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사람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낡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 여행자를 위한 서시 -
1997년 여름 류시화
[출처]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작성자 푸우
로마 철학자 세네카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이 당신에게 불만스럽게 생각된다면 세계를 소유하더라도 당신은 불행할 것이다.
너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말고 오히려 삶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넌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꼭 무얼 보기 위해 떠나가는 것이 아니니까.
우리가 낯선 세계로의 떠남을 동경하는 것은 어떤 것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일 테니까.
잠자리가 날았다.
한 무리 사람들이 지나갔다.
새도 푸드덕 거리며 날고 바람도 쏴아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소리 내는 시냇물은 내게 무슨 말을 남기고 내 곁을 지나 어디론가 흘러 갔다.
그게 내게 주는 마지막 인사였는지
아니면 못 알아볼 얼굴로 어딘가에서 마주친다 해도 따뜻함을 잃지 말라는 충고였는지 모르겠다.
배가 부른 것 보다 스무 배 이상 마음이 불렀다.
지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저 하늘 호수로부터 먼 여행을 떠나 온 별들이 아닐까?
그대가 어디로 가고 있든 사실 그대는 신을 위해 가고 있는 중이야
그대는 신에게 이르기 위해 수많은 생을 윤회하고 있어
표면적으로 그대가 신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지만 신은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야.
그러나 그대가 어디를 향해 간다고 해도 신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지
성자가 내려준 그날의 축복은 까닭 없는 허무감에 흔들리던 하나 젊은이의 영혼을 간단히 치유해 주었다.
데라둔 까지 가는 아니 신에게로 가는 버스여행은 그렇게 두 시간이 걸렸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초가을 아침 햇살은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부드러운 힘을 갖고 있다.
우린 아침마다 대자연 속에 앉아 바람과 구름을 바라보며 볼일을 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최고의 명상이지요.
저 따사로운 평온한 햇살과 툭 트인 바람 속에서 내 온 존재를 마음껏 드러낸 채로 평생을 살아가고 싶었다.
만트라 –주문
세가지 만트라를 기억한다면 그대의 가장 완벽한 스승은 그대 자신
첫째 만트라 –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의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 마라.
둘째 만트라 –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 또한 머지 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셋째 만트라 – 누가 네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 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내 몸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을 바람이 날려 주었다.
바람은 내 슬픔을 걷어서 어느 새벽 풀 위에 아름다운 이슬로 내려 놓을 것이다.
슬픔이 지나고 기쁨이 찾아 오듯
그 이슬 위에 황금의 아침 햇살이 비치고 슬픔은 새 아침의 희망으로 다시 반짝일 것이다.
그대를 구속하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 자신임을 잊지 말게
모든 인간이 보이지 않는 밧줄로 스스로를 묶고 있지
그러면서 한 편으로 자유를 찾는 거야.
어리석은 일이지
먼저 그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결코 어떤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언제나 자유로운 정신에 머무는 것
영혼의 푸른 버스 --
로마의 철학자 에픽테투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어가기를 기대하지 마라
일들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여라.
나쁜 것들은 나쁜 것대로 오게 하고 좋은 것들은 좋은 것대로 가게 하라.
그때 그대의 삶이 순조롭고 마음은 평화로울 것이다.
나는 신이 인간을 만든 데는 목적이 있다고 믿소
우린 무언가 하면서 신이 내게 부여한 삶의 목적을 깨달으려 노력한다.
시간을 모독하지 말라
나의 시간은 즐겁게 흘러가야 하거늘…
그 것은 내 소유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내가 왜 걱정해야 하는가?
나는 분명히 뭔가를 원하고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요.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건 더 미루지 말고 뭔가를 찾아 떠나야 한다는 거예요.
내 마음의 목소리를 따라 여행을 떠나기로 하다
이 지구의 동식물 중에서 ‘미루는 것’을 발명한 것은 인간 뿐이다.
어떤 나무도 , 동물도 미루지 않는다.
인간만이 미룬다.
질투의 여신이 미명을 몰고 와 별을 몰아갔다.
영혼의 치유
별은 먼 곳에서 조용히 빛난다.
그 심대한 고독과 고요의 심연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희망과 평화로 나의 영혼을 감싸 준다.
인도의 철도는 전체 길이 6만 킬로미터에 달한다.
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길이다.
날마다 하루 1만 1천대의 기관차가 달리며 7천여 개의 역으로 9천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
단일 회사로서 160만 명 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용인을 거느린 것이 바로 인도 철도회사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긴 플랫폼은 서인도 뱅갈 주에 있는 카락푸르 기차역으로, 그 길이는 자그마치 833미터나 된다.
여행의 백미는 기차여행이고 그 중에서도 3등칸 기차 안에 민중의 삶이 있다.
산스크리트어 (고대 인도어) 인간을 둘라밤( 얻기힘든 기회)이라 한다.
생명체가 인간으로 환생하려면 8천 4백만 번의 윤회를 거듭해야 한다.
삶 자체가 그저 하나의 꿈이다.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이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하고
과거의 괴로운 추억이 악몽을 꾸게 한다.
어제 무슨 꿈을 꾸었습니까?
어제 꾼 꿈이 저승이고 오늘이 이승 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깨어 있다고 믿는 시간이 저승 인지도 모릅니다.
살아가는 것이 즐겁나요?
우리 마음이 즐거우면 삶은 축제가 되겠지요
살아감이 조금 시들해 지고 일상이 답답하고 지루해질 때
필요한 건 작은 변화
침묵은 신과 대화하는 유일한 언어
명상은 자신과 대화하는 유일한 언어
나마스카 – (당신 속의 신에게 절을 한다.)
인구 9억 2백만의 역사와 천만명의 성자의 나라.
인간은 8천 4백만 번의 윤회를 거쳐야 비로서 해탈에 이른다.
(저울을 준 신)
행복의 양과 불행의 양은 같다.
신이 내게 주지 않은 것보다 준 것들을 소중히 여겨야 하지요.
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일과 휴식)
당신들은 왜 부지런히 일하지 않는가>
내가 묻자 스리나가르 시의 인도인이 대꾸했다.
“당신들은 왜 쉬지 않는가?”
(대단한 것)
“낫씽 스페셜! 인생에 대단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세상에는 배울 것이 많다)
바람 – 세상에 집착하지 않는 것 / 모든 것은 스쳐 지난다.
강 – 더 큰 세계로 나아감
(부활하는 사람)
난 밤마다 죽지만 아침마다 부활한다.
그래서 하루하루는 다시 태어난 새로운 날이다.
(가장 먼 거리)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 거리
(행동)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는 대로 모든 일이 잘 진행될 텐데 왜 스스로 안달하고 초조해져서 자신을 괴롭히냐는 것이다.
네가 배워야 할 것은 심각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바로 아무것도 문제 삼지 않는 노 프라브럼의 자세다.
그 때 넌 행복해 질 것이다.
노 프라블럼 명상법은 결론적으로 이것이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결코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다.
“삶에서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떤 경우에도 “난 이러이러한 것을 잃었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 그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하라.
그러면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너의 재산과 소유물을 잃었는가?
아니다 그 것들 역시 본래 위치로 돌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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