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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이기자 전우 제 14차 모임 (상주 감나무 농장-갈기산)






































































































































































4월 회동일정이 맞지 않아 5월로 넘겼는데 5월에도 또 날짜가 안 나오는 바람에 황금 같은 나의2주차

토요일 일정을 깰 수 밖에 없었다.

청림이는 아무날이라도 다 맞추는데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신생 백수들이 더 바쁘다.

흐미 백두대간 끝나고 한 달에 한 번 나가는 산우회 출정일인데 전회장이 이렇게 안나가믄  고문

자리도 이젠 위태로운 거 아녀?”

게다가 혼자 가기 어려운 금남정맥 길인데….”

옛날 같으면 만패불청일 금남정맥을 내어준 걸 보면 내가 이기자 전우들은 끔찍히 생각 하는 거지

 

하여간 이기자 전우들은  1 21일 화천 산천어 축제 회동 이후 세달 반 만에 다시 뭉쳤다.

5월의 노래를 부르며 마눌카 마티즈를 타고 보무도 당당하게 남진했다

KTX 특실을 타고 내려온 엄하사와 최병장을 김천.구미역에서 픽업하여 차하사 농장으로 달렸고

그곳에서 커피 한잔 씩 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갈기산을 향해 돌격 앞으로

이번 까지 14차 모임 중 산행은 백화산,천태산 이후 세번째 이다.

 

평균 60년 묵은 이무기들을 4마리나 태우고 짐칸에는 배낭까지 실어 졸지에 중형차가된

마티즈는 힘에 부친 표정도 없이 가볍게 금강변을 드라이브하며 우리를 즐겁게 목적지로 실어 날랐다.

 

11 30분에 원골식당에 도착, 먼저 도리뱅뱅 안주로 막걸리 한잔 걸치고 어죽 3인분과 산행 전

원기회복용으로 인삼튀김을 가볍게 흡입하다.

근데 웬걸 4명이 고작 막걸리 한 통만 마시고 추가주문을 마다한다.

이 친구들 육군하사 도하사의 군기강화 산행을 앞두고 흠씬 긴장한 것이여? 아님 지난 여름 천태산의

기억에 바짝 쫄은 거여 머여?

나는 일일 운짱이고 청림이는 일단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라 그렇다 치고엄하사와 차하사는?

엄하사는 어제 과한 전작이 있었다는데  가장 요주의 인물이 이기자 산행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겨?

 

호흡조절 하느라 대차게 내리는 폭포수 물줄기를 감상하며 금강변 아카시아 나무그늘아래 잠시

휴식하다.

사방에서 시원한 바람이 마구 불어 오고 아카시아 향이 기분 좋게 코를 간지르는 황홀한 5월의

봄날은 친구들과 함께 할 멋진 휴일의 기분 좋은 전조였다.

 

우린 적당히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고 갈기산 들머리로 이동했고 아무도 없는 빈 산을 통째로 전세

낸 채 3시간 30분 동안 말갈기 능선에서 멋진 조망과 바람을 즐겼다.

기억에 남을 만한 산행이었다.

날씨는 그간의 무더운 여름 날에서 5월의 봄날로 되돌아가 눈부시게 빛났고 갈기산신령님은 시원한

바람과 꽃 향기를 풀어 전우들과의 회동을 축하해 주었다.

내 머리 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좋은 친구들과 다시 만나는 기쁨

우리는 늙어 가지만 산처럼 변함 없을 우리의 우정을 이야기 한다.

이젠 더 즐겁고 행복해야 할….

젊은 날의 옛 추억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온 것처럼 우리가 만들어 가는 이 멋진 추억들

이 더 늙은 날의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하리라 믿는다.

좋은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야 말로 우리 살아가는 날의 위로와 기쁨이 될 것이다.

 

세상사람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지

 

지나간 젊은 날

아름다운 추억들

 

세상의 높은 곳에 있는 풍경들

부드러운 바람과 가슴을 흔드는 감동

좋은 친구들

 

지나간 젊은 세월이 그랬던 것처럼 우린 지금 우리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있는 거지

더 늙어서 저 높은 곳을 오를 수 없는 먼 훗날

황혼이 지는 어는 바닷가에서 술 한잔 앞에 두고 함께 미소 지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추억을

 

전우들 남은 인생은 우리 즐겁게 사세

내가 즐거워야 내 주위의 사람들도  즐겁고 세상도 춤을 춘다네….

 

우린 마티즈 창문을 활짝 열고 거센 봄바람에 흔들리며 이제 우리 고향 같아진 감나무 농장으로

다시 돌아 왔다.

모두들 따뜻한 물로 목욕재개하고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다.

그것이 수양이고 카타르시스였다.

우린 세월도 굽고 우정도 구웠다.

우리가 구워내는 남은 세월은 더 구수해지고 우리의 우정은 더 깊게 익어갈 것이다.

 

내가 공표한 고스돕의 새로운 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고 2시간의 결전에서 지난 번 왕창

따서 판돈을 다 돌려 주었던 엄하사만 47천원을 잃었다.

청림이가 41천원 따고 내가 6천원 따서 도합 4 7천원을 회비에 귀속시켰다.

엄하사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나 ? 청림이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우린 여느 회동 때와 마찬가지로 재미 있는 하루를 보냈고 다음날 아침은 나만 대표로

수천 팔탄 천년엣길 일부를 트레킹했다

 

이틀간의 즐거운 회동은 그렇게 마무리하고 우린 다시 멋진 여름을 기약했다.

마지막 청림이를 배웅하며 코끝 찡하던 사창리의 가슴 아픈 이별이 떠 올랐다.

감사한다.

세월이 가도 마음에 남아 있는 감동과 아직도 메마르지 않은 가슴에 ….

앞으로 많은 세월이 흘러가도 우린 가슴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들로 남을 것이다.

 

2017 5 13 ~14 (, ) 차하사 감나무 농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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