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백운산 : http://blog.daum.net/goslow/17939137
날 짜 : 2014년 6월 29일 토요일
산 행 지 : 동강 백운산
날 씨 : 흐렸다가 맑음 / 무덥다
거 리 : 8km
산행코스 : 점재나루 – 백운산정상 –제장나루
소요시간 : 5시간 30분
동 행 : 마눌 & 한밭 산사랑 산악회
시간 |
경유지 |
비 고 |
09:45 |
점재나루 출발 |
|
09:55 |
점재 들머리 |
등산로 안내판 (정상 까지 1.9km) |
10:20 |
능선 이정표 |
백운산 정상 1.1km, 점재 0.8km |
10:29 |
전망바위 |
고사목 |
11:24 |
정상(882 m) |
|
12:20 |
식사 |
약 20분 |
13:09 |
하산 계단 |
|
13:20 |
돌탑 |
|
13:32 |
이정표(칠족령 갈림길) |
칠족령 0.2km, 백운산2.2km, 문희마을 1.4km |
13:41 |
이정표(전망대 갈림길) |
제장마을 1km, 칠족령전망대 0.2km, 하늘벽 구름다리 1.0km, 문희마을 2km, 백운산정상2.2km |
13:45 |
칠족령 전망대 |
|
13:55 |
10분 휴식 후 출발 |
|
14:17 |
이정표 |
제장 0.3km, 하늘벽 구름다리 1.6km |
14:20 |
제장마을 이정표 |
하늘벽 구름다리 1.9km, 백운산 정상 2.8km |
14:31 |
정희 농박 |
제장나루 가는 길 |
14:34 |
동강변 수영 |
|
14:55 |
수영 후 출발 |
|
15:12 |
제장나루 베이스캠프 |
|
동강은 뻔질나게 다녔다.
잣봉과 어라연은 두번 갔고
백운산은 2009년 7월에 댕겨왔다.
어느 해인가 장마로 한 번 큰물이 내려가고 난 후에 잣봉에 올랐었다.
몸이 탈 정도로 정말 무더운 날이었다.
온통 땀에 젖어 거운리로 내려와서 맑은 물이 넘쳐나는 동강으로 뛰어 들었다.
그 시원함이라니…
내가 흘린 땀 뿐이 아니라 오장 육보에 쌓인 진폐까지도 모두 씻어내려간듯한 후련한 느낌은
지워지지 않는 동강의 추억으로 남았다.
언젠가 동강 물줄기를 따라 하염없이 흘러 가고 싶다는 생각은 동강의 푸른 물길 만큼 깊고
절절했지만 나의 수많은 여름들은 지리산과 또 다른 심산의 계곡에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듯 그렇게 바쁘고 황망하게 흘러 갔다.
한여름 동강의 기억은 모두 아름다웠다.
그래서 올해도 장마의 큰물을 기다려 한 번 가는 것이 좋겠다 싶었는데 백운산 말고는 딱히 갈만한
100대 명산이 없었다.
한밭 산사랑 산악회는 김치와 아침을 주기에 평소 출정일 이면 으례 새벽 5시에 먹곤하던 이른 아침
을 생략했다.
마눌이 된장찌개와 1회용 김을 준비해서 휴게소에서 김치와 따뜻한 밥을 먹는데 그 맛이 가히 꿀맛
이다.
한밭산사랑의 김치가 꽤 맛있어서 밥을 두 그릇이나 비웠다.
낯익은 점재나루에서 백운산 정상 까지는 1.9km
거의 수직으로 솟아 있는 산이라 거리표지가 마치 잘못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오름길이 이어
지는데 도착까지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된다.
고사목이 있는 전망바위에서 비로소 사위가 후련이 트이는데 그 풍경이 가히 비경이다.
비 온 후 맑은 날이면 시야가 깨끗해서 내려다 본 동강 그림의 완성도가 더 높았을 텐데 무더운 날의
뿌연 연무가 다소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백운산 신령님은 오름길의 상당 구간 동안 성난 햇님을 구름 속에 가두고 간간히시원한 바람을
끌어 무릉객의 100대 명산 순례를 배려하셨다.
우린 정상에서 81번 째 100대 명산 주유 기념촬영을 했다.
평소 같으면 배가 고파서 식사를 하고 내려가야 할 텐데 늦게 아침을 많이 먹은 터라 허기가 동하지 않아
우리는 좀더 진행하다 능선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는 않다.
낙차 큰 등로를 따라 봉우리 여섯개를 넘어 내려야 한다.
그래도 숨은 그림을 찾듯이 능선 위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만나는 멋진 동강 비경에 대한 기대로 지루한
줄 모르고 그 길을 걸었다.
가는 길에 마눌의 깜짝 선물로 얼린 맥주를 한 캔 받아 쌓인 피로와 갈증을 한방에 후련히 날리고 풍경
좋고 그늘 좋은 어느 봉우리 한 켠에서 준비해 온 열무 비빔밤을 맛있게 먹었다.
그 소박한 식단이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맛의 깊이를 어느 산해진미와 비할 수 있으랴?
길이 거칠고 험했지만 화악의 먼 길도 훌륭히 순례했던 마눌이라 별 어려움 없이 제장나루로 하산했다.
산행대장이 알려준 하산 시간이 40여분 남아서 옛날 추억을 떠올리며 동강에 팬티만 입고 뛰어들었다.
나중에 제장나루에 도착하니 환경지킴이 아줌마가 있었는데 옷을 벗고 동강에 뛰어들면 사진을 찍어서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나는 인적 없는 외진 곳에서 수영을 하는 바람에 그들의 눈에 뛰지 않았던 모양이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항상 그대로 인데 그리운 옛날이 자꾸 사라져서 아쉽기 짝이 없다.
삼복염천 푸른 동강 물에 뛰어들지 못하게 하면 예전의 그 무수한 사람들이 동강과 백운산을 계속 찾아
줄 수 있을까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지 못해도 사람들은 변함없이 백운산과 동강을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좀더 자유로운 날
사람이 붐비지 않고 비가 오고 큰 물이 흘러 가는 날이면 더 좋겠다.
여유롭게 동강 물길을 따라 흘러 내리며 내 지나간 날 젊은 날 동강이 내게 들여 주었던 삶의 얘기를
다시 듣고 싶다.
구성지게 불렀던 내 삶의 노래를 다시 부르고 싶다.
한밭산사랑 미리뽕 아줌마 짱이다.
25000원에 머나먼 동강까지 버스편 제공하고 , 아침밥주고, 또 저녁 뒤풀이 때는 영계백숙에 막걸리 까지
그것 뿐이 아니다.
갓 쪄낸 뜨거운 감자에 시원한 수박 까지 덤으로 언져주었다.
만차도 아닌데 저렇게 막대한 써비스를 제공하고 돈이 남을까?
미리뽕 아줌마 최고!!!
멋진 동강의 풍광과 어우러진 맛깔스런 음식의 호사가 우리를 더 행복하게 했던 81번째 멋진 100대 명산
여행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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