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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13구간 (원부춘마을 - 가탄마을)

 

 

 

 

마음은 원래 고요하고 평화로운 것입니다.

혼돈의 세상을 살아 가면서 자아는 길을 잃어 버렸습니다.

우린 세상의 그릇된 가치에 동조하고 스스로 만족과 감사를 유배시켰습니다.

커지는 욕심 만큼 더 많은 분노와 비탄에 휩싸이고 두려움이 끊임 없이 마음의 평화를 유린합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무수한 스트레스를 만납니다.

만성 스트레스가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우울증을 유발하며 생명 에너지를 고갈 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

우리 삶을 짓누르는 수 많은 스트레스들은 실제론 외부의 자극에 의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깨어진 마음의 평화가 더 크게 키워낸 트러블 일 뿐 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해 몸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우리는 무시하거나 싸울 준비를 하거나 달아날 수 있습니다.

어떤 전략을 선택하던 마지막 보루인 마음은 다치지 않게 굳건히 지켜야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이루어 지는 스트레스와의 교전

전투의 패배가 많아지면 자신감이 상실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기혈을 막아 몸은 병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가끔 어떤 상황에 대해 실제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과 두려움을 키우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그냥 던져두면 시간이 해결하는 무수한 일들을 보아 왔으면서도 어려움이 닥치면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 짧은 시간을 견디지 못해 조급해 합니다.

힘겨운 세상에 움츠러들고 주눅이 들어 끊임없이 자신을 과소평가 합니다.

우리가 먼저 추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세상에서 작아진 간 키우기 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 그것이야 말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인생 기초과목

이고 좀더 일찍 자신만의 비장의 무기를 만드는 것은 인생 필수 과목 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나쁜 일도 만나고 좋은 일도 만납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에 대한 반응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요 ?

오늘 나쁜 일이 내일 좋은 결과를 몰고 올 수 있고 오늘 좋은 일이 내일 화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좋은 일은 혹여 내일 나쁜 결과를 몰고 올 수 있더라도 기쁜 일이 일어났으니 오늘을 감사하고 그

축복을 마음껏 누릴 일 입니다..

즐겁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에 던지는 에너지 파동은 늘 즐겁고 행복해서 기웃거리던 나쁜 일과

슬픈 일은 멀리 달아나 버릴 것입니다..

오늘 비록 나쁜 일로 슬플지라도 결코 노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ㅋ 이거 러시아 푸쉬킨님이 한 말씀입니다.

어둠은 빛을 밝히는 당연한 근거고 슬픔은 내일의 더 큰 기쁨을 위한 기도의 시간 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는 삶의 과정일 뿐입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잠시 험하고 가파른 비탈길이 나타나는 것 입니다.

웃음이 나진 않더라도 죽상은 하지 마세요

기도를 들어주러 오셨던 신께서 짜증나 그냥 돌아 가십니다.

험한 길이 꼭 고통스럽고 힘겨운 길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그 길을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갑니다..

저 산 꼭대기에 눈부신 아름다운 풍경과 가슴이 부풀게 하는 후련한 조망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다 마음이 만드는 것입니다..

오래 살아 삶의 내공이 쌓이다 보면 나쁜 일 뒤에 숨은 좋은 일이 보여서 그다지 실망하지 않고 다시 때를

기다릴 수 있게 됩니다.

마음은 나쁜 일도 궂은 일도 다 괜찮은 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누가 아무리 불행한 일이라고 우겨도 내가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혹여 신께서 한마디 하실지도 모르지요

‘지독한 놈!

 

몸은 늘 마음을 따릅니다.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거야 말로 수 많은 스트레스를 무력화 시키고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최선의 비방

입니다.

 

마음에서 욕심과 집착 분노와 질투 슬픔과 비탄을 그리고 좌절과 두려움의 부정적인 마음을 몰아내는 것

이야말로 본래의 평화로운 상태로 돌아가는 올바른 길 입니다.

 

 

늘 산으로 갑니다.

휴식이 필요할 때

답답한 세상에 숨막히고 무언가 마음에서 내려 놓아야 할 일이 많아 질 때

 

산에 오면 세상에 있던 나를 물끄러미 되돌아 봅니다..

내가 또 세상에서 바보처럼 욕심사나웠구나.

세상에 몸을 담고 있을 때는 잘 모르는 것들이 산에서는 명징해 집니다.

 

자연과 유리된 도시의 삶 속에서 사람들은 너무 여유가 없습니다.

늘 무언가 해야 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놓여나지 못합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지 술이라도 마셔야 합니다.

그냥 혼자 가만히 있으면 왠지 쓸쓸해 보이고 마치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영화라도 보고 책이라도

읽어야 합니다.

세상에 길들여진 조갑증일 것입니다.

사실 도시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우두커니 서 있기도 뭐하고 가만히 앉아 있기도 불안합니다.

하다못해 신문이나 경제지라도 보아야 하고 치열하게 TV채널이라도 돌리면서 내리누르는 답답한 무언가

에서 달아나야 합니다.

스스로 끊임없이 마음의 평화를 흔들고 공포를 키웁니다.

늘 분투중이면서도 쉴새 없이 불안을 퍼뜨리고 공포를 조장하는 세상의 세뇌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연속에는 느림과 여유가 만연합니다.

모든 답은 자연에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나는 세상을 잊어 버립니다.

배낭을 꾸리면서 평화의 종소리를 듣습니다.

무수한 날 회색도시와 산을 오가며 나의 자율신경은 스스로 산의 평화를 내 마음의 평화로 치환합니다.

이젠 회색도시에서도 심산의 고요와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부드러운 바람의 감촉을 느끼고 숲의 향기를 맡습니다.

산이 침묵과 묵언으로 행복을 설파합니다.

깊은 내면에서 기쁨과 평화가 공명합니다.

항상 행복의 근원은 나의 내면입니다.

그 작은 가슴에 세상의 모든 희로애락이 들어 있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아팠습니다.

내 인생의 남은 날을 또 토끼가 한 웅큼 갉아 먹은 걸 깨닫고 나서야 세월의 상처가 덧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꾸 내려오는 내 인생 2막의 커튼에 괜히 상심한 척 핑계 김에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그리고 갈기를 휘날리며 달려오는 새해를 멋지게 보내자는 각오를 담아 또 대차게 술을마셨습니다.

늘 이맘 때면 몸과 마음이 시원치 않아서 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집에 남는다는 건 오늘 더 답답해 보자는 각오 같은 것입니다.

난 압니다.

일단 떠나기만 하면 산과 자연이 다 알아서 해 줄 거란 걸

도시에서 흐뜨러진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다시 찾아 주리라는 걸….

 

비몽사몽의 지경을 헤메다가 여전히  몽롱 한 채 차에서 내렸습니다.

 

이젠 익숙해진 세상의 향기가 먼저 다가오고

싸늘한 바람이 몸을 휘감아 감아 옵니다.

대지는 갈색의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벌써 나의 몸이 깨어 남을 느낍니다.

그 차갑고도 맑은 공기에 코를 벌름거리고 대지의 기운과 향기에 먼저 고향을 느끼는 가슴이 아직 깨어 나지

않은 몸에게 잔잔한 설레임의 너울과 파문을 던집니다.

무기력 실핏줄과 모세혈관은 서서히 지지개를 켜며 전신의 모공을 열고 달라진 대기를 호흡합니다.

오감이 하나씩 하나씩  서서히 깨어 납니다.

 

걸어가면서 몸이 천천히 리듬을 타고 활성화 됩니다.

그걸로 끝 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차가운 날 우리의 시골 마을과 산으로 연결된 그 길을 조금 걸었을 뿐이데 도시에서 얻은 병은

다시 깨끗이 치유되었습니다.

 

병의 치료사는 자연입니다.

마음이 신호를 보냅니다.

나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산으로 가고 세상과 마음 너머에 존재하는 고요를 만납니다.

고요 속의 명상과 사색이 다시 평상심을 되찾게 하고 나는 삶의 의욕과 기쁨에 충만한 채 다시 세상으로 돌아 옵니다.

 

 

 

 

 

 

 

 

 

 

 

 

  

 

 

 

 

 

일 자 : 2014년 1월 12일 (일요일)

장 소 : 지리산 둘레길 13구간

코 스 : 원부춘-형제봉임도삼거리(4.2km)-헬기장(1.1km)-중촌(1.7km)-정금차밭(2km)-대비(0.68km)

              -백혜(2.8km)-가탄(1.1km)

거 리 : 12.6 km

소요시간 : 약 5시간

 

 

 

 

지리산 둘레길 13구간 (원부춘마을 가탄마을)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원부춘바을과 하동군 화개면 탑리

가탄마을을 잇는 12.6km의 지리산 둘레길 입니다.

지리산 고산지역을 걷는 구간이고 하동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차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화개골의 야생차밭과 옥녀가 가야금을 탄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정금마을의  잘 정돈된 차밭이 인상적입니다.

둘레길은 빤히 보이는 길을 버리고 지역특산의 차 밭을 구경시키기 위해 차밭이 아름다운 마을들을 연결하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임도와 숲길, 그리고 마을 길을 애둘러 지나 갑니다.

친구들과 두런두런 살아가는 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국적인 차밭의 낭만에 젖을 수 있는 목가적인 길입니다.

길은 원부춘 마을에서 시작하여 포장임도를 따라  배나무골과 지탄마을을 지나서 능선 을 넘어갑니다.

둘레길은 산을 넘어서 능선아래 중촌마을로 내려서고 도심마을과 정금마을 대비마을 백헤마을을 차례로 휘돌아

기탄마을에서 마무리 됩니다.

 

산을 넘어가는 길은 포장 임도를 따라가는 구비구비 오름길 입니다.

계속되는 오름길이지만 일행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오르니 그리 높이 올라온지 몰랐는데 능선 길을 

따라  가다가 갑자기 가파른 낙차로 떨어지는 길은 하염없이 내려 갑니다.

눈이 살짝 내린 터라 아주 조심해야 할 구간이었습니다. .

 

가파른 내림길은 하늘호수 쉼터에서 끝이 납니다.

산길에 이쁘게 조성된 찻집입니다.

시간이 여유로우면 고요한 골짜기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망중한에 젖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내림길은 중촌마을로 연결되는데  중촌마을을 지나면  산비탈에 조성된 야생녹차밭이 나타납니다.

산비탈 사면에 조성된 초록의 녹차밭은 산위의 푸른 소나무들과 그림처럼 어울려 잠시  계절을 잊게  합니다.

 

다경에 이르기를 차나무는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으뜸인데 화개동 차밭은 모두 골짜기와 바위틈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동군의 주요 차 재배지역은 섬진강과 이의 지류인 화개천에 연접해 있어 안개가 많고, 다습한데다, 차 생산

시기에는 밤낮의 기온차가 커서 차나무 재배의 최적 환경이라 합니다.

생육에 가장 중요한 토양 또한  약산성으로 수분이 충분하며 자갈이 많은 사력질로로 차차나무 재배에 알맞은

토질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요인을 활용하여 2003년에는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하는 지리적 표시제에하동녹차

등록하였다 합니다.

 

가파를 산비탈 녹차밭 이후의 길은 마을을 끼고 도는 편안한 길입니다.

길은 도심마을을 거쳐 정금마을 대비마을 백혜마을 가탄마을로 이어집니다.

배나무골 북쪽에서 탄금리의 백혜나 정금리의 대비로 넘어가는 수박재라 불리는 고개가있는데 먼 옛날 대홍수

산봉우리가 수박만큼 남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합니다.

 

정금마을의 차 밭이 가장 가장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둘레길은 외지사람들에게 지역의 특산 차밭의 정취와 선전효과를 위해 빤히 보이는 산허리 길을 한 바퀴 둘러

내려오게 합니다.

정금마을을 지나면 대비마을이 나옵니다.

대비마을은 102년 수로왕과 수로왕비 허황옥이 머문 곳으로 7왕자의 성불을 기려 절을 지었는데 그 절이 마을

위쪽에 위치한 대비사 입니다.

마을이름은 그 절의 이름을 따라 대비마을로 지어졌다 합니다.

 

대비 마을에서 백혜마을 가는 길에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가 졸졸 따라 왔습니다.

귀엽다고 일행들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먹을 것을 주니 하염없이 따라와서 할 수없이 백혜마을 경로당에 가두어

두고 왔습니다.

 

13구간 마지막 종착지는 가탄마을 입니다.

가탄은 선경과 같은 아름다운 여울이란 뜻으로 지금도 마을 사람들은 가여울, 개롤이라 부른다 합니다.

모처럼 산친구들과 여행과 자연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편하게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작해서 마음과 머리까지 맑아져서 빠른 마무리가 오히려 아쉬워 지는 길이었습니다..

지리산 길은 거짓말처럼 그 동안 쌓인 피로가 풀리고 원기가 충전되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굳이 목적지를 의식하거나 안달하지 않고  그냥 걷기 자체와 풍경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습니다.

이동베이스 캠프에서 시원한 맥주를 한잔씩 마시고 귀향길 식당에 들러 식사와 반주를 하고 편안하게 귀향 길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