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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

한남정맥 3구간

 

 

 

 

 

 

 

1. 산 행 일 : 2012 1 8(둘째주 일요일)

2. 산행구간 : 한남정맥 3구간

3. 산행코스 : 하고개-함박산-무네미고개-은화삼C.C-217-염치고개-344-망덕고개

- 용인석유비축기지 문촌리 ( 15km)

4. 산행소요시간 : 6시간 3

5. 산행회비 : 30,000

6. 버스운행코스(은성관광 김시권 기사님 : 011-402-5094)

하이마트(06:00) - 누리상가(06:07) - 법원옆(06:15) - 롯데백화점(06:20)

- 시민회관(06:30) - 대전ic 원두막(06:50)

        산행대장 : 박찬원(마실이)(011-9821-9970)

    총무 : 단비 (010-6477-9585)

 

7. 경유지별 소요 시간

하고개(용인대 들머리)

09:13

공동묘지

09:33

삼각점(경기 269)  표고:264.45m

09:36

그린농원임도 (알바주의 구간)- 임도 따라 진행

10:15

가족묘

10:22

45번 국도

10:30

은화삼C.C 정문 (사유지라 통과 불가/입구 천불전 옆으로)

10:46

천불전 (알바후 입구 절 회귀)

10:54

이정표(ß함박산 4.5km/à문수봉10km)

11:17

점심식사 (묘지) 

11:25~11:55

쉼터 이정표(ß노루실 2.5km/à문수봉 8.5km)

12:14

고갯길 이정표(ß함박산6.9km/à문수봉7.4km)

12:35

한남이정표(ß무네미고개5.0km(100)/à망덕고개 4.5km(110)

12:50

344.6

13:31

망덕고개(,ß무네미고개9.5km/문수봉 3.3km)

14:09

용인 석유비축기지

14:54

이주금장군 고택

15:14

문촌리 (이동 베이스캠프)

15;18 산행종료

 

 

 

스물 아홉 명의 산객과 함께하는 마이크로버스가 버거워 보인다.

인생만사 다 새옹지마라 했던가?

그 유명한 낙동길을 귀연멤버들의 후원 덕에 근근히 연명했던 터라 계절적 비수기에 시

작하는 한남 길에 대한 부담은 클 수 밖에 없었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인산인해?

마이크로버스 옆구리 터져나 갈 판이다.

좌석 밑에서 솟구치는 열기가 통구이를 만들 기세고

덜컹이는 창틈으로 새어들어 오는 위풍이 어깨를 시리게 해도

이 겨울의 한남이야기는 훈훈하고 따뜻하다.

이걸 경제용어로 풍요의 선순환이라 한다.

황량한 들판을 종달새처럼 즐겁게 무리지어 날아갈 수 있고

한파가 몰아치는 벌판이 아니라 따뜻한 식당에서 뜨거운 국물과 계절의 미각을 곁들여

편안하게 술 한잔 칠 수 있는 여유도 있다.

한바탕 격렬한 노가다를 뛰고 마시는 술 맛을 아는가?

하루를 허비하지 않고 꽉 채운 충만한 느낌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내가 오늘 하루 너무 즐거웠다는 만족감

그리고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 더 크게 만들어 줄 나의 산 친구들이 있으니

소박한 술잔 인들 그 맛과 그 향을 어찌 깊지 않으랴?

 

 

밋밋할 것 같은 정맥 길도 나름 매력이 있다.

게다가 한남 길이란 속세에 깊이 내려와 있어 사람 사는 세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좀 더 가다 보면 별도 점심을 준비하지 않고도 가는 길 음식점에 들러도 된단다.

 

정겨운 산 길이었다.

도로와 마을들에 의해 점거되고 끊어지는 산 길이 아쉽기는 해도 그건 우리가 살아 가는

세상의 역사와 진화의 증거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자

그래 무릉객 너 잘하고 있는 거야

난 나름대로 가장 잘 보존 되고 가장 훼손이 적은 날의 한남 길을 가는 거다.

오늘도 이카루스를 닮은 인간의 욕망은 이 길을 따라 꿈틀거리고 있을 테고 내일이면 우

리는 더 맞지 않는 지도를 가지고 한남길에 들어선 사바세상을 헤메야 할 것이다.

 

라르고의 음률이 흐르는 텅 빈 대지 위를 지날 때 마음이 편안하고 푸근해진다..

변화 없는 단조로움 그 길이 수 많은 이야기를 걸어오고 아련한 시절의  추억과 상념을

     불러다 준다.

 

내가 도인이 되어 가는가?

난 숨쉬듯 걷는다.

산 길을 걷는 것이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산 길을 걸으며 수양한지가 어언 삼십 년

절간의 개가 염불을 외울 수 있는 그 긴 시간의 공력으로

난 힘들지 않는 걸음에도 세속의 욕심과 미망을 내릴 수 있다.

텅 빈 대지에서 여백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알고 황량한 바람 소리에서도 감미로운

음악을 느낄 수 있다.  

 

먼 길을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들이 손을 흔들고

따뜻하고 가벼운 생각들이 구름처럼 피어나고 흩어진다.

이 작은 걸음이 교훈과 철학 일 수도 있고 때론 시와 문학이 될 수도 있다.

길은 부드럽게 이어지고 따뜻하고 넉넉하게 구비친다.

그리고 나는 그 길의 편안함을 닮아 간다.

 

 

 

 

 

하고개에서 버스를 내려서 들머리 이정표를 만났다.

바로 앞이 용인대 캠퍼스

우리는 공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계단 길을 올라 함박산으로 간다

 

 

 

 

 

 

 

 

오늘도 천주교 공동묘지를 먼저 만난다.

정맥에서 늘 만나는 건 망자의 무덤들이다.

삶과 죽음은 늘 등을 맞대고 있다.

그들은 말없이 누워 있고 나는 뜨거운 입김을 내 뿜으며 산 길을 걷는다.

무수한 주검들의 교훈은 살아 있는 동안 뜨겁고 즐거워야 할 나의 삶 아닐까?

 

 

 

 

 

 

 

 

 

 

 

나름 인근에 출중한 함박산을 만났다.

용인시 담당자 섬세하고 멋들어진 분이다.

내가 본 표석중 가장 예술적인 작품이다.

게다가 산의 높이는 350m도 아니고 350.5m

50 센티 까지 정확하게 표시하는 그 정교함

멋들어진 표석에게 인사하고 우린 잠시 기념촬영을 했다.

 

 

 

 

 

 

 

 

 

 

 

 

 

 

 

 

 

       가족묘

     이정표 대로 부아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다시 가족묘를 만난다.

한림정에게 망구에 대한 이야길 들었다.

지하 세계를관장하는 상상의 동물

석상에는 족제비를 닮은 망구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망구가 석상을 타고 내리는 쪽이 동쪽이고 석상을 타고 오르는 쪽이 서쪽이란다.

망자의 진혼은 해가져야 나올 테니 무심한 석물 하나에 담긴 세상의 이치가 오묘하다.

망구는 산자의 세상과 망자의 구천을 오가는 전령이고 무덤의 파수군 일까?

 

 

 

 

 

 

 

 

방귀 꽤나 뀌는 집안인 모양이다.

살아서도 그리 큰집이 필요 없는데 죽어서 저리 화려한 집이 필요할까 싶다.

풍수지리에도 너무 넓은 집에서 살면 기를 빼앗긴 다고 했다.

잠자면 집이 넓은 지 그 바닥이 황토인지 대리석인지 어찌 아나?

살아 있을 때 넓은 세상 원 없이 돌아 다닐 일이다.

 

근데 그넘의 세월이란 게 보통 빠른 게 아니다.

어 하다 보면 한 해가 가고

억 하다 보면 십년이 훌쩍 지난다.

자연의 섭리란 조용하지만 냉혹하고 무서운 것이다.

10년 전에 백두대간을 뛰어 댕기던 귀연의 원년멤버들을 마이너 리그로 강판시키는 것도 세월이다.

탄탄한 근육과 냉철한 이성을 잃어 버린다 해도 여전히 뜨거운 가슴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간직하고 싶다.

 

 

 

 

 

 

소금,황금,현금

누가 그랬지 세상의 중요한 것들은 다 금자 돌림이라고

그 중 으뜸이 지금이라고

무덤을 지나면서 무슨 소리 듣는가?

어여와?”

 

그래서 지금이 무슨 시간 이냐고?”

당근 지금은  춤추고 노래할 시간이지…”

 

지난 추억으로 살아가야 할 먼 훗날의 시간을 위해

우린 지금 더 즐겁고 행복한  춤을 추어야 한다. 

 

 

 

 

 

 

 

 

 

 

 

 

 

 

 

45번 국도와 은화삼 골프장

한남 길은  관통하는 45번 국도에서 피 흘리고 은화삼골프장에서 큰 상처를 입은 채

풀죽어 흐른다.

45번 국도 좌측을 따라가다 보면 지하 통로를 지나고 식당과 정비소 같은 익숙한 도로

변 풍경을 지나면 은화삼 골프장을 만난다.

원래 골프장을 가로질러야 하는데 사유지라 지나갈 수 없다는 경비의 저지를 받고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 갔다.

애교 있는 알바

한남 길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할 거란다.

길은 입구 조금 지난 위치에서 전불전이란 간판의 절 좌측 편으로 지능선을 따라 

남 길에 복귀한다.

 

 

 

 

 

 

 

 

 

시청 이정표에 골프장이니 조용히 산행하라는 골프장 측의 경고문이 붙여 있고 누군가

그 위에다 산행을 방해말고 조용히 골프치라는 금언을 붙여 놓았다.

맞다.

아까운 산하를 도륙내고 하루종일 쇠몽둥이를 후려치는 사람들에 비해 명상하면서 걷기만 하는 우리가

더 자연친화적인  사람들 아닐까?

 

 

 

 

 

 

 

 

 

 

 

 

 

 

 

 

 

 

 

 

 

 

 

 

 

 

 

 

망덕고개

길은 천리주민의 쉼터로 운동기구가 있는 안부를 지나 노루실로 이어지고 김대건 신부가

죽어서 지나 갔다는 망덕고개에 이른다.

일명 해실이 고개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이신 김대건(앙드레이)신부의 운구 길에 세 군데 세웠다는 고개비

중의 하나로 별미고개(신덕고개) ,거문정고개(애덕고개)와 함께 3덕고개라 불리우며  성지

순례 길로 연결하여 고인의 혼을 추모하고 있는 곳이다.

이 능선 길을 중심으로 물길이 왼쪽은 경인천으로 해서 한강으로 오른 쪽은 목리로 해

서해로 갈라 진단다

여기가 쌍령지맥의 분기점이다.

 

 

 

 

 

 

 

 

 

 

 

 

 

 

 

석유비축기지

     망덕고개에서 편안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멀리 황량한 나무 숲 사이로 익숙한 석유비축기지가 보인다.

지난 번  문수봉에서부터 열심히 따라와주던 무던한 견공과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 가던 길이다.

오늘은 역방향 산행이었고 애초 예정보다 길을 좀 짧게 끊어서 인지 별다른 어려움과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한 채 하산 길에 접어 들었다.

 

 

 

 

 

능선 길을 내려서면서 양반곰이 비로소 오늘이 1대간 9정맥을 완주하는 날이라고 악수

를 청한다.

곰은 곰이다.

미리 좀 귀뜸했으면 성대한(?) 축하를 위해 꽃다발이라도 준비할 걸….

 

 

 

 

 

 

 

 

 

 

 

 

 

 

 

 

 

 

 

 

 

 

 

 

 

 

 

 

대단하다.

나의 자랑스러운 산 친구

귀연 최초의 1대간 9정맥 종주의 영광은 은근과 끈기의 진수를 보여준 양반곰에게 돌아

갔다.

나와 동갑이고 나보다 한 기수 늦게 백두대간 종주했는데 내가 다쳐서 근교산의 언저릴

맴돌 때도 쉬지 않고 곰처럼 묵묵히 산 길을 걷더니 벌써 그 길을 다 걸었단다.

우리가 늘 무시한 채 살아가는 세월의 힘이고 그 세월을 즐기는 사람의 힘이다.

그의 위업보다  그 길을 걸으며 만났었을 무한한 기쁨과 우리산하의 소박한 풍경들 속에

서 누렸을 행복과 평화가 더 대단하지 않은가?

고기도 먹어 본 넘이 먹는 거

     지금 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돌아 볼 때 우린 남은 인생도 오랫동안 함께 걸으며  늙어갈 것 같다.

     세상에 좀더 너그럽고 둥글어 진 채 변함 없이 살아가는 날의 기쁨과 감동을 풀어내면서

     "친구 다시한번 축하하네..."

 

 

 

 

1대간 9정맥 종주면 삼천리 금수강산에서는 누릴 기쁨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도

있으니 이젠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이기도 할 것 같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욕심 많은 나의 소중한 친구가 지금처럼 변함없는 열정과 체력으로

세상에 남아 있는 숱한 아름다운 풍경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계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린 가벼운 발 걸음으로 드 넓은 들판이 보이는 산 길을 걸어 내려 우리의 이동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

그리고 태평성대를 노래하며 자방의 특산 순대와 한잔의 술로 우리의 업적을 자축하는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양반곰의 1대간 9정맥 축하하는 본격적인 축하행사 까지 마치고 그렇게

     유쾌하고 장엄했던 하루의 역사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