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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귀연 100대명산 주유 - 천성산
































































































































 


산 행 일 :  2017625()

산 행 지 :  양산 천성산

     :  홍룡사-화엄늪습지암-천성산제1-천성산제2-짚북재-공룡능선

              -내원사 매표소 주차장

      :  흐리고 바람 시원

      :  16 km

소요시간:  6시간 20분소요(식사시간 30분포함)

     :  귀연산우회

                    


시간

경유지

비 고

10:35

홍룡사 일주문

 

10:47

대웅전

 

11:31

화엄늪

천성제11.9km, 홍룡사 1.6km

12:10

1봉정상(922m)

 

12:40

1봉 출발

 

13:14

은수고개

천성산제21.5km, 천성산제1 1.1km

13:38

천성산제2(855m)

 

14:05

이정표

짚북재0.7km, 천성23.9km

14:26

짚북재

공룡능선0.6km, 성불암2.0km , 천성21.6km

15;14

조망바위

 

16:21

계곡도로

 

16:26

알탕소

15

16:51

내원사매표소정류장

 


 


 




오래된 산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어느 산을 가던 젊은 시절 산모퉁이 나무등걸에 걸어 놓은 추억이 있고 귀연마차에 오르면 죽이 맞는

반가운 친구들이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아직 두 다리가 짱짱하고 세상에는 내가 돌아보아야 할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삶은

여전히 즐거운 여행길 이다.

홍룡사 경내를 둘러보고 윗길로 제법 땀을 내며 화엄늪 습지가 있는 능선에 오르자 사위가 후련하게

터지면서 부드럽고도 시원한 바람이 온몸의 땀을 씻어 주었다.

고사빨이여? 인덕이여?

폭염 개고생을 각오한 산행에 완죤 대박!

천성 산신령님은 한여름 뜨거운 폭염을 잠재우고 부드러운 산들 바람을 불러 귀연 산꾼들을 대대적

으로 환영해 주셨다.

우린 소백의 능선을 거니는 듯 알프스의 초원으로 소풍을 가는 듯 유월의 가을을 노래하며 낭만적인

천성능선 위로 헤픈 웃음을 날리며 즐겁게 걸어 갔다.

 

한여름 땡빛이 이글거리는 숲이 없는 고원의 능선 길에서 폭염과 한판 제대로 맞짱 뜨려했는데  느닺

없이 고행길은 목가적인 천상의 비단길이 되었다.

마음 하나로는 어림없는 큰 산에서 느끼는 대자연의 경외감 이었다.

 

한 철 나비들아 너무 나대고 너무 들이대지 말아라!

참 니팔뚝 굵다.

아무리 날고 기어도 부처님 손바닥이다.

찬바람 한 번 불고 나면 몸이 무거워지고 몇 번 날개를 퍼덕이다 그냥 날 받는 거다.

아즉 입맛 쩍쩍 살아 있을 때 맛있는 거 마이 먹구, 아직 두 다리 멀쩡할 때 가고 싶은 데 돌아 다녀라

두 눈 침침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풍경들 마이 보고 세월에 남은 청춘 네다바이 당하기 전에 그동안

모았던 돈 열심히 써야지.

산신령님이 대 놓고 초대장을 보낸 이런 멋진 날 천성산에도 안 오면 도대체 오떻하겠다는 것이여?

다리가 후들거리지도 않는데 허구헌날 구들장지고 있으면 나중 시간 날 때 쓰라고 미사용 쿠폰이라

도 발급해 주는겨?

줄창 돌아댕겨야 마일리지도 받고 보너스도 받는 거지

오늘처럼 이렇게 삼복더위에 누릴 수 있는 시원하고 즐겁고 아름다운 세상처럼

 

나이 들어 조금씩 내려 놓을 수 있는 산행은 여유로워 좋다.

알프스 넘어 또 알프스.”

알렉산더포프가 학난성을 빗대어 한 말이지

알프스 넘으면 뒤에 또 알프스가 계속 솟아 오른다고 ….

알프스는 내 인생에서 끊임없이 솟아 올랐다.

내 인생길에서도 산 길에서도 ….

많은 세월을 보내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떠오르는 산은 다 올라야 하고 더 높이 올라야 한다.”는 건 모두 부질 없는 욕심이었음을

내 앞을 가로막는 산을 다 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힘들면 돌아가면 되는 거다.

그것보다 고 더 중요한 건 이왕 넘을 산이라면 어느 산이건 즐겁게 넘어야 한다는 거

헬기타고 저공비행 하면서 솟아오른 알프스를 즐기면 또 어때?”

때론 돌아가고 때론 개무시하고 다른 산을 오르는 것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내 인생이다.

 

천성 공룡에서 흠뻑 젖었다.

천성 하늘길은 진즉 걸었지만 가보지 않았던 거친 그 길을 오늘에서 걸었다.

땀이 별로 없는 내가 얼굴에서도 땀이 났다.

일부는 성불암 계곡길로 하산하고 귀연 대표 산꾼들은 그 길 위에서 쉴 줄을 몰랐다.

햇빛이 구름 안으로 숨기는 했지만 오후에 기온이 점점 올라갔다.

바람은 불었으되 우린 바람보다 더 빨리 달려 땀이 마를 새가 없었다.

얼굴에도,등에도,다리에도.

도대체 왜들 그러는 겨?

먼저간 산친구들이 복더위에 하릴없이 기다릴까봐?

아니면 제대로 한판 붙어보자고?”  

능선은 거칠었고 쉼 없이 오르내리는 길 위에서 우리의 호흡도 거칠어 졌다.

그 옛날 생각이 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질주본능에 야릇한 전사의 쾌감마저 일었다.

난 산우들 보다 더 빨리 달려야 했다.

거친 능선은 허리춤 곳곳에 조망과 비경을 숨기고 있었기에 가던 길을 자주 멈추어야 했다.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다가  쉼 없이 진군하는 산우들을 발바닥에 고무탄내가 나도록 열심히

따라 붙기를 반복 했다.

 

공룡이란 이름은 아무 곳이나 붙이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우린 공룡의 잔등을 타고 올라 목덜미를 따라 발등까지 내려 섰다가 다시 몸부림치는 검룡의 꼬리를

잡고 어렵게 등 돌기 위에 올라서서 위태로운 로데오 춤을 추다가 목에 밧줄을 걸고 뛰어 내리길 반복했다.

그래도 좋았다.

손바닥만한 우리산하에 이렇게 단단한 골격과 근육질의 건강미가 넘쳐흐르는 기골이 장대한 공룡길이

많이 남아 있으니

아름답다는 말은 결코 남용되어서는 안되지만 공룡의 잔등처럼 거친 능선도 아름답고 그 거친길을 질주

하는 OLD BOY들의 파이팅도 아름다웠다.

교행하는 낙동정맥 정족산이 코 앞에 바라보이는 바위 전망대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혼자 배낭을 내리고 앉아 잠시 불어오는 바람과 그 장엄한 풍경에 젖는다.

숱한 날을 들개처럼 산야를 종횡하고 다녀도 세상에는 아직도 내 가슴을 흔드는 풍경이 많이 남아 있다.

! 나는 쉬 늙어 갈 수 없다.

아직 드 넓은 세상에는 내가 가야 할 곳이 너무 많다.…

 

공룡을 타고 내려 마른 큰 계곡 작은 웅덩이에 뛰어 들었다.

이끼가 끼고 물이 차지 않아도 좋았다.

공룡에서 뜨거워진 내 몸을 식혀주고 내몸의 진폐를 씻어줄 수 있는 물이라면 이 가뭄에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물인가?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함과 정신마저 맑아 지는 청정함

어쩌면 그건 해탈이고 한 번의 득도이지도 모른다..

아 우리는 매 여름마다 얼마나 많은 땀을 쏟아내고 청정게곡의 세래를 받았던가?

우린 여름이면 신선이 되고 도인이 된다.

그래서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월에 익어가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얼마전 까지 물속에서 꿈틀거렷은 메기탕을 안주로 차갑게 시아시된 술 한잔

친다.

오늘 하루의 뿌듯함

내내 신과 동행하는 느낌이 들었던 장엄한 여정의 여운에 적당한 알코올이 추임새를 넣어준다.

아흐 디롱디리 ~~~됴오타!.

산우들의 높은음표 기분좋은 목소리가 술 맛과 운치를 더 해준다..

인생 별거야?

살아감이 이만하면 됐지 뭘 더 바래나!

 

돌아 오는 길

창밖에는 오랜만에 반가운 단비가 장하게 내린다.

나는 냉방이 잘 들어오는 차창에 기대어 한잔의 커피를 마신다.

믹스커피에 향기가 쥑이는 비싼 커피가루를 넣어 우리 인생처럼 깊은 맛이 나는……

감미로운 커피향이 기분좋게 코끝을 스치며 차 안 가득퍼지고 설탕의 달콤한 맛은 입안 가득 채운다..

그래 이 맛이야

인생도 커피도 다 제 맛이지….

이 커피가 너의 비싼 커피보다 맛이 없을까?

나의 값싼 하루가 너의 럭셔리하고 엘레강스한 하루보다 더 재미 없을까?

 

도시에서 빌빌대는 내 친구들아 긴장해라!

인생의 가을날엔 세상에 너무 많은 친구들도 구조조정 대상이다.

귀연에는 내가 좋아하는 세상에 함께 공명하고 거친 길의 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옛 친구들이 넘쳐난다.

이제 우린 잿빛도시에서 영혼없는 대화를 나누며 땀의 대가 없는 독주를 마시기엔 너무 늙었다.

야생마처럼 대자연 속을 질주 할 수 없다면 도시에서 계속 기다려라

너희처럼 가슴이 메마르고 다리가 후들거려 내가 하산하는 날까지

 

계절이 바뀌어도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사실이 있지

세상의 중심에는 내가 있고 내가 즐거워야 세상도 춤을 춘다는 거

삶이 전쟁터야? 놀이터야?

삶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거

 


천성산

 

경북 양산에 있는 산

100대 명산 인기 65

 

고원습지

앵초,물매화,잠자리난,흰제비난,이삭귀개 등 다양한 습지 식물이 서식하는 고원 숲지로 유명한 산

화엄늪 습지  3 8천평 규모

 

해동 부처 원효대사와 각별한 인연의 산

천상산이란 이름은 원효대사의 가르침을 받은 중국 승려 1000명이 모두 성인의 반열에 오른 데서 유래

원효대사는 의상대사와 당나라에 가던 중 수원 남양부근 동굴에서 해골바가지 물을 마시고 1차 깨달음을

얻다.

 

마음이 생하는 까닭에 여러 가지 법이 생기고
마음이 멸하면 감()과 분()이 다르지 않네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모든 현상이 또한 식()에 기초한다.
마음밖에 아무 것도 없는데 무엇을 따로 구하랴
!

심생즉 종종법생(心生則 種種法生)
심멸즉 감분불이(心滅則 龕墳不二)
삼계유심 만법유식(三界唯心 萬法唯識)
심외무법 호용별구(心外無法 胡用別求)

 

만법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어서 우리 마음의 준거가 될 수 없다.

만법의 있고 없음이 우리 마음에 달려 있어 만법이 마음에 의지하여 성립한다.

그래서 원효는 三界唯心 萬法唯識을 설파한 것이다.

 

 

2차 깨달음은 바로 천성산 동굴에서 의상과 수도할 때 얻게 된다.

여인이 아이와 함게 동굴로 찾아 왔다. 의상은 함께 기거함를 거절했으나 원효는 여인을 받아 들이고

함께 동굴에서 잠을 잤다.

그 여인은 보살이었고 어느 날 아이를 씻긴 물에 목욕을 하고 득도를 하게되어 미래를 보는 헤안을

갖게 된다.

원효대사는 당나라 종남산 태화사의 산사태를 에견하여 해동원효척판구중”(해동의 원효가 현판을

던져 중생을 구제한다.)이란 글씨를 쓴 현판을 동남풍에 띠워 보낸다.

태화사 승려들은 구름을 타고 날아 온 현판을 구경하려 절 밖으로 나와서 모두 산사태를 피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후 원효대사의 도력에 감복한 태화사 승려 1000명이 가르침을 받기 위해 물을 건너 대사를 찾아 온다.

원효대사는 이들 중국승려들에게 화엄경을 설파하고 가르침을 베풀었는데 그 승려들 모두 훗날 훌륭한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하여 그들이 수도한 산을 천성산이라 불렀다 한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산

KTX 터널공사 반대운동으로 지율스님 단식투쟁과 도룡룡을 원고로 한 환경단체의 소송으로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던 산.

도룡룡은 패소하여 터널공사는 추진하여 완결되었으나 도룡룡 생태계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고 수년간의

법정소송으로 수천억의 사회적 비용만 발생하고 책임질 사람 없이 세월에 묻혀간 씁쓸하고 아쉬운 사건의

현장이었던 산  

 

아직도 지뢰가 매설되어 있고 생태계가 잘 보존된 산

1965년 군부대(나아카 미사일부대) 주둔

주요 군사시설을 보존하기 위해 당시 군부대 주변에 3000개 대인지뢰 매설

2002년 군부대 이전 때 2년에 걸쳐 지뢰를 제거하였으나 정확한 도면 부재로 인한 미 제거지뢰와 유실지뢰가

 600여개가 잔존하는 것으로 추정함

10여곳에 안내판과 철조망을 설치하여 출입제한 중

2006년 까지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고원습지가 잘 보존되고 다양한 식물이 서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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