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해가 하늘금에 걸린 모습을 보았나? 친구
우리를 바라보고 웃었던 아침해가 아무도 없는 숱한 고갯마루를 넘어서서 마지막 봉우리에
오르자 물들어 가는 나뭇잎 사이, 붉은 노을의 잔광만 남긴 채 그렇게 스러져 갔지?
어둠이 소리없이 내리고 은실 같은 달빛이 내리던 능선 길
머나먼 산릉의 실루엣 위로 웃고 있던 보름달을 보았나 친구?
허허 … 좋으이 친구
세월이 주는 추석선물이 아닌가?
그 거칠게 굴던 세월이 이젠 고분고분 해지는군
친구를 돌려주고
달을 돌려주고
추억과 그리움을 돌려 주네…
숱한 날 혼자 걷던 그 길을 친구와 함께 걸어서 좋았다네
고마운 일이지
이새끼 저새끼 , 이눔아 저눔아 찾을 수 있는 친구가 있고
그 친구와 먼 길을 함께 걸어가고….
아직 넘어야 할 산과 걸어가야 할 길이 무수한 남아 있으니….
우리의 우정은 또 한차례 길어지고 깊어졌겠군
우리가 보낸 시간만큼 ...
즐거웠네 친구
2012년 9월 30일 계룡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