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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낙동 15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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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생신행사를 한 주 미루고 떠나는 낙동길이다.

지나 온 길에 3구간이 빠진 상태지만  9월 쯤이면 이 길도 끝날 것이다.

세상에 먼 길이란 있을까?

길의 멀고 가까움은 우리 마음이 규정할 뿐이다.

그냥 그 길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

그 길은 내가 걸어내야 하는 길이 아니라 걷고 싶은 길일 뿐이다.

 

 

낙동 길에서 호남 길을 가던 때의 기쁨과 삶의 열정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호남 길

지나간 그 시간은 벌써 아련한 추억으로 갔다.

삶의 기쁨과 낭만을 노래하던 그 시간 위로 4년의 세월이 접히고.

지난 상처 위에는 세월의 약이 발리고 마침내 새 살이 돋았다.

상처를 치유한 건 산과 세월이었고 조급하지 않은 채 기다린 마음 이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4년 전에 내가 간절히 원하던 것이 무엇이었나?

 

나의 단 하나의 소원은

다시 예전처럼  회복되어 가지 않는 산 길을 걸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통증을 느끼지 않는 채 산 길을 걷는다.

어느 산 모퉁이에서 망령처럼 나타나 내 허리에 붙어 추근대던 통증과

그 기분 나쁜 시큰함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또 다른 소원을 말하며 낙동 길을 걷는다.

내가 인생에서 그리고 산 길에서 배운 교훈은 기다림.”이었다.

희망이 살아 있는 즐거운 기다림.

 

내가 회복하지 못했으면 나의 삶은 어땠을까?

난 여전히 즐겁게 기다렸을 것이다.

허리가 아프지 않을 때까지 근교 산을 타거나 여행을 하고  남은 시간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때론 인터넷의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며 기다렸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신은 나의 단 하나의 소원을 들어주셨다.

낙동 길에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기쁨과 호남 길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 신께 감사한다.

 

소원을 이루고도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건 전적으로 나의 책임일 것이다.

 

근데 삶은 역시 단순한 것은 아니다.

난 또 마음속에서 더 많은 소원을 준비해야 하는 날 바라보고 있다.

 

낙동 길은 걷는다는 것은 그저 걷는 것이 아니다.

이 길은 명상의 길이고 순례의 길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삶의 무게가 가벼워 지고 여유와 기쁨이 넘쳐나는 길이다.

그 길 위에는 설레임이 있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

아직 다 타서 재가 되지 않은 채  한줄기 바람을 기다리는 열정의 불씨가 있다.

 

낙동 길은 그 끝에 묻혀 있을 황금을 캐러 가는 길이 아니라

그 길 중간중간에 걸려 있는 기쁨과  그 길 위에 숨겨져 있는 행복을 찾아 가는 길이다.

그래서 너무 짧은 여정이 더 아쉬워질 그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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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행 일 : 2011220(일요일)

2. 산 행 지 : 낙동정맥 제 15구간

3. 산행코스 : 씨티재 ~ 호국봉 ~ 옛길 ~ 어림산 ~마치재 ~ 남사봉~ 한무당재

5. 산행소요시간 : 6시간

6. 날씨 : 바람불고 제법 추운 날씨 /쌓인 눈이 많다.

 

7. 경유지별 소요 시간

씨티재

09:20

단체 촬영지

09:40

통신소

09:45

호국봉

10:00

철조망문

10:37

능선너머 묘지 쉼터

10:55

옛길

11:23

식사터 ( 30분 식사)

11:40

송전탑

12:20

어림산

12:53

金公 묘지

13:05

마치재

13;44

작은재

13:56

절개지

14:13

조성지

14:17

남사봉

14:28

조성지(끝에 주택과 개)

14:43

한무당재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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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구간

포항 인근에 폭설이 내린 뉴스를 접하고도 스패치는 빼놓고 출발했다.

겨울에도 눈을 보기 힘들다는 낙동 길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뿌리 박힌 고정관념이 변화와 현실을 망각케 했다.

 

그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다.

흰 눈 위에는 아무런 발자국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서두를 이유가 없는 길이었다.

 

시티재 어디에도 기록을 남길 만한 장소가 없어 우린 예비 동작 없이 산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눈 길과 산 길의 경사가 금새 몸에서 한기를 걷어간다.

눈 밭의 비탈을 차고 한 굽이 능선에 올라서서 우린 비로소 오늘 동행의 얼굴을 확인하고 인증샷을 했다.

 

능선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통신탑과 통신소 건물이 선다.

그 곳에서 호국봉 까지는 완만한 능선의 오름길 인데 15분 정도 소요된다.

그 편안한 능선 길을 걷다 보면 헐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고경저수지와 마을이 보인다.

눈은 양지바른 능선에서는 많이 녹아 있기도 했지만 비탈진 곳이나 북사면의 능선에는 허벅지 까지 쌓여 있었다.

심심한 바람이 눈으로 장난을 쳐서 눈은 물결무늬로 능선에 변화를 만들고 여기 저기에 많은 눈 무더기를 만들어 놓았다. 

호국봉에서 30분쯤 가면  철조망 길이 나타난다.

그곳에서 20분쯤 더 가니 양지바른 무덤 앞에 먼저간 대원들이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침에 라면을 먹은 탓에 슬며시 배가 고파 오는 차에 갓회장님이 내 놓은 한 봉지의 빵은 절묘한 타이밍의 간식이었다.

11

1시간 30분쯤 걸었는데 벌써 배가 고파져서 너무 늦게 밥을 먹으면 하산해서  뒤풀이

음식 맛이 없어진다는 말로 빠른 점심을 채근했다.

시실 오늘 산행안내 정보에 따르면 3시쯤 하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나름 틀린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골짜기 쪽에 내려서서 식사를하려 했는데 오히려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계속 갈 수 밖에 없었고 서낭당 옛길을 지나 능선 언덕을 두 개 쯤 더 넘고서 능선 양지바른 곳에 식사를 위한 둥지를 틀었다.

시간은 11 40분쯤 되었다.

 

시장이 반찬이라 별다른 성찬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는데도 여기 저기에서 쏟아져 나온 식단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새벽안개님의 봄똥 것절이와 백제의 미소님의 묵무침  그리고 사계절님의 뜨거운 라면이

가장 인상에 남는 음식이었고 한림정의 하얀민들레 술은 반주는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어림산이 아직 멀리 보이는데 지도상으로 보면 어림산에서  대략 3시간 30분 소요되는 것으로 시간이 표기되어 있어 4 30분이나 되어야 한무당재에 내려설 듯 싶다.

 

10여분 지나 송전탑이 서소 빤히 보이는 어림산은 그 곳에서 30분 정도 소요된다.

사방이 트인 능선에서 맞는 바람은 제법 차가웠고 사면 능선에 쌓인 눈은 바람 탓인지

상당한 깊이의 적설이라서 앞에서 러셀하며 오르는 길은 쉽지 만은 않았다.

바람은 여전히 드세게 분다.

낙동 신령님은 지난 대둔산 시산제 때 오지 않으셨나? “

우리 대원 중에 누군가 시산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가다보니 선두에 섰던 호나우드가 피로가 누적되어 선두에서 비켜나서 엉겁결에 제일 앞에서 러셀을 하게 되었다.

제일 앞에서니 힘들긴 해도 아무도 밟지 않은 깊은 눈을 밟으며 내 발자국을 내는데

진한 희열이 느껴졌다.

 

그 길위에서 서산(西山)대사의 시가 떠올랐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에는)
不須胡亂行 불수호난행
(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심오한 의미와 교훈을 담고 있는 그 시를 한갓 내 뿌듯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내세우는 뻔뻔함이지만  한 순간의 진한 감동과  숙연한 느낌은  서산대사의 마음과

같았다.

 

잔잔한 기쁨과 평화를 몰고 고독한 봉우리에 홀로 올랐다.

사계는 빈 나무 가지에 가려있고 바람은 차갑게 불어 가고 있지만 가슴은 다시 뜨거워 졌다.

 

삶의 행복이란 참으로 상대적인 것이다.

화려한 도심의 불꽃과  많은 사람들 그리고 만산 음식에 둘러 쌓여서도 느낄 수

없었던 행복의 느낌을 모든 생명이 잠들어 황량하기 짝이 없는 낯선 산 봉우리에서

느낄 수 있다니 ….

 

삶의 해답은 내가 걸어온 길에 있다.

내가 어떤 길을 걸을 때 가장 행복했고

어느 곳에서 내 가슴이 뛰었는가?

 

그 길의 나침반과 지도는 언제나 내 머리와 가슴 속에 있었다.

 

어림산에서 1시에 하산의 길을 잡았다.

어림잡아 아직 세 시간 이상 남아 있는 길

그 길을 걸으며 이젠 내 삶에서 언젠가부터 내 삶에서 떨어져 나간 지루함을 떠올려 본다.

길 위에서 시간 계산은 의미가 없었다.

선답자가 걸었다고 한 시간 정도

우리가 걸을 만큼 걸으면 그 길은 우리에게 조용히 목적지를 드러내곤 했다.

 

10분쯤 가면 고색이 창연한 묘가 하나 나오고 길은 35분쯤 더 가서 마치재로 떨어진다.

마치재 건너편 들머리를 올라서면 명당의 지기가 느껴지는 묘지가 있고 그 능선 위에 오르면 흰 눈을 이고 있는 또 다른 두 개의 묘지 너머로 길과 먼 산이 조망된다.

그 곳에서 길은 5분 만에 희미한 재로 다시 떨어지고  17분 정도 가면 느닷없이 바뀌는 풍경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넓은 절개지에 도착한다.

그 곳에서 정맥길은 남사봉 오름길을 올라 훼손된 절개지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우리가 올랐던 능선을 바라보며 아래로 떨어진다.

능선의 흐름이 엉뚱한 방향으로 꺾이면서 오던 길을 되돌아 흡사 알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길이다.

절개하여 조성한 넓은 운동장 한가운데 집이 있고 개 짖는 소리 들린다.

무얼하러 정맥 산 길을 그리 크게 훼손하고 있는지 답답해지고 누가 무슨 자격으로 그 넓은 자연을 망가뜨릴 수 있는 건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멀리 걸어온 길을 바라 볼 수 있는 능선을 지나 우린 한무당재로 내려섰다.

마지막 길에 충격을 받았지만 가슴 푸근한 길이었다.

바람 부는 산 길을 내내 함께한 동행 중에는 그 동안 잃어버린 나도 끼어 있었다.

오늘 눈길을 걸었던 느낌은 오래 가슴에 남고 다시 낙동길을 그리워 하게 할 것이다.

 

내려오니 기사님께서 닭도리 탕을 푹 고아 놓으셨다.

소맥주를 네 잔이나 마시면서 뜨거운 도리탕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나중에는 배가 불러서 움직이기조차  힘들어졌고 기분 좋은 나른한 피로와 적당한 술의 취기가 계속 잠을 불러내는 통에 비몽사몽의 지경을 헤메며 대전으로 입성했다.

마눌과 시민회관에서 만나 어머님댁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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