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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둘레길

대청호둘레길 3-1 구간

 

 

 

 

 

 

 

: 대청호 둘레길 3-1구간 (광복절 기념산행) 

진 행 일 : 2012 8 15일 수요일

진행코스 : 묘암리-염치재-벌랏한지 마을 : 3시간 10

: 흐리고 바람 시원하다. 

: 성박사 부부와 마눌과

 

 

 

성박사하고 산행 약속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하루 종일 비가 온대서 영화나 보러 갈까 했어

어제 강위원장 상가를 들르고 태엽이 병문안 까지 하고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지.

 

아침에 일어나니 날은 흐린데 비는 오지 않는다.

영동에 월이산을 갈까 하다가 날씨가 뜨겁지 않으면 대청호 둘레길을 이어가도 좋을 듯

하여 둘레길 3구간 후반부 묘암리- 남대문 공원 구간을 위해 성박사 부부와 각자 차로

이동했다.

남대문교 앞에 마눌차를 파킹하고 성박사 차를 타고 묘암마을로 갔다.

지난 번 동네 할아버지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정자나무옆에 성박사 차를 주차했다.

 

지난번처럼 도로나 들길이 많으면 산에 가는 것보다 편안한 산책길이 되겠지만 전국적인

비 예보대로 찌푸른 하늘이 비라도 쏟아내면 생쥐몰골로 흠뻑 젖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난감한 길이 될 수도 있었다.

어떻게 되겠지

나보다 마눌이 한술 더 뜬다.

 

길은 호젓하고 목가적이었다.

남대문교에 차를 파킹했으니 어짜피 그 곳까지 가야 차를 회수할 수 있겠지만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으니 여유로운 길이었다.

그 길 위에서는 사소한 것들이 소중해진다.

잊고 살았던 것들, 그리고 돌보지 않았던 것들 에 대한 잃었던 흥미와 호기심이 살아난다.

야생화의 이름도 알고 싶고 재배하는 작물의 이름도 알고 싶다.

길섶으로 튀어 달려드는 곤충들과 붕붕대는 벌들에도 눈길이 간다.

숲길에 드리운 평화와 인식이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과 가까이 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만든다.

 

우린 벌랏한지 마을까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대청호 둘레길은 이름에 걸맞게 아직 정비된 흔적이 없고 사람의 왕래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잡초가 무성하여 길이 흔적이 사라지고 어느 구간에서는 지도만으로 길을 판독하기기 어렵다.

호숫가 더 가까이 있는 낭만적인 길이나 조망 좋은 산 길을 두고 구태여 산 속 깊숙이 연결한

것은 좀더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만일 관에서 대청호 둘레길을 전국적인 명품 길로 개발하려면 청산도를 벤치마킹 할 일이다.

길을 만든 사람들의 수고와 정성이 빼어난 풍광에 더해져서 섬을 걷는 것이 휴식 같이 편안했고

사람과 자연의 살가운 조화로 그 길을 걸으며 내내 행복했었다

 

대청호 둘레길

섬의 풍경과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호반 둘레길을 광역시 가까

이에서 편안히 걸어볼 수 있게 한다면 장래의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유보하게 될 것이다.

 

원래 남대문 공원에서 산행 마무리를 예정했는데  너무 늦게 산행을 시작해서(11 30) 벌랏한지

 마을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2 30분이나 되었다.

벌랏마을에서 식사를 하고 산 길로 거구리로 넘어가려다  마침 벌랏마을에서 문의간을 운행하는

31번 버스편이 3시에 출발하는 게 있어서 나가서 식사하기로 하고 오늘의 여행은 벌랏마을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딱히 아쉬울 것도 없었다.

어짜피 여유롭게 쉬엄쉬엄 마눌과 이어가기로 했던 대청호 둘레길이니까 더 많은 걸음에 욕심낼

일도 없이 형편 닿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걸으면 그뿐이었다.

 

또 하루의 기분 좋은 날이었다.

3시간의 다소 짧은 여행길이었지만 편안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가보지 않은 희미한

산 길을 산보하듯 걸었다.

 

우리는 산간 오지마을을 운행하는 멋진 대청호 투어 버스를 타고 교행이 불가능할 것 같은 작은산

길을 마구 달려 묘향리 마을에 주차한 차량을 회수했다.

짧은 버스여행도 오감을 즐겁게 했다.

창문밖으로 밀려가는 아름다운 대청호의 풍경을 뒤로하며 버스는 이제는 한풀 꺾인 무더위를  밀고

날아드는 청명한 대지의 향기를 가득 싣고 달렸다.

 

마지막 떠나는 여름은 가을 같은 낭만의 하루를 미리 선물해 주었다.

우리는 추소리 둥그나무 집에서 맛있는 닭도리탕을 앞에 놓고 오늘의 멋진 여행길을 자축했다.

살아가는 날의 소박한 기쁨은 우리 가까이  어디에도 나둥굴고 있다.

 

 

 

묘암마을 염티재

천천히 2시간여 소요 된다.

이 구간의 포인트는 묘암마을의 개울을 따라가는 한적한 임도 그리고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능선

으로 치고 오르는 길의 흔적이 희미한 구간 그리고 편안한 능선 길을 따라 가는 구간으로 이루어 진다.

물론 능선 길에서도 두어번 다소 낙차크게 떨어졌다가 솟아 오르는 구간이 있다.

 

 

 

 

염티재-벌랏 한지마을

염티재에서 벌랏 마을은 약 1시간 10분 소요된다.

이 구간의 포인트는 염티재에서 대청호반의 풍경이 보이는 가족묘의 풍경과 묘지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능선 길과 좌측 계곡 길 우측 계곡길로 나누어 지는 주의 구간이다.

이 곳에서 우측 계곡 길을 따라 임도로 하산해야 한다.

 

 

 

 

 

 

 

 

 

 

 

(구간 개요)

묘암리- 능선

묘암리에서 임도 끝자락 까지는 40여분 걸리고 임도 끝에서 능선 까지 20분 정도 소요된다.

묘암 마을회관에서 다리를 건너자 마자 좌측으로 난 임도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임도 끝에서 능선으로 붙는 구간은 처음 길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가 무성한 풀들에

의해 사라져 버렸다.

가기 편한 길을 따라 능선으로 붙으면 된다

가면서 경사가 가파라지면 산세를 파악해가면서 조금씩 좌측으로 이동하여 낮은 골짜기

쪽으로 능선을 올라치다 보면 표지기를 만날 수 있다.

 

 

 

 

 

 

 

산행 들머리는 묘암리 마을회관 앞  다리를 건너자 마자 좌측으로 이어지는 임도 길이다.

 

 

 

 

기분 좋은 길

편안한 임도 길에는 차량 바퀴의 흔적이 있다.

 

 

 

 

사방댐 공사 표지석을 지난다.

 

 

 

수영해도 될 만한 수량

마을사람들이 멱감고 더위를 피하는 곳인 듯

 

 

 

계곡 건너편엔 의자와 쉼터도 보인다.

 

 

 

 

오미자 밭을 지난다.

 

 

 

 

개울물소리를 듣고 이름모를 야생화를 바라보며 걷는 기분 좋은 길이다.

가다보면 오미자 밭과 오미자를 지키는 듯한 우리 안에 개들을 만난다.

오미자 밭에 가까이 가자 개들이 격렬하게 짖는다.

놈들은 오미자 밭의 파수군이다.

 

"느그들 조용히 하그라 안그러면 확 된장 발라 버린다 잉 ?"

 

 

 

 

 

 

 

 

 

고추밭도 지나고...

.

.

 

 

 

 

추석이 한달 남짓 남았나?

토종 밤이 익어간다.

.

 

 

 

 

 

 

 

 임도가 끝나는 곳에서 길은 산비탈을 따라 올라 간다.

잡목과 초목이 무성하여 길의 흔적이 사라지고 바위가 많아 발이 불편하다 .

 

 

 

 

 

 

 

리본이 사라지고 나면 돠측 골짜기 쪽으로 움직여 가면서 오르기 편한 길을 따라 능선으로 

붙으면 된다. 

 

 

 

 

 

 골짜기 쪽에서 능선 쪽으로 접근해 가면 사라진 표지기가 다시 나타난다.

능선의 흐름을 파악하면 올라갈 길을 가늠할 수 있다. 

 

 

 

 

 

 

능선을 올라서면서 바라본 좌측의 급경사 능선 풍경

등로는 반대편 우측으로 휘어진다. 

임도 끝에서 능선 까지는 20여분 소요되는데 아마도 오늘 구간 중 가장 불편한 구간일 듯 싶다.

 

 

 

 

 

능선에서의 휴식

 

 

 

 

 

능선 무명봉 묘지

20분 정도 소요된다.

기분 좋은 길이다.

등로가 뚜렷하고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주변 산의 풍광이 아름다운 길이다.

10여분 가면 낙차가 제법 떨어졌다가 오르는 길이 두어 번 나타난다..

길이 산허리를 좌측으로 타고 이어지는데 두번 째 산허리를 좌측으로 감아 도는 길은 주의구간

이다.

계속 산허리를 감아도는 가파르고 희미한 산 길을 보이는데 따라 가면 길이 없어 진다.

좌측으로 가기 전에 비탈사면으로 봉우리를 치고 올라야 하는데 좌측으로 휘어지는 등로 초입에

자세히 보면 위쪽으로 달린 표지기가 있다.

그 표지기를 따라 봉우리를 치고 오르면 무명봉 정상에 묘지가 있다.

 

 

 

 

 

 

 

가다가 바라본 좌측의  산세상

여기도 첩첩이 산이 둘러싼 오지이다.

 

 

 

 

 

멀리 길이 내려다 보인다.

 

 

 

 

 

 

 

선답자의 풀때기님 표지기

풀때기님의 산행기가 등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는 길 앞에 바라보이는 걸출한 산

이름은 모르것네...

 

 

 

 

 

 

잠시 알바구간 (약 5분)

두번째 산허리를 감아도는 길을 따라 가면서 만난 풍경

 

 

 

 

 

 

좌측 낭떠러지를 조심하면서  만난 풍경

계속 알바 중

 

 

 

 

 

좌측 산허리를 따라 5분 정도 알바하면 이런 멋진 풍경도 만날 수 있음

이 풍경이 보이면 더 갈 곳이 없어서 돌아 가야 함 

그래도 알바할 만한 멋진 풍경 이었음 

 

 

 

 

 

 

가던 길을 되돌아 나와  당초 좌측으로 휘어진 길에서   희미한 길을 따라 급오름으로 직진하면 무명봉

정상에 있는 묘지를 만난다.

 

 

 

묘지- 염티재

20분 소요된다.

내려서야 할 염티재 바로 위에 한국통신 중계기가 있다.

중계기에서 좌측 급경사 길을 따라 내리면 바로 염티재다.

 

 

 

 

 

 

좌측 아래가 바로 염티재이다.

 

 

 

 

 

염티재 내려서는 급경사 길에서 내려다 본 염티재 풍경

 

 

 

 

 

 

드뎌 염티재 ... 묘암리에서 여기 까지 널널 2시간

 

 

 

 

 

쏟아 질까봐 조심해서 내려서는 아줌씨덜

등로는 여기서 아래로 100여 미터 아래 맞은편 가드레일을 넘어 폐임도로 이어진다.

자세히 보면 무수한 표지기가  달려 있다.

 

 

 

 

 

 

친구 가자는 대로 따라와 차량 제공해주고 개고생하는 성박사 부부 

 

 

 

 

 

아주 쌩쌩한 마눌

 

 

 

염티재 벌랏마을

1시간 10분 소요된다.

염티재에서 정상에서  100여 미터 내려가면 맞은편 가드레일 있는 곳에 등로를 알려주는 표지기가

여러 개 달려 있다.

길은 좌측으로 휘었다가 능선으로 올라간다.

앞에 쌍봉 두개가 서는데 쌍봉을 바라보며 묘지 윗길로 가다보면 대청호반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풍경을 내려다 보는 가족묘를 만나게 된다.

염티재에서 이 가족묘 까지는 10여분 걸리는데 묘지는 키 작은 측백나무로 둘러싸여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3-2구간 중 전망이 가장 훌륭한 곳이다.

이곳에서 등로는 대청호를 바라보는 쪽에서 보아 묘지 뒤편 좌측방향으로 휘어진다.

 

묘지를 지나고 나자마자 세 갈림길을 만나는데  어느 길에나 표지기가 붙어 있다.

능선 길을 따라가면 산 길로  거구리에 내려설 수 있는 지름길이나 원래의 둘레길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우측 계곡을 따라 내려서야 벌랏한지마을에 들렸다가 다시 산 길을 올라 거구리로

이어지는 오리지날 둘레길이다.

마을 입구 300미터 전방에 소금골이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거구리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벌랏마을에 들렸다가 마을을 구경하고 이 곳까지 되돌아 나와 우측 길을 따라 가야 한다.

 

 

 

 

 

 

염티재에서 아래로 내려 서면서 내려다 본 도로 풍경

 

 

 

 

 

 

염티재 반대편 등로 들머리

 

 

 

 

 

폐임도를 따라 능선에 올라서면 저런 쌍둥이 산이 나타난다.

 

 

 

 

 

등로는 쌍둥이산 우측 소로를 따라 진행한다.

희미한 소로길에서 갈림 길을 만나면 우측으로 진행한다.

그 길에는 온통 낮은 칡덩쿨 밭이다.

 

 

 

 

 

 

묘지 위 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칡덩쿨을 헤치고 따라오는 우리의 호프들...

 

 

 

 

 

이게 칡 꽃인가?

기품과 포스가 있다.

 

 

 

 

 

 

칡덩굴 밭을 건너 가족묘를 둘러 싼 작은  측백나무들이 보인다.

측백나무가 둘러 싼 묘가 중간 좌표 역할을 한다. 

 

 

 

 

 

 

 

 

바람이 거친 소리를 내며 부는데 정작 피부에 와 닿는 바람은 많지 않다.

엇박자 - 소리는 시원하고 바람은 별루고... 

좌측에서 불어 오는지 긴 바람이 큰 나무에 걸려  바람소리처럼 후련하게

불어오지 않는다.

3구간 중 가장 멋진 대청호반 풍경이다.

 

 

 

 

 

가족 묘지에서의 휴식

방구깨나 뀌는 집안인 듯...

자손들의 정성이 돋보이는 묘소다.

풍경 좋고 손질 잘 되어 있고 ...

소풍처로 손색이 없다.

 

 

 

 

 

아래 무덤에 피어난 꽃

 

 

 

 

 

아래 무덤에서 바라 본 대청호 풍경

 

 

 

 

 

 

 

길은 묘지 뒤에서 좌측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3갈래 길에서 아래 골짜기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가면서 만나게 되는 나무들

 

 

 

 

 

 

고사리 밭인 모양이다.

벌랏 마을 내려서는 길에 발에 넝쿨과 잡초가 많이 걸린다. 

 

 

 

 

 

고사리 밭 사이 덤불 숲을 헤치고 열심히 내려오는 성박사

 

 

 

 

 

이게 느릅나무 인가?

여러 그루가 심어져 있는 걸로 보아 재배하고 나무 인 듯

 

 

 

 

 

 

토종 알밤이 촘촘히도 달렸다.

내려가다가 길 섶의 돌배를 따먹었는데 주먹 반만한게 물도 꽤 많고 맛도 그만이었다.

주인이 있을 까봐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고 따먹었는데 일행들은 도둑으로 몰릴 가봐

멀찍이 떨어져 도망갔다.

사진 좀 찍어 둘걸....

 

 

 

 

 

 

 

마을이 가까와 지는지 인삼 밭과 손질된 은행나무가 나타난다.

 

 

 

 

 

 

산허리에서 내려서면서 밭도 보이고 임도는 뚜렷하고 편해졌다.

 

 

 

 

 

 

거구리로 가는 둘레 길

이 길에서 벌랏마을은 200여 미터 직진해야 하고 마을을 구경하고 돌아나와  

이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다음에 가야할 거구리 쪽 길 풍경

 

 

 

 

 

 

 

 

 

 

 

벌랏 한지마을 풍경.

 

 

 

 

 

 

 

 

대중교통(버스)

청주터미널 311번 시내버스 (10분간격)
문의면 종점 하차~문의정류소(31번버스)~소전1리종점(벌랏한지마을)

 

문의정류소->한지마을행(31번)시간표
(7:50분. 10:50분. 13:45분. 16:20분. 19:10분)

 

한지마을에서->문의정류소행
(6:50분. 8:55분. 12시. 15시. 17시. 20:15분)

 

철도

신탄진역 하차→(5분소요)문의면 행 (312번)버스타는곳
→문의면 소재지 종점 하차

조치원역 하차~역광장(405번) →청주터미널 (육거리시장등)
연결되는 승강장에서 환승(311번)->문의면소재지

 

 

 

 

 

 

 

 

 

 

 

 

 

 

 

2시 30분 벌랏마을 도착

벌랏한지 마을 식당에서 시골밥상으로 식사를 하고 거구리로 넘어 가렸더니 문의로 나가는

세시차가 있다.

넘어가는 길도 아직 너무 많이 남아 있고 배도 고프다.

하늘도 잔뜩 더 찌푸려 언제라도 비를 쏟아낼 태세라서 우리는 벌랏마을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 했다.  

 

 

 

 

 

 

 

 

 

 

 

 

 

벌랏 마을 종중 사무소

 

 

 

 

 

 

 

멀랏 마을 우물

마을사람들이 모두 식수로 활용하다.

 

 

 

 

 

버스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과 묘암리 가는 길

 

 

 

묘암리 가는 길에 차에서 바라 본 마을 풍경

 

 

 

 

 

 

차는 묘암리 입구에 우리를 내려 놓고 떠난다.

 

 

 

 

 

 

보람찬 하루일을 끝마치고서...

 

 

 

 

수수는 얼마 만이냐?

 

 

 

 

 

 

어릴적 땅강이지 풀

 

 

 

 

이건 뭐시다냐?

 

 

 

 

 

 

 

우리 오늘 잘했지유?  ㅋㅋ

 

 

 

 

 

 

드뎌 다시 묘암리 정자마무에 다시 도착...

 

 

 

 

 

 

 

추소리 둥그나무 집 늦은식사 

 

 

 

 

산은 쬐끔타고 먹는 것 겁나게 먹었어...

찰로리로 계산하면 안타고 안먹은게 나을 뻔...

그래도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티야... 

 

 

 

 

 

 

 

이넘이 나를 째려보았어

 

 

 

 

 

이넘 눈빛과 포스는 장난이 아니었지

 

 

 

 

 

둥그나무아랜 달랑 차량 두대 ....마눌카와 성박사카

 

 

 

 

 

 

 

 

 

 

 

 

 

 

 

도로에서 살생을 할 뻔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다람쥐가 좁은 산길 한가운데서 자동차를 막아섰다. 첩첩산골 주인이 텃세라도 부리는 걸까. 충북 문의IC를 나와 벌랏마을로 가는 산길에서 겪은 실화(!)다. 청원의 산은 여름을 꿰매 골짜기를 만든 것 같았다. 울창하게 사방을 둘러싼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벌랏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도시의 시간은 사라지고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의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충북 벌랏한지마을 지도 보기

곱게 빛바랜 충북의 동막골, 벌랏마을

“여~가 완전 산골이죠. 배 타고 들어와야 했는디. 숨어서 안 보이는 골짜기라서 그런지 ‘볼앗’ ‘벌앗’ 하다가 ‘벌랏’마을이 됐죠. 벌 받으러 들어온 마냥 완전 산골이죠?” 김준수(70) 이장의 마을 소개다. 산골인 건 이해가 되는데 난데없이 ‘배’를 타고 들어와야 했단다. “대청댐이 생기기 전에는 물길을 따라 나룻배가 다녔어요. 마을 안에는 논이 하나도 없고 강 건너에 논이 있으니까 배에 소 싣고 농사지으러 매일 같이 나갔던 거죠” 김 이장은 곧이어 “저 멀리 사공에게 ‘배 나가세~’라고 부르면 사공은 천천히 오는 거예요. 어떨 때는 식사 전이라며 밥까지 먹고 여유 있게 나타나고. 주민들은 나루터에서 사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라며 여담을 풀어놓는다. 이장의 설명대로 마을 끝자락에는 나루터가 남아 있다. 지금도 대청댐에 물이 가득 들어오면 옛 나루터까지 물이 찰랑찰랑 차오른다.

벌랏마을은 청원군 문의면 남쪽 끝에 위치해 있다. 임진왜란 때 피난 온 화전민들이 일군 마을이다. 첩첩산중에 물길로 막혀 있던 마을은 6.25 전쟁이 난 줄도 모를 정도로 외진 곳이다. 마을까지 차가 들어올 수 없어 사람이 직접 오솔길을 걸어 전봇대를 날랐다.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닥나무로 종이를 만들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할아버지에게 한지 제작을 배웠다는 이정룡(70)씨는 “언제부터 한지를 만들었는지는 몰라. 기록이란 게 남질 않아서. 우리 할아버지도 그 윗대에게 배웠으니 몇백 년은 됐겄지”라고 말한다. 한지를 뜨던 ‘종이공장’과 2층 흙집으로 올린 ‘담배건조장’, 대를 이어 살고 있는 ‘한옥’이 오롯이 들어앉은 마을. 곱게 빛바랜 한 장의 사진처럼 벌랏마을은 옛이야기를 펼쳐놓는다.

  • 1 샘봉산에서 내려다본 벌랏마을의 전경. <벌랏한지마을 제공>
  • 2 닥나무재료를 넣은 물에 망을 띄우자 새하얀 솜털처럼 한지가 걸러 나온다. <이윤정기자>

한지를 팔면 쌀로 값을 매기죠

“봄에 한지를 해서 보은, 옥천, 대전, 조치원, 청주 등지로 팔러 나가는 거야. 그러면 종잇값을 바로 안 줘. 거기는 가을에 농사 다 짓고 겨울 돼야 쌀로 종잇값을 주는 거지. 그럼 우린 겨우내 그 쌀로 밥을 해 먹고….” 이정룡씨가 한지 만드는 것을 보여준다기에 함께 체험장으로 향했다. 자연스레 종이공장 시절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밭마다 모두 닥나무를 심었어. 가을에 닥나무를 베어서 삶아 껍질을 벗기지. 다시 물에 불려 말리고 껍질 벗기고. 겨우내 그렇게 말리는 거야. 그래서 봄에 다같이 종이공장에 모여 한지망으로 종이를 떠냈어”라며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벌랏마을의 한지 제작은 1975년이 마지막이었다. 한옥의 문지방이 아파트의 유리로 바뀌는 시점이었다. 이정룡씨는 “75년도에 내 손으로 마지막 한지를 떴어요. 사람들이 더 이상 한지를 안 찾으니까….”라고 말한다. 이씨의 아내 이정희(71)씨는 “그게 엄청 손이 많이 가요. 또 닥나무를 불려서 껍질을 벗기려니 장정 아니면 못해. 우리는 한지 그만둔 뒤로 아이들 가르쳐야 하니까 담배 농사도 지어보고. 다른 농작물도 심고...”라고 말한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밭이 수몰되자 주민도 마을을 떠나갔다. 70년대 70가구였던 것이 현재는 22가구만 남아 있다.

까칠한 닥나무가 뽀송한 한지로


다시 마을에서 한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당시 마을에 살던 화가 이종국씨가 전통을 살려 한지를 다시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다 쓰러져가는 종이공장 대신 마을 어귀에 한지체험장이 들어섰다. 까칠한 닥나무를 손질해 놓으면 체험객들은 직접 종이망으로 뽀송한 한지를 걸러냈다. 입소문을 타고 체험객이 마을을 찾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살고 싶고 가보고 싶은 농촌마을 100선’에도 뽑혔다.

김준수․이춘기 이장 부부도 35년 동안 서울에 나가 살다가 지난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1916년에 지었다는 오래된 한옥에서 다시 촌로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이춘기(69)씨는 “내가 시집왔을 때는 정말 산골이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에서 살다가 다시 돌아오니까 공기가 이렇게 맑을 수가 없어요. 아, 올해 처음 재배한 햇감자인데 좀 드셔보세요”라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구운 감자를 건넨다.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고 지내는 마을은 여전히 ‘네 것 내 것’ 없이 사는 시골이다. 까칠한 닥나무를 뽀송한 한지로 만드는 솜씨만큼이나 구수한 인심이 산골마을에 곱게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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