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주봉 산책
설악산 화채능선
선자령
설악산 12선녀탕
한남정맥 길 단풍
단풍에 물렸다고 해놓고 다시 내장산에 가기로 했었다.
화려하고 현란한 색으로 치면 내장산 단풍만한 곳이 또 있을까?
문제는 나만의 내장산이 아니라 단풍을 보기 전에 교통체증에 질리고 사람에 물린다는 거
그래도 꼭 내장산 단풍을 보고 싶으면 비책이 있다.
새벽 다섯시 30분 쯤에 출발하여 내장산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3~4시간 단풍숲을
거닐다가 점심으로 산채 비빔밥 한 그릇 먹고 슬며시 떠나 오는 것
그렇게 하면 호젓하게 단풍구경을하고 사람에 차에 치이기 전에 일찍 돌아올 수 있다.
무수한 단풍 숲을 거닐어서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나 보다.
은비의 늦은 귀가로 잠을 설치다 보니 우린 새벽에 떠나지 못했고 내친김에 퍼질러서
TV리모콘을 가지고 영화보며 빈둥거리리다 낮잠까지 들었다.
전화벨소리에 자다가 화들짝 깨어 둘레길 가자고 마눌을 채근했다.
"화창한 날씨와 드맑은 가을 하늘을 내팽게치고 내가 이거 모하는 거야?"
속절없이 흘러갈 아름다운 시간들..
2012년 가을이 너무 아까워 가장 멋진 호반 둘레길에 속하는 둔주봉 코스나 댕겨오기로
급하게 마음을 바꾸었다.
출발이 늦어서 대중교통을 접속해야 하는 안내습지공원-점촌고개 구간은 힘들겠지만
3시간 30분이면 원점회귀가 가능한 6구간 후반부 산행은 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안남
초등학교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다.
부근에 있는 산객에 물어보니 피실마을에서 고성을 거쳐 독락정으로 가는 호반갓길은
물에 잠겨서 갈 수 없단다.
11월 이면 피실마을 – 독락정 구간은 물이 빠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호수물이
많이 불어 있는 모양이다.
그 길은 아마도 호수가 얼어붙는 1월이나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시간도 빠듯한데 호수갓길의 산행거리가 자연스레 줄어들어 말 그대로 여유로운
산책길이 되었다.
둔주봉정자를 거쳐 둔주봉 까지만 올랐다가 회귀하는데는 2시간 걸렸다.
떠나오길 잘했다.
대청호반도 단풍이 한창이라 호수와 단풍이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가을 길을 드라이브 하니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둔주봉 정자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은 인상적이었고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석양빛이 물드
는 호반의 가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름다운 계절, 좋은 날씨 그리고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는 깊어가는 가을의 서정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었고 가는 가을을 다시 아쉬워 지게 만들어 주었다...
초등학교 교정의 단풍은 아련한 시절의 지나 가버린 옛추억을 일깨워 주었다.
순식간에 어둠이 내리는 호숫길을 되돌아 오는 길에 어머님을 모시고 밖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 행 일 : 2012년 11월 3일 토요일
산 행 지 : 대청호 둘레길 6-2구간
산행코스 : 안남초등학교-점촌고개-둔주봉정자-둔주봉-원점회귀
소요시간 : 2시간
동 행 : 마눌
날 씨 : 맑음
15:08 : 안남초등학교
15:46 : 둔주봉 정자 (한반도 지형 조망)
16:04 : 둔주봉 정상
17;16 : 안남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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