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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소백산 설경




산 행 일 :  2016217일 수요일

산 행 지 :  소백산

    :  천동-천동삼거리-비로봉-1연화봉-2연화봉-희방사

    :  맑고 정상 능선에 거센 바람- 대체적으로 온화한 날씨.

    :  14.6km

소요시간 :  6시간 50(식사 약 20분 휴식 30)

    행 : 성환이와 소월마차



         


시간

경유지

비 고

10:27

다리안 관광지 관리사무소

 

10:35

다리안 폭포앞 이정표

비로봉:6.6km,국망봉:9.7km, 삼가리:12.7km

10:45

탐방지원센터

 

11:17

신선암 이정표

천동쉼터:2.0km, 비로봉:4.5km, 천동:2.3km

11:40

이정표

비로봉:3.4km, 천동쉼터:1.1km, 희방사:10.1km

12:31

천동쉼터

비로봉:2.3km, 국망봉:5.4km, 천동주차장:4.5km

12:53

이정표

비로봉:2.0km, 초암사:9.6km, 천동:4.8km

13:33

삼거리

비로봉:0.6km, 연화봉대피소:6.7km

13:49

비로봉(1439m)

죽령:11.5km, 연화봉:4.3km, 국망봉:3.1km

14:21

나무데크 전망대

 

14:55

1연화봉

연화봉:1.8km, 비로봉:2.5km, 국망봉:5.6km

15:00

1연화봉 전망대

 

15:37

2연화봉

 

16:25

희방 깔딱재

 

16:42

희방사

 

16:48

희방폭포

 

16:53

희방사 주차장

 

17:17

희방사 제1주차장

 


 


요약표


6시간 50분 소요

 

산행시간 : 6시간

식사시간 : 20

휴식시간 : 30


천동-비로봉                     6.6km    3시간 22

비로봉-2연화봉              4.3km    1시간 48

2연화봉-희방제1주차장   3.7km 1시간 40


 





























































































































































































































































































성환이 찍어준 내 사진














세상은 좀 터무니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통행세가 너무 비싸서 이리 저리 세월에 부대끼다 막상 하고 싶을 걸 제대로 할겨를도

없이 세월이 저만치 앞서서 간다.

그렇게 빨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아직 지칠 기미도 없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빨리 내던져 버린다.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는 익숙한 구속과 면제되지 않은 책임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시간들 때문에  

세월을 아파할 것이다.

그러니 지상에는 천국과 극락이 없는 게지!”.


얼마 전에 꽤 성공했던 후배가 가족들만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철인삼종의 체력을 가졌던 남실장이 떠난 것처럼….

엊그제 같던 내 회사 생활의 시작일

그 만큼이 세월이 흐르면 나도 한줌 바람에 날리련만 그 세월의 짱짱한 체력은 언제 까지 나와 동행을

해 주려나…?

아직 돌아 볼 세상의 아름다움은 너무 많이 남아 있는데..…


우리 짧은 인생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것은 감동 없는 평범한 날들이다.

그 감동 없는 무수한 날들이 쌓여서 세월의 나이테를 만들고 또 우리는 그 세월 속에 늙어 간다.

구태여 찾지 않아도 이 겨울은 제 흥에 겨워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다가 슬며시 꼬리를 감출 것이다.

세월은  또 묵묵히 흘러 갈 것이고...

대둔산과 민주지산 그리고 백두대간의 장대한 고원의 설산에서 마음껏 한 풀이 춤을 추고도 찬바람과

눈 소식이 뜨자 마음이 급해진다.


설악이나 지리의 눈밭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었고 유장한 소백설릉의 후련한 칼바람을 맞고 싶었다.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는 바꿀 수 없는 내 삶의 방식이기도 하지만 올해는 마음이 허한 탓인지

녹담만설과 고산설릉의 갈증은 쉽게 해갈되지 않았다.


,2박으로 홀로 지리산 종주를 계획했다.

열차로 구례구 역으로 간다.

버스나 택시로 노고단에 올라 벽소령과 ,장터목에서 하루를 유하고 금요일에 천왕봉을 일출을 보고

백무동으로 하산한다.

돌아 오는 건 백무동에서 버스를 이용한다.

함양에서 한 번 갈아 타고 느긋하게 버스에 누워 비몽사몽의 지경을 헤메기만 하면 된다.

늘 하던 종주이니 새로울 것도 없지만 겨울지리산 종주는 처음이고 남는 게 시간이라 2박으로 여유롭게

편성했다.

일정을 완성하고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전화하니 아뿔싸 이번 일요일 2 15일부터 4월 말까지

능선 전구간은 경방기간 입산통제라고 한다.

흐미! 아직 겨울 서슬이 푸르둥둥한데 무신 산불이라냐?”

공단직원에게 볼멘소리로 궁시령거려 본들 나만 들여보내 줄 것도 아니고 괜히 내 입만 아프지….


신기하게도 수요일에 소백으로 가는 소월마차가 떴다.

만패불청으로 예약을 했다.

성환이 생각이 났다.

언제 꼭 소백에 같이 가자고 하던 친구….

논문 때문에 일정이 빠뜻하다던 성환이 출발을 하루 앞두고 가능하다고 통보를 해왔다.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소월마차는 입추의 여지가 없었지만 그래도 우린 총무의 배려 덕분에

맨 끝 좌석을 모면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친구와 함께하는 오랜만의 긴 여행

우리 좌석아래 엔진이 위치한 탓인지 우린 내내 시끄러운 엔진소음과 불량한 진동을 감수하며 소백으로

갔다.

 

산과 신이 허락해야 하는 풍경들이 있다.

그 날 그곳에 있어야만 마주할 수 있는 풍경

가슴과 영혼을 흔드는 풍경들은 무턱대고 자주 간다고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월이 지나고도 그 감동과 여운이 오래 남을 수 있는 그런 풍경은 운명처럼 찾아온다.

그 감동이 우리 삶을 메마르지 않게 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난 젊은 시절 뻑하면 소백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고 정신의 날을 세워야 할 때면 한 번씩 소백을 겨울을

찾았다.

그 숱한 교훈과 위안에도 난 오늘 같은 동화 속의 나라를 소백에서 만난 적이 없다.

그건 소백 산신령님의 부르심이었던 모양이다.


좋은 친구와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나누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다 좋은 날이었다.

친구와 눈부신 햇살과 맑은 공기

광활한 소백나라에 황홀하게 피어나던 흰 꽃들

그리고 날라 갈 것 같은 비로봉의 바람 까지….  


겨울에 대한 갈증은 모두 해갈 되었다.

이젠 미련 없이 2016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


축하한다 성환 !

십 수년 산에서 도 닦고 만난 소백의 멋진 풍경을 넌 초행길에 보아 버렸으니

친구를 잘 둔 덕이기도 하지만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동행을 자처한 너의 복이었다.

즐거웠다 친구

앞으로도 수 많은 아름다운 자연이 너의 가슴을 흔들고 세상 살아감을 좀 더 가볍게 해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