 호흡의 불엽화음은 부질 없는 경쟁심을 조롱한다.

 

산 아래를 굽어보는 봉우리에 올라섰는데 정상은 아직 저편에 있다.

아직 가을 색을 간직하고 있는 능선의 관목 숲을 지나 둔덕을 오르자 대덕의 정상은 바로

거기 있었다.

1290m의 고봉에서 만난  그 시원한 바람과 사방을 둘러보는 멋진 조망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은 면적의 대덕산 정상은 생각 지 않은 헬기장과 함께 그렇게 홀연히 나타났다.

시간은 10시 55분  1시간 5분 소요된 셈이다.

남쪽 사면에 부드러운  잔디가 아직 황금 빛으로 남아 있는 곳에 두 명의 산 객이 휴식하고

있다.

목적지 신풍령에서 산행을 시작했다는데 덕산재 까지 이제 거의 다 온 셈이다.

둘이 새벽 같이 움직여 목적지에 파킹하고 콜택시를 이용해 시작점으로 이동한단다.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친한 친구 사이라면 또 다른 즐거움이 함께할 수도 있겠다.

 

남쪽으로는 굴곡진 산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 사이로 좁의 분지의 흐름이 흡사 길처

럼 선명하게 남으로 흘러간다.

남서쪽으로는 삼도봉으로 능선의 흐름이 이어지고 북서쪽으로는 삼봉산이 막아서고 있다

아직 갈색의 능선으로 남아 있는 삼봉산 아래는 봄의 푸르름이 한창이다.

그 푸르름 사이의 황토색 물결은 사람들이 개간한 흔적인 듯 삼봉은 세월에 할키운 상처를

간직한 채 묵묵히 봄을 바라보고 있다.

첩첩이 산으로 둘러 쌓인 강원도라면 사람의 발과 손이 그렇게 바쁘게 오르내리지 않았을

텐데.

결국은 생활이 달린 사람들의 삶을 한번쯤 들어 바라보는 목가적인 눈으로 아쉬워하는 나

역시 대책 없는 탐미주의자나  몽상가가 아닌가?

그래서 세상은 언제나 영원히 해결 될 수 없는 모순과 이기로 가득 차 있다.

 

마치 흘러가는 세월 속에 다시 상처를  덧내지나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체념으로 삼봉은

세월의 순리에 순응하고 있다.

여기 저기 파헤쳐져 푸른 빛을 잃어버린 숲의 여백이 슬퍼진다.

세월에 변해가는 고향의 모습처럼 사라져가는 마음의 평화와 위안들을 이렇게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서글픈 일이다.

또 다른 삼도봉으로 연결되는 부드러운 갈색의 능선이 소사고개로 급격히 낮아졌다가 삼봉산에서 다시 가파르게 솟구치고 있다.

 

대덕산은 이 곳으로 살러오는 사람은 모두 많은 재산을 모아 덕택을 입었다 하여 대덕산으

로 불려 졌다 한다. 가야산을 향해 뻗은 능선을 사이에 두고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을 갈라

놓은 삼도 분기점, 즉 해발1,250m의 초첨산을 옆에 둔 명산으로, 옛날에는 다락산, 다악산

으로 불리었고 정상에는 기우단이 있었다고 전하는 명산이다.

부드럽게 생겼으면서도 우직한 남성다운 덕기가 어린 이 산은 예로부터 수많은 인걸들을

배출했고, 또한 이 산이 있는 무풍동은 남사고의 십승지지 중 하나로 알려진 고장이기에

유명하다.(한국의 산하에서)

 

삼면을 바라보며 걸출한 대덕의 조망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다.

화사한 봄 빛과 시원한 바람이 너무 좋아 떠나기가 싫다..

 

삼도봉 가는 길은 콧노래가 절로 난다.

무거운 머리가 피로를 느낄 새도 없이 억새밭을 가로 지르는 편안한 능선 마루금에 기분이

날아 갈 듯하다.

흡사 갈색의 초원인 듯  완만한 능선의 굴곡에서 반짝이는 금 빛 갈대의 물결

봄은 저렇듯 푸른 서슬로 능선을 오르고 있건만 갈대밭은 아직 지난 가을의 추억에서 깨어

나려 하지 않는다.

올 겨울 심산을 가득 메웠을 폭설의 기억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를 곧추 세운 채 봄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온 사방을 굽어보며 풍만한 여체처럼 부드러운 곡선으로 조화된 대덕의 능선길을 산들바람과 가득한 봄 빛에 쌓여 마치 즐거운 유희에 탐닉하듯 가벼운 발길로 스쳐지난다.

이렇게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이면  오늘은 대덕의 신선이 아닌가?

능선 어딘가에서 나비 오르고

마음은 나비를 따라 허공을 저만치 날아간다.

둘러보는 사방이 눈부신 대덕의 경쾌한 아름다움이다.

 

능선을 내려서 삼도봉으로 가는 길엔 이름 모를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작은 노란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 군락은 기다림의 여운을  간직한 여인의  반가

운 미소처럼 정겹기 그지 없다.

언제 짬이라도 내서 한국에 자생하는 야생화와 약초들을 한 번 공부해 본다면 심산주유는

더 깊은 의미와 기쁨으로 다가 오지 않을까

 

삼도봉 가는 길엔 이제 여기저기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두개의 능선을 넘어 삼도봉에 오르니 주변의  풍광과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다.

지나온 길엔 대덕산이 담대히 버티고 있고 건너편에는 삼봉산이 어딘가로 대간의 흐름을

유도하고 저 편 아래엔 1차 목적지인 소사고개도 보인다.

 

삼도봉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소사 고개를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신나는 내리막

삼도봉의 오름은 소사고개를 향한  갑작스런 고도 급강하에 직면한다.

참으로 이상한 산세라 할 수 있다.

대덕산의 큰 덕이 거침 없이 덕유의 능선과 맞닿아 있으리란 상상은 여지 없이 깨어지고

대덕은 삼도봉을 향해 지속적으로 고도를 낮추다가 삼도봉에서 다시 한 번 산세를 이르키고 이내 소사고개로 급격히 자즈러 진다.

그리고 다시 바닥에서 융기하여 불세출의 삼봉산을 대간에 연결하고 다시 신풍령으로 하강하는 것이다.

 

삼삼오오 어울리다 보니 빤히 보이는 소사고개도 대간능선을 놓치고 엉뚱한 곳으로 내려섰.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지난 여름 폭우의 잔해가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채 혼돈을 드러

내고 있다.

지구의 공전은 또 다른 장마를 준비하는 계절을 인도하고 있는데……

 

버스에서 도시락을 꺼내어 일행들과 삼봉산 기슭에 자리 잡았다.

김밥 두줄 먹고 딸기도 먹고 빵도 나누어 먹고

이젠 흡사 초여름 날씨처럼 변해버린 한 낯

이미 그리워 지기 시작하는 나무그늘아래 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휴일이 표구 된다.

산사람

산을 닮아 넉넉해지는 사람들.

 

일진이 자리를 수습하고 출발한다.

10분쯤 있다가 우리도 행장을 수습했다.

배가 부르니 무더위가 더 의식되고 저 가파른 삼봉을 치고 오를 생각을 하니 배가 살살 아파오고 괜시리 숨이 차오는 느낌이다.

아직 기골이 장대한 대간의 허리춤인 소백과 속리가 지난 겨울의 폭설을 걷어내고 한 여름

의 불볕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정도 날씨에 위축되니 우습기도 하다.

 

이미 반은 왔으니 천천히 가자!

목장 고랭지 채소 밭을  따라 삼봉산으로 올라 가는 길

바람은 어디에서 오수를 즐기는지

숨이 막힐 것 같은 땡 빛 그리고 흐르는 땀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그다지 힘들지 않다.

7부 능선 쯤에서 먼저간 1진을 따라 잡았다.

나와 함께 출발한 사람들은 많이 뒤쳐져 있다.

휴식하는 1진을 남겨둔 채 고독한 산을 혼자  오른다.

점점 더 경사가 가파르게 솟구치고 위쪽 등산로에는 발아래 바위들이 즐비한 암산이다.

또 다른 기록에 욕심이 간다.

오늘은 7시간여의 짧은 거리이니 마음 놓고 오버페이스 한 번 해보자.

휴식 후 막강한 기세로 올라 치는 1진을 의식해서 가파른 경사에도 등산속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좁혀지던  바로 후미와의 거리는 정상부에 다다를수록 더 벌어졌다.

스스로가 오버 페이스를 느낄 정도의 전력투구로 삼봉산 바로 전 바위마루에 섰다.

그 시원한 바람

날개를 단 듯 날아 오르는

그 고봉의  황홀한 고독과 낭만

그리고 무리 떠 날리는 기쁨

그 멋진 암봉과 주위를 굽어보는 눈부신 조망은 오늘의 욕심에 전혀 부족할 것이 없는 감동으로 다가 왔다.

인간의 희미한 기억이야말로 언제나 마주하는 한국 최고의 경관에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하

  또 그 갈망이 살아있게 만드는 마술이다.  

제각기 다른 얼굴로 다가오는 우리 산하의 거침 없는 풍광 그 어느 하나인들 한국 최고의

풍광이라 아니할 수 있으랴?

내 마음에는 언제나 자연과 산에 대한 갈망과 동경이 가득 차 있는데 .

내 마음은 언제나 아름다움에 대한 목마름으로  감동을 준비하고 있는데 .

 

덕유 삼봉산(1,254m)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삼봉산이라 부르며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의 경계를 이루며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금봉암이 산행의 중심이다. 금봉암 주위에는 투구봉, 노적봉, 칼바위, 장군 바위, 신중봉, 부부봉, 신성봉, 칠성봉, 장군수 마당바위 등 봉

과 바위벽 등이 어울려 있다. 산행 길에는 억새 밭과 잣나무 숲이 펼쳐지고 정상에 서면

덕유산의 웅장한 모습이 펼쳐진다.

삼봉산은 거창의 진산(鎭山)으로 산 고스락이 되는 봉우리는 세 개이며 그 중심 봉우리는

흡사 동구 앞 돌무지 탑 같고 먼데서 바라보면 흡사 피어나는 연꽃 모습 같다.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부를 만큼 산 경치가 빼어났으며 가뭄이 들 때면 삼봉산 금봉암에 있는 용머리

바위에서 기우제를 올렸다고 한다.

산기슭 좋은 터에 금봉암(金鳳庵)이라는 절이 있는데 절과 산 모두가 나한도량(羅漢道場)이라 하여 기도처로 이름나 있다.

금봉암은 150여 전 해인사 여신도가 백일기도 끝에 점지 받은 자리에 세운 암자로 금빛 찬란한 봉황이 기도처를 세 번 왕복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은 불심(佛心), 산심(産心), 무심(無心)의 삼심이 깃들고 금봉암을 들러리한 바위무리

들은 병풍처럼 봉황의 산세를 이룬다. 칼바위, 장군바위, 석불바위, 부부봉, 문바위, 투구

, 용바위, 노적봉, 칠성봉 들이 모두 셋씩 나란히 짝을 짓는다. 세 개의 영험스런 바위 샘

물이 솟아나 목을 축일만한 데 모두 신령스럽고 영험스런 샘물이라고 하며 천지인(天地人)

을 우러른 삼신사상(三神思想)과 인연이 깊다. 덕유산으로 달리는 큰 줄기에서 동쪽으로 내린 가지에는 시루봉이 솟아 있으며 남쪽 골짜기는 금(金)이 난다.

정상의 줄기에는 밑동이 큰 떡갈나무들이 주종을 이루며 특히 겨울의 눈꽃이 볼 만하다.

(거창군 삼봉산 소개 사이트)

 

멀리 아직 녹지 않은 눈을 간직하고 있는 덕유산 슬루프가 보인다.

삼봉산 정상부에도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봄의 먼지를 뒤집어 쓰고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다.

양 쪽으로 큰 산이 막아선 느낌이며  앞산에 흘러내린 산주름은 10겹이다.

이 그 길엔 키가 큰 진달래 군락이 길 양편으로 도열해 있고 고지의 진달래는 아직 몽우리

조차 맺지 못하고 있다.

이젠 서두를 이유가 없다

나는 넓은 바위 위에 혼자 그 시원한 바람과 봄 빛을 받으며 지나친 게으름 속에 쌓여 있다.

 

누워 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앉아서 사진을 찍다가.

그저 발아래 펼쳐지는 풍광을 바라보며 상념에 쌓이는 여유 그리고 무심

 

삼진까지 휴식하고 지난 다음 천천히 행장을 수습했다

능선이 고도를 낮추면서 유난히 붉은 색을 간직한 진달래가 몽우리를 터뜨리는 반가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 내리막 뿐이라는 생각에서 다시 만난 호절골재를 지나 계속되는 완만한 오르막이 오히려 힘이든다.

수정봉 못미쳐 길가에 잠시 휴식하면서 오렌지를 나눠 먹었다

산세는 평탄한 내리막을 유지하다 호절골재를 거쳐 된새미기재를 지나 수정봉으로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유지한 다음 조용히 신풍령으로 내려 앉는다.

붉은 진달래가 몽우리를 막 터뜨리고 있는 능선길을 휘돌아 내리자 휴게소 한 구석에 우리

의 버스가 보인다.

신풍령 휴게소에서는 동행한 몇몇과 함께 위장이 얼얼해지는 차가운 맥주로 즐겁고 여유로웠던 여정에 쌓인 여독을 신풍령 바람에 날려 보냈다.

그리고 막걸리는 딱 한잔만 마셨고 돼지 족발은 배부를 때까지 먹었으니 짧은 귀로에도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었다

비몽사몽의 와중에도  대덕과 덕유삼봉의 인상적인 산세가 안전을 오락가락 하던 날

처음 발길이 머문 대덕과 삼봉은 그렇게 기억의 갈피에 좋은 추억의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