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 : 2010년 9월 5일(일요일)
2. 산행구간 : 낙동정맥 6구간
3. 산행코스 : 한티재 ~ 추령(140분) ~ 왕릉봉(120분) ~ 덕재(40분) ~ 휴양림갈림길임도(50분) ~ 검마산휴양림(40분)
4. 산행거리 : 15.5km
5. 산행소요시간 : 6시간 30분
6. 경유지별 시간
한티재 (430m) |
08:55 |
628.8봉 |
09:25 |
이정표(한티재2.4km,추령4.3km) |
09:37 |
우천마을 밭 |
10:20 |
우천고개 |
10:15 |
추령(가랫재) |
11:21 |
송정사거리 |
11:47 식사 약20분 |
635봉(추령 1.3km, 휴양림7.5km) |
12:22 |
왕릉봉 |
13:26 |
덕재 |
14:03 |
휴양림갈림길 |
14:52 |
검마산 휴양림 |
15:25 산행종료 |
안개에 쌓인 군위 휴게소
벌초 차량이 많았다.
다다음주가 벌써 추석이구나
구미 톨게이트를 지나 국도를 타고 진행하다 가산톨게이트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진입했데
난 자느라 까맣게 몰랐지
흔들리는 차 안에서 잘 잘 수 있다는건 즐거운 여행길의 예약 같은 거
잠에 빠져 설핏 깨었는데 달리는 차 속에서 본 차창밖 풍경이 좋아 카메라를 들이대다
다시 시작점에 섰어
대원들 (사진 :황태자)
사진 (황태자)
자료사진 (황태자)
세월에 남아 나는 것이 그 무엇이랴
훗날 내 기억도 희미해 지겠지만 그 길을 걸었던 추억은 사진과 글로 남아 있겠지
결국 삶의 해답은 나의 즐거움이야
오늘 도 멋들어진 낙동 6구간 한바탕 춤을 추어야지
자연은 주종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했지
누가 통치자이고 지배자 인가?
카리스마 넘치는 무더위
그리고 강력한 태풍과 국지적인 폭우 까지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퇴행시키고 있어
자동차를 타고 다니던 언제부턴가 걷기를 포기하고
우직하게 몸으로 맞서던 무더위를 선풍기와 에어컨으로 제압하려 하지
우리의 유전자 염색체에서 인내세포는 급격한 변이를 겪고 있는 중이야
궁극에는 사라지고 말 걸
우리가 자연과 대적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들 자동차,에어컨,냉장고 등은 부메랑이되어
더 자연을 흉포하게 만들고 점점 더 약해져 가는 인간은 더욱 어려운 전투를 치루어야 할거야
어쨌든 인간과 자연은 여전히 교전중이야
그 싸움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구
서로 목청 높여 승리를 장담하면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지
그래도 여기 근육의 힘으로 더 강해진 자연과 감히 대적하려는 자들이 있어
항생제의 바닷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슈퍼바이러스처럼….
아니 굳이 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인정하고 적응하고 그 변화를 즐기는 사람들이란 말이 맞겠네
그들은 서슬 푸른 자연에 그다지 긴장하지 않아
때론 가혹하리만큼 무자비하지만 속마음의 따뜻함과 너그러움을 알지
함께 오랜 세월을 뒤엉켜 살아가다 보니 더불어 살아감에 익숙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오히려 답답하고 허전해지지.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태어난 모태가 그 곳이듯 그 속에서 살아감이 자유롭고 더욱 인간다울 수 있음을 벌써 깨달아 버렸어
무더위
그건 새로운 도전을 자극하고 역설적인 후련함을 함축하고 있는 감각적인 친구의 이름이야
역시 세월은 빠르게 지나가고
2주가 지나 다시 출정이다.
오후에 비가 예정되어 있다는 무더운 여름날….
3시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용수철처럼 튕겨져 일어나 비몽사몽 중에 떠나는 아침
그리고 변함없고 흔들리는 버스 속의 곤한 잠
군위 휴게소에서도 잠은 달아나지 않고 내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거리감도 없고 시간개념도 없어지게 하는 주문처럼 흔들리는 버스와 쏟아지는 잠
목적지가 얼마 안 남아 비로소 빵과 밥으로 배를 채우는 낙동 6구간의 아침이다.
지난번 거꾸로 칠보산을 향하여 움직여 갔던 한티재에 다시 섰다.
그래 계속 비와 바람만 맞으면 재미가 없을 거구
오늘은 신령님이 색다른 변화의 즐거움을 위해 새롭고 멋진 이벤트를 준비하셨을 거다.
그게 무더위 였다.
자연을 떠나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누가 지배자인지 명확히 선을 그으려는 듯
예상을 초월한 갈증으로 식수를 고갈시키고 바람도 출장간 날의 낙동길을 폭염과 땀의
홍수로 만들었다.
무더위는 기본적인 산사람의 에티켓을 허물어 뜨려 똑같이 힘겨운 타인의 식수를 구걸케
했고 능선 길에 자주 퍼질러 앉게 만들었다.
그날의 우군은 단지 6시간의 짧은 거리밖에 없었다.
색다른 변화의 즐거움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늘어나는 체중과 함께 하는 체력장 테스트
힘들긴 해도 견딜 만은 했다.
남들이 허물어 지는 모습으로 오히려 힘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2% 부족이다.
우리가 떠나는 목적이 무엇인가?
“즐기기 위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쁨과 그곳에 머물고 있는 아름다움과 조우하기 위하여
“느끼기 위하여!”
내 걷는 발걸음으로 한 시대 우주를 유영하는 존재의 의미를 깨우치고 근원적인
행복한 삶의 의미에 한 발 다가서기 위하여
“궁극적인 나의 즐거움을 위하여”
삶이란 찰라의 미학이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서 우린 무수한 삶의 폭력을 본다.
아름다운 황산의 가을은 오래 전에 과거로 갔고 내가 즐거워 하던 시간들은 흐릿한 추억만을 남긴 채 흔적없이 사라졌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은 더 빨리 다가오고 더 빨리 과거로 사라질 것이다.
시간은 내 심장의 피를 조금씩 식혀갈 것이고 내 몸은 조금씩 삐걱 거릴 것이다.
내가 세월에 항거할 수 있는 방법이란 기존의 통념을 거부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몸보다 마음을 먼저 잃지 않는 것이다.
나이들면 원래 힘이 빠지고 의욕이 반감되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몸보다 마음을 먼저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으로는 삶이란 찰라의 미학을 즐길 수 없다.
세월의 세뇌는 거부하는 것
여전히 튼튼한 두 다리를 유지될 수 있고 아름다운 환상은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야 말로 복잡한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 될 터이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시간이란 앞으로 남아 있는 짧은 시간이다.
태어나기 이전에 있었던 인식을 초월한 막대한 시간
죽은 이후에 있을 예측불허의 무한한 시간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답게 사는 법이란
가볍게 산 길을 걸어 가는 것이다.
무더위 따위에 흐느적 거려서는 안되는 것이다.
걸어가면서 아름다움 것들을 바라보고 살아 있는 기쁨과 살아가는 즐거움으로 가슴을 가득 채우는 것이다.
다시 산을 내려와 그 기억과 기쁨이 다시 사라진들 어떠랴.
숱한 추억과 흥얼거린 노래의 여음 그리고 춤추던 시간의 감동은 여전히 남아 있어 주술처럼 나를 산으로 이끌 텐데….
나는 사라져 가는 기쁨 위에 계속 다른 기쁨을 쌓아 갈 것이고 그 기쁨들이 모여 찰라의 나의 삶은
더 의미 있고 행복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소박한 낙동길에서 주워담을 삶의 기쁨은 생각보다 많다.
그 무수한 기쁨들을 만나기 위해서 나의 발 길은 새털 같이 가벼워야 한다.
뜨거운 가슴과 튼튼한 두다리만 유지할 수 있다면 엄청난 폭염이건 혹한이건 그 뒤에 숨은 기쁨과 아름다움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낙동길을 계속 가려면 체력의 한계나 힘겨움 따위를 느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난 아직 찾아야 할 기쁨과 돌아볼 아름다움이 너무 많지 않은가?
다소 힘겨움을 느끼는 길에서 스스로를 합리화 하기도 하고 이러저런 이유를 대보기도 했다.
‘그래서 어쩌라구?’
“넌 지금 낙동정맥 길을 걸어 가고 았잖아
즐기라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과 기회를 정말 제대로 즐기라구…”
정말 이유란 아무 필요 없다.
내겐 낙동 완주 따위의 의미는 필요없다.
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의 의미와 다시 돌아 오지 않을 내 삶의 의미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 길을 걸어 가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많은 기쁨을 누려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우리의 고통을 줄여준 것은 사실이었다.
시간이 나의 고통을 덜어줄 만큼 나약한 나인 채로 더 많은 기쁨을 누리려 하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낙동 6구간은 평소 절제된 생활과 운동량 증대가 얼마나 필요한지 일깨어 주었다.
세상에서 쌓인 많은 삶의 찌거기를 비워내고 더 아름다운 것들로 가슴을 다시 채우기 위해
더 강해져야 한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다시 찾아야 한다.
무더위 따위에 흐느적거리고 그저 걷기를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걸어가는 그런 여행길은 아니어야 한다.
멀리 보이는 산이 일월산이래
일월산(1,218.5m)은 경북지방에서는 백두대간 능선에 있는 산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하네.
산이 높아 떠오르는 해(日)와 달(月)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고 하여 그 이름이 유래 되었고
일월산 정상을 일자봉 이라고 부르는데 지근거리에는 월자봉(1205m)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일월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는 낙동정맥을 휘돌아 원형으로 울련산(938.6m)으로 연결되는데
그 봉우리의 흐름은 자못 웅장하다.
울련산은 검마산으로 이어지는 여정내내 우리를 따라왔다.
벌목 사면을 지난다.
조망이 터지니까 시원한 산길
628.8봉 도착
여기까지 별 일 없는데 날씨가 꽤 무덥다.
628.8봉에 휘날리는 표지기
숲 속에 나부끼는 새마을 깃발
이 동네 다시 새마을 운동 시작하는 개벼
우리가 어린 날 목격했던 한 시대의 중흥기를 우리 시대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픈 상처를 간직한 몸으로 우리에게 승리의 브이 사인을 보내고 있는 금강송
최씨 묘소를 지나고
해발 제로에 다시 내려선 모양
여기는 우천마을이 코 앞에 내려다 보이는 낙동 길
사실 해발 600여 미터의 분지마을 이라한다.
목가적인 평화로움이 마음을 채운다.
춘천박씨 여덟가구가 이 마을의 삼어출파(三魚出波)란 명당자리에 자리잡고 있단다.
마을을 감싸고 물은 어리어 흐른다하여 우천(愚川)
우천마을 밭고랑에 핀 호박 꽃
밭이랑 사잇길로 걸어가는 낙동객
근심없이 초야에 묻혀서 한세상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밭을 벗어나자 커다란 강아지풀 같은 풀들이 우릴 반긴다.
그 뒤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들풀
평화롭고 소박한 전원의 풍경
이게 몹니까?
낙동 마루금이 뭉개 졌시유
살육과 파괴가 무성한 임도 건설의 현장
어제까지는 삶의 기쁨을 노래했겠구나!
미안하다.
운명이다.
자연속으로 난 인간의 길
보호와 공존의 미명과 허울
지름길을 찾아 가다 다시 돌아오는 대원들
우천재에서 바라보는 살육의 현장에서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우천재에서 산길은 비탈사면에 낙엽송 조림군락지가 있는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진다.
고슴도치 버섯?
가지버섯
산 길에서 바라 본 낙엽송 조림지
칼에 찔린 버섯
신기하다.
풀앞이 버섯을 뚫었다.
추령에서 일부는 산길을 내려갔다.
더워서 힘들다고...
우린 선두팀을 보내고서 한참 휴식한다음 다시 길을 잡았다.
일월면 가천리와 수비면 오기리를 잇는 고갯길
주민들은 가랫재로 부른단다.
이곳에 추령쉼터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추령쉼터 이정목이 부서진 채
나무 등걸에 매여 있다.
이름을 또 까먹었어
쥬라기의 양치식물 같은 군락이 많은 곳.
무더운 날
군데군데 금강송이 자태를 뽐내는 벌목지대의 오름 길을 따라 정맥길이 이어진다.
힘겹게 능서에 올라서서 한참을 가다보니 멋들어진 산상쉼터가 있네
"커피한 잔 " 주문하고 싶군
드뎌 송정사거리
사진(황태자)
송정 사거리의 식사
먼저간 대원들은 식사를 하고 있고 우리가 늦게 합류했다는 핑게로 배낭끈을 서둘러 고처매지 않고
따라 느리적 거리던 고개다.
그들의 발 길을 잡은 건 늦은 후미팀이 아니라 무더위 였을 뿐....
송정 사거리
역시 가천리와 오기리를 연결하는 주요한 도로
일부 도로가 훤하게 포장되어 있다.
화전민들 솥단지 인가?
송정사거리 지나 왕릉봉 가는 길
마치 장중한 오케스트라의 장중하고 폭넓은 음색을 대하는 듯
길을 약해지다 거칠어 지고 능선은 고저장단의 보폭으로 몇 굽이 고개를 넘어 간다.
파도치는 굽이 길과 무더위에 우린 자주 등짐을 내렸다.
왕릉봉 전위봉
왕릉봉
멀리서 보면 마치 왕릉처럼 불룩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절벽 난간 능선 길에서 춤추는 나뭇가지가 예술이네...
숲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평화로운 오기리 마을
덕재
오기리와 죽피리를 니어주는 고개
차량 두대 정도가 지날 수 있는 비교적 넓은 비포장 도로
오기리는 골짜기에 마을이 자리잡고 마을 앞에 오기지(池)란 연못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
죽피리는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마을을 개척하였는데 언덕에 대나무가 많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마을의 원래이름은 대두들
버섯이 떵 같아
휴량림 갈림길 도착
이곳에서 하산을 해야 하는데 이정표가 제대로 없어서
우린 작은언덕 하나를 넘어 이정표를 보고 다시 임도로 돌아왔다.
사진(황태자)
죽음의 그림자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푸른 잎을 피우겠어
삶의 의지
산림청은 오는 2016년까지 전국 7개 권역 12곳에 산림문화체험 숲길 1천500km를 조성할 계획인데, 우리나라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울진 소광리 지역에 금강소나무 숲길 20km를 시범 조성하고, 낙동정맥 구간 중 봉화, 영양, 영덕으로 이어지는 200km도 그 대상이다.
지금까지의 등산로가 등정(登頂)을 목적으로 산을 오르는 행위에 비중을 둔 수직적인 개념인 데 비해 산림문화체험 숲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하면서 지역 고유의 산림생태, 문화, 역사 자원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수평적으로 조성하는 장거리 걷는 길을 뜻한다
오늘의 잊지 못할 추억은
마지막 여름의 서슬을 일깨우던 무더위
그리고 휴양림의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 샤워
우린 그렇게 쌓인땀과 먼지를 씻어내고 검마산의 신선이 되엇다.
오다가 마을에서 잠시 뒤풀이를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린다.
거칠었던 낙동 6구간 길
술 한잔 걸치고 나른한 피로감에 쌓여 가지 못한 꿈나라를 헤메는 사이 대전으로 돌아오다
즐거운 낙동 6구간 여행길은 아쉬운 추억을 뒤로한 채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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