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0일 새벽 6시 나혼자.
갑사-연천봉-관음봉-삼불봉-급잔디고개 - 갑사계곡 -갑사
가을의 맑은 날은 혼자 독차지 하는 건 내 욕심인가?
허원기부장 결혼식이 대구에서 12시 30분
컴퓨터 사용자협회 한회장의 아들 결혼식이 서울에서 3시다.
시간상 허부장의 결혼식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기에 갑사 단풍을 둘러보고 서울에 가기로 했다.
새벽 4시 45분에 깨어 5시 10분에 집을 나서다.
마눌이 어제 대천 여행 여독의 피곤함으로 동행을 포기해서 혼자 가는 길이다.
주차장에는 아무도 없다.
생각보다 새벽은 6시가 넘어서도 컴컴했고 작은 전등불빛으로는 계곡의 가을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연천봉 가는 길을 따라 오르는 길에서 새벽은 날 마중 나왔고 여명에 고운 갑사단풍의 색깔을 못
볼세라 동터오는 계곡 물가에서 먼저 아침을 먹었다.
날의 훤히 새고 바라 본 새벽은 아직 초록 빛이다.
갑사 계곡은 다음주 정도가 절정일 듯 하다.
연천봉에서 천황봉에 걸려 떠오르는 태양을 만나고 푸른 하늘아래 아름다운 연무가 흐르는 계룡
산의 아침을 만났다.
연천봉과 관음봉 삼불봉을 아우르고 금잔디 고개를 거쳐 갑사로 내려서는 데는 천천히 4시간 30
분이 걸렸다.
갑사에는 오늘 대규모 법회가 있는지 축제처럼 들떠있다.
갑사 안마당에는 정좌한 스님들이 법문을 낭송하고 그 뒤로 의자가 빼곡이 준비되어 신도들을 기
다리고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군악단과 국악단원들이 단풍색을 닮은 화려한 유니폼을 입고 오라가는 것으로 보
아 아주 큰 행사일 듯하다.
내려가는 길에 갑사의 가을을 만나려고 올라오는 엄청난 인파와 마주했다.
4시간 만에 갑사계곡엔 사람의 단풍이 더 요란하다.
아침에 조금 부지런을 떨어 훌쩍 떠나버릴 계룡의 가을을 만나고 서울에서는 반가운 사람들을 만
났다.
가을은 자꾸 떠나고 싶어진다.
내년에도 가을이 오겠지만 한 해를 보내면서 가을을 맞는 느낌과 감회는 또 달라질지 모른다.
아직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아름다움 것들에 대한 감동을 잃지 않았고 기꺼이 새벽에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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