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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휴가 첫째날 - (순천 정원박람회-순천만--여수 향일암)

 

 

첫 째날 (2013,10.26)

 

순천 정원박람회장 한국관 산책

순천만 트레킹

순천 박람회장 세계정원 산책

여수 시내 황소식당에서 게장 백반 중식

향일암 순례

바다가 있는 풍경 모텔 숙박

 

 

중국 구채구를 가려던 계획은 무산되었다.

둘이 갈 수도 있겠지만 훗날 더 자유로운 시간에 더 여유로운 기회가 있을 것 같아 남해 여행으로

바꾸었다.

늘 봄의 그리움으로 남겨두었던 그 곳

허허로운 가을과 함께 떠나는 남해는 어떤 느낌일지…...?

 

예정은 순천과 여수를 돌아보고 돌산으로 가서 향일암을 돌아보고 향일암에서 1

다음날 향일암 일출을 보고 돌산 신기항에서 아침 첫 배로 금오도에 들어가서 대부산 산행과 금오도

비렁길을 연결한다.

그리고 섬에서 민박하면서 일몰과 일출을 감상하고 버스편으로 여유롭게 섬을 돌아보고 오전 배로

신기항으로 귀항해서 담양으로 이동한다.

담양 가는 길에 선암사와 송광사에 들러 옛 추억에 잠기면서 고즈녁한 산사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담양에 도착 관광지를 돌아 본 다음  담양에서 1

그리고 4일차 마지막 날은 100대 명산 추월산 산행으로 여정의 대단원을 마무리한다.

 

눈에 어른 거리는 설악의 가을 속으로 떠나지 못했다.

사소한 티눈 때문에 절뚝이는 걸음으로 가을을 어이없이 흘려보내고 휴가까지 연기했음에도 계획은

창대했다.

 

새벽에 은비를 병원으로 출근시키고 7시쯤 마눌과 둘이 출발했다.

순천만으로 가는 중에 정원박람회장 인근에 차량과 사람들이 많아서 엉겁결에 서문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알아보니 정원박람회가 끝났는데 이번 주에 무료개방하고 내년을 위해 출입을 불허하고 휴장에

들어 간단다.

 

지난 9월 성환이가 정원박람회 입장권을 4장 주었는데 그 일정이 10 20일경 까지였다.

원래 휴가도 그 때쯤 내기로 했었는데 직원들과 족구하고 산행하다가 발바닥 티눈이 덧나서 걷기도

힘든 터라  휴가를 연기했던 것이다.

 

여수엑스포나 정원박람회는 일부러 찾아 가지는 않았다.

깨어지지 않는 신화와 교정의 기미가 없는 나의 편집증 때문이다.

수 많은 인파도 그려려니와 인간이 만든 것들에 대한 감동은 무딘 편이라 그런 시간 있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훨 낫다는 나의 변함없는 편견 때문이다..

 

 

 

 

 

 

 

 

 

 

 

정원 박람회장 그리고 순천만

 

기온이 급하게 떨어지고 나서 제법 쌀쌀한 가을 분위기가 난다.

대기는 청명하고 날씨는 드맑아 마음도 상쾌해지는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날이다.

자연이 돌보는 광활한 심산의 아름다운 정원들과 비견할 수는 없겠지만 잘 손질된 넓은 정원은 예상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볼거리도 많았다.

 

먼저 한국정원을 돌아보고 나서 남문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순천만으로 이동해서 갈대 숲을 거닐었다.

 

 

 

 

 

 

 

 

 

 

 

 

 

 

 

 

 

 

 

 

 

 

순천만은 갈대축제 기간이고 토요일이라 인파가 넘쳐났다.

4년 전 (2009 11 14) 마눌과 만추의 서정이 날리는 조계산을 둘러보고 순천만에는 느즈막히

도착했었다.

쌀쌀한 날씨에  갈대들은 깃털을 잔뜩 부풀린 채 가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 쓸쓸한 서정이

가슴에서 쏴아~” 바람소리를 냈다..

갈대 숲으로 떨어지는 노을과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던 처연한 순천만 낙조는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이었다.

 

그 때에 비하면 조금 이르지만 갈대는 더 싱싱해 보이고 키는 훌쩍 더 자라 보였다.

태양이 중천에 있는 한낮이라 그날의 추억과 감회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또 다른 느낌의 순천만을

보았다.

노을의 화장기가 없는 맨 얼굴의 순천댁 얼굴 같다고나 할까?

관람열차나 유람선이 운행하고 있었지만 두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일찍 도착해서 신청

하지 않으면 탈 수도 없다.

우린 용산전망대 까지는 가지 않고 갈대 숲만 거닐다 다시 셔틀버스로 정원박람회장으로돌아 와서

나머지 세계 각국의 정원을 돌아보았다.

 

 

 

 

 

 

 

 

 

 

 

 

 

 

 

 

 

 

 

 

넓은 정원을 돌아보며 나의 편견은 조금씩 누그러졌다.

그 옛날 중국 장가계나 황산에서와 같이 아름다운 자연의 화폭에 덧칠한 인간의 그림이 자연과 인간을

좀더 조화롭고 살갑게 만들었던 것처럼 황폐했던 맨 얼굴의 자연은 인공의 화장술로 인해 무수한 남정

네들의 추파를 받는 성형미인으로 재창조 되었다.

 

상전벽해

이렇게 바뀌었구나 !”

이젠 사람들은 새로운 창세기를 열며 더 교묘하게 신과 자연을  흉내 내고 있다.

여러 나라의 정원을 재현해 놓은 정원은 볼거리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박람회장 전체를 공원화하여

숱한 산책 길을 조성하고 순천만과 연계하여 단조로운 1회성 관광의 한계를 벗어나게 한 것은 새로운

관광도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겠다.

아마도 뜨거운 여름만 제외하고는 어느 계절에 와도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전세계의 무수한 인파를 끌어 모았던 대전엑스포 공원이 도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뼈아픈

전철을 밟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남문에서 버스를 안내하시던 나이 드신 해설사님에 따르면 앞으로 지자체에서 공원화해서 관리할 예정

인데 상시 관광지가 되면 넓은 공원지역이 꾸준히 관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순천시는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가장 살기 좋은 실버시티의 비전을 선포하고  발 빠르게 다각

적인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공기도 가장 깨끗하고 가까이에 운동하기 좋은 이런 넓은

공원이 조성되는 셈이니 노인들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박람회장 앞 광활한 대지에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예정이라는데 한 번 분양을 받아 보라고 했다.

그것도 좋겠다..

숲해설사 자격증을 따서 공원 가이드를 하면서 늙어가는 것도 보람 있는 노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세계의 정원에는 아직 화려한 꽃들이 가득했다.

날씨도 선선한 가을이고 하늘도 드맑아 산책하기 너무 좋은 날이다.

짧은 기간의 제약하에 조성된 정원은 품위와 연륜의 깊이가 묻어나기에는 다소 부족했더라도 각 나라의

정원을 재현해 보려는 아이디어와 가상한 노력의 흔적은 여기저기 보인다.

그 정원의 모양새보다도 이곳 저곳 눈길이 머물 때가 많고 청명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잘 다듬어진 공간이라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가을과 갈대의 낭만 때문이기도 했다.

마침 시민의 날 기념행사가 벌어지고 있어서 떡 한 접시를 얻어먹고 우리는 여수로 출발했다.

 

 

 

 

 

 

 

 

 

 

 

 

 

 

 

 

 

 

 

 

 

 

 

 

 

 

 

 

 

 

 

 

 

 

 

 

 

 

 

 

 

 

 

 

 

 

 

 

 

 

 

 

 

 

 

 

 

 

 

 

 

 

 

 

 

 

 

 

 

 

 

좀 늦었지만 여수에서 게장백반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돌산 향일암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여수 오동도를 둘러 볼까 했지만 향일암에 들렀다가 금오봉에 올라 서해로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여수에서는 더 지체하지 않기로 했다..

 

유명한 황소식당으로 갔다.

3시가 넘어서 들어 갔는데 문간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난 식당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질색이라 두꺼비 식당으로 옮기려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는 건 이유가 있을거라고 마눌이 만류하는 통에 할 수 없이 문간에서 기다려야 했다..

다행이 오래 기다리지 않아 자리가 마련되었다.

 

1 2일 유명세 탓도 있겠지만 값도 인당 8000원으로 저렴하고 먹어보니 맛도 좋았다.

역시 사람이 몰리는 음식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리는 음식도 있고  입맛과 맛에 대한 기준도 다소 까다로운 마눌이 만족했으니 유명세 를 인정할

만한 식당이다.

 

 

 

 

 

 

 

 

바다가 보이는 풍경  팬션 & 모텔

늘 온라인 사이트의 사진 만으로 숙소를 파악하고 예약하면 항상 실망의 소지가 남는 법이다.

그래도 여수시에서 멀리 덜어진 곳이고 주말인데다 향일암에 가까운 바다를 면한 모텔임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모텔에 들러 여장을 풀고 향일암에 오르면서 시계를 보니 벌써 5시다.

5 30분에 해가 떨어지니 금오봉에서 낙조를 보기엔 너무 늦었다.

우리는 향일암에 올라 경내를 돌아보고 저물어 가는 바다를 바라 보았다.

 

작년에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강 위원장과 향일암을 오른 때가 2009년 이었으니 벌써 4년이 흘렀다.

불편한 몸으로 새벽 일출을 보러 따라 오르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고 가쁜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 그 사람은 떠나고 향일암 대웅전도 소실되어 다시 건립되었지만 바다는 변함없는 푸르고 후련한

모습으로 우릴 맞아 주었다.

 

방문 이듬해 향일함은 화재로 소실되었다.

우연이지만 장인어른 모시고 떠났던 동해 가족여행에서 낙산사에 들르고 나서 그 이듬해 낙산사에 불이

났다.

내가 가면 불이 나는 건가? “

어쩌면 부처님의 인도일 것이다.

어쨌든 불이 나기 전 원래 절의 모습을 둘러 보았고 나의 사진첩 어딘가에는 그 사진이 아직 남아 있다.

전국에서 가장 기도발이 잘 받는 절들 중의 하나 향일암

가파른 돌길과 바위 절벽 사이에 교묘히 은거한 절이고 앞마당에서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풍광이 워낙

 출중한 절이라 다시 지은 절의 모습이 그다지 거슬리지 않고 주목을 끌지도 않았다.

4년 전 새벽에 대충 돌아 보았던 경내를 찬찬히 돌아 보았다.

그 절의 앞마당에 서면 알지 못할 신령스런 분위기와 엄숙한 느낌이  몸을 감싼다.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지고 평화로워 졌다.

마치 여행이 꼭 즐거움과 유희만을 위함이 아니고 좀더 홀가분하고 가벼워지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기라도

한 것처럼 한 척의 배가 조용히 미끌어져가는 저무는 바다와 소원성취 촛불 앞에서 우리는 더욱 경건해 졌다.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무릉객 4년 만에 다시 왔습니다

 

사람들은 어디에나 동전을 던진다.

벽의 틈새에도 원효대사가 수행한 바위 위에도

사람들은 때묻은 돈을 버리며 세속의 짐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버린 돈이 큰돈이 되고 큰 복이 되어 돌아

오기를 기대하면서 동전을 던진다.

내려오는 길 해맞이 공원에서 어둠에 잠긴 바다를 바라 보았다.

하루는 그렇게 푸근하게 저물었고 너무 잔잔해서 파도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 속에서 잠시 바다처럼

묵상하다 다시 모텔로 돌아왔다.

어린 한치 말린 안주와 여행에 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한잔의 맥주를 마시고 그렇게

이향의 검은 바다 곁에서 잠들어 갔다.

 

향일암 숙소

해와달 모텔 : 061 – 644 – 9600

풍경화 펜션 모텔 : 061 -644 – 4488

바다가 있는 풍경 : 061 – 644 - 5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