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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금남정맥

대동금남정맥 9구간 칠불재-수레재-취성산-용천산-미산재)













































































































                       

                   2번에서 좌측으로 튀어나온 노란 선이 알바 구간임 








산 행 일 :  20171210일 일

산 행 지 :  대동금남정맥 9구간

    :  칠목재-수레재-망해산-취성산(축성산)-용천산-미산재)

    :  흐리고 우박에 바람세차게 불고 잠잠해지다...

    :  11.49km

소요시간 :  5시간 소요

    :  귀연산우회 대간꾼들 14 

 

         


시간

경유지

비 고

09:02

칠목재

산행시작출발

09:10

송전탑)

 

09:55

알바 후 임도

알바 10여분

10:40

수레재

 

10:52

고갯길 이정표

망해산 정상 2.1km

11:07

묘지옆 공터

중식 약 50분 소요

12:03

망해산 정자

 

12:13

망해산 정상

 

12:32

임도

 

12:53

취성산(축성산)

 

13:21

시온동산아래 2차선도로

시온동산(교회묘지)으로 내려옴

13:37

용천산

 

13:58

미산재

2차선 도로

14:10

이동 후 뒤풀이


 



 

비가 예보된 흐린 날

그 동안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못 보았던 반가운 얼굴들을 대했다.

지난 선운산행과 송년회에서도 보지 못했던 산세상님,태산님,한림정,산꼭대기 그리고 백범까지

서로가 산에서 자주 얼굴을 못 본다는 것은 뭐가 문제가 있는 것이여!

누가 아프거나, 일이 바쁘거나, 귀연의 일정과 루트가 맘에 안 든다거나.

하지만 산도 산이지만 사람들, 한 번씩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하는 좋은 사람들도 있잖여?

 

조촐한 가족산행이다.

백두대간길 이후 군기가 빠지다 보니 이러저러 한 우여곡절로 몇 번 빠졌는데 벌써 졸업식이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에 졸업

의도적인 건 아니지만 어떤 일을 작심하고 시작해서 제대로 마무리 못하면 아쉬운 후회가 남는다.

미완의 대동금남

누군가 산이 어다 가냐고 하고 이젠 이런 집착에서 자유로워 져야 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건 내

가 변해가는 것이고 내 마음이 먼저 달라진 것이다.

아직 걷지 않은 많은 길이 있고 대한 민국을 너머 가고 싶은 길도 많이 있다.

느닷없이 바짓가랭이를 잡고 늘어지는 일들이 앞으로도 잠잠할 리가 없다.

마음 같아선 시간을 내서 다음에 가면 되지 하지만 이런 정맥길을 산 친구 없이 혼자 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라고 부정해도 아마 난 빵꾸난 대동 금남정맥 길을 그 대로 두고 눈을 감을 공산이 크다.

반토막 남겨둔 호남정맥도 아직 이어가질 못했다.

산은 거기 그대로 지만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금남 길 몇 구간을 못한 게 대수가 아니라 예전과 달라지고 있는 내가 문제인 것이다.

나는 금남정맥을 걸고 한 나와의 약속을 어겼고 그건 앞으로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더 자주 어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자연에 소요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결국 나의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

어쩌면 나는 늙어가는 건지 모른다.

늙어 가는 것은 마음에서 열정이 사라지는 것이다.

열정이 사라지면 가슴이 메마르고 메마른 가슴에서는 감동이 사라진다.

앞으로 잘하자 무릉객…!

몽블랑도 가고 , 안나푸르나도 가고 마추피추도 가야지…..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아도 가슴이 울지 않으면 게임 끝나는 거여

자연으로 자주 돌아가지 않으면 그 놈은 세상에서 울 데가 없응게

 

비가 올 것 같이 분위기는 음산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즐거운 출정이다.

칠불재에서 시작하여 오르는 들머리에 외딴집이 있다.

누군가의 뜨거운 체온이 있었을 그 집은 세월에 방치된 채 낡아 가고 있다.

그 집 위에는 다른 누군가 새 집을 짓고 둥지를 틀었다.

잘생긴 백구 한 마리 우릴 보고 짖지도 않는다.

인생은 그런 것이지 누군 떠나고 누군 다시 돌아오고 누군 할 일을 잊은 채 멀뚱거리며 먼산을

바라보다 세월을 다 보낸다.

 

고염 같이 작은 감들을 따 먹었다.

올해는 감이 너무 풍년이라 출하 가격이 너무 싸서 수확한 감을 트랙터로 갈아 엎는 다 더니

이 길 위에도 까치가 남긴 감이 많이 남아 있다.

송전탑을 지나 수레재 가는 선두가 길을 잘 못 들었다.

핸폰 오룩스 맵을 보니 등로를 벗어 났다.

혹시나 해서 선답자의  트랙을 받아 온 건데 알람이 울지 않았다.

30미터를 벗어나면 알람이 경고를 보냈어야 하는데

 

낙엽이 수북이 쌓인 부드러운 길은 마치 늦가을 산행인 듯 우수에 찬 서정적인 분위기다.

정맥길이 늘 그렇듯이 많은 묘지를 지난다.

무수한 역사와 사연들은 세월 속에 잠들고 죽음은 도처에 편재한다.

많은 세월은 보내다 보니 죽음이란 그리 애석할 것도 없다.

삶은 길흉화복과 희로애락의 굴레 속에서 굴러가고 

영고성쇠와 생로병사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숙명일 뿐이니….

죽음은 한 번 잠들어 깨어나지 않는 깊은 잠.

살아 가는 날의 기쁨이 사라지는 날 삶은 죽음보다 더 공허할 것이다.

삶은 축복이고 산 자의 가슴은 뜨거워야 한다.

 

도처에 방치되는 노후처럼 관리된 흔적이 없는 큰 공동묘지를 지나 우린 수레재로 떨어졌다.

날씨는 좀더 우울해 지고 우리는 들머리를 올라 편안한 산 길 걷다가 솟대를 이고 있는 노란 이

정표가 있는 작은 고갯길에 도달했다.

이정표는 우리가 900미터 걸어 지나온 수레재에 있는 마을 이름이 흥법마을이고, 우측으로 300

미터 내려가면 와촌마을이 나올 것이며 우리가 가야 할 망해산은 2.1km 남았음을 친절히 알려 주었다.

좀 더 가면 바다가 나올 모양이다.

117

우린 망해산 정자가 보이는 묘지에서 가던 발길을 멈추었다.

내려가는 길이 멀지 않으니 뒤풀이의 즐거움을 누리자면 지금 식사를 해야 하고 식사를 하려면

이 묘지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후손들이 살아가는 동안에 잘 모셨는지 모르지만 돌아가신 후에는 정성을 담아 아주 잘 조성한

무덤                                                                   

아이러니 하게 정맥길에서는 누을자리가 밥먹는 자리로 제일 좋은 자리다.

외로운 묘지는 산자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며 모처럼 쓸쓸함을 달랜다.

 

~~ 근데 웬일이래?

우리가 식사를 시작하자 마자 날씨가 표변하더니 바람이 세차게 불고 우박이 쏟아지고 추위가

몰아 닥친다.

누워 계신 분들이 우리가 냄새 피우고 떠들어서 역정을 내시는 건지?

몇몇 산우들은 비닐을 뒤집어 쓰고 콩나물 국을 끓여 먹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학교가자가 끓여주

는 뜨거운 라면 국물 한 컵 얻어 먹으려 기다리다가 동태 되는 줄 알았다.

결국 세찬 바람에 제대로 끓지 못하고 그냥 데워진 라면 국물 한 모금 얻어먹고 출발이다.

표변한 날씨에 일부 산우들은 회군했다.

활력소님을 비롯한 사게절님,산세상님,산꼭대기는 선두그룹으로 앞서 가고 청산님,태산님 그리고

백범과 내가 그 뒤를 따라갔다..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 망해산 가는 길에 활력소님 전화가 왔다.

망해산 정자 인데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고….

우린 밥 먹고 지금 가고 있어요.!”

 

출발하자 거짓말처럼 비와 바람이 멎었다.

갑짜기 난입한 불한당들 때문에 묘지 쥔장이 화가 잔뜩 나셨던 모양이다.

날씨가 포근해지고 공기가 오히려 상쾌해지니 기분이 더 좋아 진다.

 

우린 망해산 정자에서 인증샷을 하고 망해산에 올랐다.

높지는 않지만 금강이 내려다 보이고 시야가 탁 트이는 곳

등로는 이곳에서 구불길과 합류하고 길은 목가적으로 변한다..

산을 멀리하는 초짜들과 걸어도 불평이 없을 만큼 마음이 편안해자고 발길이 편해지는 길이다.

 

조막만하다고 폄하한 우리 땅덩어리에는 가야 할 산과 걸어야 할 길도 참 많다.

1대간 9정맥 하는 데만 10년이 걸리고 백두대간 한 번 더 하고 둘레길 몇 개와 대동금남 길

따라가다 보니 또 5년이 훌쩍 흘렀다.

꽃이 피는 건 잠깐이라더니 거친 호흡과 뜨거운 입김을 내뿜을 수 있는 날도 잠깐이다.

금강길 따라 자전거도 타야 하는데 좋다는 구불길은 언제 또 걸어 보나 ?

 

우린 산길을 내려와 임도길을 따라 가다가 취성산을 오르기 위해 임도를 버린다.

임도 이정표에는 축성산이라 표기되어 있다.

구불길은 계속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취성산(축성산)길은 찾는 이가 없는지 잡목이 무성하고 취성산의 존재는 누군가의 수고로움 덕분

에 작은 나무에 볼품없이 걸려 있는 이름표로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린 취성산에서 시온 동산 교회 묘지 쪽으로 내려왔다.

내가 다운 받아온 선답자의 트랙은 이곳에서 산길을 버리고 도로를 따라 갔다.

산길을 오르다가 길을 잃고 되돌아 나온 흔적이 트랙에 남아 있었다.

우리는 선두 활력소님이 놓아둔 표지기 방향을 따라 용천산 길의 들머리를 제대로 잡았고 능선에

붙어 있는 선답자들의 표지기를 확인하며 용천산으로 지행하는 중에 다시 활력소님의 전갈이 왔

. 길을 잘못 들었으니 놓고 간 표지기를 무시하고 길을 찾으라고….

친절한 활력소 대장님!

용천산은 봉우리도 아닌 능선 나무에 이름표를 걸고 있다.

하여간 우린  용천산에 무사히 발도장을 찍었는데 길은 그 곳에서부터 감쪽 같이 사라졌다.

원체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흔적이 희미하고 낙엽이 두껍게 쌓여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남다른 길 감각을 가진 청산님과 백범이 동행이고 다행히 오룩스 맵에 산길표시가 나와

있어서 우리는 알바 하지 않고 제대론 된 길을 따라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미산재 2차선 길로 내려와 도로를 얼마 걸어 가지 않아 공터에서 선두팀과 합류 했다.

그들은 더 먼 길을 돌아 4차선 도로로 내려왔고 일찌감치 회군한 팀들은 오히려 길을 잃고 많이

헤멘 모양 이었다.

통계로 보니 우린 11.49km 산길을 아침 9 12분에 시작하여 4시간 46분에 걸쳐 걸은 약한 산행

이었다.

평균속도는 2.41km 

어쨌든 모처럼 산행이 아무런 사고 없이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즐거운 뒤풀이

총무들이 수육을 잔뜩 준비해 오고, 모처럼 출정한 한림정이 가시오가피주 대짜배기 1통 찬조하

고 사계절님 아끼던 마가목주 1통 쾌척하다.

바람을 맞으며 먹기 추운날이었는데 귀연 방한용 신무기등장

우린 즉석 비닐하우스 온실에서 김사장 세프의 20년 노하우가 묻어나는 알맞게 잘 삶긴 돼지 수

육을 안주로 몸에 좋은(?) 가시오가피주와 마가목주를 동내고 막걸리와 소주까지 마셨다.

비닐 벙커의 성능은 짱이다.

우리는 칼바람이 씽씽 부는 국도변에서 훈훈한 화롯가의 추억에 떠올리며 산우들과의 노변한담을

즐겼던 것이다..

인생 머 별거 있어 ?

오늘 하루 건강하고 즐겁게 살면 잘 사는 거지

이런 날도 있으니 좋다.

산은 정말 쪼금만 타고 우린 겁나게 맛있는 거 마이 먹었다....

 

오늘의 멋진 연회를 베풀어 주신 총무님들 , 김세프님 감사

가시오가피 한방약술과 양주 같은 고품격 주를 풀어 기분을 방방뜨게하신 한림정님, 사계절님

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났을까?

귀연의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후배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청산님께서 2차를 쏘신다는 바

람에 산우들은 우뢰와 같이 호응하여 유성 순대집으로 대거 이동하다.

쉬고 계시던 갓바위님,쾌남님,마실이 까지 불러내어 순대집을 들었다 놨다하며  즐거운 시간을 계

속 이어가다.

 

하지만 그것도 끝이 아니었다.

오늘의 좋은 분위기에 업된 산우들과 기분 좋은 청산님이 모처럼  노래방 가지는 바람에 다시 노

래방으로 옮겨서 신나게 놀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

즐겁게 함께한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그 때 까지는 좋았는데 ….

그 기분 까지가 정말 좋았는데….

오래 살다 보니 믿고 싶지 않은 이런 일도 있다.

좋았던 기분이 한 순간에 잡쳐지는 이런 일도

실없는 무릉객 오늘 산 잘타고 술 잘먹고 잘 놀다가 괜한 쓸데 없는 일을 만들어서 황당한 피날

레로 분위기 망치다..

너무 나대서 죄송합니다.

모지? 근데 너무 찝찝한 이 기분

오늘 걸었던 무덤가 귀신이 곡을 했는지 여러모로 잊지 못할 뒤풀이였습니다.